소설리스트

이혼 전 무한 캐시백 당첨-52화 (52/65)

< 소소한 행복 >

[아니 여보세요. 변호사님.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립니까? 2년 전에 모두 끝난 이혼입니다. 지금 와서 갑자기 다시 재산분할이라니요.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저도 이런 사례는 처음 봅니다. 제가 날짜 계산을 해 봤더니 전처였던 하수진 측에서 소장을 접수한 날이 정확히 이혼판결이 확정된 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루만 더 늦었더라도 영원히 끝날 사안이었는데 고작 하루 차이로 또 다시 재판을 하게 생겼습니다.]

[하아아~. 시발. 수진이 그게 일부러 날 엿 먹이려고 비겁하게 날짜까지 계산해가면서 이날을 기다렸다는 뜻인가요?]

[거기까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최근에 하수진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니요. 전혀요. 그때 법정에서 보고 그 후로는 길가다가 마주친 적도 없습니다. 전화 통화도 당연히 한 적 없고요.]

나민수는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2년 지난 이 마당에 갑자기 소송이라니.

재판이 완전히 끝난 줄 알았는데 이 무슨 황당한 경운가.

[선생님. 그러시면 혹시 무슨 소문이라도 못 들었습니까? 선생님과 하수진은 같은 대학교 출신의 커플 사이 아니었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그런데요.]

[CC였기는 했습니다.]

[하수진 쪽에서 최근에 심경 변화가 생겼다거나 주변에 무슨 일이 터졌다거나 그런 거요. 같은 대학교 출신이시면 주변 친구들에게 한 번 전화해보시죠.]

나민수는 타이밍이 아쉬웠다.

서지오에게 들키는 시기가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마음 놓고 여기저기 캐물었을 텐데. 이미 영화 동아리 동기들에게 자신의 소문이 다 퍼졌을 것이다.

[그게 좀. 사정이 있습니다. 친구 녀석들한테 물어볼 수가 없게 됐어요. 차라리 직접 하수진에게 연락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원하는 게 도대체 뭐냐고요.]

[그건 별로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괜히 상대에게 끌려다닐 수도 있고요. 일단 저에게 다시 재판을 맡기시겠습니까?]

안 그래도 그럴 작정이었다.

자신의 코인에 대한 비밀을 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코인을 숨기는 과정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비밀을 아는 사람이 자꾸 늘어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게 좋겠네요. 변호사 선임 계약서를 보내주시죠. 기왕에 재판을 또 하게 된 이상 저번처럼 확실하게 이겨 주실 거죠?]

[물론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혼할 때도 그리 끈질기게 놔주질 않더니.

2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자신을 못 잊고 괴롭히고 있다. 지긋지긋한 여자다. 대학교 때는 안 그랬는데 어쩌다 그렇게 변한 건지.

그나마 남아있던 일말의 정마저 뚝 떨어지게 만든다.

쿨하게 갈라서면 얼마나 좋아.

결혼 생활이 길지도 않았는데 위자료 5천만 원이면 줄 만큼 줬지.

코인이야 나민수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대박 터진 거지 하수진이 한 게 뭐 있나?

장인 장모한테 사업자금 얻어 쓴 거야 어차피 하수진에게 물려줄 돈 미리 받았다고 치면 되고.

어쨌든 법원에서 5천만 원 주라고 했고 자신은 분명히 줬다. 그걸로 끝이다.

뭘 더 달란 말인가?

코인은 온전히 나민수 혼자서 만들었다.

그러니 재산분할에서 빼는 게 맞지.

암 그럼. 당연하고말고.

하나도 들키지 않고 5천만 원으로 끝난 건 하늘이 도왔다. 만약 들켜서 판사가 반반 아니라 백 분의 일만 떼어주라고 했더라도 항소했을 것이다.

그 백 분의 일조차 평범한 개인에게는 몇 대가 놀고먹을 돈이다.

하수진과 나누고 싶은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

이기수 부장이 웬일로 먼저 분식집을 가자고 제의를 했다.

“부장님이 어쩐 일이세요?”

“호창 씨. 어제 텔레비전 못 봤구나.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마을 한 바퀴라고 있어. 혹시 알아?”

“알죠. 힐링 프로그램으로 은근히 인기 많잖아요. 중년층한테는 아마 자연인 다음일 걸요.”

“내가 중년이란 소리야?”

“아니요. 아닙니다. 부장님이야 청년이죠. 교회를 가셔도 청년부로 등록하셔야 할 연배이십니다.”

“그럼. 하여튼 어제 우리 회사 근처 동네가 나오더라고. 거기서 어떤 분식집을 찾아갔는데. 와~ 잔치 국수가 예술이더라. 내가 국수는 밀가루라서 어지간하면 안 먹으려고 하는데도 그건 보니까 땡기더라고. 다른 사람들은 어때요? 오랜만에 분식집 어때? 거기 떡볶이도 아주 잘 한대. 김밥도 맛있고.”

“그래요? 그럼 저도 가겠습니다.”

떡볶이란 소리에 차지영이 냉큼 가겠다고 동참했다.

“저도 좋아요.”

임하나도 고개를 끄덕거린다. 김호창도 오케이.

나만 굳이 안 가겠다고 우기면 분위기만 이상하고.

가끔 분식집도 괜찮지. 매번 같은 메뉴만 먹다 보면 금방 질리니까 이렇게 한 번씩 분위기 전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잔치 국수라.

잔치 국수는 어디서 먹어도 기본은 하니까. 가보고 다른 메뉴를 먹어도 되겠네.

이 부장이 자기가 위치를 미리 알아봤다면서 길을 앞장섰다.

회사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분식집이 있었네.

식당가가 많이 모여 있는 먹자골목과는 정반대 방향이어서 갈 일이 별로 없었다.

겉만 봐도 고수의 풍모가 진하게 느껴지는 노포였다.

앞에 기다리는 배달 오토바이가 즐비한 걸 봐서 맛집이 분명하네.

꽤 커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분식집이라 회전율도 빠르네. 여기 사장님 돈 많이 버시겠는데.

메뉴판은 전형적인 분식집이었다.

온갖 잡다한 메뉴가 다 적혀 있었다.

“부장님 기왕이면 이것저것 시켜서 같이 먹을까요?”

“그거 좋지. 호창 씨가 한 번 골라봐.”

“부장님께서 잔치 국수 말씀하셨으니까 일단 저는 잔치 국수랑 음~”

“나도 잔치 국수 먹을게.”

“저도요.” “저도요. 기대되는데요.”

“차지영 씨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괜히 부담되잖아. 핫하하하. 맛있어야 할 텐데.”

“그럼 잔치 국수 다섯 개랑 떡볶이 순대 튀김 이렇게 시킬까요?”

“그렇게 해. 내가 오자고 했으니 오늘 내가 살게. 튀김은 역시 오징어 튀김이지. 오징어 튀김 5개 추가해.”

“부장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요즘 오징어 비싸던데요.”

“그래 봤자 그거 얼마 한다고. 하나 씨.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튀김 저도 좋아해요.”

한국인이면 오징어 튀김을 싫어할 수가 없지.

가히 튀김 계의 지존이다.

어디를 가도 오징어 튀김은 가격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을 정도.

“일단 그렇게 시키고 오징어 튀김 부족하면 더 시켜. 오늘 튀김 실컷 한번 먹어보자고.”

주문은 금방 나왔다.

잔치 국수 비주얼은 일단 합격.

어디 맛을.

음. 음. 음. 어!

이게 뭐야?

잔치 국수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저절로 눈이 커졌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여길 오자고 하던 이 부장, 김호창, 차지영. 임하나까지 모두 화들짝 놀란다.

“부장님. 대박인데요.”

“와아. 나도 놀랐어.”

면을 좋아하는 차지영은 아예 코를 들이박고 먹는다.

임하나도 오랜만에 폭식 모드로 들어갔다.

잔치 국수란 게 기껏해야 멸치 육수에 면 삶아서 고명 이것저것 얹고 양념장 적당히 뿌리면 끝이지.

그런데 여긴 도대체 국물에 뭘 집어넣은 거냐.

고명이라고 해봤자 흔해 빠진 호박 당근 정도다.

계속 먹다 보니 깨달았다.

비결은 양념장이었다.

고소함이 코를 뚫고 곧바로 뇌로 전달되는 것 같다.

시중에 파는 일반 참기름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직접 참깨 농사를 지어서 두 번도 아닌 한 번만 짠 참기름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튀김도 한 입.

바사삭.

튀김옷이 예술이네.

오징어도 원양 저가 대왕오징어가 아니다. 근해의 진짜 국산 오징어 작은 걸 썼다.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힌다.

순대도 나름 괜찮았다.

튀김과 순대는 뭐니 뭐니해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야지.

바삭한 튀김옷에 매콤달콤한 떡볶이 국물.

부장님.

오늘 여길 오자고 하신 건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여기 정말 맛있네요. 앞으로 가끔 와야겠어요.”

“내가 오자고 한 거 잊지 말아요. 훗후흐흐.”

간만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다들 흐뭇한 표정으로 분식집을 나섰다.

배도 꺼질 겸 천천히 걷기로 했다.

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원룸 얘기가 나왔다.

“과장님. 원룸 구하실 거라면서요?”

“응. 고시원 좀 살아보니까 돈이 들더라도 사람이 잠은 잘 자야겠더라고. 지금 사는 곳은 층간 소음이 너무 심해.”

“맞아요. 저도 예전에 노량진 고시원 잠깐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옆방 놈이 무슨 음악 듣는지 다 알 정도였다니까요. 제가 항의하러 갔더니 그게 헤드폰을 쓴 거였어요. 헤드폰을 써도 옆방까지 들릴 정도로 방음은 아예 안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임하나는 엄청 놀라는 눈치다.

하긴 임하나는 평생 고시원 근처에도 갈 일이 없겠지.

“정말이요?”

“하나 씨는 안 믿기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고시원이란 데가 원래 그래. 과장님 잘 생각하셨어요. 어느 동네로 이사하시려고요?”

“회사 근처에 구해야지.”

“엄청 비쌀 텐데요.”

불과 몇 달 전의 나였다면 꿈도 못 꿨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호창 씨. 나 사실 돈 좀 있어.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미리 좀 알아봤다.

강남 쪽은 좀 괜찮다 싶으면 일단 월세가 100 밑으로는 없다고 보면 된다.

“엄청 비싸더라. 기본이 100이야. 반지하는 돼야 100 밑으로 떨어지고. 전세는 드문 데다 전세금이 최소 1억 5천이야.”

“그렇게 비싸요?”

“요즘 좀 내린 게 그 정도래. 오늘 퇴근하고 회사 근처 몇 군데 돌아보려고. 발품을 팔아야지.”

임하나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과장님. 실은 저도 독립해서 살까 생각 중이었거든요. 매물은 어디서 주로 찾으셨어요?”

임하나가 독립? 용산이면 그리 멀지도 않은데 왜 굳이?

“인터넷 사이트를 먼저 뒤져봤어. 복덕방 직접 가도 되지만 내가 따로 알아보고 싶어서.”

“하나 씨 독립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아직 결정한 건 아니고요.”

“아버님께서 허락하실까? 회장님댁이 아마 용산 아니었나?”

“네. 맞아요.”

“별로 멀지도 않잖아.”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독립해서 사는 게 어릴 때부터 꿈이었어요.”

텔레비전 때문인지 혼자 사는 거에 대한 환상이 많네. 혼자 살아봐라. 얼마나 힘든데.

임태수 회장이 초대해 줘서 간 너희 집은 나한테는 궁전이었어. 굳이 거길 나올 생각을 하다니. 그래도 자립심이 강한 건 칭찬해줄 만하다.

“그럼 서 과장이 집 보러 다니는 김에 하나 씨랑 같이 좀 다녀줘.”

“제가요? 저랑은 가격 대가 많이 다를 텐데요.”

“아닙니다. 저도 조그만 방을 알아보고 있어요.”

“여자 혼자 원룸 보러 다니면 어떤 부동산은 은근히 얕잡아보고 바가지 씌워. 서 과장이 하나 씨 좀 도와줘.”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임태수 회장한테 밥도 얻어먹었는데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임하나도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걸어 다니는 것보다 임하나 차를 얻어타면 시간도 아끼고 편하지.

퇴근하고 짧은 시간에 여러 군데 돌아보려면 기동성이 필요하다.

“그럴까요? 하나 씨 오늘 차 갖고 왔어?”

“네.”

“그러면 말 난 김에 오늘 한 번 돌아봅시다. 방 구할 때 주의사항도 몇 가지 있으니까 이따가 설명해줄게.”

“과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녁 식사 제가 대접할게요.”

“아니야. 됐어. 오히려 내가 고맙지. 인터넷으로 본 곳부터 가보고 부동산도 들리면 되겠네.”

퇴근하고 임하나의 차를 얻어탔다.

동생도 그렇고 언니도 그렇고 운전을 아주 잘 하네.

임하나는 특히 주차 실력이 완벽했다.

평행 주차를 이렇게 잘하는 여자는 처음 봤다.

몇 번 각을 재지도 않고 곧바로 칼같이 차를 댄다.

“운전 되게 잘하네.”

“핫. 감사합니다. 연습을 많이 했어요.”

처음 보러 간 곳은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직거래 사이트에 올려진 곳이었다. 현 거주자가 직접 상세하게 글을 써놨다.

보증금과 월세는 적당했는데 너무 어두웠다.

반지하는 아닌데 맞은 편에 건물이 너무 가까이 있어서 햇빛이 잘 안 들어올 듯했다. 창문이 작아서 환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확실히 직거래로 올려놓은 곳은 직접 가 봐야 제대로 알 수 있겠네.

몇 군데 더 둘러봤지만, 마음에 드는 곳은 없었다.

“근처 부동산을 한 번 가볼까?”

“네. 그게 좋겠네요.”

눈에 띄는 부동산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신혼부부시구나. 투룸? 아니면 빌라 보러 오셨어요?”

“아니요. 신혼부부 아닙니다. 그게 아니고요. 원룸 보러 왔습니다.”

“아~.”

중개사가 알만하다는 눈빛을 보낸다.

원룸에서 동거하려는 커플이지? 그렇게 물어보는 듯했다.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저랑 이 분 각각 원룸 구합니다.”

“커플인데 따로 원룸을 구해요?”

이 중개사분 엄청 끈질기시네.

“커플도 아닙니다.”

“예산은 얼마 정도 생각하시는데요?”

나랑 임하나 각각 가격을 말해줬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가격에 좋은 곳이 하나 마침 나왔어요. 이건 내가 몰래 킵해둔 건데. 노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오늘 보고 곧바로 계약하시는 게 좋을 거야.”

중개사분들은 어딜 가나 멘트가 비슷하다.

“한 번 보러 가죠.”

“따라오세요. 차 안 타도 됩니다. 금방이에요.”

5층짜리 원룸 건물이었다.

은근히 자그마한 언덕이 많은 강남에서 보기 드문 평지였다. 그렇다고 침수가 될만한 곳은 아니었다.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 조용해 보이네.

화장실도 깨끗하고 수압도 좋다.

“원래 살던 사람이 워낙 성격이 깔끔해서 집이 깨끗해. 취직해서 다음 달에 비어요.”

다음 달이면 타이밍도 딱 맞네.

“주차도 1대 가능하고 관리비도 주변에 비해 엄청 싸요. 이거 정말 괜찮은 매물입니다.”

그래 보였다.

“과장님. 제가 보기에도 좋은데요.”

“그렇네.”

“바로 계약하세요. 장담하는데 내일 오면 없어요. 또 좋은 게 건물주가 엄청 부자야. 등기부가 깨끗해요. 여긴 근저당이고 뭐고 을구라는 게 아예 없습니다. 빈칸이에요.”

느낌이 좋다.

문을 닫으니 바깥소리가 하나도 안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창문도 아주 크고.

동향이긴 한데 어차피 나는 퇴근 후에 주로 여기 머무니 서향보다는 훨씬 낫다. 여름에 서향이면 더워서 죽지.

“계약하기 전에 지금 사는 분과 통화 한 번만 해보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그러세요.”

중개사가 전화를 걸어 바꿔준다.

[안녕하세요. 집 보러 온 사람인데요. 여기 층간 소음은 어떤가요? 시끄럽지는 않습니까?]

아예 대놓고 물어봤다.

[층간 소음이요? ···. 조용한 편이에요.]

응?

중간에 반 타이밍 정도 멈칫한다.

조용한 편이라?

더 물어봐도 소용없을 것 같았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약하시겠어요?”

“잠시만요.”

이 방은 4층이었다.

5층으로 올라가 봤다.

이런.

< 소소한 행복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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