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화 (70/131)

***

오르카의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아예 접어버린 루이먼드는 더는 아무 의욕이 없었다.

‘굳이 이 상황에서, 싫다는 사람을 기어이 따라가 귀찮게 해서 뭐하나,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냥 다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덥석, 제 손을 잡아 오는 루비아나의 손 때문에라도 그럴 수 없었다.

루이먼드는 후드에 가려져 코와 턱선만 보이는 루비아나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루비아나가 웃고 있었다. 무척 즐겁다는 듯이.

오르카를 저렇게 화나게 만든 상황에서 즐거울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남편의 좌절을 즐거워하다니. 속상하고 야속하다고 원망할 수도 있을 상황이지만, 루이먼드는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데이트, 라는 거지?’

그는 루비아나가 오르카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데이트.

사랑하는 연인, 부부간에 함께 하는 것.

‘그래, 환희의 화가를 얻지 못하면 어때. 데이트하러 나온 건데.’

루이먼드는 루비아나의 손을 감싸 쥐듯 잡았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굳은살 박이고 상처 자국 가득한 거친 감각이, 살 떨리게 좋았다.

루이먼드는 앞서 걷는 루비아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데이트. 그 단어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그렇게 말 한마디로 루이먼드를 다시 일으킨 루비아나는, 오랜만에 의욕적으로 걸으며 녹색 눈을 번쩍 떴다.

‘폴짝의 광장? 설마 그 폴짝?’

***

길을 걷다 보니 큰 광장이 보였다. 예술가들의 거리에 있는 광장답게, 예술가들로 북적였다.

나무와 건물 그늘에 자리를 잡고 이젤을 편 화가들, 여기저기 주저앉아 글을 쓰는 작가들, 낡은 모자를 앞에 두곤 낡은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들,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 광장을 무대 삼아 비극과 희극을 넘나드는 배우들.

그들을 보러온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동전 몇 닢으로 연극을 구경하고, 노래를 들었으며, 화가가 그려진 초상화를 받아들기도 했다.

루비아나가 데이트하러 폴짝의 광장에 간다고 했을 때 오르카가 비꼬거나 반박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곳은 아주 훌륭한 데이트 장소였다. 아닌 게 아니라 데이트 나온 사람들이 곳곳에 가득했다. 귀족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광장은 활기찼고, 예술과 웃음이 넘쳐 흘렀다.

‘여기가 폴짝의 광장이라고 불린다고?’

광장을 둘러보는 루비아나의 소회는 남달랐다.

‘내 기억이 맞다면 여긴 분명, 폐왕을 죽이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주둔했던 곳일 텐데.’

너무 달라져서 못 알아볼 뻔했다. 하지만 광장 곳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그 날의 흔적들이 루비아나의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부서지고 녹슨 공성기, 빗물이 빠지라고 파놓은 홈, 깃발 없이 길게 꽂혀 있는 장대.

막사 틀은 널빤지가 놓여 벤치가 되었다. 말먹이 통은 인형극의 무대가 되었고, 부서지고 녹슨 공성기엔 흙을 발라 조형물을 만들었다. 대개는 말 모양이었다. 그려진 그림도 말 그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광장 주변의 목조건물도 그때 주둔하며 장기전을 대비해 만들어 두었던 것들을 기반으로 증축한 것들이었다.

고작 하룻밤의 전투로 끝날지 모르고, 그렇게 열심히 전투를 준비했었더랬지.

루비아나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차게 웃었다. 고작 하룻밤 만에 무너져버린 폭군, 폭군의 왕성, 폭군의 수도, 폭군의 왕국 아덴. 그 모든 것에 대한 비웃음이었다.

루비아나는 광장 중앙에 길게 꽂힌 장대를 보았다. 끝에 걸려 펄럭이는 깃발에도 역시나 말이 그려져 있었다. 금빛 고수머리를 흩날리는 누군가를 태운 흑마.

‘폴짝이?’

루비아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광장 입구에 앉아 있는 만담꾼에게 동전을 던져주고 물었다.

“이 광장의 이름이 정말 폴짝의 광장인가?”

“그러믄입죠, 아아, 이곳에 처음 오셨나 보군요. 척 보기에도 고귀한 분이신 것 같은데 말입죠. 고작 이런 흔하디흔한 동전이 아니라 귀하디귀한 금화를 턱턱 던져주어 제 입을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실 수 있을-”

“묻는 말에만 간단히 대답하면, 금화까지는 아니어도 은화 정도는 얻을 수 있겠지.”

루비아나가 은화를 팅- 손으로 튕겼다.

“어이쿠! 나으리!”

만담꾼은 혹시나 누가 은화를 채갈세라 얼른 두 손으로 받아 제 바지춤 속에 숨기고는 루비아나가 원하는 대로 짧고 간단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말해주었다.

‘이 광장의 이름이 그 폴짝이에게서 따온 게 맞다고?’

루비아나는 다시 광장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보이는 까만 말 그림, 조형물, 좌판에서 늘어놓고 파는 검은 말 조각마저.

정말 루비아나가 아는 그 폴짝이와 닮은 것도 같아 보였다.

‘폴짝이 너, 유명인사였구나.’

루비아나는 휘익, 휘파람을 불며 감탄했다.

폴짝이.

그녀는 칼레나의 첫 말이었다. 루비아나가 아버지와 함께 마시장에 가서 직접 골라서 선물했던.

마시장은 몇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렸고, 그 시일에 맞춰 말을 사다 보니 칼레나의 생일까지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었다.

루비아나는 칼레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친한 기사의 집 마구간에 말을 매어놓고 몰래 찾아가 먹이를 주고 털을 빗겨주었다.

말은 망아지 주제에 폴짝폴짝 잘도 뛰었다. 그래서 루비아나는 별 생각 없이 폴짝이라고 불렀다.

적당히 자라고, 적당히 훈련도 받았을 즈음. 칼레나의 생일이 도래했다. 루비아나는 준비해뒀던 망아지를 선물로 줬다.

칼레나는 매우 기뻐하며, 며칠 동안 고민하며 지은 멋들어진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런데 폴짝이가 그 멋들어진 이름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렇게 영특하고 말 잘 듣고 주인인 칼레나를 잘 따르던 말이, 폴짝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돌아보지도 않았다.

‘이게 뭐야! 폴짝이라니!’

히히힝.

‘너, 대답하지마. 너 폴짝이 아냐!’

히힝.

‘하지 말라니까! 크리스티앙!’

‘대답 안 해? 너 크리스티앙이야. 크리스티앙이라고!’

…….

‘왜 화를 내고 그래, 폴짝이 놀라잖아.’

히히힝.

‘아아악. 폴짝이 싫어. 내 말 이름이 폴짝이라니!’

히히힝, 히히힝!

‘대답하지마, 크리스티앙.’

…….

‘이 와중에도 착실히 대답 안 하지. 크리스티앙?’

‘폴짝아, 너무 그러지 마, 레나 삐질라.’

히히힝.

‘…….’

‘그냥, 폴짝이라고 부르자, 레나.’

히히힝.

‘……내 첫말의 이름이 폴짝이라니.’

히히힝.

‘으아앙, 폴짝이 싫어. 폴짝이 싫다고오오!’

히히힝, 히히힝.

폴짝이가 싫다고 엉엉 우는 어린 칼레나와, 옆에서 제 이름 불러줘서 좋다고 히히힝 우는 망아지 폴짝이. 그 옆에서 애써 웃음을 참는 루비아나.

훗날 시종장이 말하기를, 아마도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의 상황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단다.

망아지 폴짝이는 훌륭하게 자라나 칼레나와 계속 함께했다. 새벽 전투, 대륙 정복 전쟁, 드래곤 사냥까지.

그리고 지금은 황실 마구간에서 즐거운 노년 생활을 즐기는 중이었다.

훌륭한 종마와 사랑에 빠져, 그 종마를 독차지하며 폴짝이 2세를 여럿 낳았는데. 슬프게도 폴짝이 2세들은 폴짝이의 이름을 잇지 못했다.

폴짝이가 임신하자마자 칼레나가 엄명을 내려 황실 전속 말 관리사들을 단속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폴짝이 2세들은 크리스티앙, 맥시밀리앙, 레오폴드라는 멋없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이 광장은 그 살아 있는 전설의 명마, 폴짝이의 이름을 딴 광장이었다.

“새벽 전투 전에, 폐하께서 이곳에서 그 전설의 명마 폴짝을 타고 일장 연설을 하신 뒤 폐왕의 궁으로 쳐들어가셨다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날을 기념하여 여기가 폴짝의 광장이 되었습죠.”

“그런가? 누가 지었는지, 정말 잘 지었군. 아주 멋진 이름이야.”

루비아나는 흐뭇해하며 품에서 금화를 꺼내 튕겼다.

“끄억!”

만담꾼은 금화를 받아 들곤 좋아 기절해 버렸다.

‘금화 하나에 기절하다니. 만담꾼이 약골이군.’

저래서야 어디 밥벌이는 하고 살겠나? 루비아나는 쯧쯧, 혀를 찼다.

“비아, 저기, 저기에 있네요. 저기에 있어요!”

루비아나가 만담꾼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루이먼드는 오르카를 찾고 있었다.

“어서, 어서 가 봐요!”

“진정해요, 루이. 야생의 마수도 아니고, 그 화가가 이제 와 도망갈 리 없지 않습니까? 설령 도망간다 해도 내가 다시 잡아 올 수 있으니까.”

루비아나는 루이먼드가 너무 흥분해 혹시 열이 오를까 봐 걱정했다. 오르카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은 밀알 한 알만큼도 없었다.

저기 싱싱한 귀족 혐오자 화가가 보이는군요. 제가 한번 잡아 와 보겠습니다. 덥석. 참 쉽죠? 루비아나는 이 정도로 손쉽게 잡아 올 자신이 있었다.

부디 이 뛰어난 추적 기술을 루이먼드에게 쓸 일이 없기를 바랄 따름이었다.

‘그 영애는 오늘도 도망칩니다, 였나?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서 존중해 주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제목이 마음에 걸린단 말이지.’

루비아나는 루이먼드의 넓은 등판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오르카는 광장 안쪽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 그늘에 앉아 있었다. 휴대용 이젤을 펴고 화구 가방을 열고, 본격적으로 그림 그릴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한데. 두 사람이 앞에 서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네, 어서 오세요. 초상화를 그려 드…… 하아.”

영업용 미소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진심으로 싫어하고 있잖아.’

루이먼드는 오르카에게 말 붙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와 달리 루비아나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한낱 무명 화가가 자신을 보고 대놓고 한숨을 내쉬었는데도 눈썹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데이트 중이시라면서요?”

“그런데. 뭐 문제 될 거 있나?”

루비아나가 맞잡은 손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데이트의 일환으로 초상화를 한 장 그려 볼까 하는데.”

“전 귀족 안 그립니다.”

“그런 거 같더군.”

“그러니까……”

“그래서 그쪽에겐 의뢰 안 해.”

너 말고 네 이웃. 루비아나는 오르카의 이젤 말고 그 옆에 놓인 이젤 앞에 털썩 앉았다.

일찌감치 자리 잡고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중년의 화가는 난입한 손님을 보고는 으갸갸갸 기지개를 켰다.

“어서 옵쇼. 하아암, 뭘 그려 드릴깝쇼?”

“부부 초상화도 그리나?”

“그걸 안 그리고 어떻게 빵값을 벌겠습니까요?”

“그럼, 그걸로.”

루비아나는 어정쩡하게 서 있는 루이먼드를 잡아당겼다. 아직도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좋을 때구먼. 아직 신혼인가?”

중년 화가가 허허, 웃으며 말려 있던 종이를 폈다.

“비아, 이게 무슨……”

“데이트 기념으로 초상화나 한 장 그려 볼까 싶어서요.”

루비아나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이 모습을 시종장이 봤다면 뒷목을 잡고 참았던 잔소리를 사흘 동안 토해 냈을 것이다. 황실 초상화를 그리려고 할 때마다 귀찮다고 도망 다니던 게 어디의 누구였느냐고.

‘데이트. 데이트. 우린 지금 데이트 중이지. 오르카의 후원자가 되기 위해서 온 게 아니라.’

루이먼드는 오르카에 대한 마지막 기대마저 꺾고, 순순히 루비아나 옆에 얌전히 앉았다.

“이, 이 무슨…… 뭐 이런 귀, 사람들이 다 있어?”

오르카가 분을 참지 못하고 씨근덕댔다.

‘벌써부터 입질이 오면 너무 쉬운데.’

루비아나는 사냥감 보듯 오르카를 보며 픽, 웃었다.

그녀는 북부에서 복슬이보다 덜 귀엽고 왕눈이보다 더 말 안 듣는 부하들이 굶을까 봐 눈밭을 뛰어다니며 사냥을 했더랬다. 그놈들을 위해서도 곰을 한 방에 잡아 왔는데. 하물며 루이먼드를 위해서 화가 한 명 잡는 일쯤이야.

졸지에 이들의 사이에 끼어 버린 중년의 화가만 난처할 따름이었다.

“……이대로, 그리라는 말입니까요? 진짜? 정말로?”

그는 괴팍한 손님을 만나 요상한 의뢰를 받아 심히 난감했다.

그나마 루비아나는 코 아랫부분이 보이기라도 하지. 루이먼드는 아예 암흑! 어둠! 안 보임! 그 자체였다.

“귀족들의 제멋대로인 행동이란.”

오르카는 진절머리를 내며 급히 화구 가방을 챙겨 들었다. 지정석이나 다름없는 자리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려는 것이었다.

“비아, 그건 좀…….”

루이먼드마저 난감해서 루비아나를 말렸다. 루비아나는 괜찮다는 듯 루이먼드의 손을 토닥여 주고는, 중년의 화가에게 말했다.

“내 남편은 이 제국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이니, 그릴 때 고려하게.”

어디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가장 잘생긴 미남을 그려 보아라. 루비아나가 화가를 도발했다.

그 도발은 아주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

“제국 최고의 미남 말이우?”

중년 화가는 비죽 웃더니, 루이먼드를 보지도 않고 슥슥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그림은 금방 완성되었다. 루비아나는 원하던 대로 부부의 초상화를 얻을 수 있었다.

화가는 후드를 뒤집어써 코 아랫부분만 드러난 루비아나와, 로브를 벗고 있는 루이먼드를 완벽하게 그려 냈다.

“마음에 드슈? 마음에 안 들어도 이제 와선 못 물리지만.”

화가는 욱해서 그려 놓고는, 뒤늦게 루비아나의 눈치를 봤다. 내 남편 얼굴은 이렇지 않다며 화를 내고 돈도 안 주고 가 버릴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

“역시. 아주 좋아.”

루비아나는 만족하며 값을 후하게 치렀다. 화가는 한 움큼의 동전을 받고 싱글벙글해졌다.

“어, 어떻게…… 내, 내 얼굴을?”

“가죠, 루이.”

루비아나는 당황해 굳어 버린 루이먼드를 이끌고, 오르카가 도망간 쪽으로 걸어갔다.

“잠깐, 잠깐만요. 비아. 방금 우리는 아주, 엄청난 사람을 봤습니다. 이건 마법이에요! 마법사가 이 광장에 숨어 화가인 척하고 있는데, 그걸 그냥 지나칠 셈입니까?”

이건 굉장한 우연, 아니 필연이었다.

‘그러고 보면 책에서 주인공들은 항상 이런 곳에서 의외의 인연을 만났어. 고대의 대마법사라든가, 변장한 마탑의 주인이라든가 인간으로 변장한 드래……곤은 죽었으니까…… 하지만 이 세상에 드래곤이 한 마리뿐일 리 없잖아? 친구의 가죽을 되찾으러 온 드래곤이 인간 세상에!’

“비아, 어서 저쪽으로 돌아가 봐요, 놓치면 안 됩니다!”

환희의 화가는 앞에서 놓쳤지만, 이 우연 같은 필연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루이먼드는 절실하게 외쳤다.

“루이, 진정해요.”

“어떻게 진정하겠어요? 비아, 저 화가는 내가 이걸 뒤집어쓰고 있는데도 내 얼굴을 완벽하게 그려 냈단 말입니다!”

“당연하지요, 제국에서 제일 잘생긴 남자를 그려 달라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말……”

“당신 말고 누가 있겠습니까? 자, 저쪽으로 갑시다. 그 화가가 저기 자리를 잡았군요.”

“……예?”

루비아나는 어리벙벙해진 루이먼드를 질질 끌고 오르카에게로 갔다.

“그리고 루이, 사냥할 땐 다른 것에 한눈팔면 안 됩니다. 오직, 내가 원하는 단 하나의 것에만 집중해야지요.”

루비아나가 말을 덧붙이며 앞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저기에, 루비아나의 사냥감이 있었다. 루이먼드가 더없이 가지고 싶어 하는 화가. 루비아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