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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리세베리의 약속 (47/145)

47. 리세베리의 약속2021.09.12.

끼이익. 습기로 녹슬어 가는 철문이 신경을 긁어대는 소리를 내며 뒤로 밀렸다. 절벅. 발자국 소리에도 역시나 습기가 질척하게 들러붙어 있었다. 철문이 비좁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방 안으로 들어선 자의 검은 머리칼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16550948949241.jpg“…….”

바닥에 앉아 있던 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놀랐다는 표정으로 눈을 아주 크게 떴다.

16550948949241.jpg“……!”

아마도 그는 눈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이 원통할 것이다. 의자를 놔두고 바닥에 웅크려 앉아 있던 그가 제 몸이 불편하다는 것도 잊고 벌떡 일어서려고 했다. 지금 들어오는 자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16550948949241.jpg“가이…… 가이너스……. 페, 페르…… 페르난드 가이너스…….”

거지 노인이 더듬더듬 어떤 이름을 꺼내들었다.

1655094894927.jpg“알아본 게 맞군. 이상한데. 그땐 지금 같은 얼굴이 아니었을 텐데.”

엉덩이를 반쯤 들어 올리던 노인은 제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도로 털썩 주저앉았다. 철벅, 철벅. 노인의 앞까지 다가온 블랙은 그가 앉지 않은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그러자 눈높이가 한결 가까워졌다.

1655094894927.jpg“나 역시 네 얼굴이 기억난다.”

느린 말이 고요히 습한 공기를 타고 흘러갔다.

1655094894927.jpg“대사제 마나우.”

16550948949241.jpg“……!”

정체를 들킨 건 블랙만이 아니었다. 거지 노인에게도 감춰야 할 이름이 있었다.

1655094894927.jpg“몸이 그 꼴이 된 건 20년 전인가?”

16550948949241.jpg“…….”

1655094894927.jpg“아니, 21년 전이라고 물어야겠군.”

한때 나우크의 대사제였던 노인의 침묵 뒤에 블랙이 나지막한 혼잣말을 덧붙였다. 노인은 더는 견디지 못하고 대답을 대신해 고개를 끄덕였다. 21년 전이라면 블랙이 제 혈육을 잃고 나우크를 떠난 그날이었다. 그날 당시 대사제 마나우는 한쪽 눈과 한 팔, 한 다리를 잃었다. 종제 클리마는 친부와 두 살 어린 동생을 잃었다. 모두 같은 날에 벌어진 비밀이었다. 턱을 부르르 떨고 있던 마나우가 별안간 바닥에 고개를 처박았다. 퍽! 듣기만 해도 뼈아픈 소리가 지하를 울렸다.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흘렀다. 마나우의 지저분한 머리칼 아래가 피로 젖어들었다.

16550948949241.jpg“죽이십시오. 죽이십시오, 제발…….”

더듬던 말투가 갑자기 멀쩡해졌다. 동시에 마나우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아마도 마나우는 제 목소리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말을 더듬는 척했을 것이다.

1655094894927.jpg“그건 곤란해.”

블랙은 깨진 이마로 울 것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미 몸이 반이나 망가진 과거의 대사제를 미동 없이 지켜보았다. 아무런 감흥도 없는 표정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뭔가가 느껴졌을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리에네에게 말했던 것처럼, 그는 21년 전에서 비롯된 대부분의 감정들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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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게는 기억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었다. 삶과 죽음이 눈 깜빡할 새에 교차하는 전쟁터에서는 진짜 중요한 게 따로 있었다. 20년이나 묵은 감정보다.

1655094894927.jpg“리에네 공주가 너를 찾을 것이다. 그때 네가 아는 것을 말해.”

16550948949241.jpg“……?”

마나우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16550948949241.jpg“무슨 말을…….”

1655094894927.jpg“말 그대로, 네가 아는 것을.”

16550948949241.jpg“…….”

미친 듯이 흔들리는 눈동자는 과연 그게 진심이냐 되묻고 있었다.

1655094894927.jpg“너희들이 뭔가 오해하는 게 있는데.”

블랙은 감정이 섞이지 않는 말투를 느릿하게 뱉어냈다.

1655094894927.jpg“나는 나우크를 가지러 왔지, 때려 부수려고 온 게 아니야. 아무리 말을 해도 믿지 않아서 좀 짜증이 나려는 판이고.”

16550948949241.jpg“그걸, 그걸 대체 누가 믿겠습니까. 그건 가능하지 않습니다. 가능할 리가 없…….”

1655094894927.jpg“내가 내 이름을 찾지 않은 이유다.”

16550948949241.jpg“……?”

1655094894927.jpg“이름을 밝히면 대부분 너처럼 굴 테니.”

16550948949241.jpg“…….”

마나우는 블랙이 한 말을 끝도 없이 곱씹었다.

1655094894927.jpg“내 이름은 티와칸이고, 그것으로 족해. 네가 아는 이름도 티와칸 하나면 될 것 같군.”

과거의 이름을 찾지 않겠다는 건 과거 또한 그대로 잊은 채 묻어 두겠다는 말이었다. 마나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16550948949241.jpg“잊으셔도…… 되겠습니까.”

1655094894927.jpg“이미 잊었어.”

툭, 블랙이 의자를 밀며 일어섰다.

1655094894927.jpg“내 기억에 너는 썩 영리한 인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20년이나 신분을 감추고 살아남았으니 머리는 돌아간다는 얘기겠지. 네가 리에네 공주에게 어떻게 입을 놀리느냐에 따라 나우크의 내일이 정해질 것이다.”

16550948949241.jpg“…….”

알 수 있었다. 블랙의 이름이 밝혀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마찬가지로 제 이름이 밝혀지면, 나우크가 어떤 꼴이 날지. 마나우가 무거운 무언가를 떨어트리듯 고개를 끄덕였다.

16550948949241.jpg“알겠습니다.”

1655094894927.jpg“적당히 둘러대. 내가 나우크를 떠날 때 썼던 이름을 대든지.”

16550948949241.jpg“그리하겠습니다.”

대답을 듣고 난 블랙은 다른 말 없이 몸을 돌렸다. 철벅대는 걸음 소리가 문 앞에서 막 그칠 무렵, 마나우가 소리쳤다.

16550948949241.jpg“대신 그자를 죽이지는 마십시오!”

1655094894927.jpg“……누굴?”

블랙이 잠깐 고개를 돌렸다.

16550948949241.jpg“클리마. 종제가 되어 이름을 감췄지만 그는 헨튼의 첫아들입니다.”

1655094894927.jpg“…….”

이제껏 무감하던 블랙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16550948949241.jpg“이제껏 클라인펠터에게 휘둘려 손에 많은 피를 묻혔지만…… 가이너스의 아들이 그를 죽여서는 안 됩니다.”

1655094894927.jpg“알아서 하겠다.”

블랙은 그렇게만 말한 뒤 먼저 지하실을 떠났다. 잠시 후 티와칸의 용병들이 들어와 마나우를 일으켰다. 마나우는 그때까지 두 손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 * *

16550948949241.jpg“아, 주군께서 직접 가셨다고?”

페르모스는 이제껏 내내 왕의 집무실에서 왕실 기록서를 살폈다. 리에네에게 범인을 찾아 주겠다는 약속대로였다. 그러다 그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그걸 리에네가 몰랐다는 게 더 놀라울 정도였다. 물론 약속을 어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페르모스는 신중했다. 그는 이 일을 리에네에게 알리기 전에 블랙과 먼저 상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랙을 찾았더니 거지 노인을 데려오기 위해 직접 갔다는 답이 들려왔다.

16550948949241.jpg“흠, 따로 얘기를 하실 모양이…… 아니, 아니지. 내가 이런 것까지 짐작하면 안 되지. 알았다. 그만 가 봐. ……아, 잠깐. 종제를 찾는 일은? 찾았나?”

16550948949241.jpg“아니요. 놈이 길을 하도 잘 알아서 애를 먹는 모양입니다.”

16550948949241.jpg“아오, 등신들. 그새 길도 안 익혀 두고 뭐 했어?”

16550948949241.jpg“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다들 한다고 했는데요. 그래도 어디 평생 여기서 산 인간하고 같겠습니까. 게다가 사제복을 입지 않았습니까. 왜 쫓기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숨겨 주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16550948949241.jpg“젠장. 한참 더 걸리겠군.”

16550948949241.jpg“그렇지요. 현상금이라도 거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16550948949241.jpg“그건 안 돼. 너무 우리 식이야. 네 말대로 사제복을 입은 인간이니 보는 데서 거칠게 다루면 주군한테 욕이 간다.”

용병이 짜증스럽게 한숨을 쉬었다.

16550948949241.jpg“여기 일은 뭔가 내내 복잡한 것 같습니다.”

16550948949241.jpg“별수 있겠냐. 코딱지만 한 곳이라도 용병대 수장하고 왕족은 다른 게……. 아, 잠깐만.”

16550948949241.jpg“……부관님?”

잠깐 말을 늦추던 페르모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고개를 휙휙 돌렸다.

16550948949241.jpg“아, 아니야. 아무튼 잽싸게 잡아들여.”

16550948949241.jpg“신발 다 닳도록 뛰겠습니다.”

16550948949241.jpg“제발 그래라.”

페르모스가 손짓으로 용병을 내보냈다.

16550948949241.jpg“왕족이라…….”

생각이 넘치게 담긴 눈길이 허공을 떠나 오래된 왕실 기록서를 향했다.

16550948949241.jpg“대관식이 치러진 그해 이전의 기록만 정확히 사라졌다 이거지. 주군께서는 나우크가 원래 당신 것이라 말하셨고.”

페르모스의 손가락이 툭툭, 리에네가 사라졌다고 말한 그 페이지를 두들겼다.

16550948949241.jpg“일 더하기 일은 이지. 없어진 기록은 주군에 관한 것이겠군. 그걸 리에네 공주는 아직 보지 못했고. ……이걸 말씀을 드려야 하나. 주군께서는 알려지는 걸 원치 않으시는데. 어떡한다…….”

혼잣말을 중얼대는 얼굴 위로 복잡한 생각들이 스쳐 갔다. * * *

16550949062844.jpg“아…… 더는 못 버티겠어요.”

침대에 계속 누워 있는 척하는 것도 못 할 노릇이었다. 오히려 허리가 더 아파 와서 리에네는 결국 이불을 걷고 몸을 일으켰다. 삶아서 말끔히 다려 온 면포를 옷장에 차곡차곡 챙겨 넣던 플램바드 부인이 펄쩍 뛰었다.

16550948949241.jpg“공주님! 밖에 지키는 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16550949062844.jpg“이 정도는 괜찮잖아요. 부인이 너무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모를 거예요.”

플램바드 부인이 겸연쩍어진 얼굴로 잘 닫혀 있는 방문을 힐긋 돌아보았다.

16550948949241.jpg“주의하겠습니다. 그런데 배는 아프지 않으십니까?”

16550949062844.jpg“평소보다 훨씬 괜찮아요. 그 약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에요.”

16550948949241.jpg“무슨 약일지 알 게 뭡니까.”

16550949062844.jpg“몸이 나른해지는 걸 보면 진정제나 뭐 그런 거겠죠. 덕분에 아침부터 하는 일 없이 빈둥거렸네요. 이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16550948949241.jpg“……다른 건 몰라도 그건 그자가 잘한 짓입니다. 공주님은 요새 살이 더 내리셨어요.”

16550949062844.jpg“설마요. 그새 키라도 더 큰 모양이죠.”

가끔 헐렁해진 소매를 볼 때마다 손목이 조금 가늘어진 것 같다고 느끼긴 했지만 리에네는 어리광을 참았다.

16550948949241.jpg“살이 빠지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요……. 그런데 참, 어쩐답니까. 오늘 일로 아이에 대한 일은 더 밝히기가 힘들어졌습니다.”

16550949062844.jpg“……그러게요.”

리에네도 마침 그런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이렇게나 속였는데,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면 배신감이 더 얼얼하겠다고.

16550949062844.jpg“얘기하지 않는 게 낫겠죠.”

리에네의 목소리가 혼잣말처럼 작아졌다.

16550948949241.jpg“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공주님.”

16550949062844.jpg“부인까지 함께 거든 거잖아요. 화가 나한테만 미치지는 않을 거예요.”

16550948949241.jpg“그게…… 저 같은 게 뭘 뒤집어쓴들 그게 어찌 대수겠습니까. 다만 저는 공주님이 안타깝고…… 그자도 조금 그리 여겨집니다.”

16550949062844.jpg“…….”

리에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부인은 눈치를 보면서도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16550948949241.jpg“마음을 어지간히 단단히 먹은 게 아닌 듯 보였습니다. 세상 어느 사내도 다른 사내의 아이를 그리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공주님.”

16550949062844.jpg“알아요.”

16550948949241.jpg“저는 그래서…….”

16550949062844.jpg“그래서 무서운 거예요.”

16550948949241.jpg“그자가 더……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16550949062844.jpg“그렇게까지 해서, 뭘 얻으려는지.”

16550948949241.jpg“공주님…….”

부인은 차마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라는 듯, 눈을 깜박거렸다.

16550949062844.jpg“그런 게 쌓이고 쌓여서 내가 완전히 마음을 열게 되면, 그때 무슨 짓을 하려는지 걱정이 돼요.”

16550948949241.jpg“어찌 그런…… 나쁜 생각을 하십니까.”

16550949062844.jpg“부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 남자의 수하가 바닥의 글자를 뭉갠 걸 직접 봤잖아요.”

16550948949241.jpg“그야…… 수하라는 자가 멋대로 한 짓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아니면 제 나이든 눈이 뭘 잘못 본 걸 수도 있고요.”

16550949062844.jpg“…….”

리에네가 소리 없이 웃었다. 부인이 어쩌면 제 마음과 똑같은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도 그냥 내 의심병이 깊은 거라고 믿고 싶은데. 그 남자는 아무런 잘못도 없고, 내 속이 비좁고 어두워서 그 남자를 못 믿는 것뿐이라고 믿고 싶어.

16550949062844.jpg“신전 앞의 노인이 무슨 얘기든 해주겠죠.”

16550948949241.jpg“부디 공주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얘기는 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저도요. 간절히. 탕탕.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16550948949241.jpg“공주님. 누가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저 우렁차고 시원시원한 노크 소리는 티와칸의 용병들이 지닌 버릇이었다. 깜짝 놀랐던 리에네가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6550949062844.jpg“가서 문을 열어 주세요. 저는 누워 있던 척을 할 테니까.”

16550948949241.jpg“그럼요. 어서 누우십시오.”

  하지만 누울 필요가 없게 되었다. 리에네를 찾아온 이들은 도무지 침대에 누운 채 맞이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 * *

16550949062844.jpg“회당이 아니라 알현실에서 맞이하는 걸 양해하기 바랍니다.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요.”

16550948949241.jpg“이해합니다. 그 작은 체구로 짐승의 아이를 품었다고요. 몸이 오죽 고되겠습니까.”

16550949062844.jpg“…….”

애써 평연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에네의 얼굴이 삐끗, 소리가 날 것처럼 비틀어졌다. 그래, 이런 인간들이었지. 오늘 찾아온 이들은 리세베리 조약에 서명한 여섯 가문 중 두 가문이었다. 그 여섯 가문은 저들끼리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클라인펠터의 분신 같은 것들이었다.

16550949062844.jpg“신분을 못 가리는 더러운 말버릇이 제가 모르는 새 대의회 원로들의 덕목이라도 됐나 보군요. 아니면 린든 클라인펠터를 애도하는 새로운 방식인가요?”

16550948949241.jpg“뭐, 뭐라고?”

엘라로이덴 가문의 수장이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16550948949241.jpg“어디서 그런 말투를……!”

나우크에서 대의회가 소집된 것은 몇 년 전이었다. 리에네는 갓 대관식을 치르고 왕좌에 앉았다. 갑자기 온갖 것들을 짊어져야 했던 리에네는 겁을 먹고 움츠러든 것처럼 보였다. 저들 중에 누군가가 섭정을 해야 한다며 윽박을 지르던 여섯 명의 귀족들을 똑바로 쳐다보는 일도 힘에 부쳤다. 저들이 기억하는 리에네는 그때 그렁그렁 눈에 매달린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내 왕관은 내가 지키겠노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게 고작이었던 어린 소녀일 것이다. 그래서 여유 있게 상석에 앉아 말을 받아치는 리에네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16550949062844.jpg“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죠. 누가 먼저 입을 더럽게 놀렸는지 생각부터 좀 하세요.”

16550948949241.jpg“하……! 고작 몇 년 사이에!”

엘라로이덴이 눈을 부릅 치켜떴다. 하지만 조금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16550948949241.jpg“공주님. 부르셨습니까?”

조금 큰 소리가 나자 곧장 칼자루를 절그럭대며 나타난 티와칸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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