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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지금 이 순간 (51/145)

51. 지금 이 순간2021.09.26.

플램바드 부인이 리에네를 붙들고 아주 진지하게 말을 했다.

16550949947574.jpg“공주님께서 아무것도 모르시니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달거리 중에는 관계를 하는 게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몸이 달아도 피하세요. 아시겠지요?”

관계라는 직접적인 말이 나왔다. 리에네는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공연히 이리저리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1655094994758.jpg“그, 큼, 그럴 생각은 없었어요. 너무 급작스럽잖아요. 그건 너무 빨라요.”

부인이 의아한 얼굴을 할 차례였다.

16550949947574.jpg“네? 아니, 그럼 왜 한 침대를 쓰신다는 겁니까?”

혼인한 왕족이나 귀족이나, 잠자리가 목적이 아닌 이상에야 침대를 같이 쓰는 일은 없었다. 침실이 나란히 있는 경우는 있어도 아예 하나인 경우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건 침실을 따로 두지 못할 만큼 가난한 자들이나 하는 짓이라 여겼다. 따라서 리에네가 한 말은 아주 이상하게 들렸다.

1655094994758.jpg“그게…… 큼, 좋대요.”

16550949947574.jpg“누가요? 그자가 그리 말했습니까?”

1655094994758.jpg“……네.”

쯧쯧, 부인이 혀를 찼다.

16550949947574.jpg“정말로 아무것도 모르시는군요, 공주님.”

1655094994758.jpg“뭐를요…….”

16550949947574.jpg“그게 정말 그저 좋기만 하겠습니까.”

1655094994758.jpg“그럴 수도 있죠…….”

나는 그러니까.

16550949947574.jpg“하긴 뭐, 남색을 좋아한다는 소문도 있는 자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야 그쪽으로는 잘 아는 바가 없지만 말입니다.”

1655094994758.jpg“그건 그냥 소문이에요.”

16550949947574.jpg“아니요. 공주님 말씀을 들어보면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1655094994758.jpg“…….”

아닌데.

16550949947574.jpg“그럼 제가 괜한 걱정을 했겠네요. 말은 이만 마치고 나가보겠습니다. 부디 편히 주무세요.”

1655094994758.jpg“…….”

리에네는 부인이 침실을 나서도록 끝내 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입을 열면 몹시 부끄러울 것 같았다. 그게 무슨 말이 됐든 간에. * * * 베개의 위치를 잡는 게 몹시 어려웠다. 리에네는 욕실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물소리를 들으며 몇 번이고 베개의 위치를 바꿔 보았다. 베개 두 개의 위치가 너무 가까우면 그것대로 난처할 것 같았고, 또 너무 떨어트려 놓으면 거부하는 것으로 보일까 봐 신경이 쓰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묘하게 허탈해졌다. ……나도 참. 뭐 하는 짓이람. 고작 베개 위치 가지고. 탁탁. 리에네는 손으로 두들겨 부풀린 베개를 적당히 떨어트려 놓았다.

1655094994758.jpg“……아냐, 그래도 너무 먼 것 같아.”

그리고 다시 조금 거리를 좁혀 놓았다.

1655094994758.jpg“이제 끝. 더는 안 건드려.”

리에네가 조심스럽게 이불 끝을 들어 그 사이로 쏙 들어갔다. 그사이 물소리가 그쳤다. 이제 조금 있으면 블랙이 깨끗한 물 냄새를 풍기며 방에 들어설 것이다. ……갑자기 좀, 숨이 막히는 것 같은데. 별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뺨이 뜨듯했다. 리에네는 이불자락을 끌어올려 얼굴을 감추었다. 쿵, 쿵……. 시간이 심장 소리와 함께 느릿느릿 흘러갔다. 그러다 깜빡 눈이 감겼다. 끼이익. 문을 여는 작은 소리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잠이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16550949969287.jpg“……이러면 좀,”

나쁜 생각이 드는데. 왠지 그런 말이 들린 것 같았다. 뭐가 나쁜데요. 리에네는 감았던 눈을 뜨며 그렇게 물으려고 했다.

1655094994758.jpg“……!”

그러나 얼굴을 가렸던 이불이 끌어내려지고 입술이 닿는 게 먼저였다.

16550949969287.jpg“안 자고 있는 거 압니다.”

아랫입술을 아프지 않을 만큼 깨물며 블랙이 말했다.

16550949969287.jpg“눈 떠요.”

두 손이 얼굴을 달게도 감싸 안았다. 눈을 뜨긴 했지만 다시 감고 싶어졌다. 그가 이렇게나 가까이 있을 줄 몰랐다.

1655094994758.jpg“자는 척하지 않았어요…….”

리에네가 작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말을 할 때마다 숨결이 살갗에 고스란히 묻을 것 같아서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16550949969287.jpg“그럼 뭡니까. 얼굴을 다 가리고 있었는데.”

1655094994758.jpg“그건…… 그냥 습관, 같은 거예요.”

변명 같겠지만 날씨가 추운 이런 계절에는 머리끝까지 이불을 쓰고 자는 일이 종종 있었다.

16550949969287.jpg“나를 내쫓으려던 게 아니라?”

1655094994758.jpg“그런 거면 이불을 안 가져다 놓았겠죠…….”

비로소 블랙의 눈이 잠깐 빈자리에 얌전히 놓여 있는 이불을 향했다.

16550949969287.jpg“못 봤습니다.”

초옥, 아랫입술이 삼켜졌다.

16550949969287.jpg“그래도 잘 준비를 하고 있는 건 마음에 안 듭니다.”

1655094994758.jpg“잘, 거잖, 아요…….”

16550949969287.jpg“할 수 있으면.”

1655094994758.jpg“……네?”

16550949969287.jpg“바로 잘 생각이었습니까?”

코앞에서 들려오는 말이 이상하게도 귓가를 야릇하게 감아왔다. 얼굴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저 얼굴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1655094994758.jpg“그럼 안 자고 뭘…… 하실 생각인데요?”

16550949969287.jpg“글쎄.”

블랙이 그새 젖은 아랫입술을 엄지로 느리게 문질렀다.

16550949969287.jpg“일단 얘기를 좀 했으면 하는데.”

1655094994758.jpg“무슨 얘기요?”

16550949969287.jpg“뭐든.”

손끝이 입술 사이로 들어왔다. 혀가 살짝 닿자 그가 괴로운 듯 눈썹을 찡그렸다.

16550949969287.jpg“뭘 좋아합니까?”

입술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뭘 좋아하는지 묻는 것도 공연히 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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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094994758.jpg“어떤 부분에서요?”

16550949969287.jpg“뭐든지.”

아까부터 자꾸 뭐든지라고 하네.

1655094994758.jpg“음…….”

하지만 그 단순한 질문은 리에네에겐 퍽 어려운 종류였다. 내가 뭘 좋아했더라……. 생각할수록 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1655094994758.jpg“추운 게, 싫은 것 같아요.”

16550949969287.jpg“……. 좋아하는 걸 물었습니다.”

그걸 잘 모르겠어요……. 그 뒤로도 한참 더 생각해 보던 리에네는 자신 없는 투로 이렇게 말했다.

1655094994758.jpg“걱정할 일이 없는 거요.”

16550949969287.jpg“……요새 하는 걱정은 어떤 겁니까?”

그건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지금 당신한테 내가 한 거짓말을 털어놓는 것. 그거예요.

1655094994758.jpg“많죠. 대사제 임명도 문제고 종제의 행방도 문제고…… 대의회도 문제고 혼인식 날짜도 걱정스럽고요. 이대로 가다간 아무래도 미뤄질 것 같아요. 그전까지 클라인펠터가 새로운 대사제를 지목할 일은 없을 테니까요.”

16550949969287.jpg“그건 알겠고. 또 있습니까?”

1655094994758.jpg“뭐가요?”

16550949969287.jpg“걱정.”

1655094994758.jpg“음……. 가을 가뭄. 그리고 겨울이 얼마나 추울까 하는 것. 우물이 얼면 안 될 텐데요. 작년에는 그 정도로 추워서 모두가 너무 고생스러웠어요. 그리고 또…….”

16550949969287.jpg“오늘은. 걱정이 안 됩니까?”

1655094994758.jpg“네? 오늘……이요?”

혹시 그가 자신이 하고 있는 고민을 알고 있나 싶어 안색이 훌쩍 달라졌다.

16550949969287.jpg“내가 무슨 짓을 할지, 그 걱정은 안 합니까?”

……아. 그 얘기구나. 리에네는 제 입술을 만지작대는 블랙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1655094994758.jpg“걱정 안 해요. 알고 있으니까.”

16550949969287.jpg“알고 있습니까?”

1655094994758.jpg“네. 이미 얘기했잖아요. 그때처럼 잘 거라고.”

그날처럼 한 침대에서 자고, 눈을 뜨면 내게 키스할 거라고 했잖아요. 나는 당신이 잠결이 아니라 자기 전부터 나를 꼭 안아주면 좋겠어요. 갑자기 블랙이 피식 웃었다.

16550949969287.jpg“종잡을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공주님은.”

리에네로서는 영문을 모를 말이었다.

1655094994758.jpg“어떤 면에서요?”

16550949969287.jpg“내가 한 침대에서 자겠다고 했을 때 어제는 능숙하지 못할 것 같아서 거절한다더니, 오늘은…….”

블랙이 잠깐 말을 끊고 제 손에 겹쳐진 리에네의 손을 뒤집어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16550949969287.jpg“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구는 게.”

1655094994758.jpg“…….”

그 얘기, 부인한테서도 들었는데. 리에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건 사실이었다. 자신이 했던 어설픈 거짓말이 블랙의 입을 통해서 들으니 한층 더 난감해졌다.

1655094994758.jpg“그게…… 할 얘기가 있는데…….”

리에네가 어렵사리 운을 띄웠다.

1655094994758.jpg“저, 오늘은 어려울…….”

16550949969287.jpg“압니다.”

블랙이 고개를 숙여 이마를 맞췄다. 입맞춤과는 다른 느낌으로 그가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동작이었다.

16550949969287.jpg“아직은 조심해야 할 때라는 걸 나도 들었습니다.”

1655094994758.jpg“……?”

그게 무슨 소리지?

16550949969287.jpg“의사가 다녀간 게 오늘 아침이었는데 그사이 그걸 잊진 않았습니다.”

의사가 다녀갔…… 아……. 아이 때문에 그렇구나. 그게…… 이 남자는 아직 모르니까.

16550949969287.jpg“나는 공주님을 몹시 아낄 생각이고…… 이 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러니 혼자 앞서서 걱정하지 말아요.”

1655094994758.jpg“…….”

블랙은 이마를 떼고 그가 끌어내렸던 이불을 턱 아래까지 올려주었다.

16550949969287.jpg“그래도 베개는 너무 먼 것 같습니다.”

블랙은 리에네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약간 떨어진 곳에 놓인 베개를 들어 옆에 바싹 붙였다.

1655094994758.jpg“…….”

리에네는 숨을 가만 멈추고 그가 제 곁에 눕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어느샌가 몸이 그를 향해 옆으로 돌아갔지만 리에네는 몰랐다. 둘은 서로를 향해 옆으로 몸을 돌린 자세로 눈을 마주하고 누웠다. ……저기, 할 말이 있어요. 그 한마디가 나오지 않아 리에네는 무척 난처했다. 난처한 가운데 가까이에서 보이는 블랙의 얼굴은 구석구석이 놀라워 심장이 파닥거렸다.

16550949969287.jpg“또 상처라도 찾는 겁니까?”

블랙이 물었다.

1655094994758.jpg“아뇨. 그때 찾은 거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할 말이 있어요.

1655094994758.jpg“거기서 더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오늘 해야 하는 말인데…… 이상하게 입이 안 떨어져요. 블랙이 리에네의 손을 붙들어 손가락 끝을 제 입술로 눌렀다.

16550949969287.jpg“그럼 공주님이 지금처럼 자세히 내 얼굴을 살필 일도 없을 게 아닙니까.”

1655094994758.jpg“틀려요.”

16550949969287.jpg“뭐가 말입니까?”

1655094994758.jpg“상처를 찾으려고 살펴본 게 아니라 살펴보다 상처를 발견한 거예요.”

그러니까 상처가 없어도 나는 당신의 얼굴을 지금처럼 볼 거예요. 당신이 그 자리에 있다면.

16550949969287.jpg“내가 이 점을 발견한 것처럼?”

블랙이 혼잣말을 하듯 낮게 중얼대며 리에네의 귀밑 점을 쓸었다. 리에네는 제 눈으로 한 번도 보지 못한 점이었다.

1655094994758.jpg“아마도요.”

리에네도 손을 들어 블랙의 눈썹 위 흉터를 만지작거렸다. 손가락이 속눈썹을 스치는지 블랙이 한쪽 눈을 감았다.

1655094994758.jpg“불편하세요?”

16550949969287.jpg“……그럴 리가.”

눈을 한쪽만 뜨고 있는데. 블랙이 리에네의 손을 잡아 조금 아래로 끌어내렸다. 눈썹을 어루만지던 손끝이 볼 한가운데 닿았다.

16550949969287.jpg“여기 흉터가 하나 더 있으면 좋겠는데.”

1655094994758.jpg“저는 싫어요.”

리에네가 대번에 표정을 바꾸었다. 무슨 소리야, 그게. 이 얼굴에 왜.

1655094994758.jpg“만지는 게 좋은 거라면 그냥 만져달라고 하세요. 흉터는 생각하지 마시고요.”

16550949969287.jpg“…….”

블랙이 돌연 미간을 찡그렸다. 복잡한 표정이었다. 웃는 것 같기도 했고 그 반대 같기도 했다.

16550949969287.jpg“내가 공주님이 싫다는 말을 하면 좋다고 한 것 같은데…….”

리에네도 기억하고 있었다.

16550949969287.jpg“그러니까, 그 말을 할 땐 좀 주의해요.”

1655094994758.jpg“네?”

좋은데 왜.

16550949969287.jpg“뒷감당이 어려울 것 같으니.”

말을 잘라내듯 내뱉은 블랙이 그대로 입술을 겹쳤다. 한 침대에 누워 있던 중이었고,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커다란 손이 얼굴을 단단히 쥐어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제 입술로 리에네의 입술을 벌린 블랙은 성급하고도 뜨거워서 녹을 것 같은 키스를 했다. 아…… 생각이…… 날아갈 것 같아. 블랙이 팔 안에 리에네를 가두었다. 가슴 위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더럽게도 야했다. 이거, 나는…… 이러면 어떡……. 블랙이 걸치고 있던 헐렁한 가운 안은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잠옷 바지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몸이 닿아 옷자락이 서로 비벼지자 가운은 저절로 벌어졌다. 눈은 멋대로 감겼고, 생각은 이미 사라졌다. 리에네는 감각에 이끄는 대로 저보다 훨씬 체온이 높은 단단한 살갗을 어루만졌다.

1655094994758.jpg“…….”

중간 중간 잇새로 끊는 소리를 내뱉던 블랙이 입술을 약간 떼어냈다. 후우, 참고 있던 숨이 한꺼번에 흘러내렸다.

16550949969287.jpg“조심하는 대신 키스는 질리도록 할 생각이었는데,”

입술이 거의 붙은 채 중얼대는 속삭임도 야했다. 리에네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올려 떨어진 입술을 찾았다. 그런데 왜. 하면 되잖아요.

16550949969287.jpg“더는 안 되겠습니다.”

블랙은 리에네가 다가온 만큼 고개를 뒤로 젖혔다.

16550949969287.jpg“지금 좀, 위험해요. 공주님이, 내게.”

1655094994758.jpg“…….”

그 말에 얼굴이 훅 붉어졌다. 부끄러워서가 아니었다. 그런 감정과는 달랐다. 눈이 일렁거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달아오른 블랙이 스스로 몸을 떼어내는 게 수상할 정도로 야했다. 리에네가 손을 뻗어 블랙의 왼쪽 가슴에 손바닥을 댔다. 블랙이 움찔, 상체를 틀었고 제 손바닥에는 순간 꿈틀대며 뛰는 심장박동 소리가 새겨졌다. 순간 궁금해졌다. 제 심장 소리도 이렇게나 크게 그의 귀에 들리고 있을까. 위험한 건 내가 아니에요. 당신이에요. 당신이라는 남자가, 내게. 못 견딜 만큼 위험해요. 그렇게 돼 버렸어.

1655094994758.jpg“할 말이…… 있어요.”

제 팔 사이에 갇힌 듯 누운 리에네를 블랙이 꿰뚫을 것 같은 시선으로 마주했다.

16550949969287.jpg“뭡니까.”

이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남자는 내가 아이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고 실망하지 않을 거야. 그 일로 화를 내지도, 배신감을 느끼지도 않을 거야. 몹시…… 기뻐할 거야. 내가 클라인펠터의 아이를 갖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여기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1655094994758.jpg“저는 오늘도…… 출혈이 있어요.”

블랙의 표정이 굳었다.

16550949969287.jpg“왜 진작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아이 때문이라고 굳게 믿는 눈치였다. 금방이라도 몸을 떼어내 누군가를 부를 것 같은 블랙을, 리에네가 서둘러 붙들었다.

1655094994758.jpg“그게 왜 그러냐면…….”

지금이 말을 해야 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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