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화
다음 날 아침.
라칸과 레눔은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며 밖으로 나왔다.
“보고 싶을 거예요.”
“그래. 나가서 기죽고 그러지 말고. 언제나 당당하게! 알았지?”
“엄마도 참. 내가 어디 가서 기죽고 그럴 수인으로 보여요?”
언제 처연했냐는 듯 라칸이 발끈하자, 레눔이 피식 웃었다.
그는 제 아들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고는 몇 년간 헤어질 아내와 깊은 포옹을 했다.
“미안해. 내 고집 때문에….”
“이이도 참. 나는 오히려 지금이 더 좋은걸요. 매일 밤 다 낡아빠진 책을 반복해서 읽는 모습보단 훨씬 나아요.”
“하하. 이거 참….”
레눔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표정으로 머쓱하게 뒤통수를 긁적였다.
할 말이 없을 때나 멋쩍을 때 뒤통수를 긁적이는 건 아들이나 남편이나 똑같았다.
그녀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가슴께를 탕탕 두드리며 말했다.
“집안 걱정은 말아요. 아버님을 모시는 것 하며 제가 다 책임질 테니까.”
“…무거운 짐을 지게 해서 정말 미안해.”
“나 참. 걱정하지 말래도.”
레눔과 그의 아내 메르누아는 한참이나 그렇게 손을 잡고 서로의 온기를 확인했다.
라칸은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에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자신의 다리에 착 달라붙어 있는 여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오빠 지짜 가?”
“응. 오빠 이제부터 공부하러 가.”
“그러묜 우리 언제 봐?”
“음… 글쎄.”
애매모호한 오빠의 대답에 여동생은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지난 밤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는지 용케 울지 않았다.
대신 굳게 결심한 듯이 말했다.
“나도 나중에 오빠처럼 꿈 찾을래.”
“너도?”
“응. 오빠 꿈 얘기할 때 반짝반짝해써. 나도 나중에 반짝반짝할래.”
“하핫! 그래. 우리 레니, 커서 반짝반짝할 수 있게 나도 멀리서 응원할게.”
“응!”
여동생의 꿈을 응원한 라칸은 고개를 들어 여전히 손을 잡고 있는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아까부터 계속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보았다.
“근데 엄마. 할아버지는?”
“…….”
잠시간의 침묵이 지나갔다.
그 침묵의 뜻이 무엇인지 라칸은 바로 깨달았지만, 굳이 침울한 표정은 짓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꼬리와 귀가 축 늘어지는 것은 막지 못해 메르누아가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아직까지 화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그때 그 화난 표정을 보면 어제를 기점으로 내놓은 자식이 되어버린 게 분명하지.
레눔은 쓸쓸하게 중얼거리는 라칸의 등을 천천히 쓸어주었다.
“그럼 우리는 이만 가 볼게.”
“언제나 몸조심. 알았죠?”
“오빠 잘 가!”
“응. 다들 몸 건강해요!”
더 머물고 싶었지만, 엘레인은 오늘 황궁으로 떠난다고 했다.
여러 가지 절차를 거치고 법을 개정하는 등. 고작 수인 두 명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았으니까.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지.’
당사자가 보기 싫어하시는데 억지로 찾아가서 얼굴을 비추는 것도 못 할 짓이다.
체념한 라칸은 레눔과 함께 엘레인이 기다리고 있을 발론드 공작가로 향했다.
그런데.
“이놈의 자식들. 왜 이렇게 늦게 나와? 느려 터져서는.”
뜬금없는 호통 소리에 라칸과 레눔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들은 보았다.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존재가 요정 다리에서 떡하니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하, 할아버지?”
“아버지가 왜 여기에….”
“지금 그게 중요해? 이렇게 약속 시간 하나 제대로 못 지켜서 나중에 일은 제대로 하겠어?”
필립의 말에 라칸과 레눔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약속 시간까지 아직 널널한데 왜 저러시는 거지?
아니, 그보다 이렇게 호통을 치시는 이유는 혹시 우리가 걱정되어서….
“잠깐. 아버지 혹시 술 드셨습니까?”
“오늘이 아니라 어제 마신 거다.”
“…….”
“뭘 그리 죽을상을 하고 있어. 됐고 얼른 이거나 받아.”
숙취라도 있는지 인상을 찡그린 그가 솥뚜껑 같은 제 아들의 손에 웬 주머니를 쥐여주었다.
그것이 주는 묵직함에 인상을 찡그린 레눔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을 들여다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필립은 혹여나 그가 거절할까 싶어 녀석의 등을 찰싹 때렸다.
“가서 외지인이라고 무시당하지 말고. 알았어?”
“예….”
“알아들었으면 얼른 길 안내나 해.”
“예에?”
그건 또 무슨 소리?
레눔과 라칸이 그게 뭔 소리냐는 듯 쳐다보자, 필립이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예에는 무슨 예에? 계약서 확인해야 할 거 아니야.”
빨랑빨랑 움직여!
의문을 가질 새도 없이 또다시 찰싹 때려오는 매운 손에 레눔과 라칸은 허둥지둥 발론드 공작성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
라칸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 엘레인은 저 멀리 걸어오는 세 쌍의 하얀색 귀를 보고 빙긋 웃었다.
“다행히 화해했나 보네요.”
“그러게 말이다.”
함께 걸어오는 그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엘레인은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는 필립을 보며 뺨을 긁적였다.
‘왜 저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지.’
엘레인은 몰랐지만, 전날 밤 필립은 발론드 공작과의 대화에서 라칸과 레눔이 갑자기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적극적으로 어필한 이유가 황태후의 손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 엘레인을 원망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의 꿈을 일깨워준 것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손에 움켜쥘 수 있도록 책임지고 곁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한 은인에게 어찌 그럴 수 있나?
오히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고로….
“어험. 그 엘레인이라고 했던가? 나랑 얘기 좀 하자.”
“헉! 할아버지? 설마 엘레인에게 뭐라고 하려는 건…. 아, 안 돼요!”
“이, 이놈이 갑자기 왜 이래? 혼내려는 거 아니니까 이것 좀 놔라!”
엘레인은 갑자기 실랑이를 벌이는 두 수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딱히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한 건 아니지만,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보고 뭔 오해를 했는지 라칸은 한동안 필립의 다리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덕분에 손주 녀석을 떼어놓느라 힘을 다 쓴 필립은 진이 다 빠진다는 얼굴로 이쪽을 바라봤다.
“커험. 이거 못 볼 꼴을 보여줬구먼.”
“괜찮아요. 근데 무슨 일이세요?”
“네가 내 아들을 고용한다고 했지? 저 손주 녀석 학교도 책임지고 보내주고 말이야.”
“네. 맞아요.”
엘레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레눔과 라칸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지만, 필립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새하얀 이를 씨익 드러냈다.
그리고는 대뜸 고개를 푹 숙이는 게 아닌가?
“엥?”
“미안하구나! 저 철없는 것들을 이리 거두어주겠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줄 수 없으니. 정말 미안해!”
“아, 아니 그렇다고 사과하실 필요는….”
뭔 짓을 저지를까 걱정하던 라칸 부자도 그렇고 엘레인은 무척 당황하고 말았다.
나이도 많으신 어르신께서 새파랗게 어린 아이에게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니, 괜히 안절부절못하는 것이다.
“내가 짐덩이를 맡기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
“에이, 아니에요. 할아버지도 그때 다리 놓은 거 보셨잖아요. 절대 짐이 될 일은 없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허허. 이렇게 착할 수가. 직접 보니 저 두 친구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할 만해.”
필립의 칭찬에 옆에 서 있던 황태후와 발론드 공작이 피식 웃고는 콧대를 세웠다.
그들의 행동에 부끄러움은 제 몫이 된 엘레인은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저 두 친구가 그렇게 칭찬한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겠지. 저 녀석들을 잘 부탁하네.”
필립은 서글픈 눈으로 엘레인의 손을 꼭 잡으며 부탁했다.
엘레인은 그런 그의 손을 마주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우리 영지엔 일거리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아마 라칸이 졸업하고 와도 할 일이 산더미처럼 있을걸요?”
“허허허! 이거 참 안심이 되는 말이구먼!”
필립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제야 라칸과 레눔도 안심이 되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멀거니 서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황태후는 이내 손뼉을 짝 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 이제 정말 떠날 시간입니다.”
황태후의 뒤로 불만 많은 얼굴의 라네즈와 산뜻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르닐. 그리고 털어도 털어도 계속 나오는 돌가루를 갑옷에서 빼내고 있는 카론이 다가왔다.
그리고 발론드 공작 측에서는….
“엘레인 누님. 정말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꼭 영지에 초대해주세요.”
“물론이지. 그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야 해?”
“네…!”
엘레인과 로엔이 사이좋게 포옹하자, 뒤에 서 있던 라네즈와 아르닐이 경악했다.
마치 복병을 마주한 것 같은 얼굴로 입술을 뻐끔거리고 있는데, 라칸이 인상을 구겼다.
“야, 나는?”
“아. 형님도 잘 가십시오.”
“…온도 차이 실화냐?”
어차피 아카데미에 다녀오면 자주 볼 수 있는 사이다.
전혀 아쉬워하지 않는 로엔의 모습에 입이 댓 발 튀어나온 라칸은 구시렁거리면서 엘레인의 뒤에 딱 붙어 섰다.
근데 어라?
등 뒤가 어쩐지 스산하다?
“떨어져라, 멍멍이.”
“히익!”
라네즈에게 괜히 화풀이를 당한 라칸은 꼬리와 귀를 축 늘어트리며 아버지의 옆에 섰다.
그러나 정작 라칸의 기를 죽인 라네즈는 로엔만을 진득하게 노려보고 있을 뿐이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간이 끝났다.
황궁 마법사들의 외침과 동시에 발밑이 점점 환하게 물드는 와중.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끝낸 사람들 사이로 엘레인이 외쳤다.
“그럼 다들 다음에 봐요!”
파아앗—!
밝게 웃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엘레인 일행은 1차 목적지. 황궁으로 이동했다.
***
한편 시간을 거슬러서, 엘레인이 황궁으로 오기 하루 전.
회의 도중 황태후에게서 한 장의 편지를 전달받은 황제가 심각하게 얼굴을 굳혔다.
“무슨 일입니까?”
오늘 회의에는 오르칼이 참석해 있었다.
그 또한 황위를 물려받을 사람이므로 주변 정세도 알아볼 겸 미리미리 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황제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심각하게 뇌까렸다.
“엘레인이 또 한 건 해냈다고 한다.”
“예? 그럼 좋은 일 아닙니까?”
좋은 일인데 왜 그런 표정이냐.
오르칼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자, 황제가 천천히 그를 돌아봤다.
“조금 있으면 돌아온다고 하는데 어떤 포상을 해줄지 아직 못 정하지 않았나.”
“이런. 제가 모자랐습니다. 다시 보니 국가의 안보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일이었군요.”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오르칼이 덩달아 표정을 굳혔다.
당연히 그 모습을 본 대신들은 ‘이게 그 정도로 중요한 일인가…?’ 따위의 생각을 얼굴 위로 드러내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이미 생각의 나라로 빠져든 두 사람은 그들의 시선에 담긴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참으로 고민스럽군.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지?”
그때 황제의 시선이 대신들로 향했다.
대신들은 흠칫 몸을 떨면서도 입을 꾹 다물었다.
괜히 나댔다가 ‘감히 그딴 걸 우리 딸에게 선물하라고?’라며 역정을 받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계속 침묵만 하고 있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점점 황제의 인상이 찌푸려지는 가운데, 정말 정말 다행스럽게도 외무대신이 슬쩍 손을 들었다.
“그런데 황녀 저하께서 무슨 일을 해내신 겁니까?”
“아, 그걸 말하지 않았군. 이번에 우리 딸이 발론드 공작령의 아주 중요한 다리를 수복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한다.”
“발론드 공작령의 중요한 다리라면…… 상인들이 들어오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그 다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허어. 그것참 대단하군요. 이번 폭우로 완전히 무너졌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리 빨리….”
외무대신에 이어 정보대신까지 감탄하자 황제가 언제 얼굴을 찌푸렸냐는 듯 입꼬리를 들썩였다.
“뿐만 아니다. 무려 양 5,000마리가 떼로 달려가도 멀쩡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하지.”
“예? 그게 정말입니까?”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번엔 회의장에 있던 다른 대신들도 깜짝 놀랐다.
혹시 건축의 신이 강림하기라도 한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 내용은 혹여 ‘과장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만약 황태후가 전달한 내용이 아니었다면 기어코 ‘내용이 부풀려진 게 아닐까요?’라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다리를 다시 만들었다면 상인들 또한 안정적인 왕래를 시작했겠군요.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영지민에겐 천만다행인 일입니다.”
“허어. 그러고 보니 황녀 저하의 재빠른 조치가 아니었다면 발론드 공작령은 한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곤욕을 치렀겠군요. 정말 큰일을 해내신 만큼 그에 걸맞은 포상을 꼭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황제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린 지금, 대신들은 다시금 입을 다물었다.
도대체 황녀 저하께 무슨 포상을 내려야 할까?
모두가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오르칼이 손을 번쩍 들었다.
“엘레인은 꽃은 물론이고 식물을 기르는 것을 좋아하잖습니까. 고로 이번에 특이한 꽃씨를 선물해주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오르칼이 꽃씨가 든 주머니를 꺼내 들었다.
최근 적색 마탑주와 함께 개발한. 일명 반딧불이 꽃이었다.
“꽃? 지금 엘레인에게 꽃씨를 주잔 말인가?”
“밤마다 주위를 밝힐 수 있으니, 굳이 마나등을 켤 필요가 없고 플로스 영지를 더욱 아름답게 꾸밀 수도 있겠지요. 엘레인이라면 참 좋아할 겁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거라면 엘레인이 좋아할 만하다.
안 그래도 최근 영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와중이라고 하니, 영지의 명물이 될 수도 있는 꽃씨가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지.
하지만.
“정말 고작 그거면 된다고 생각하나?”
크게 실망한 듯한 황제의 반응에 오르칼의 눈썹이 크게 들썩였다.
엘레인만을 생각하며 적색 마탑주와 함께 밤낮없이 코피를 흘려가며 개발한 꽃씨다.
그런데 그걸 ‘고작’이라고 하다니?
“그러는 아버지께선 뭔가 좋은 생각이 있으십니까?”
“듣자 하니 발론드 공작이 만든 거대한 인형의 집을 엘레인이 참 좋아했다고 하더군.”
찌릿 노려보며 하는 말에 황제는 의미 모를 말로 답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제 아들을 향해 입꼬리를 슥 말아 올리더니, 자신만만하게 팔짱을 꼈다.
“그 인형의 집을 과자로 만들면?”
“!”
쿠궁—!
오르칼의 등 뒤로 벼락이 내리치는 듯했다.
파르르 손끝을 떨며 입을 떡 벌리는 그를 향해 황제가 씨익 웃었다.
“이번에도 내 승리인 것 같군. 아직 넌 내 뒤를 이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아들아.”
“크윽….”
분한 듯 입술을 짓씹는 황태자와 잔뜩 우쭐해 하는 황제.
부자간의 유치한 기 싸움에 대신들의 눈이 짜게 식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