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내가 떠올린 작전은 간단했다.
적임자도 미리 생각해 뒀으니, 그들이 잘 해내 주기만 하면 된다.
“돈지랄?”
나는 반문하는 이든을 향해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여기 신문에 나온 드래곤 고기가 필요해요. 백쟉밈께서 구해 오실 수 있겠쬬?”
“얼마가 됐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데, 그걸로 뭘 할 생각이지?”
“엘코어를 되찾아 올 비쟝의 레시피를 만들 꼬에요.”
“마물 고기로?”
“무엇을 기대하시든, 상상보다 더 엄청난 맛이 탄생할걸요?”
호기로운 대답에 황금색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하기야, 수인들은 마물 고기를 딱히 조리하지 않고 먹으니까.
쉽사리 상상하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츄르보다 더?”
“녜. 츄르보다 더.”
이든은 군말 없이 하던 식사도 멈추고 마차를 대동해 저택을 떠났다.
‘그리고 그다음 적임자는…….’
나는 이든이 머물던 자리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츄르를 집어 들었다.
“리챠드.”
“네, 아가님. 제가 무엇을, 어찌 도와드리면 됩니까?”
“오늘 밤, 가장 발이 빠른 자를 코노미야 상단의 식재료 저장고로 보내 쥬세요.”
“토리 무크 씨가 적합하겠군요.”
“몰래 저장고의 문을 열어 두고 거기에 츄르를 묻힌 드래곤의 주식을 놓아두면 됨미다.”
남은 츄르를 리챠드의 손에 쥐여 주었다.
내 계획을 눈치챈 리챠드가 ‘호오!’ 감탄을 내뱉었다.
“츄르로 드래곤들을 코노미야 상단의 식재료 저장고로 유인하실 생각입니까?”
“녜. 드래곤들이 그 안의 식재료들을 다 먹어 치우게 만들 거거든요. 하실 수 있쬬?”
“흥미로운 작전이군요! 제가 드래곤의 은신처를 알고 있으니 유인은 직접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바탕 큰 소동을 벌일 생각을 해서일까.
여느 때보다 리챠드의 밤색 눈동자에 초롱초롱 빛났다.
간만에 악당다운 모습이었다.
“죠아요, 리챠드도 얼른 출동해요!”
그들이 각자의 임무로 저택을 비운 사이, 나는 밤새 비장의 레시피를 구상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비스가 발칵 뒤집혔다.
굳이 리챠드를 불러 간밤의 작전을 잘 수행했냐고 물어볼 것도 없었다.
기르신 신문 1면에 떡하니 기사가 실렸으니까.
✒ [속보] 드래곤 2차 습격, 코노미야 상단의 식재료 저장고 털려…… 신년제 요리 대회에 차질 우려
✒ [단독] 황실 소속 보좌관 曰, “이번 신년제 요리 대회의 재료는 개인별로 준비” 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