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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우리 로제타 건드리면 가만 안 둔다 (76/145)

76화. 우리 로제타 건드리면 가만 안 둔다202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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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제타가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독설을 뱉자, 애슐리의 주위에 서 있던 영애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애슐리 또한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로제타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정적 속에 가장 먼저 입을 뗀 것은 바르가스 자작의 차녀, 마가렛이었다.

16549579039402.jpg“어떻게 그런 교양 없는 소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는 하나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따로 있지요!”

16549579039402.jpg“쯔쯧, 경박한 단어 수준하고는……. 어떤 교육을 받아왔는지 알만하네요.”

다른 여인도 합심하여 로제타를 비난했다. 아마 애슐리를 따르는 무리인 듯했다. 푸훗. 맹렬한 비난 속에 로제타는 느닷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열세한 상황에도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재밌다는 듯 미소짓자, 귀족 영애들은 당황하여 눈을 둥글게 떴다.

16549579039413.jpg“오해세요, 여러분. 설마 제가 버틀러 영애께 그런 경박하고 교양 없는 말을 하겠어요?”

16549579039402.jpg“네? 어디서 발뺌을-.”

16549579039413.jpg“방금 그 말은 버틀러 영애가 예전에 제게 직접 언급했던 거랍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뵈니 그때 생각이 나서 저절로 말이 튀어나왔을 뿐, 영애를 욕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러니 괜한 오해는 하지 마세요.”

로제타는 고상한 자세로 샴페인을 홀짝였다. 음, 역시 맛있군. 맛을 음미하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에 두 영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제 의도가 어쨌든 간에 결론적으로 애슐리를 교양 없다고 욕한 꼴이 돼버렸으니 당혹스러울 만도 했다.

16549579039402.jpg“저, 그게……!”

16549579039413.jpg“버틀러 영애, 아무래도 교양 수업을 더 들으셔야겠어요. 민망해하지 말아요. 배움에는 끝이 없는 거니까.”

마가렛은 어떻게든 변명을 하려 했으나, 로제타가 재빨리 못을 박았다. 마가렛의 원망 어린 시선이 로제타를 향했으나 로제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해맑게 눈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16549579039402.jpg“하!

애슐리가 활활 불타는 눈빛으로 로제타를 응시하며 헛웃음을 뱉었다.

16549579039402.jpg“미안하군요, 영애. 당신이 얼마나 무례하던 간에 지성인인 제가 참았어야 했는데!”

16549579039413.jpg“네에, 앞으로는 좀 참고 사세요. 따님이 제대로 못 배웠다는 소리를 들으면 버틀러 백작님께서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

로제타는 정말 안타깝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애슐리는 화를 참기 위해 주먹을 계속 쥐었다가 피기를 반복했다. 이 주제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마가렛이 다급히 주제를 바꿨다.

16549579039402.jpg“그나저나,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바르가스 자작가의 차녀, 마가렛이에요. 그쪽은…… 어느 가문이라고 하셨죠?”

16549579039413.jpg“메이필드 남작가의 로제타예요.”

16549579039402.jpg“아, 메이필드. 죄송해요, 처음 들어본 이름이라.”

뻔하디뻔한 시비에 로제타는 가만히 미소 지었다. 평생을, 그것도 회귀할 때마다 항상 들었던 소리였기에 지겨울 따름이었다. 스스로 갈고닦은 능력 대신 집안 자랑만 해대는 모습은 언제 봐도 참 꼴사나웠다. 발레리안이 곁에 있었다면 같이 비웃어줬을 텐데. 로제타가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난관 속에 함께 실력을 키워간 동료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16549579039402.jpg“파티 참석이 처음이라 별로 아는 게 없으신 것 같은데, 너무 걱정은 마세요. 저희가 친절히 잘- 알려줄 테니까요.”

16549579039413.jpg‘딱밤 한 대씩만 놔줄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네.’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며 열심히 빈정대는 중인 마가렛을 빤히 응시했다. 마가렛은 무릇 귀족 영애란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으나, 결국 핵심은 자신과 애슐리에게 잘 보이라는 얘기였기에 로제타는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속이 뻔히 보이는 짓거리에 멍청이처럼 마냥 당해줄 마음은 없다. 착하게 나가봤자 괴롭힘이 더 심해질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은 아르문트의 권력에 기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테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이 정도쯤도 혼자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를 볼 낯이 없으니까.

16549579039402.jpg“게다가 드레스도 너무 둥둥 뜨는 느낌이고-.”

16549579039413.jpg“그래요?”

가만히 웃고 있던 로제타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16549579039413.jpg“제 드레스가 이상한가 봐요? 제 눈에는 예뻐 보이는데.”

마가렛이 일순 멈칫했다. 주관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로제타가 입은 드레스는 몹시 예뻤기 때문이었다. 애슐리와 로제타, 둘 다 푸른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애슐리가 입은 라트랑제의 것은 지나치게 화려하고 무거워 보이는 한편, 로제타가 입은 건 하늘하늘하면서도 청초한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빛을 받을 때마다 은은하게 반짝거리는 스커트가 얼마나 예쁜지, 마가렛조차도 로제타의 팔을 붙잡고 의상실이 어디인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감히 라트랑제의 주인과 사촌지간인 애슐리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다. 마가렛이 아쉬운 마음을 꾹 참고 거짓말을 뱉었다.

16549579039402.jpg“요,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는 것 같네요.”

16549579039413.jpg“흠…… 그런 것치고는 다들 의상실 이름을 궁금해하는 눈초린데요. 어떻게, 좀 알려드릴까요?”

로제타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주변 영애들이 몸을 움찔했다. 다들 아닌 척 귀를 기울이는 눈치였다.

16549579039413.jpg“이름이 뭐냐면-.”

16549579039402.jpg“알고 싶은 사람 아무도 없으니 쓸데없는 짓 마시죠, 영애.”

그러나 애슐리가 거친 말투로 끼어드는 바람에 결국 이름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누군가는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기까지 했다.

16549579039413.jpg“뭐, 그럼 어쩔 수 없죠. 궁금하면 따로 물어보러 오세요, 그럼. 예약이 어려워지면 곤란하니 특별히 몇 분에게만 알려드릴게요.”

몇몇 영애들이 반갑게 눈을 반짝거렸다. 안 그래도 요즘 라트랑제의 스타일이 질려가던 참이었다. 비싸기는 엄청 비싸면서 고객의 의견을 잘 반영하지 않는 것도 불만족스러웠고 말이다. 마땅한 대체재가 없어서 계속 의상실을 유지하던 거였는데, 이렇게 괜찮은 곳이 있다면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

16549579039402.jpg“아무도 관심 없다니까요. 자꾸 헛물을 켜고 계시네요.”

16549579039413.jpg“글쎄요.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두고 보면 알겠죠.”

로제타의 눈꼬리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장난스러운 느낌의 눈웃음이었으나 애슐리에게는 도발로만 보였다.

16549579039402.jpg‘고작 하녀 주제에……!’

애슐리의 하얀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찌나 부아가 돋는지 목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한때뿐인 총애야 사라지면 그만인 것을, 전하의 힘만 믿고 감히 제게 막 대하는 로제타가 괘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16549579039402.jpg“실례합니다. 아스펠산 레드 와인입니다.”

그때, 애슐리의 곁으로 쟁반을 든 하녀 한 명이 다가왔다. 마침 목이 탔던 애슐리는 가장 가까이 있는 잔을 집어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이것만 마시고 다시 저 건방진 것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6549579039402.jpg“푸우우웁-!”

와인을 마시기는커녕 전부 다 뿜어냈기 때문이었다.

16549579039402.jpg“꺄악! 내 드레스!”

16549579039402.jpg“버틀러 영애! 뭐 하시는 거예요?!”

애슐리의 레드 와인 발사로 피해를 본 영애들이 속출했다. 그리고 재빨리 움직여 소중한 드레스를 지켜낸 로제타는 쟁반을 들고 있던 하녀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16549579039402.jpg“어머나! 괜찮으세요?”

깜짝 놀란 척 다가가 손수건으로 애슐리의 드레스를 마구 문지르며 얼룩을 키우는 하녀는 매우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16549579039413.jpg‘멜라니……?!’

로제타는 제 친구의 의리 넘치는 행동에 경악하여 입을 쩍 벌렸다. 멜라니가 오늘 행사에 지원하러 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손님을 상대로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차마 상상치 못했다.

16549579039402.jpg‘우리 로제타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둔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이러한 각오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와인에 무언가를 넣은 모양이었다.

16549579039402.jpg“와인이 너무 시잖아!”

아마도, 식초를. 로제타는 멜라니의 용맹함에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을 위해주는 마음은 고마웠으나, 뒷감당이 걱정되었다.

16549579039402.jpg“그, 그럴 리가요. 다 같은 와인인 걸요. 다른 분들은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애슐리가 눈을 사납게 치켜떴다. 저런 하녀에게까지도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에 울화가 끓어올랐다.

16549579039402.jpg“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그녀는 더는 인내하지 못하고 멜라니의 얼굴을 향해 손을 치켜들었다. 흔한 손찌검쯤이야 충분히 각오했기에 멜라니는 덜 아프도록 슬쩍 고개를 돌렸다. 탁! 그러나 애슐리의 손은 멜라니에게 닿기 직전 멈췄다.

16549579039413.jpg“……버틀러 영애.”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로제타가 그녀의 손목을 단숨에 움켜잡은 것이었다. 그것도 방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살벌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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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9579039413.jpg“이런 고급 와인은 처음 먹어보셨나 봐요. 익숙지 않아서 추잡하게 뱉기까지 한 걸 보면.”

16549579039402.jpg“너, 너……!”

16549579039413.jpg“그렇지만 애먼 사람을 잡는 건 이제 그만둬야 하지 않겠어요?”

저번과 달리, 보는 사람도 많은데. 로제타가 서늘한 목소리로 충고했다. 라트랑제에서의 일을 언급하는 것이었다. 애슐리는 그녀의 손아귀에서 팔을 빼기 위해 발버둥을 쳤으나, 로제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흥분한 애슐리가 다른 손으로 그녀의 팔을 퍽퍽 때려도 미동도 없었다. 무슨 짐승을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16549579039402.jpg“이러고도 내가-!”

가만둘 것 같아?! 애슐리는 이렇게 소리치려 하였으나, 로제타와 시선이 마주한 순간 모든 의지를 잃었다.

16549579039413.jpg“조심하세요, 영애.”

살이 덜덜 떨릴 정도의 위압감이 그녀의 전신을 감쌌다. 잔뜩 얕보고 있던 여인에게서 풍겨 나오는 기운은 애슐리가 감히 범접한 적이 없는 농도의 것이었다. 절로 숨이 턱 막혀왔고, 자신도 모르는 새 다리가 풀려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16549579039413.jpg“그렇게 덤벙거리다, 큰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요.”

이어지는 로제타의 목소리는 상냥하기만 했지만, 애슐리는 본능적으로 저것이 협박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차마 반박도,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앉아 몸만 바들바들 떨었다. 전쟁은커녕 제대로 된 싸움 한번 해본 적 없는 몸으로 전직 기사단장의 살기를 맛본 대가였다.

16549579039402.jpg“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16549579039402.jpg“당장 그거 놓으세요!”

마가렛과 영애들이 호들갑을 떨며 로제타를 괴한 취급했다. 로제타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냐는 듯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며 손을 떼어냈다. 실제로 그녀가 한 건 손목을 잡은 것뿐이었기에, 다른 영애들은 로제타를 비난하려다가도 애매한지 입술만 뻐끔거렸다. 내심 제 드레스를 망쳐놓은 애슐리에게 짜증이 난 것도 있었다.

16549579039402.jpg“도대체 애슐리 양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다만 마가렛만큼은 계속해서 로제타를 추궁했다. 애슐리의 가장 친한 친구기도 하거니와, 버틀러 백작가는 바르가스 자작이 주력하는 사업의 가장 큰 투자처이기 때문이었다.

16549579039413.jpg“네? 전 그저 무고한 하녀를 보호한 것뿐인데요.”

16549579039402.jpg“한낱 하녀 때문에 고귀한 백작가의 여식에게 폭력을 행사하다뇨!”

16549579039413.jpg“어머, 영애. 눈이 안 좋으신가 봐요. 전 버틀러 영애께서 괜한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도와준 거랍니다. 그 아무리 고귀한 백작 영애라도 자신이 실수한 일로 황궁 하녀에게 손찌검했다는 소문이 나면 곤란할 테니까요.”

어쩜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맞서는지. 심지어 이어지는 추궁에도 로제타의 말투는 고상하기만 했다. 반면 마가렛의 목소리 크기는 끝을 모르고 커져만 갔다. 그녀는 애슐리를 옹호하느라 로제타가 황태자가 데려온 파트너라는 사실도 잠시 잊은 듯했다. 소란이 커지자 멀리 있던 귀족까지도 그들을 향해 흘끔흘끔 시선을 던졌다. 안 그래도 로제타는 소문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었으니,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16549579039402.jpg“그게 말이-!”

16549579178287.jpg“그만.”

결국, 중재를 위해 제삼자가 개입했다. 고개를 돌려 그 주인공을 확인한 마가렛이 헉, 하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놀란 것은 로제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어금니를 꽉 깨물며 눈앞의 여인을 응시했다. 기다란 은발 사이로 드러난 피부는 투명할 정도로 깨끗했고, 적금색을 띄는 눈동자는 흔하지 않은 매력이 있었다. 막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성스럽고도 아름다운 외모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했다. 신이 내린 미인이라는 호칭이 몹시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그것도 로제타가 아주 잘 아는.

16549579178292.jpg“전부 보고 있었으니 이제 그만하시죠, 바르가스 영애.”

아르문트의 미래 아내이자 라그나르 제국 사교계의 퀸, 페이즐리 페레즈 폰 루니엘라가 마침내 등장했다.

16549579178292.jpg“감히 황궁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제정신인가요? 그것도 전하의 파트너 분을 모욕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벌인 것인지 저는 도통 모르겠네요.”

16549579039402.jpg“루, 루니엘라 영애. 저는……!”

16549579178292.jpg“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마가렛은 그 즉시 입을 다물었다. 감히 자신이 어떻게 비벼볼 수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버틀러 백작가와의 인연이 중요하다 해도,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그 루니엘라에게 척을 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루니엘라 영애, 페이즐리는 마가렛에게 차갑게 일갈한 뒤 로제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마주한 순간, 페이즐리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16549579178292.jpg“메이필드 영애, 안녕하세요. 저는 루니엘라 공작가의 페이즐리라고 해요.”

16549579039413.jpg“……안녕하세요.”

애슐리를 상대할 때는 미동도 없던 로제타의 얼굴이 처음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이번 생에는 처음 만나는 것인 데다, 심지어 자신은 현재 아르문트의 파트너로서 이 자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성스러운 얼굴을 마주하자 가슴이 쿡쿡 쑤시는 기분이었다. 돌덩어리를 삼킨 것처럼 속도 막혀왔다.

16549579178292.jpg“실례가 안 된다면 잠시 테라스에서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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