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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화. 걸맞은 대접 (121/145)


121화. 걸맞은 대접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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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니분이 오신 모양이군요. 잠시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셀레나의 곁에 있던 남자들이 가볍게 인사를 하곤 자리를 떠났다. 셀레나는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앙증맞게 인사했다.

그러나 귀엽기 짝이 없던 얼굴은 로제타를 마주하자 금세 짜증스럽게 일그러졌다.

하. 로제타가 짧게 헛웃음을 뱉었다.

언제는 수치스러우니 어디 가서 제 언니라 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더니. 상황이 바뀌자 냉큼 태세를 전환해 로제타의 이름을 팔고 다닌 모양이었다.

그 짓거리를 해놓고도 셀레나는 무엇이 또 불만인지 사나운 눈으로 로제타를 쏘아보기 바빴다.

덕은 보고 싶지만 그렇다고 고개를 숙이긴 싫다는 건가.

참으로 셀레나다운 태도였다.

저 얼굴을 더 봤다간 기분만 더 더러워질 것 같았기에 로제타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옮겨 메이필드 남작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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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어쩐 일이세요.”

로제타가 낮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이쪽도 그리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그저 차악을 고른 것에 불과할 뿐이다.

단지 얼굴만 보았을 뿐인데 벌써 피로감이 밀려들었다.

아직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미리부터 짐작하건대 이 만남은 시끄러운 고함질과 꼴사나운 다툼으로 마무리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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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이냐니! 당연히 우리 딸을 만나러 왔지. 로제타, 오랜만에 보니 더 예뻐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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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녀가 되겠다고 한 날, 부녀 관계를 끊겠다고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메이필드 남작의 입매가 일순 굳었다. 찔리는 데가 있기 때문이었다.

다섯 번째 인생이 시작된 날, 로제타는 곧장 남작을 만나 하녀로 입궁하겠노라 선언했다.

로제타를 적당한 자리에 시집을 보내고 그로 인한 이익을 취할 작정이었던 남작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그는 로제타에게 온갖 협박과 험한 욕설을 쏟아내며 그녀를 막으려 했고, 이를 예상한 로제타는 어렵지 않게 그를 제압하고 그길로 남작가를 떠났다.

그녀가 남작가에서 지원받은 거라고는 남작의 욕지거리와 셀레나의 무시가 전부였다. 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된 옷도 몇 벌 챙기지 못했고, 그나마 있는 돈은 남작에게 빼앗겼다. 만약 발레리안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궁에 들어가기 전까지 적어도 며칠은 굶어야 했을 테다.

메이필드 남작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이처럼 구질구질한 것뿐이었다.

그래놓고 이제 와 ‘우리 딸’이라니, 목적이 보여도 너무 뻔히 보이지 않는가.

로제타가 입가에 비소를 머금고 단란한 부녀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먹고 죽을 돈도 없다며 항상 투덜대던 것과 달리 그들의 복장은 어느 귀족에도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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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가 떠나는 게 너무 속상해서 나온 소리였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라. 너도 부모가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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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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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살이 좀 붙은 것 같구나. 보기 좋아. 지내는 건 좀 괜찮으냐?”

메이필드 남작은 있는 힘을 다해 친한 척을 해왔다.

아주 낯선 태도는 아니었다.

회귀하기 전, 그녀가 황태자의 전속 호위이자 소드마스터 자리에 올랐을 때도 수도까지 쫓아와 알랑거리던 그였으니까.

다만 어쩐지 이번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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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을 들은 거겠지.’

이미 온 제국에 아르문트의 계승식에 대한 얘기가 퍼졌다.

덩달아 로제타와 관련된 소문도 이곳저곳으로 뻗어져 나가고 있었으니, 아마 남작의 귀에도 닿았을 것이다.

여자는 시집을 잘 가는 게 제일이라며 입이 닳도록 주장하던 그였다. 그러니 ‘제국 제일검’보다는 ‘황태자의 총애를 받는 정부’라는 지위를 더 만족스러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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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참 복도 많지. 그래, 전하께서는 어디 계시냐? 얼른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 허허.”

메이필드 남작이 인자한 웃음을 걸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셀레나의 초록색 눈동자는 기대감으로 반짝거렸다.

아르문트가 언급되자 로제타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여태껏 무표정을 고수하던 그녀였으나 더는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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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머리들을 아르문트에게 보일 순 없어.’

그녀는 차갑게 눈을 내리깔았다. 붉은 입술 사이로 억눌린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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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뵐 수 있는 분이 아니에요. 그러니 돌아가세요. 괜한 소란 만들 생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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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라니! 장인 될 사람으로서 미리미리 인사를 해둬야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말했으나, 메이필드 남작은 그녀가 낮춘 만큼 제 목청을 키웠다. 그 탓에 주변 사람들이 시선이 빠르게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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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딸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도 좀 드리고 말이야.”

남작은 자신이 다정한 아버지라도 된 양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 분명했다. 자신이 황태자의 장인 될 사람이라 과시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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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떠나라고 했어요.”

로제타의 두 뺨이 수치심으로 붉어졌다.

어떻게 이 인간은 이렇게까지 한결같을 수 있을까. 아무리 회귀를 해도 바뀌지 않는 태도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그녀는 주먹을 강하게 말아쥐며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아르문트가 다른 귀족들과 대화를 끝내고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

얼른 보내지 않으면 아르문트에게 이 꼴을 들킬지도 몰라.

가슴속에 두려움이 치솟았다.

로제타는 남작이 무어라 항변하기 전에 다급히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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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번처럼 직접 옮겨드려야 속이 시원하시겠어요?”

메이필드 남작의 순간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몇 달 전 로제타가 그를 제압한 후 소파에 던져놓은 것을 떠올린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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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감히 아버지한테……!’

남작의 눈 위로 짧게나마 노기가 감돌았으나 빠르게 자리를 감췄다.

주변의 시선이 아직 그들에게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한때 지방 사교계에서 활약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로울지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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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애야. 내가 미안하구나. 아비로서 널 더 자주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어. 사과하마. 부디 그리 매정하게 대하지만 말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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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속상한 건 알지만 아버지께 말이 좀 심하잖아. 언니, 연애하더니 갑자기 너무 변한 거 아니야?”

셀레나가 볼을 부풀리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더욱 많은 시선이 로제타에게 따라붙었다. 그들이 의도한 그대로였다.

로제타는 이를 꽉 깨물고 침묵했다.

마음만 같아선 당장 둘의 목덜미를 잡고 황궁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었다. 아니면 제발 헛소리 말고 좀 꺼져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된 이상 그럴 순 없었다.

이보다 더 매정한 모습을 보였다간 또 소문이 날 게 분명했다. 황태자의 정부가 제 가족에게도 모질게 구는 악녀랍시고 말이다.

그녀가 지금껏 메이필드 가에서 어떤 처우를 받아왔든, 무슨 사정이 숨겨져 있든 그것은 대중이 알 바가 아니었다. 때로 남보다 못한 가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웬만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려 하리라.

그들은 그저 흥미로운 가십을 신나게 소비하고 싶어 할 뿐이었다. 그 내용이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더더욱 좋고 말이다.

지금까지 로제타는 자신에 대한 소문이 어떻게 나든 무심한 편이었으나 이제는 아니었다.

아르문트가 청혼을 준비하고 있는 이상, 그녀 또한 제 이미지를 살뜰히 챙겨야만 한다.

다만 차마 제 입으로 메이필드 남작에게 살가운 말을 건넬 수가 없어, 그녀는 그저 침묵을 택했다.

이조차 쉽지는 않았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질책을 애써 참아넘겨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가장 최악으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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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기어코 아르문트가 로제타를 발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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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군. 루니엘라 공녀가 그대를 보지 못했대서 걱정했어.”

아르문트는 아주 오랜만에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를 반갑게 감싸 안았다.

평소 같았으면 로제타도 활기차게 그를 맞이했을 테지만……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녀의 반응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훑어보았다.

메이필드 남작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허리를 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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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전하! 메이필드가의 가주, 올리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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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메이필드입니다. 언니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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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필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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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 로제타의 아버지 됩니다.”

일순 아르문트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시선을 옮겨 로제타의 얼굴을 살폈다.

그녀는 현재 기분이 처참하기 짝이 없었으나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바르르 떨리는 입꼬리에서 그 절망감이 드러났다.

돌연 황금빛 눈동자 위로 흉흉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르문트의 눈매가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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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로제의 아버님과 동생분이셨군요. 저 또한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곳곳에서 숨을 크게 들이켜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큼 놀라운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곧 황제의 자리에 오를 그가 일개 남작에게 존대하다니. 아무리 제 연인의 아비라고 해도 몹시 이례적인 일이었다.

메이필드 남작도 이 정도 반응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는지 경악하여 입을 쩍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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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녀한테 그렇게 죽고 못 산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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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황제가 되실 분이 어떻게…….”

귀족들은 최대한 목소리를 죽이고 소곤거렸다.

곧 메이필드 남작의 주름진 얼굴 위로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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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하하! 예! 정말 반갑습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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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안쪽으로 가서 얘기 나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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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기서 해도 괜찮은데.”

아르문트의 제안에 셀레나가 서둘러 대답했다. 주변 귀족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상황이 퍽 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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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중요한 손님인 만큼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드려야죠.”

그의 말에 남작의 입이 거의 찢어질 것처럼 벌어졌다.

셀레나 또한 고고하게 턱을 치켜들고 리처드의 안내에 따라 걸었다.

반면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로제타의 표정은 참담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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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이가 입술 안쪽의 살을 파고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건 다행이었지만, 마냥 안도하기에는 아르문트가 큰 오해를 하는 듯했다.

저대로 그가 남작과 셀레나에게 거한 대접을 하도록 둘 수는 없다. 당장 죽는대도 그 꼴만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제 가족의 실상을 어떻게 밝혀야 할까. 입을 뗄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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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방에 들어가자마자 말하자. 내 가족 아니라고.’

피만 이어졌을 뿐 모르는 사이나 다름없다고, 그리 말해야겠다.

고민 끝에 로제타가 굳게 다짐했다.

몇 개의 통로를 지나 그들은 황족을 위해 따로 준비된 내실에 도착했다.

끼이익-.

기름칠이 덜 된 문이 소리를 내며 닫혔다.

그리고 마침내 로제타가 사실을 고백하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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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아르문트의 목소리가 언제 다정했냐는 듯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나워졌다.

입가에 걸린 미소도 씻은 듯 사라지고, 흉포한 맹수의 얼굴이 드러났다.

당황할 새도 없이 명령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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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꿇려.”

리처드는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망설임 없이 남작의 오금을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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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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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악! 뭐, 뭐 하는 거-!”

남작이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넘어지듯 무릎을 꿇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란 셀레나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불쌍해 보이는 모습이었으나 리처드는 자비가 없었다.

커다란 손이 셀레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남작에게 한 것보다야 약과였으나 운동 한번 해본 적 없는 셀레나는 금세 균형을 잃고 엎어졌다.

몇 초도 안 되는 사이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로제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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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남작이 바닥에 얼굴을 박은 채로 목청을 높였다. 그는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리처드의 발이 그의 등을 누르고 있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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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 놀라지?”

아르문트가 긴장한 로제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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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에게 걸맞은 대접을 해주는 것뿐이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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