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병의 환생 139화
"……그래요, 당신이 하고자 하는 건 그런 일이죠."
그런 그가 안쓰러워 보인 것일까?
그녀의 기억을 이어받은 존재가 쓸쓸히 미소를 지으며 차차 고개를 숙여갔다.
"자신이 발을 붙이고 있는 세계를 바꾼다는 건 무척이나 고독하고, 아무에게도 환영받을 수 없는 일이니까."
세간에서는 분명 악이라고 정의하는 일.
이제까진 그런 악이 되어서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세운 목적일 뿐.
이제까지 자신의 힘의 근원이 되어주었던, 그 지표로 삼았던 자가 사실은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면.
그것을 지표로 삼은 자신은, 그 이후에도 정녕 올바름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만약 제가 없었다면, 당신은 그녀라는 지표를 두고 끊임없이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 지금의 답은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설령 자신이 생각해온 것과 다르다 할지라도, 왜곡된 현실을 옳다고 믿는 자는 쉽게 외도에 들어서는 법이니까.
제국이 추구하는 올바름이 얼마나 어긋나있는지 줄곧 실감해오지 않았는가?
그러니 두렵더라도 들어야만 했다. 만약 그녀가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대답해드려야겠죠. 그것이 당신의 믿음에서 태어난 저의 사명이라 할 수 있을 테니……."
거기까지 말을 이어간 그녀가, 이내 그 말꼬리를 흩트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에 맞춰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이 피부를 쓸어내린다.
차갑고, 서늘한…….
그로부터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운데, 그녀가 떨리는 입술로힘겨이 입을 떼어 냈다.
"카일. 그녀는 말이죠."
말없이.
제 불안만을 곱씹던 카일이, 그제야 제 앞에 있는 여인의 안색을 살피게 되었다.
스승과 같은 기억을, 그 삶을 재현한 존재의 몸이 떨리고 있다.
그건 분명 두려움이라는 감정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녀가 하고자 하는 건 카일과 마찬가지로, 이 공간을 빌려 자신의 수치를 고백하는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사실은……. 당신이 이런 식으로 신앙을 가질 만한 존재는 절대로 아니고요."
하지만 그 정도야 이미 자각하는 일이다.
애초에 아무것도 모르고, 부족해 보이는 사람에겐 유능한 사람이란 뭐가 됐건 대단해 보이는 법이니까.
하지만 전능하다곤 할 수 없는 그녀도, 같은 사람에게 있어선 존경해 마땅한 사람이었다.
그 동경을 끝내 이루지 못했으니 더욱이 열망할 수밖에 없다고…….
카일의 신앙은 그 모든 것을 감수하며 다져진 것이었다.
"능력이 있다곤 해도 고작 그것뿐이었죠. 병약했던 몸으로 할 수 있는 취미라곤 책을 읽는 것 뿐……. 그저 그렇게 선조들이 남긴 성과만을 섭렵해온 그녀였기에, 당신과는 달리 행동하는 것에 대해선 서툰 사람이었어요."
그 역시 알고 있는 바다.
그녀는 언제나 후방에 있는 환자들만을 치료할 뿐, 파견을 나갈 때를 제외하면 직접 누군가를 찾아가거나 하진 않았으니까.
환자를 구하고자 최전선까지 뛰쳐나가는…….
그런 자신과 같은 배짱을 발휘하는 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맞춰줄 뿐……. 정작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책을 보는 것밖에 못하는 사람이었죠."
그것이야말로 피오 아스클레가 가진 인간상의 전부.
그 면모를 되새긴 순간 카일은 직시했다.
제 몸을 끌어안고 있는 그녀가, 지금 제 질문에 답을 하는 데에 왜 두려움을 느꼈는지를.
"그래요, 그녀의 처치는 언제나 환자의 의사에 맞출 뿐……. 그러니 환자가 안락사를 희망한다면,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자에게 독약을 처방해주겠죠."
이단이라는 미지의 공포를 받아들일 바에야, 차라리 광신에 맡긴 안락사를 택하고야 마는 시대.
"그런 사람이니까. 아마도 그녀가 당신과 같은 위치에 있었다 해도, 제국을 바꾼다는 목적을 상정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 시대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설령 이 시대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더라도, 이 시대가 그걸 바란다면 그런 세태에 순응하고자 할 것이라고.
"……물론 전생이었다면 그런 태도로도 의사로써의 활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겠죠. 이런 태도에 문제가 있어도, 그녀와는 다른 태도를 가진 이가 그를 대신해줄 수 있으니까."
그래, 그 시대엔 주도적이지 못한 그녀를 이끌어줄 지도자들이 존재했다.
그녀의 잘못을 꾸짖어줄 동료들 역시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이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상태.
앓고 있는 고통마저 신앙이라는 진통제에 망각해버린 시대에선, 그 처방이 끝내 안락사로 이어지더라도 제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 시대다.
주도적이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
"그래서 당신이 부러워요. 저는 차마 꾸짖을 수 없는 문제를, 그렇게 당당하게 나무랄 수 있는 모습이……."
"……."
"…아마도 그녀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렇게 말했겠죠."
제 뒷말을 정정한 피오의, 그 기억을 이어받은 허상이 서글피 웃으며 제 가슴에 손을 올렸다.
지금의 말을 하는 것조차도 불안한 듯. 가슴이 아픈 듯이.
"카일."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말을 멈추지 않는다.
"이런 시대에, 당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동반자가 허상뿐이라는 건 분명 두려운 일일 거예요. 그 허상마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도 더 보잘 것 없다고 한다면 더욱 그럴 테고요."
그의 이상에 탄생한 존재이지 않은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물음에 답을 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자가 아닌가?
"하지만 카일.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어요. 과거의 존재는 시간의 흐름에 묻어졌고, 과거의 존재여야만 하는 당신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재를 살아가게 되었죠."
그러니 그녀는 자신의 부족함을 말하는 데에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홀로 내던져졌으니 두려울 법도 하겠죠. 하지만 지금의 당신은 그 두려움을 이제까지 버텨내었고, 과거의 당신은 이루지 못할 거라 여겼던 일들을 이루어내기까지 했어요."
이 순간 무너질지도 모르는 제 제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라면. 그녀 역시도 분명히 이렇게 행동했으리라 굳게 믿으며.
"그러니 앞날이 두렵다면 잠시 과거를 돌아보도록 하세요. 그녀와 함께 지냈던 것이 아닌, 그녀의 가르침을 받은 후 당신이 이룬 일들을요."
그렇게 그녀는 말한다.
카일 페터슨의 삶과, 그를 넘어선 두 번째 생을.
그 의지를 이어받은, 셰인 골드리안이란 소년이 살아왔던 삶을.
"당신은 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교수대로 나아가고, 그곳에 있던 집행자를 고발한 것을 후회하시나요?"
"……."
"이단의 땅에서나마, 제 조국이 가졌던 올바른 사상을 전파했던 일을 후회하고 있나요?"
"……아니."
"배교의 길을 택한 아이가, 다시 빛을 거머쥘 수 있게 했던 건……."
-뿌드득.
이가 갈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밑으로 늘어진 두 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 떨림을 인지한 피오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그 섬에서 보았던 빛이 잘못되었다 생각하나요?"
"그럴……."
대답이 들려온 건 한참이 지난 후.
"…그럴 리가, 없잖아."
많은 것을 각오한 대답이었다.
옳다는 것만은 긍정하고 있지만, 그 옳음을 주장하는 데엔 많은 책임이 뒤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잘못된 시대상을 바꾼다는.
그 과업이란 그만한 각오를 짊어져야 하는 일이니.
"나는……."
하지만 설령 세상이 그 각오를 부정한다 해도 그는 주장하고 싶었다.
"나는, 그 빛을 계속 보고 싶어."
아니, 증명하고 싶었다.
그 섬에서 보았던 그 빛은, 결코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그녀가 나를 구해주었던 것처럼……."
그 빛을 만들었던 데엔 많은 지지자들이 있었다는 걸.
그들을 통해 이런 시대라도 제 조국의 이상을 따라주고, 더욱 나아가 그 모두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 받았는데.
"그런 방식으로도 인간이 구제받을 수 있다는 걸……. 진정 사람을 구하는 게 당신과 같은 우상이 아닌,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이 세상에 가르쳐주고 싶어."
빛을 거머쥐는 것도, 집행을 하는 것도 인간인데, 구제만은 신의 손에 맡겨야 하는 사회가 제대로 되었을 리가 없다.
신을 등에 지며, 진실에서 눈을 돌릴 뿐인 장님뿐인 사회가 제대로 되었을 리가 없다.
그렇게 굳게 믿는다.
제 눈앞에 있는 사람처럼.
"그래요 카일."
자신과 달리 행동할 기회조차 거머쥐지 못한 그녀처럼.
"시작은 그녀에게서 비롯되었을지언정, 그 경험만은 오롯이 당신의 것이에요. 그리고 지금 당신이 발휘하는 그 열정 역시도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의 것이죠."
그래, 피오 역시도…….
그녀 또한 그가 가진 빛에 매료되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실력은 서툴지만 행동만은.
그것을 부추기는 신념만은 올곧은 자이니까.
"지금의 당신은, 피오의 제자가 아니게 되더라도 많은 것이 남아 있어요."
그런 그가 사람을 살리는 길에 들어선다면, 분명 자신보다도 더 희망적인 존재가 되어줄 것이다.
그렇기에 피오는 자신의 얼마 안 남은 생을 바쳐, 눈앞에 있는 남자를 제자로써 거두어들였던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아요 카일. 이런 세계라도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있다는 걸 상기하는 거예요. 그들과 함께, 당신이 행해온 모든 일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세상에 증명하는 거예요."
그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직시한 순간, 이윽고 그들이 서있는 자리에 서서히 광명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삭막했던 전장에 빛이 내리쬐며, 서늘했던 피부가 녹아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 빛을 응시하던 그가 돌연히 등을 돌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무의식적으로.
"지금의 제 대답……. 충분히 답이 되었을까요?"
그때와 같다.
밖에서부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기에.
"…그래."
그리고 그 역시 이곳에만 안주해선 안 된다 생각하고 있으니.
그 마음을 배려하듯, 그녀는 그런 카일을 향해 손을 뻗거나 다가서지 않았다.
그저 벽에 그려진 그림. 등을 기댈 수 있는 기둥…….
그 정도의 역할을 자처하는 이에게, 그 이상을 기대해서는 안 될 테니까.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러니 지금의 기약도 가벼운 마음으로.
그저 언젠가 다시 있을 만남을 기대하는 정도로 그치면 그만인 문제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여기고 떠나갈 수 있으면 좋을 테지만…….
'딱 한 번만…….'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여유가 허락된다면.
"…카일."
이윽고 벅차오르는 심정을 버티지 못한 카일이, 자리에서 달려나가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
붉어진 눈시울에 고이는 수분이 차차 덩어리지고, 이윽고 그것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약속, 했잖아요."
아주 잠깐만.
그녀의 기억을 투영한 존재에게, 그렇게나마 그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기고 싶어서.
"돌아온다고 했으면서……."
제 스승의.
그 모습을 투영한 조각상을 끌어안은 채로. 그녀의 지식이 적힌 성서의 기억들을 되새겨보며.
"왜 날, 혼자 버려두고 간 거야, 대체 왜…….
그렇게나마 속에 쌓아두기만 했던 절규를 이 자리를 빌어 털어낸다.
이제는 그 누구도 받아줄 수 없으리라 여겼던, 그 비탄을 이 자리를 빌려 내지르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당신이 없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카일."
"당신의 빈자리를, 나 같은 반푼이 녀석이 채울 수 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자신의 이상이 옳은지 그른지도, 세간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어떤지도. 미래나 사명 같은 건 지금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왜 그런 말을 하고 떠난 거야, 당신이 없는 나는, 대체 어떻게 하라고……."
이제야 겨우 자신의 이해자를 만나지 않았는가.
200년의 시간을 넘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자를 만나지 않았는가.
비록 현실엔 존재할 수 없고, 그저 벽에 그려진 그림이 의지를 가진 것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설령 그렇다 해도 지금만은 이 행동을 허락해주었으면 한다.
그녀가 이 순간을 내치지 않기를 바란다.
"……가엾은 카일."
이윽고 피오의.
그 기억을 이어받은 존재가 그의 몸을 끌어안아주었다.
"이제야 겨우 답을 찾았는데도, 당신은 여전히 과거에 남은 상처에 괴로워하고 있군요."
아무리 제 우상의 부족함을 직시하고, 그럼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해도…….
도리어 그 길을 관철하기에, 그의 삶은 자유를 잃은 채 영원히 구속된 채 살아갈 것이다.
맹세라는 이름의 저주로.
진정 세계가 바뀌지 않는 한, 그는 스스로를 끝없이 밀어붙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럼에도 나아가길 희망하는 그를 말릴 수 없다면…….
"괜찮아요 카일."
하다못해 자신이 그가 흘리는 피를 막아주는 붕대가 되어주리라.
걷는 것조차 버거운 그의 목발이 되어 주리라.
"설령 그 아픔이 당신을 괴롭게 할지언정, 그 아픔을 감내한다면 당신은 앞으로 부닥칠 시련에 대항할 큰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을 테니까요."
나아가는 것마저 주춤거리는 그들의 몸이, 서서히 광명에 감싸이기 시작했다.
보다 환하게.
병들었던 그의 마음에, 결코 지워질 수 없는 그 상처를 따스히 포개어주기라도 하듯이.
"그래도 그 상처가 아려온다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저는 언제나 이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 광명 속에서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보다도 환하게.
더 환하게…….
* * *
-끼우우…….
잠에서 깨어났을 무렵 들려오는 울음소리.
테이블에 뉘어진, 제 손을 핥고 있는 소녀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콘."
이미 해가 저문 듯 어두워진 하늘 아래, 그녀의 뿔에서부터 새어나오는 빛이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근래에 뿔에 신성력을 주입한 적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설마 다른 성직자들이 그녀의 뿔에 신성력을 주입한 것일까?
-끼우우…….
아니, 이건 자신의 신성력이었다.
아마도 잠을 자는 중에 다가온 그녀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뿜어내는 신성력을 스스로 흡수한 듯하였다.
"그래, 너였구나……."
어째서 제 스승의 기억이 구체화 될 수 있는지를 어렴풋이 이해했다.
그래, 분명 이 아이가 가진 힘이 자신에게 영향을 준 것이리라.
자세한 원리는 알 수 없어도 그러리라고…….
"고마워 콘."
그것을 자각한 순간 차오르는 울컥함이, 이내 감사가 어린 손길이 되어 그녀를 쓰다듬어주었다.
"줄곧, 내 곁에 있어줘서."
조용히 그녀의 몸을 끌어안아주는 셰인.
그런 품 안이 포근히 여겨진 듯, 콘이 울음소리를 거둔 채 조용히 얼굴을 비벼대었다.
그마저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한 채, 이내 피로에 지친 그녀가 셰인의 침대에 조용히 몸을 눕혔다.
셰인은 그런 콘을 쓰다듬어주고, 이내 채비를 갖춘 후 조용히 방을 벗어났다.
"자고 있어. 금방 끝내고 올 테니까."
스승의 잔재를 마주함으로써 제 목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 목적에 대한 불안이 모두 없어졌다곤 할 수 없지만, 그런 잔재를 게워내며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안고 정진하는 것은 조금 뒤의 이야기.
아직 그에겐 이 영지에서 이뤄야 할 일이 하나 남아있었다.
"……오셨군요, 셰인."
이윽고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앞서 기다리고 있던 자가 셰인의 이름을 불렀다.
세실리아 라인하르트.
셰인이 두 번째 생에서 처음으로 구했던 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