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의무병의 환생-166화 (166/255)

의무병의 환생 166화

생명이란 남성과 여성…….

즉, 생물학적 암컷과 수컷이 각각 체내에 존재하는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킴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반드시 생식기를 부합시키는 '성교'행위를 할 필요가 있으며, 즉 생명의 잉태란 그 자체로 누군가와 성교를 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그에 예외 된 방식으로 생명을 잉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무리 산부인과가 전공이 아니라 해도, 카일은 분명 그러리라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가능해요."

제 스승의 지식을 이은 존재의 대답을 듣기 전까진.

"……뭐?"

"가능하다고 했어요."

멍하니 피오를 쳐다보는 셰인.

"정말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묻자 피오가 바로 대답했다.

"확실히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론상으로 불가능하다곤 할 수 없는 일이에요. 확률적으로 본다면……. 10% 정도?"

10%라니.

산부 10명 중 1명이 관계를 맺지 않고 임신을 한다는 말인가?

"너무 높지 않아? 거의 10명의 여성 중 한 명 꼴로 처녀수태를 한다는 건데……."

"남자도 가능해요."

"아니 씨발."

이어지는 말에 욱하며 비명을 지르는 셰인.

피오가 눈살을 찌푸리며 야단치듯 손가락을 펼쳤다.

"셰인. 그런 나쁜 말 하면 못 써요. 자꾸 그러면 '떽'해줄 거예요?"

"……나쁜 말은 내가 아니라 네가 한 거잖아."

"나쁜 말이라니, 카일은 제가 의학에 대한 부분에 말장난을 하는 경솔한 사람으로 보이시는 건가요?"

침울한 표정은 자신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에 석연찮음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확실히 피오가 천진한 성격이라도, 의학적 견해에 대해선 한 없이 진지한 사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 해도, 그녀가 확실하게 단언을 한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뜻이 될 것이다.

'남자가 임신하는 것도 말이지.'

도저히 자신의 상식선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10%, 라고 했지?"

혼란을 가라앉힌 카일이 그녀를 향해 되물었다.

전체 산모의 10%라거나, 성관계를 하지 않은 사람 중의 10%라거나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떤 통계의 10%'인지에 대해서.

그 분야가 어느 정도의 규모냐에 따라, 지금 벌어진 일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혹은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그 10%에, 천문학적인 확률이 더해져야만 가능한 일이에요."

역시 그럴 줄 알았지.

그 10%의 카테고리에서도 희귀케이스로 꼽히는 일이란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말할 거면 그냥 처음부터 천문학적이라고 말하면 될 텐데……."

"이런 건 세세하게 나눠놔야 설명하기도 쉬워지니까요."

질 나쁜 농담이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셰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말로 처녀가 임신하는 게 가능하단 말을 듣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처녀의 임신…….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적어도 전생에선 제 스승이 단언해 말한 것 중 틀렸던 건 하나도 없었다.

그건 그녀의 우상을 이어받은 존재 역시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기에 셰인은 그녀의 말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그저 인생을 두 번 살다보면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 하는 생각만이 들 뿐.

"그런데 셰인. 그런 건 왜 갑자기 궁금해지신 건가요?"

어느 정도 혼란이 가라앉았을 무렵, 피오가 셰인을 향해 뒤늦게 물었다.

그녀는 제 심상에 존재하되 기억은 공유할 수 없는 존재.

뜬금없이 찾아와 처녀가 임신하는 게 가능하냐는 둥, 그런 걸 물으면 당연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은……."

뒤늦게 셰인이 피오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을 설명해주었다.

옛 유모의 죽음, 살인사건으로 추정되는 증거, 그리고 엘레오노라와 그레이스에 대한 이야기까지.

"아이를 배고 있는데도 무고를 주장한다라……."

그 중 피오가 관심을 가진 건 그레이스. 애초에 셰인이 이곳에 들어온 이유였다.

떠나려던 자신의 옷자락까지 붙잡으며 애타게 우는 그녀는, 그 누가 보더라도 억울한 사람 그 자체라 할 수 있었으니까.

"카일, 당신은 정말로 그녀가 무고하다 생각하시는 건가요?"

하지만 심상에만 존재할 수 있는 피오는 셰인과 기억을 공유하지 못하는 상태.

그렇기에 그가 왜 자신이 천문학적이라 주장한 일을 인정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

"가능하다곤 하지만 그건 이론상의 일일 뿐이에요. 저 역시 그런 사례가 있다는 걸 들어본 것뿐이지, 셰인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그녀가 거짓을 말한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떠올렸겠죠."

진지한 눈빛이다.

그건 셰인처럼 무지하기 때문이 아닌, 오히려 그런 현상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기에 가지는 확신이었다.

그 어느 학자라도 그녀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 그녀가 순결하다는 확신을 가지는 이유가 있으신 건가요?"

0.1%도 아닌 0.000…….

혹은 그 이하에 달하는 확률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다름 아닌 제 앞에서 벌어졌다는 건 그 자체로 믿을 수 없는 일일 테니까.

"빛……."

하지만 셰인은 피오보다 지식이 부족할지언정, 그녀가 알지 못한 개념을 접한 상태였다.

"빛이요?"

"그래, 아주 조금이지만, 그녀에게서 빛이 느껴진 것 같았거든."

아주 희미하기에 착각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지만, 그런 잠깐의 느낌조차도 셰인에겐 마냥 무시하기 어려운 가능성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셰인이 그렇고 성직자들이 그렇듯, 신성력을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지조를 갖추고 있으니까.

즉, 그들이 무언가를 강력히 주장한다면, 그 발언은 십중팔구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건 빛을 거머쥔 셰인과, 그런 셰인이 발한 빛을 보고 로열나이츠의 권한을 쥐어준 제국이 인정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내가 오기 전부터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있었지.

달빛을 신상으로 삼아 간곡하고 절박하게.

그때 느꼈던 억울함이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자신이 느꼈던 빛 또한 착각이 아닐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너도 내가 그 기적을 인정한 덕에 태어날 수 있었던 거잖아? 그런 마당에 기적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외면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

"네, 그렇긴 하죠."

비록 본래 피오는 빛을 거머쥐진 못했지만, 그 힘에 대해서는 겉핥기로나마 고찰해 본 경험이 있는 몸이었다.

이 세계에서 빛이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상태.

그렇기에 제 앞에 있는 자가 말한 천문학적인 가능성도, 빛이라는 지표를 통해 그 확률을 끌어올렸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셰인. 당신이 그 기적을 인정한다는 것이, 그 여인이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걸로 이어지진 않을 거예요."

그래, 애초에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거늘, 마음의 고결함을 증명한다고 선인이라 단정을 내릴 순 없는 법이니까.

설령 무고하다 할지언정, 그 증명에 강박을 느껴 부정을 저질렀을 수도 있는 일.

그러니 아직은 그레이스에 대한 의심을 져버릴 수 없는 현재, 그녀를 구한다는 건 즉 '죄인을 구제한다'는 걸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일반적인 성직자라면 그 자체로 신앙에 해를 입을 일.

"아무것도 모른 채로 죄를 저질렀을 수도 있지."

하지만 셰인은 기적을 존중하되, 그 근간을 교리가 아닌 스스로의 정의에 두고 있는 자다.

그렇기에 세간에서 죄인이라 부르는 이들조차 달리 받아들이고, 이 손으로 치료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일에 죄책감을 느끼고, 거기에 밀려 자기가 한 일을 정당화한다니…….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는 거잖아?"

적어도 셰인의 기준으론.

지금의 이건 결코 구제 같은 것이 아니다.

구제라고 한다면, 그 구제 역시 죄인에게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는 데에 필요한 과정일 뿐.

그레이스가 정말로 범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녀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계속 무고를 주장한다면 손을 뻗어야 할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올바른 판결을 위한 구제라."

그 의견을 들은 피오가 나직이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셰인이 조용히 물었다.

"역시 공감하기 어려울까?"

"아뇨, 이해해요."

피오가 싱긋 웃으며 화답했다.

"저는 피오임과 동시에 당신에게서 태어난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당신의 정의가 올곧을수록, 저의 존재감 역시 더욱 뚜렷해지겠죠."

자신이 학자이면서 기적을 이해하고자 하듯. 그녀 역시 학자이면서 우상에 걸맞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존재다.

그러니 그의 마음 역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에 공감을 해주고, 더욱이 힘을 실어주는 것이 우상이 된 자의 역할일 테니까.

"하지만 학자로서도, 신자로서도 미숙한 당신은 이 사태에서 고려할 수 있는 부분도 한정될 수밖에 없겠죠."

그런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건 오지랖이라 부를 일일까?

"……무슨 의미야?"

"엘레오노라, 라고 했었죠? 그레이스라는 분을 별채에 숨겨두기로 결정했던 사람이요."

의문을 느끼는 셰인에게 돌아온 것은 안주인의 이름.

그것이 거론된 순간 셰인의 얼굴이 묘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피오가 마저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셰인. 한 번도 의문을 품어본 적이 없으신 건가요? 그녀가 왜 그레이스 씨를 남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 계속 숨겼는지에 대해서."

* * *

놓치고 지나치기 쉬운 일이지만, 피오는 카일보다도 먼저 의무부대의 대장자리에 올랐던 몸이다.

전쟁통에도 정치질이 만연한 전장에서 장교자리에 오른 몸.

그것도 카일이 좌천된 데에 비해, 그녀는 그 자리를 꽤나 오랫동안 지켜온 수완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즉 정치질이 전문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다는 것.

그런 그녀의 눈으로 보았을 때, 골드리안 가문 내의 사정엔 의구심이 드는 점이 적잖게 존재하고 있었다.

"대체로 귀족사회에서 가문에 권력을 쥔 자가 여럿이라면 싸움은 피할 수 없을 텐데, 정작 카일이 보았던 골드리안은 그런 낌새가 희미한 편이라고 하셨죠."

단순히 그녀의 존재가 드러나면 혼란이 생길 것 같아서….

정말로 그런 이유로 그레이스를 별채에 두었을 수도 있겠지만, 경비병들의 기강도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광경을 보면 누구라도 그녀를 '가둔 채 방치했다'고 느낄 것이다.

그 또한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었다 할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엘레오노라의 사정만을 고려했을 때의 일일 뿐이었다.

"정실인 엘레오노라 씨는 몰라도 그녀를 둘러친 첩실들…. 그녀들은 지금 그레이스 씨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결속을 다지고자 외부에 적을 만드는 경우는 적지 않은 법.

그녀들이 정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 결속을 위한 제물로 그레이스만큼 좋은 타깃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만약……

"만약 그녀들이 그레이스 씨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고, 그걸 엘레오노라 씨가 결속을 위해 일부로 방치하거나 부추기고 있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그 약점을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거야?"

"네, 그렇죠.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면……."

곧 턱을 괴는 피오가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교단에 손을 뻗을지도 모르겠네요. 순결한 몸으로 아이를 품는 건 악마의 소행으로밖에 여길 수 없는 일이니까."

확실히 엘레오노라도 그 점을 우려했었지.

하지만 그 때 말했던 게 우려가 아닌 반쯤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면?

언젠가 적당한 때를 보아, 그런 식으로 그레이스를 이용하고자 한 것이라면?

"……골치 아프군."

물론 이 또한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만, 확신이 없는 상황에선 본래 다방면에 경계심을 곤두세워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셰인은 그런 상황을 선호하지 않는다.

차라리 확실한 적을 앞두고 치고받고 싸우는 편이 낫지,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도 모른 채…….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검토하며 눈치싸움만을 하는 구도라니.

"진정하세요, 셰인."

거기에 골머리를 쌓는 가운데, 피오가 셰인의 손을 맞잡으며 그 마음을 타일러주듯 말했다.

"상황이 복잡하고 난해할 수도 있죠. 그 모든 것을 알고 해결하고자 하는 건, 특히나 전공과 거리가 먼 일일수록 과한 책임으로 다가올 거예요."

이후 고개를 들어 올리자 눈에 들어온 건 자신을 향한 부드러운 미소.

제 스승이 자신을 타이를 때와 같았다.

"그러니 일단은 차근차근 생각해요.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나중으로 미루고, 당장 자신이 손을 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고려해보는 거예요."

"먼저 해야 하는 건……."

미소를 마주한 순간 심란함이 가라앉는 것을 느낀 셰인.

이후 턱을 괴며 곰곰이 생각에 잠긴 그의 머릿속에, 한 여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일단, 그레이스의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지."

지금의 대화에서 확실하게 나온 건 그레이스에게 무고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녀에게 엮인 일에 의학적인 처치를 하는 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주에 속하겠지만, 문제는 그녀에 대한 일이 '타의에 의해' 세간에 드러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의학적 처치는 몰라도 그게 이루어지기 전까지 숨기는 건……. 내가 가능한 범주의 일이 아니야. 애초에 교단에 노출될 상황을 상정해야겠지.'

셰인조차도 피오에게 의견을 묻기 전엔 불륜의 가능성을 더 크게 두지 않았던가?

그런 그녀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도 도드라지긴 했지만, 이 시대의 사람들은 셰인과 달리 의학적 지식에 대해선 전무한 상태다.

그런 그들의 앞에선 무고를 주장할 수밖에 없는 여인의 불신과 혐오를 어떻게 누그러트려야 할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그에 고민을 하는 가운데, 피오가 카일을 타이르며 조용히 말했다.

"그들이 교리를 맹신하기에 고지식하다 여길 수 있겠지만, 반대로 자신들의 규율을 따른다면 그 누구보다도 관대해질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제국이죠. 그런 그들을 설득하고자 한다면, 저희들 역시 그들과 같은 흐름을 타면 그만일 뿐이에요."

"흐름을 따라간다니, 어떻게?"

"후후."

의문을 느끼는 카일.

곧 피오가 허공에 손을 휘저어 무언가를 제 앞에 소환하였다.

"자, 카일. 지금부터 특별 수업을 시작할게요. 가르침을 받을 준비는 되셨나요?"

"특별수업?"

"즐거운 성교육 시간이에요~"

양손에 쥐어진 것은 총 두 권의 책.

그중 왼손에 쥐어진 것은 검은 표지에 십자가가 새겨진 두꺼운 책으로, 흔히 '성경'이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성교육 교재. 피오가 직접 집필한 물건이었다.

카일이 그 둘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며 물었다.

"……성교육?"

"네, 성교육이에요!"

성(姓)교육이냐.

아니면 성(聖)교육이냐.

어느 쪽을 말하는 건지 혼란을 느끼는 가운데, 피오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가르친다는 게 그렇게 기쁜 것일까?

정말 제자 가르칠 때 하나만은 진심인 사람이다. 어떤 이유로 그런 교육을 하겠다는 건지는 아직 와 닿지 않았지만…….

'뭐, 일단 받아봐야지.'

이런 시대라도 여전히 피오 아스클레의 제자이길 희망하는 몸이 아닌가?

그러니 일단은 그녀의 장단에 맞춰주도록 하자.

자신의 우상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그 믿음을 가지고서.

* * *

그리고 그 가르침이 시작된 후 1주일이 지났을 무렵.

"응애애애~"

방문 밖으로 새어나오는 우렁찬 울음소리.

복도에서 조마조마하며 걱정을 하는 가택의 일원들이, 그 울음소리에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끼며 몸을 움츠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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