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의무병의 환생-188화 (188/255)

의무병의 환생 188화

"셰인 골드리안."

성의 상층부에 위치한 귀빈실.

그 방의 테이블에 둘러앉은 여인 중 한 명이 거론한 이름에, 맞은편의 여인이 바로 반응을 보여 왔다.

"……골드리안?"

"네, 그런 이름을 가지신 분께서 이 사교회에 참석했다고 들었어요."

"골드리안이라면 유명한 가문 아니던가요? 중심지에 상주해야 할 분이 왜……."

"글쎄요, 여행이라도 왔나보죠. 변경지대엔 중심지에선 볼 수 없는 좋은 휴양지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잠시 숨을 돌리듯 앞에 내어진 차를 마시는 여인.

그 공백의 뒤를 이어 입을 연 것은, 옆자리에서 다과를 입으로 가져가는 또 다른 귀족 여인이었다.

"셰인 골드리안이라, 그러고 보면 6년 전에 꽤 시끄러운 사건을 일으켰었죠."

"6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으음, 글쎄요. 저는 잘 모르지만 재판을 열었다고 하던데……."

"재판을 저질렀으면 죄를 저지른 건가요? 골드리안의 사람이?"

"그런데 이미 죄는 모두 청산했다고 해요. 그리고 소문을 들어보면 로열나이츠? 인가 하는 자격을 얻었다고 하던데……."

"로열 나이츠가 뭔가요? 황도군이랑 비슷한 건가?"

"으음, 글쎄요. 저도 황실에서 내려준 특권이라는 것밖에 잘……. 아, 이런!"

테이블에 올린 손에 매니큐어를 바르는 귀족 여인.

그것이 손가락을 타고 주욱 흘러내리자 그녀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이고, 조심하셔야죠."

"물로 닦고 오는 게 좋지 않을까요?"

"괜찮아요. 이게 있으니까."

매니큐어를 거둔 여인이 곧 제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자그마한 봉지에 들어있는 얇은 종이뭉치.

그 중 한 겹을 뽑아 손가락을 스윽 문지르니, 매니큐어가 잘못 발려진 손가락이 빠르게 지워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나, 그건 뭔가요?"

"특이하게 생긴 손수건이네요. 천은 아닌 것 같고……."

"아아, 이건 티슈라는 물건이에요. 요번에 시장에서 도는 걸 호기심에 사봤는데, 개인적으로는 화장을 지우는 데에 유용하게 써서 '화장지'라고 부르고 있어요."

"어쩜 그런 편리한 물건이~"

이전까지 얘기하던 소문이 묻히고, 이후의 대화가 차차 화장품을 지우는 편리한 용지 쪽으로 향해졌다.

점차 시끄러워지는 수다와 꺄르르 거리는 웃음소리.

그런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 여인은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크흠."

불편함이 다분히 느껴지는 헛기침소리.

그와 함께 소란이 잦아들고, 이후 테이블에 둘러앉은 여인들이 긴장하며 숨을 죽여 갔다.

"그, 미, 미안해요. 엘렉트라 님, 저희가 너무 시끄러웠죠?"

"아뇨, 괜찮습니다. 이렇게 서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며 친목을 다지는 것이 이 모임을 개최한 이유니까요."

방의 입구의 정 반대편에 자리한 자는 머리를 녹색으로 물들인 자. 입고 있는 옷 역시 그와 같은 색으로 깔맞춤이 되어 있다.

그리고 녹색은 그 자체로 제국에서 신성시여기는 색.

권위를 가진 자만이 돋보이는 게 허락되는 이 사교회에서, 녹색으로 전신을 치장했다는 건 그 자체로 큰 권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엘렉트라 벨라트릭스.'

벨라트릭스 백작의 반려이자 그 가문의 안주인이 된 자이자, 현재 진행되는 모임인 '여성회'를 주최한 자였다.

그 목적은 표면상으론 가벼운 다과회를 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거지만, 실상은 엘렉트라를 기준으로 돌아가는 '접대'의 일환이라 할 수 있었다.

간택된 이들은 서로의 친분을 다지되, 그녀의 비호를 받기 위해 최대한 비위를 맞추고자 하는 자리.

그런 만큼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는 자의 경우 그 즉시 적으로 간주되며, 엘렉트라는 매 모임마다 그런 표적이 될 만한 이들을 암묵적으로 초대하곤 하였다.

"……이거, 에버그린 양이 꽤 늦으시는군요."

그래, 지금 불편한 이유는 그 표적이 되는 자가 이곳에 발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에버그린이라면……."

"아, 네. 맞아요. 블러드메리의 안주인 분이시죠? 그 왜~ 2년 전에 백작가로 승격된…."

에버그린 블러드메리.

2년 전 백작가로 승격된 블러드메리의 안주인이 된 자.

작년과 더불어 올해의 무도회에도 가주를 대신해 참여한 듯하지만, 정작 그녀들과 같은 이들에게 에버그린의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분도 골드리안 출신이라면서요? 그런 분이 왜 변경에……."

"뭐겠어요? 현 가주님에게 미움을 사서 변경에 시집을 오게 된 거죠."

대체로 귀족가의 후계자란 가주를 제외한 이들은 독립하기 마련.

그 중 여성의 경우 다른 가문에 시집을 가는 것을 통해, 가문 간의 정치적인 연결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그런 마당에 후작가의 사람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변경에 시집을 오다니.

내막을 모른다면 누구라도 가문에서 미움을 샀다 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요? 시집을 간 시골 귀족이 백작가로 승격되리라곤……."

"결국에는 남편을 잘 만나서 백작부인이 되었다 이거죠."

가문의 대표들은 그 출세에 눈독을 들여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 관심도 어디까지나 가주를 향한 것이지 그녀를 향한 것이라곤 할 수 없었다.

그저 운이 좋아서 백작가의 안주인에 올랐다…….

그것이 세간에 흔히 알려져 있는 그녀에 대한 평가였다.

"그게 뭐라도 된 양 거들먹거리는 꼴이 얼마나 추해 보이던지……."

"운이 좋아서 높은 자리에 앉았으면 겸손함을 알아야 할 텐데. 참 건방지기 짝이 없다니까요?"

"그러게 말이에요~ 엘렉트라 님께서 기껏 초청을 해주셨는데도 늦기나 하고……. 아, 그러고 보면 이번 사교회에 골드리안의 서자님께서 오셨다 하지 않으셨나요?"

"여행차 왔다고는 하지만 그 점을 빌어서 거들먹거리면 오히려 스스로만 추해지는 거죠~ 도리어 가문에까지 그 추함이 전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할걸요?"

그녀의 험담을 가십거리로 삼으며 비웃음을 그려간다.

물론 이곳에 있는 이들은 엘렉트라를 제외하면 하위귀족가의 소속이지만, 지금 그들이 따르는 건 블러드메리보다 백여 년은 먼저 백작가에 올라있는 가문의 안주인이었다.

새로운 권위자가 등장했다 해도 이러한 여세는 여전하다.

그 점을 실감한 엘렉트라가 차차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그려갔다.

"그러고 보면 그녀에 대해 들어본 소문이 하나 있는데……."

"에, 엘렉트라 님. 말씀드린 걸 가져왔습니다."

또 다른 귀족 여인이 마저 화제를 이어가려는 것도 잠시.

곧 방으로 들어선 누군가에 의해 대화가 멈춰지고 말았다.

이윽고 시선이 집중된 자리에 나타난 건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한 시종. 그를 본 순간 그녀들의 머릿속에 공통된 생각이 떠올랐다.

'망측한 얼굴.'

피부나 주근깨야 그렇다 쳐도 비틀어진 턱은 물론, 입술 밖으로 삐져나온 이빨이 무척이나 흉하게 보인다.

몇 군데가 깨진데다 혓바닥에 백태도 심하게 끼인 상태.

의학에 조예가 있다면 치아 관리의 미숙과 영양실조 등의 소견을 내었겠지만, 그런 지식이 전무한 귀족사회에 있어선 그저 추한 몰골로만 보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이전까지 뒷담을 하던 그녀들이 입을 섣불리 열지 않는 건, 그 추한 몰골의 시종을 곁에 둔 자가 다름 아닌 엘렉트라이기 때문이었다.

"여러분, 이 아이의 얼굴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움찔, 그 물음에 일동의 몸이 크게 움츠러든다.

누구 하나 섣불리 입을 열지 않는 상황.

그럼에도 엘렉트라는 그녀들을 나무라지 않고, 제 전속시종의 얼굴을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그래요, 정말로……."

추함을 혐오하는 귀족사회에 내던져진, 이 저주받은 삶을 살아온 시종을 동정하면서.

"정말로 가엾은 아이죠. 태생이 열악한 것도 모자라 이런 얼굴로 살아가야 하다니."

그래, 그건 분명히 동정이라 부를 감정.

변경지대에서 권위를 거머쥔 가문의 안주인이 된 자는, 제 시종과 같은 자들을 무척이나 안타깝게 여기는 자였다.

"이런 안쓰러운 분들을 구제하는 것이 귀족으로서의 의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희 저택엔 모두는 아니라도, 조금씩이나마 이 아이와 같은 가엾은 분들을 채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 그……. 그건 정말 대단하네요."

"저희도 본받아야겠어요, 이거 참 부끄럽게도……. 호호!"

자상한 목소리에 하나둘씩 공감을 표하는 귀족 여인들.

그런 이들의 칭찬을 들을수록 엘렉트라의 마음속에 만족감이 키워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위하여 엘렉트라는, 감히 귀족인 자신과 상종해선 안 되는 추한 이들을 시종으로써 받아들인 것이다.

그들을 위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런 부족하고 모자란 이들을 돕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느껴지는 도취감을 위해.

"하지만 여러분. 만약 저희들과 동등한 사람이 저런 몰골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꽤나 불쾌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기에 엘렉트라는 에버그린이란 존재를 좋게 여길 수가 없는 것이다.

자신이 주는 녹이나 받아먹어야 할 처지에 놓인 여자가, 감히 자신과 같은 위치에 오르려는 꼴이 말이다.

* * *

벨라트릭스는 변경에서 가장 큰 광산지대를 소유한 가문.

사실상 변경에서 나도는 광물관련 산업의 핵심을 맡은 가문으로, 그로 인해 축적한 부와 명예는 그 자체로 가문의 일원들에게 자부심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가문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기생충들은 여럿 존재하는 상태. 그건 4년 전에 돌연히 접근해온 남작가문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남작가 블러드메리.'

당시만 해도 몰락이 예정되었던 곳은, 감히 벨라트릭스 가문의 앞에 찾아와 뻔뻔하게 투자를 해달라 요청하였다.

그것을 얼핏 들었을 때만 해도 기가 차다 여겼건만, 정작 벨라트릭스 백작은 그 제안을 수락한 것도 모자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기까지 하였으니.

공교롭게도 내조를 담당할 뿐인 엘렉트라는, 어째서 남편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그저 가문의 지원을 받은 후 블러드메리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커져, 고작 2년 만에 변경의 상회를 규합시켜 시장을 독점하기에 이르렀다는 것만 알 뿐.

이 또한 세간에선 벨라트릭스의 선구안 덕이라 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엘렉트라는 그것을 제 자부심으로 여길 수가 없었다.

그녀가 신경을 쓰는 건 하나.

그 가문에게 투자를 한 이후, 남편이 자신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가문과 연루된 이후로는 매번 챙겨주던 결혼기념일도 지나치기 일쑤였죠.'

아무리 블러드메리의 성장에 벨라트릭스 역시 덕을 본다지만, 정작 가주된 자는 그 협약에만 집중한 나머지 가문 내부에 소홀해진 상태였다.

그러니 개인적으로 블러드메리에 대한 적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태.

소위 뒷세계라 불리는 곳의 집단에 의뢰를 한 건, 그런 자신의 평온한 일상을 망친 가문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을 고용하여 약점을 캐는 건 쉽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사교회가 열리기 전에 손에 넣을 수가 있었죠.'

신뢰에 한해선 누구보다도 뛰어난 세력.

뒤가 구린 점이 많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일처리만은 확실하다 자부할 수 있는 이들이다.

물론 알아낸 건 기껏 해봐야 베일 밑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도지만, 귀족사회에 있어 제 몸을 치장하는 건 그 자체로 권위의 증명이라 할 수 있는 일.

외형에 생긴 문제란 그만큼 큰 파급력을 자아내는 법이다.

'그래, 그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녀가 골드리안에서 쫓겨나 변경까지 오게 된 것도 설명이 될 터.'

골드리안의 일원이 된 자가 추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니.

그 추함이 만천하에 까발려진다면 그녀를 기점으로 블러드메리의 위상도 크게 떨어지고, 머지않아 남편의 사랑도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엘렉트라 님. 에버그린 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드디어 왔나보군요."

이윽고 모임의 장에 들어선 웨이터의 말에 쿡, 웃음을 터트리는 엘렉트라.

다름 아닌 이 사교회에 참여한 귀부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자신이 초청을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백작가의 귀부인이라 한들, 일구어둔 것이 많은 자신의 위상을 거스를 수는 없었을 터.

"간만이군요 에버그린 양.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후후, 엘렉트라 님 덕에 잘 지내고 있었죠."

1년 전 이맘때와 마찬가지다.

여전히 검은 베일을 쓰며 자신을 마주하는 여인. 그 너머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조차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저 웃고 있는지, 아니면 웃음을 가장하며 자신을 조롱하고 있는지.

"얼마 전에도 벨라트릭스 백작님께서 블러드메리에 찾아오셨을 때에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었죠. 여러모로 아내 사랑이 지긋하신 분이셨는데……."

남편에 대한 사랑이라니,

그걸 앗아간 것이 그녀가 속한 가문이 아니었던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 모른다면 그것대로 괘씸한 일이겠지.'

가증스러운 년.

어떤 이유에서건 이 자리에서 남편에 대해 거론하는 건, 그 자체로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며 제 권위에 도전하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계속 이렇게 서 있기도 뭣하니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도록 하죠."

"아, 네, 그럼……."

"그 전에 잠깐."

막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가려는 에버그린을 제지하는 엘렉트라.

곧 그녀가 눈웃음을 지으며 베일에 감싸인 에버그린의 얼굴을 응시하였다.

"자리에 앉기 전에, 그 베일을 벗어주지 않으시겠어요?"

"……이걸, 말인가요?"

"공교롭게도 지금의 모임에선 얼굴을 감추지 않는 게 원칙이거든요."

가면이나 마스크 등, 제 얼굴을 감추는 것도 치장의 일종이라지만, 이 모임에선 그런 류의 장신구는 금지해야만 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도리어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제안.

그리고 엘렉트라가 에버그린을 이 모임에 초청한 건, 그 규칙을 이용하여 그녀를 이 사교회에서 매장시키기 위함이었다.

"서로 친목을 다지기 위해 만든 모임인데, 서로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편이 좋겠죠."

거절하면 그 자체로 무례를 범하는 것이고, 수락을 하면 그 추한 몰골이 모두에게 드러나게 된다.

자비 없는 양자택일.

그에 침묵으로 반응하는 건, 자신이 들었던 대로 그녀가 결코 떳떳하지 못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분명 그럴 것이라고.

"후회하실 텐데요?"

그렇게 확신을 가지는 엘렉트라에게, 에버그린이 뒤늦게나마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경고였다.

이 자리에서 제 말이 이루어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경고.

"……후회?"

하지만 고작 말 한마디로 어찌 진위를 파악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엘렉트라는 온실 속의 화초로써 자라온 귀부인.

제 앞에 있는 독사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그녀는, 지금의 경고가 얼마나 많은 것을 품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뭐, 그러길 바란다면 벗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놀리진 말아주세요."

그리고 그런 무지한 여인을 농락하는 것이야말로, 이 간사한 여인에겐 소소한 즐거움거리로 여겨지는 법.

"남들에게 보여주기엔 꽤나 별난 얼굴이니까."

곧 에버그린의 손이 제 머리에 둘러진 베일로, 그 안에 자리한 마스크를 걷어내었다.

그 안에 자리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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