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의무병의 환생-198화 (198/255)

의무병의 환생 198화

저택에 있는 모두가 자신을 사랑해주었다.

저택 밖의 정원엔 언제나 꽃이 가득했고, 제 주변을 둘러친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온 소녀에게 있어 세상이란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잉었다.

그렇기에 정원 밖으로 나가면 더 많은 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몰래 담벼락의 개구멍을 이용하여 저택을 벗어난 적이 있었다.

온실 속의 화초가 이윽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 말로가 어찌 될지는 뻔 한 일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나를 납치했던 사람은 바로 내 밑의 동생을 따르는 추종자였더라고. 테올린 오라버니가 너무 유능하니, 계승권을 포기하게끔 나를 본보기로 쓰려 했던 거지."

"……."

"…그리고 나는 그들의 예상과 반대로 운 좋게 살아남았지. 당시 나와 함께 가두어져있던 곳에 있던 노인과 거래를 했거든."

노인…….

아마도 지금 그녀가 부리는 사람들과 같은 존재이리라.

무슨 거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거래가 아마도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낸 시작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턱은 망가졌지만 치료는 받았고, 그렇게 저택으로 돌아온 나에겐 평온한 일상이 기다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부질없는 망상이었어. 아무리 내 집과 정원이 여전해도, 나는 이미 벽 밖의 세계가 어떤지를 알고 있으니까."

그것들이 자신을 잡아올까 두려워 잠도 못 자는 나날만이 이어졌다.

그런 두려움이 살아있는 내내 따라올 거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들을 이용하자고…….

그 또한 여러모로 위험이 잇따르는 일이었지만, 어찌어찌 극복함으로써 음지에서의 세력을 키워갈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익숙해졌을 때엔 이미 제대로 된 귀족과는 거리가 먼 존재가 된 상태.

그 시기를 회고한 에버그린이 술을 비워낸 술잔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심연을 들여다본다면, 그 속의 괴물 역시 당신을 들여다 볼지어다……."

성경의 한 구절을 외우며.

그 소리가 미약하게, 컵 안에서 메아리치며 그녀의 귀에 다시 전해져왔다.

"……이미 나락을 경험한 자는, 설령 다시 밖으로 빠져나온다 해도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법이지. 그게 자의건, 타의건 간에."

타의에 의한 죄를 어찌 스스로의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고, 세상은 개인을 배려하지 않는 법이다.

그것을 너무나도 이른 시기에 깨달은 소녀는 이윽고 어른이 되었고.

그렇게 지금에 이르러선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시대의 부조리에 환멸을 느끼는 자신의 이해자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게 싫어?"

비록 제 삶의 절반 채 살지 않은 아가씨일지언정, 어떤 의미에선 자신보다도 더욱 가혹한 삶을 살아가길 택한 자다.

그런 여인이 쉽게 무너졌다면 이 자리에까지 설 수 있었을까?

"전혀."

그래, 에버그린은 그런 여자였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스스로가 외도에 들어섰다는 걸 알고도,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환멸을 느낀다 할지라도.

그런 과거 또한 현재의 자신을 이루는 기반이라 여기며, 미래에 당면한 위험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쓸 줄 아는 자.

"그리고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지."

그렇기에 그녀는 제 앞에 있는 남자를 갈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날의 재판에서 보았던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을 보고, 그 날 이후로 그의 곁을 꾸준히 지키도록 지시를 내린 감시자를 통해 그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하게나마 수집했던 정보로부터 인연을 느꼈기에.

"지금도 봐봐."

그 확신에 찬 두 눈은 이 순간 몰려드는 취기를 이겨내고.

그의 손에서 발하는 빛을 응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폐인처럼 지내는 와중에도, 당신의 마음은 여전히 꺾이지 않았잖아?"

그래, 현재의 갑갑함은 결코 술 따위로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생에서부터 비롯된 저주가.

그 삶에 영속된 맹세는, 멸망이 예견된 미래조차 극복해낼 힘을 선사해주고 있었으니까.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

그 손의 빛을 응시하는 에버그린의 입에서 또 다시 성경의 구절이 내뱉어졌다.

교단에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에 쓰는 말.

"주를 믿지 않은 자는 죄악 속에서 살아간다는……. 종교를 가지지 않은 이들에겐 극단적인 세뇌라 여겨질 말이겠지."

그를 비웃듯 입꼬리를 치켜세우는 에버그린.

하지만 그렇게 주장하는 이들도 뒤를 잇는 말만은 부정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당신도 알고 있잖아? 그런 말이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우리와 같은 인간의 삶엔 언제나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이란 걸."

그래, 그런 고통을 느끼는 것 자체를 누군가는 버티기 어려운 일이니.

하지만 그것을 필연이 아닌 죄악이라는 뚜렷한 개념으로 바꿔낸다면, 그 순간부터 고통이란 평생을 잇따르는 상처가 아닌 극복할 수 있는 시련으로 승화될 수 있는 법이다.

그 과정엔 복잡한 논리도, 시간을 들여 해결할 필요도 없으니.

그러한 수고로움을 겪지 않고 당장 일어설 용기를 발하고자 하는 행위를, 인류는 신앙이라 정의하였다.

그리고…….

"그런 고통을 잠시 잊기에 술은 적격인 물건이지. 제국이 허락해준 유일한 진통제라고 할까?"

"……뭐야 그게."

어이없을 정도로 비슷한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 술이나 신앙이나 해가 되는 건 마찬가지지.

셰인이 이내 금이 간 술잔을 치워낸 셰인이, 제 몸을 일으켜 세우고 그녀를 마주하였다.

"그건 그렇고 우리 동생 참 웃기네~ 여러모로 실망했으면서 기껏 마시는 술이 성수라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누나가 압생트라도 몇 개 사줄까?"

"됐어, 술 너무 마시면 근손실 오니까."

마신다면 성수 정도로 그쳐야 하는 법이다.

햇볕을 피할 그늘도, 등을 기댈 기둥도.

그 모든 것은 결국엔 잠시로 그쳐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

"…에버그린."

그러한 휴식을 끝마친 후, 셰인이 제 앞에 있는 자를 마주하며 그 이름을 불렀다.

아마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직접 부른 순간.

"거래를 하자."

그 뒤를 잇따른 말은, 그를 끌어들인 에버그린이 가장 듣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신용을 키우기 가장 쉬운 방법이란 근거 없는 신뢰가 아닌, 서로의 자질과 마음이 모두 드러나는 거래인 법이니.

"나에게 바라는 건?"

"이 빌어먹을 유행을 지우는 데에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대가는?"

"한 가지."

셰인인 제 손가락을 펼치며 말했다.

"당신이 내리는 명령을 하나, 뭐든지 들어줄게."

뭐든지.

그 말이 가진 의미란 정말로 많은 것을 내포한다.

자칫 잘못하면 그 자의 삶을 무너트릴 수도 있는, 신뢰에 한한 백지수표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발언.

"딱 하나는 좀 수지에 안 맞는데……."

"목숨을 거는 거라 해도 마찬가지야."

셰인은 그 한계치를 에버그린의 상상을 넘어서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당신을 위해 딱 한 번만, 이 목숨을 걸어줄게."

어쩌면 자신의 목적을 내버릴지도 모르는 일.

그것을 고작 하나의 사태를 해결하는 데에 쓰는 것이 어리석다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 걸 걸어서 뭐하게?"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다름 아닌 에버그린 당사자.

"나는 당신이랑 모쪼록 오래토록 연을 맺고 싶은데……. 아아, 그것 때문에 목숨을 건다는 말을 한 건가? 당신도 참 영악하네~"

"…당신 좋자고 하는 일도 꼭 그렇게 생각해야겠어?"

"농담이야 농담~"

에버그린이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 지금의 거래에는 손익계산 따윈 뒷전으로 둔 것.

그 거래에 자신의 가장 귀중한 것을 건 이유는, 그가 이룩하고자 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유행을 지운다는 건 사회의 풍조를 바꾼다는 것.

그건 개인의 힘으로 이룩할 수 없는, 말 그대로'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일일 테니까.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이 일에 대해선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유행을 지운다는 건 어마어마하게 큰 희생이 따르는 일이지만, 당신은 그런 희생을 치르는 것도 피하고자 하고 있으니까."

그런 상황에 기껏 가능한 건 그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물어다주는 거지만, 그런 정보만으로는 제 앞에 있는 자가 목숨을 거는 건 수지에 맞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래, 본래라면 그런 식으로 거절해야 할 거래겠지만…….

"하지만 내 남편이라면…."

"뭐?"

"그래, 내 남편이라면 뭔가 길을 찾을지도 모르지."

"……."

"너무 그런 표정 짓지 마~ 아무리 확신이 없다지만."

그래, 잘 아는군.

셰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마저 말을 이었다.

"……당신, 애초에 후계자 싸움에서 지고 여기에 온 거 아니었어?"

용의 꼬리가 될 바에야 뱀의 머리가 되겠다.

골드리안에서 쫓겨났다면, 제 영향력을 키울 방도로 변경에서의 출세가 가장 적합했을 테니.

"그래, 가문을 거머쥐지 않은 상황에선 피라미들이라도 끌어들이는 편이 세력을 키우기 좋을 테니까. 그 활동에 어울려줄 사람으론 누구라도 상관없었겠지."

"그런 누구라도 상관없는 사람을……."

"그런 누구라도 상관없는 사람 중에 내가 고른 사람이야."

뭐라 말하려던 입이, 에버그린의 단호한 말과 함께 다물어지고 말았다.

자신을 마주한 두 눈동자가, 그 여느 때보다도 진지한 색을 띠고 있었기에.

"아무래도 좋은 사람 중에, 다름 아닌 이 내가 가장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을 반려로 받아들인 거야. 어떤 의미에선 당신보다도 훨씬 더."

그래, 지금의 말은 결코 상황을 흘려 넘기기 위한 허세 같은 게 아니다.

도리어 그녀는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지금의 사건에 엮이면 그 역시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

자신이 가장 탐을 내는 존재에게도 해가 가해진다는 건, 그녀의 입장에선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었다.

"확신할게. 그 사람은 내가 만나본 그 어떤 남자보다도 특별하고, 이 제국을 바꿀 만한 힘이 있다고."

그럼에도 그를 거래의 조건으로 거는 이유는 하나.

"당신이라면……."

눈앞에 있는 남자라면.

이단의 길에 들어서고도 고결함을 각성한 남자라면, 분명 그를 지켜줄 수 있으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기적조차도 구제하지 못한 그를, 당신이 구해줄 수 있다면."

더욱 나아가 신조차 구원해주지 못한 이를 구원하고, 그 재능을 개화시킨다…….

서로가 모든 것을 걸기엔 충분한 조건이 아니겠는가?

* * *

골드리안을 벗어난 지도 1년하고 반년이 지났다.

여행이랍시고 한 것치곤 너무 오래 집을 비운 게 아닌가 싶지만, 그 또한 여러모로 변명거리가 많은 만큼 별로 문제를 삼진 않았다.

변경의 불온함에 의해 움직임이 어렵다거나, 제 배다른 누이를 돕는다거나, 혹은 변경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로열나이츠의 자격으로 해결하는 등…….

'뭐, 다 거짓말은 아니니까.'

슬슬 블러드메리를 벗어날 시간이 되었다. 이내 짐을 모두 챙긴 후, 셰인이 제 앞에 놓인 거울에 비춰진 제 모습을 조목조목 살펴보았다.

술에 찌들어 누그러진 눈매에는 다시 힘이 돌아왔고, 지저분한 수염도 모두 제거했다.

신경이 쓰이는 건 어깨에 맞닿을 정도로 길어진 머리일까?

"차라리 묶고 다니는 게 낫겠네."

피식, 웃은 셰인이 머리끈으로 제 뒷머리를 묶고, 마지막으로 옷걸이에 걸려있는 하얀 가운으로 손을 뻗었다.

사제복과 대조될 정도로 하얀 옷. 그 어깨에 녹색의 십자가 그려진 휘장을 걸치는 것으로 준비는 모두 끝이 났다.

"자, 그럼 가볼까?"

그 손에 목적지로 향하는 열차의 티켓을 손에 쥔 채.

그렇게 길었던 변경살이를 끝내고 저택을 벗어나려는 것도 잠시.

"아, 도련님!"

어딘가로 헐레벌떡 뛰어가는 저택의 집사.

그가 셰인을 알아보자 발걸음을 멈추고, 곤란한 얼굴로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예요?"

"아, 그게……. 어느 성직자분께서 찾아오셔서, 자기가 가주님의 동생이란 말을 하고 있어너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안주인님에게 보고를 하고자 집무실로 향하는 중입니다."

"가주의 동생……?"

의문은 잠시일 뿐. 그 진상을 깨닫는 데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귀족가에서 계승권을 거머쥐지 못한 이들 중, 일부가 성직자로 전향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에버그린이 이 가문에 온 건 6년도 더 된 이야기.

일반인이 신앙을 각성해 정식 성직자가 되는 데에 십년 내지 수십 년이 걸리는 걸 생각하면, 사용인들의 고용 시기에 따라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뭐, 애초에 남작가였으니까, 당시엔 사용인들도 거의 없었을 테고.'

그래, 4년 전까진 남작가문이었던 곳.

아마 돌아온 성직자는 제 가문이 백작가로 승격한 데에 혼란을 느끼고 있으리라.

'뭐, 일단은 이 가문의 가주를 보러가는 건데, 그 동생의 얼굴도 한 번 보는 편이 좋겠지.'

그래, 처음엔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향한 것이었건만.

"셰인?"

정작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가 제 이름을 불렀을 때.

"어……?"

셰인은 그 자를 마주하기 무섭게 멍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정문에서 경비병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건 자신이 알고 있는 얼굴이었으니까.

"뭐야, 셰인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자신과 같은 나잇대로 추정되는 수녀복의 여인.

그 옷과 세트를 이루는 베일은 벗어둔 상태지만, 그로 인해 드러난 적색의 단발은 분명 기억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래, 셰인은 분명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주근깨……?"

"주근깨 아니야!!!"

버럭 소리를 지르는 수녀.

곧 그녀가 셰인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뭐야 너! 분명 마지막으로 헤어졌을 때엔 이름으로 불렀잖아!"

"아, 미안미안. 그 뭐냐……. 너무 오랜만에 봐서 기억이 희미해서 그런 거야."

그래, 제 앞에 있는 여인은 셰인의 입장에선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는 자였다.

셰인이 곧 제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오랜만이야 정어리."

"……."

"……호어리?"

"메어리라고! 메어리!!!"

악!!!!

비명을 지른 메어리가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쳤다.

"아니, 이름이야 나중으로 미루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정원은 뭐고, 여기까지 오는 길에 봤던 노출증 변태 토끼들이랑 괴상한 곰인형은 뭐야? 내가 없는 동안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야야, 일단 진정하고……. 어? 잠깐, 뭐라고? 여기가 네 집이야?"

"뭐야, 너 모르고 있었어!?"

"아니……."

확실히 블레이즈에서 만났을 당시 그녀가 '몰락귀족 출신'이라고 들은 적은 있었다.

가문에서 후계자들을 지원하기도 여의치 않으니, 가문에선 그녀를 수도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그런데 메어리의 고향이 이 영지였다고?'

메어리 블러드메리.

셰인의 삶에선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아니, 알 리가 없잖아. 너 이제까지 자기 성 말해준 적도 없었고……."

"그런 건 됐으니까 빨리 내 물음에나 대답해! 아빠랑 엄마는? 오빠는 어디에 있는 거야!?"

"아아 됐으니까 일단 진정 좀 해. 다 차근차근 설명해 줄 테니까……."

돌연히 찾아온 옛 인연에 곤란함을 느끼는 셰인.

그것을 집무실의 창문에서부터 지켜보던 에버그린이, 제 부채로 입가를 감추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머나~ 이건 또 무슨 우연일까나?"

행운이란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는 자에게 따라오는 법.

에버그린은 자신의 배다른 동생이, 남편의 동생과 마주하게 된 이 상황으로부터 운명을 느끼고 있었다.

[의무병의 환생 8권 END]

[작가 후기]

-다음 3편은 에버그린의 소녀시절과, 이후 전개에 대한 소소한 떡밥을 첨가한 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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