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병의 환생 221화
[외전-테라스 내전(3)]
전쟁.
200년간 평화를 이뤄온 통일제국에선 결코 일어날 리 없다 여긴 일이었으나, 그 전조는 수 년 전부터 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변경지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벌인 다수의 반란세력은 동맹을 맺고, 이후 스스로를 '연합군'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하기 시작.
변경의 지도층 중 상당수는 그들에게 함락당하거나 투항함으로써 그들의 이상에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선 변경 지대 중 절반 이상이, 그리고 대륙 전체 중 3할에 해당하는 땅이 연합군의 손에 넘어간 상황.
그런 광기의 진군은 예술제가 이루어지는 당일에도 중심지를 향해 이어지고 있었으니…….
* * *
-쿠르릉, 콰앙!!
중심지와 변경을 잇는 자리에 위치한 전선 중 하나, 실버레이트 백작령의 성벽에서부터 폭음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진다.
그 앞에 세워두었던 바리케이트와 망루는 모두 무너진 지 오래.
적들을 견제하고자 파둔 참호조차도 빼앗겨,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방어적 이점 역시 적들이 독점하기에 이르렀다.
-파앙!!
궁수들의 사격은 참호에 의해 유효한 타격을 입히지 못하고, 대응하듯 쏘아진 소총탄은 성벽 위의 궁병을 관통하며 맥없이 추락시켜간다.
그렇게 쓰러져나간 이들이 늘어날수록 성벽 위의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
그런 와중에도 성벽에 충돌한 포탄은 후속폭발을 일으켜, 적중지점에 궤멸적인 피해를 입혀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비롯된 거센 전율을 느낀 영지군의 지휘관, 실버레이트 백작이 식겁함을 느끼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저 무기의 앞에선 제 아무리 두껍게 깔아둔 성벽조차도 무의미하구나.'
공성전에 있어 방어를 하는 쪽이 세 배는 유리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적들에게 성벽을 부술 수단이 열악할 때의 일이다.
그들이 '야전용 직사포'라 명명한 무기는 제국군이 흔히 알고 있는 대포를 진보시킨 무기.
두꺼운 원통형이 아닌 가느다란 포신을 통해 조준력과 사거리를 늘렸으며, 끝이 날카롭게 깎여있어 적중지점을 관통할 수도 있다.
거기에 내부엔 뇌관과 화약이 내장되었으니 관통지점에 후속폭발을 일으키기까지…….
종합적으로 따지면 위력만 해도 4써클에 준하는 공성병기지만, 저격을 이용해 포수를 쏜다 해도 새로운 인원으로 대체하면 그만이니 재기불능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다.
유일하게 요격이 가능한 건 일대를 날려버릴 정도의 마법을 쓰는 거지만, 그것도 쉬이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서쪽 성벽의 측면에서부터 다수의 마나반응 확인!"
"사격 개시!!"
참호에 머무르는 사수들의 외침과 함께 성벽 위로 총탄이 빗발치기 시작한다.
실드를 통해 막아내려 해도 마나의 특성상 다수의 공격이 적중에 적중할 경우, 그 힘을 결속시키는 의지가 무의식적으로 산개되기 마련이다.
"마법사들을 지켜!"
방패와 갑옷으로 중무장을 한 이들이 다급히 마법사들의 곁으로 결집.
다수가 모이며 형성된 방어술은 총탄을 안정적으로 막아낼 수 있겠지만, 그 또한 적잖은 문제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마나란 마나에 간섭할 수 있고, 지근거리에서 마나를 다루는 이들이 있다면 의지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조심 좀 해! 캐스팅에 방해가 되잖아!!"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서 지키지 못하면……."
"크학!"
갑옷을 뚫은 총탄 한 발에 옆구리가 뚫려 나자빠지는 기사.
식겁함을 느낀 마법사가 입을 다물며 캐스팅을 이어가고, 이윽고 그 앞에 생긴 불덩이가 전장에 즐비한 시체들을 넘어 적지에 추락해갔다.
-퍼펑, 펑!!
적중지점에서 일어난 폭발에 퍼져나가는 화마, 하지만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참호가 있는 곳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지점이었다.
멀리 있는 표적을 노릴수록 제구력이 떨어지는 건 필연적.
그것도 숫자가 늘어난다면 일대를 초토화시켜 명중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실버레이트는 고급인력에 해당하는 마법사를 여럿 대동하지 못한 상태였다.
-콰앙, 콰앙!!
마법보다 압도적인 숫자의 포탄이 쏘아지고, 이내 성벽의 외벽이 함몰되며 내부의 골자가 드러나기에 이르렀다.
그 골자마저 파괴된다면 성벽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
그에 겁을 먹은 병사들의 아우성이 사방에서 울려 퍼졌지만, 차마 실버레이트 백작은 그들에게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밀리게 된 것이냐……!'
앞서 자리했던 영지들이 모두 전멸한 것도 모자라, 고심해서 쌓아둔 방어선조차도 고작 며칠 사이에 완전히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거기에 이어 이제 와선 성벽마저 붕괴될 위험에 처했으니.
그 혼탁한 시선이 차차 성벽의 아래로, 성벽의 인근에 쓰레기처럼 널브러져 있는 갑옷의 시체들로 향해졌다.
실버레이트 가문을 수호하는 은빛장미 기사단…….
분명 영광과 명예를 좇아 전장에 들어섰던 이들이거늘, 정작 그들은 전장에 나서기 무섭게 총탄세례에 벌집이 된 지 오래였다.
'나의 선조들은 기사야말로 전장의 꽃이라 하였건만, 저 무기는 우리에게 단죄의 칼을 휘두를 기회조차 주지 않는구나.'
'이 전장에 명예라는 것이 대체 어디 있냔 말이다!'
그 비통한 외침마저 폭음과 총성에 삼켜지고, 지금에 와선 전장의 한복판에 쓰레기처럼 나뒹굴게 되었으니.
하지만 그들을 애지중지 여겨 길러왔음에도, 차마 백작은 이 순간 저들의 시체를 회수하고자 성벽 밖으로 달려나갈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적들의 진군은 이어지고 있고, 성벽도 차차 한계까지 밀려가고 있었으니.
'이렇게 열세에 몰린 건, 저들이 우리보다 강하기 때문인가?'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애초에 적들은 하나하나가 마나조차도 다루지 못하는 민간인 출신자. 이제까지의 상식을 따른다면 '농민군'이나 다름없는 전력을 가진 상태다.
하지만 그들의 손에 쥔 무기는 갓난아이조차 영웅을 죽일 수 있게 만드는 병기.
그 위력과 능률은 3써클 마법에 준한다 할 수 있으며, 상대는 그런 무기를 '양산'하여 제식병기로 쓰고 있었다.
4써클이 준 강자의 반열에, 3써클이 사실상 준 정예로 취급되는 것을 생각하면, 저 무기는 제식병기로써 검과 활과는 비교자체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그래, 얕본 것을 넘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적들이 다루는 무기는 물론 전략도, 숫자도, 그런 이들과 격돌할 시에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도 전혀 알아보려 하지 않았으니까.
반대로 적들은 이 제국의 지형과 전력마저 모두 꿰고, 그에 따른 장비와 병력을 준비하며 작전을 펼치고 있는 상태.
그런 정보와 마음가짐의 차이가, 지금의 승패를 결정지었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붕괴 직전의 성벽.
그에 대한 다급한 원성이 주변에 휘몰아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의 머릿속엔 '항복'이라는 선택지는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실버레이트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땅에 터를 잡은 가문.
그 자부심과 명예를 버리고 제국에서 등을 돌리는 건, 결코 그에 자긍심을 가진 자가 해서는 안 될 선택이니까.
"영주님, 저쪽을 보십시오!!"
그러한 생각에서 비롯된 몇 초의 갈등이, 곧 그들이 선 전장의 판도를 뒤집기 시작했다.
"저쪽에 깃대를 맨 기수들이……."
"증원이 도착했다!!"
이윽고 깃대를 쥔 실버레이트가 그것을 내팽개치며, 병사들이 소리치는 곳을 향해 시선을 향하였다.
저 멀리의 숲에서부터 뛰쳐나와 평원을 달리는 것은 말을 탄 기수들.
말과 더불어 제 몸에까지 갑옷을 두르고 있는 이들의 배후엔, 한 가문을 상징하는 마크가 새겨진 깃대가 매어져 있었다.
'라인하르트 공작가문.'
지금 이곳으로 뛰어오는 20여 명의 기수들이, 그 가문에 소속된 기사임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 * *
"미겔 단장, 전방에 적들의 진영이 보입니다. 지시를!"
"모두 전투 준비!!"
고작 20명.
그들이 그저 흔해빠진 기사단이었다면 희망이라 말할 수 없었을 테지만, 그 가문에 소속된 이들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마력을 몸에 집중하며 산개!"
하지만 그들은 이미 이러한 상황이 찾아올 것을 대비한 이들.
평화의 시대를 연기하고자 제도에서의 축제를 강행한 와중에도, 그와 별개로 전장에 발을 들일 각오를 취한 이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측면에서 적들이 온다! 모두 사격 준비!"
"동시사격으로 강체술을 흩뜨린 후 결정타를 먹여!!"
-타앙, 타앙!!
참호에 숨은 채로 산개한 기수들을 공격하는 반란군들.
그 중 가장 먼저 노려진 건 가장 선두에 선 단장이었지만, 정작 그와 충돌한 총탄들은 예외 없이 갑옷에서 튕겨져 나가고 있었다.
"뭐, 뭐야 저건!"
"총알이 안 통하잖아!"
그들이 쓰는 소총은 10㎜의 철판조차 관통할 수 있는 무기.
아무리 두꺼워도 두께가 5㎜를 넘지 않는 제식 갑옷이라면, 마나를 흩트리는 것만으로도 바로 관통시켜 쓰러트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곳으로 다가오는 기수들이 걸친 것은 그런 무기에 대응하고자 특별히 제작한 방어구.
말과 기수가 걸친 갑옷의 전면부를 일정부분 비스듬하게 깎아내고, 마나를 받아들일 시 그 표면에 흐르는 힘을 강하게 만들어 도탄을 유도하는 '도탄특화 장갑'이었다.
"이런 제길!!"
"모두 백병전을 준비해!"
이윽고 기수들이 참호지대에 도착한 순간, 반란군이 이를 깨물며 제 등에서 기관단총을 꺼내들었다.
근거리에선 칼보다 한 발의 총탄이 장전된 소총이.
그보다도 효율이 좋은 건 좁은 곳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기관단총인 법.
그를 위해 휴대용 기관단총을 뽑아들기 직전, 가장 먼저 참호에 뛰어든 미겔이 자신이 맞닥트린 이의 손을 향해 재빨리 손을 휘둘렀다.
-파앙!
마나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쏘아진 매직미사일.
근거리에서의 위력은 기껏 해봐야 주먹으로 친 정도지만, 그 속도는 적들이 무장을 교체하는 속도를 크게 넘어선다.
"이런 젠……."
-서걱!
검집에서부터 염동력에 의해 뽑혀져 나온 검이 손에 쥐어지고, 그 휘두름은 이윽고 거합으로.
그렇게 이루어진 검격에 반란군의 몸이 군복째로 도려내며 유혈을 퍼트렸다.
그 피바람을 시작으로 고삐에서 손을 놓은 기사들이 참호에 안착. 이후 반란군들을 앞둔 그들이 제 몸에 마나를 끌어 모으며 검을 틀어쥐었다.
'라인하르트류 제3식-난무.'
자세를 낮춘 상태로 몸에 끌어모은 마나를 살벌하게.
이윽고 그 의지에 반응한 물리력이 회오리치며 일대를 휩쓸어갔다.
그로부터 비롯된 풍압은 주변인들의 거동을 방해하며 자세를 무너트리고, 그 위압감은 적들의 사기를 하락시키는 효과를 낳는 법.
-서거걱!
그렇게 만들어진 찰나의 여유를 빌어 휘둘러진 검격에 앞선 모든 적이 도륙 내어지고, 그들이 흘린 피가 마나의 흐름을 따라 소용돌이에 혼재되었다.
차차 주변을 물들여가는 붉은 폭풍.
그로부터 퍼지는 잔향이 그들의 기백을 더욱 가증시키니, 이윽고 그 풍채는 다수를 상대로도 꿇리지 않는 압도감을 발휘하기에 이르렀다.
"야포를 지켜!"
"무리야! 일단 도망쳐!"
질겁한 반란군들이 서서히 후퇴하는 가운데, 이윽고 참호를 휩쓸어낸 기사들이 야포가 자리한 지대에 도달.
화살과 마법조차도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히지 못한 견고한 병기이나, 그들이 가진 검 앞에선 지푸라기나 다름없는 신세였다.
'라인하르트류 제1자세-태검.'
단 일합에 특화된 자세는 제 몸보다도 큰 바위도.
심지어 강철조차도 절단 내는 힘과 예리함을 가지는 법이니.
-서걱!!
참호에 난입한 기사들의 검격에 도륙 내어지는 대포들.
기능을 상실한 대포를 뒤로한 그들이 다시 참호 위로 뛰어올라, 제 호출에 응한 말들의 위에 올라타며 참호를 벗어난 반란군들의 몸을 베어 넘겨갔다.
적지 한가운데에서의 칼부림에 진영은 순식간에 와해.
하지만 기껏 해봐야 20여 명이 펼치는 난동으론, 수백을 넘어서는 적들을 모두 전멸시키는 데엔 무리가 있었다.
"성문을 개방해라!"
그래, 기회가 있다면 지금뿐이다.
상황을 파악한 실버레이트 백작이 고함을 지르자, 무너지기 직전의 성문이 스스로 열리게 되었다.
그 안에 자리한 것은 수천의, 이 전장에 머무르는 병사들보다도 몇 배나 많은 병력.
"지금 여기서 밀리면 그걸로 끝이야! 숫자로 밀어붙여!!!"
"우, 우오오오오!!!"
하나를 죽이는 데에 열의 병사가 죽어나가는 현장이지만, 사격에 대한 연계가 의미를 잃었다면 그들의 견고한 방어 역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승기가 역전되는 것은 정말로 한 순간.
그 점을 파악한 반란군들의 장교가 다급히 확성기에 대고 외쳤다.
"후퇴! 후퇴하라!!"
야포와 무기마저 내버리고 자리에서 이탈하는 반란군들.
그들이 도주하는 장소엔 마차라기엔 이질적인 물건들이 다수 자리하고 있었다.
말이 아닌 내부에 자리한 엔진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바퀴가 달린 철의 수레.
-부르릉!
그에 올라탄 반군들이 빠르게 자리를 이탈하는 가운데, 그를 뒤쫓던 미겔이 검집에 검을 집어넣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야, 반군 녀석들은 어째 저렇게 신기한 것들을 매번 달고 나오냐?"
말이 아닌 엔진의 힘으로 움직이는 차량이라고 했던가.
말을 타고 가면 추적이야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함락 직전에 놓인 영지의 상황을 수습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다.
적을 소탕하는 것보다도 아군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인 법.
곧 미겔이 방어의 성공을 축하하는 병사들을 뒤로하며, 그 사이의 책임자로 추정되는 이에게 다가섰다.
"여기 영주님은 아주 용기 있으시네. 직접 선두까지 서서 상황을 지도하시다니……."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니 당연한 것이오."
이내 전장에 남겨진 반란군들을 구속하는 영지군.
그들을 지도하는 영주인 실버레이트 백작이, 자신을 찾아온 미겔의 앞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였다.
"라인하르트 가문에서 증원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만…….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나중으로 미뤄도 되겠지. 내 일단은 진심으로 그대와 공작전하에게 감사를 전하겠네."
"아하하, 그렇게까지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겔이 대수롭지 않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귀족은 물론이고, 귀족을 섬기는 기사도 역시 전혀 엿보이지 않는 방정맞은 태도로.
그로부터 느껴진 약간의 의구심은 결코 거짓된 게 아니었다.
"애초에 지금은 공작가에서 쫓겨난 상태라, 기사 신분에서 벗어난 지 오래거든요."
"……뭐?"
눈을 껌뻑이는 백작.
그렇게나 제 앞에 있는 자가 한 말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무슨…… 가문에서 쫓겨나? 기사신분에서 벗어났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그에 대해선 이후에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그 전에 먼저 저희들의 고용주를 먼저 만나보셨으면 하는군요."
이내 미겔의 시선이 슬며시 측면으로 향해졌다.
저 멀리, 그들이 뛰쳐나왔던 숲에서부터 줄을 지어 들어서는 마차들.
그 마차에 새겨진 것 역시 라인하르트와 마찬가지로 익숙한 마크였다.
'상인조합 골드핸드.'
제국의 상권을 거머쥐다시피 한 가문인 골드리안이 이끄는 상회.
하지만 그들의 주요 활동지는 대체로 중심지이며, 변경지대의 경우에는 정기적인 방문과 순회를 제외하면 거의 발을 들이지 않는 상태다.
"당신이 실버레이트 백작님이시로군요."
그 시기가 아직 찾아오지 않아 의문을 느끼는 가운데, 상단을 이끈다 추정되는 단안경의 여인이 백작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건네었다.
"저의 이름은 아드리아나 실피어스. 미겔 단장님을 고용한 고용주이자, 보급품의 거래를 위해 이 실버레이트 영지에 방문한 골드 핸드 상회 소속의 사용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