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의무병의 환생-234화 (234/255)

의무병의 환생 234화

벨나르 벨레로프.

그 배신자의 실체를 파악한 후, 토머스는 교단 내에서 그와 같이 신앙을 연기하는 이들을 색출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수의 신자들은 물론, 주교급에 오른 이들 중에도 신앙을 연기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

그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진다면 교단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는 만큼, 그 진상을 차마 누구와도 공유하려 들 순 없었다.

그 일을 주도한 흑막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었기에 더욱이.

"이상하구나."

수단이 있다 한들, 그것을 집단에 전파하고도 이제까지 은폐하기란 쉽지 않을 터.

그들과 직접적인 연이 없을지언정 수월히 행동할 수 있게 유도하는…….

그런 공작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사람이 있다 한다면, 이 제국 내에선 오롯이 한 사람뿐일 것이다.

"내 네가 이곳에 올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만……. 설마 이곳에 홀몸으로 온 것이냐?"

'교황 제레프.'

제도에서의 예술제가 벌어지는 현재, 황제의 요양을 보필해준다는 이유로 행방이 묘연했던, 교단의 최고 권위자.

지금의 추적은 그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정작 추적 끝에 맞닥트린 것은 제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래,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겠지. 고작 의구심 하나만으로 모두를 불러 모으기엔, 이 순간에도 심문관으로써 간과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을 테니 말이다."

그의 담담한 말에 침묵으로 응대하는 토머스.

이윽고 그의 시선이 제레프에게서 거두어지며 어느 한 곳으로 향해졌다.

"알베르트 전하는, 어찌 된 겁니까?"

시선이 향해진 곳은 방의 중심에 위치한 옥좌.

그 곳에 앉혀진 이는 토머스의 존재조차도 인지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며, 희미한 중얼거림만을 흘리고 있었다.

"모든 것은 영원한 염원을 위해……."

이성을 상실한 듯 퀭하게 벌어진 눈동자로,

"모든 것은 영원한 염원을 위해……."

그렇게 바닥만을 내려다보며 같은 말만을 번복할 뿐.

"모든 것은……."

"우상이 되었지."

그런 비참한 몰골이 된 남자를 보며 제레프가 무덤덤히 말했다.

"저 옥좌에 앉은 순간만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이후 펼쳐질 새로운 시대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래, 그것이 저 옥좌의 실체다.

저 옥좌의 힘에 침식된 이들은 이성을 이어가지 못한 채, 오롯이 옥좌에 앉기 전에 가졌던 열망만을 끊임없이 되뇌게 된다.

그러한 의지에서 비롯된 힘은 무분별하게 주변으로 확산.

그 힘을 받아들인 시체들은 언데드로 소생하며, 생에 대한 갈망이란 의지를 빌어 내재된 힘을 증폭시킨다.

그렇게 모인 힘은 다시 옥좌로 모이고, 옥좌에 앉은 이는 그 힘을 다시 퍼트려 언데드들을 생산하는…….

사실상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불로불사'가 되어, 시체의 군세를 양성할 뿐인 공장으로 전락하는 것이 저 옥좌에 앉은 이의 말로인 것이다.

"교황 성하."

윤회력이란 그런 힘이다.

미련에 반응한다곤 하나, 그 근간은 감히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를 섬김에서 비롯된 것.

그 힘을 다루는 자의 미련이 그저 정복욕이나 권력욕과 같은'인간의 한계'에 국한되었다면, 윤회력을 받아들이고도 의식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섬겨왔던 친우이자 주군을……. 더욱 나아가 위대한 피를 계승한 자의 존엄을 욕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레프 역시도 알고 있는 바.

-크어어…….

그런 이를 신뢰하여 이곳까지 온 자의 최후란 비참하기 그지없었지만, 토머스는 굳이 그 존재를 인지하려 들지 않았다.

오직 생에 대한 갈망만이 남은 썩어문드러진 늙은 시체.

그 존재가 제 옆을 지나쳐 방을 벗어나는 중에도, 토머스의 관심은 여전히 제레프에게로 고정되어 있을 뿐이었다.

제레프가 그를 마주하며 낮게 읊조렸다.

"……나는 그저 지켜보았을 뿐이다."

감히 신자로서도, 그리고 인간으로서도 해선 안 될 짓을 저질렀음에도, 제 행위에 아무런 후회조차도 느끼지 않은 듯.

그런 건조함만이 이 순간 그가 발하는 감정의 전부였으니.

"이 시대를 이어받은 지도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길을 택할지. 그리고 그것을 찬탈의 기회를 준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누가 저 자리에 오른다 해도 마찬가지였을 게다. 너와 같은 고결한 심성을 가진 자라면 의식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그런 의지를 갖춘 자라면 저 자리에 앉는 걸 거부하려 들 테니까."

"교황 성하."

거듭되는 문답에 질책을 토해내는 토머스.

"정녕, 이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당신이 바라는 것이었습니까?"

제레프 온슈타인.

자신을 구해줬던 은사이자,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라 여겼던 고결한 심성을 가진 성자.

그런 그가 어찌하여 공작과 황제를 상대로 이런 모략을 꾸미고, 더욱 나아가 제국의 위협으로써 다가오려는 것인가?

"이 땅을 넘어 제국을……. 더욱 나아가 대륙 전체를 이 더럽혀진 힘으로 잠식하는 것이야말로 당신이 바라는 것이었습니까?"

"……."

"교황 성하. 당신은 이 제국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부터 태어났음에도, 이 시대의 어둠을 이해하며 그릇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지 않았습니까?"

토머스는 알고 있었다.

세상은 오롯이 빛이 드는 곳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며, 빛이 드리워진 곳에도 그림자란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걸.

그리고 제 앞에 있는 자는 그런 어둠 속에서 살아왔고, 그러한 경험이 있기에 양지에 생겨난 어두운 면을 지우고자 사력을 다해왔던 자였다.

"……바로잡으려 했던 건 그저 노력뿐이었지."

하지만 그런 노력조차 이제 와서는 전부 부질없게 느껴지고 있었으니.

"내 이 자리에 오른 후로, 그 무엇도 달라진 게 없었다."

"그게 무슨……."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게다. 애초에 이 나라가 정말로 고결했다면, 죄인을 벌하는 가문은 물론 심문관이라는 직책 역시도 필요치 않았을 테니까."

오히려 그들이 관리하고 징벌하는 이들의 수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책무가 막중해질수록, 지금의 자신들이 잘못된 길을 거닐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건 먼 옛날 역시 마찬가지지."

"무슨……."

"토머스, 아무리 지금의 우리가 고결함을 숭상한다 해도, 우리는 과거의 제국이 마냥 깨끗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제국에선 죄 없는 처녀들을 붙잡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지 않았더냐?"

이유를 알 수 없는 역병과 기후의 불온함에 의해 불온해진 민심.

그것이 한계에 달할 때마다 지도층과 교단에 대한 반발심은 늘 존재했으며, 교단에서는 이런 사태에 대해 책임을 돌릴 이들이 필요하였다.

병을 퍼트리는 것은 악마와 계약을 한 자의 소행이다.

땅이 메마른 것은 불경한 힘을 가진 존재가 땅을 더럽혔기에 그런 것이며, 전쟁은 그들에게 유혹당한 이들의 손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다…….

그러한 선동에 의해 신앙을 증명하지 못한 많은 처녀들이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끝내 화형을 당하며 무고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르렀다.

감히 신의 대변인들이 하리라곤 생각할 수 없는 광기에 찬 진군.

그 사태를 반세기 전에 종식시켰던 것이 바로, 당시 교황의 자리에 올랐던 제레프의 업적이었다.

사실 마녀라는 건 민중의 두려움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했다는 걸, 감히 주의 이름을 등에 업은 자신들이 선동하였음을 인정하고 사죄함으로써.

"그 사죄에 대한 대가로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는지……. 그건 심문관인 너 역시 잘 알고 있겠지."

그래, 해결된 듯 보이는 건 언제나 양지의 이야기일 뿐이다.

고결해야 할 집단이 하나의 죄악을 인정하는 것만으로, 이제까지 그들을 따랐던 이들이 벌였던 모든 일들은 죄악으로 뒤바뀌는 법.

그렇게 스스로를 정의라 믿던 이들은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끝에 이단에 들어선 이들을 처리하는 건 다름 아닌 심문관들의 몫이었다.

"…그래, 위대한 자의 보은 아래 결속을 한다 해도 결국은 한때의 위안으로 그칠 뿐이지."

하지만 심연을 들여다본 자는 심연에 삼켜질 것을 각오해야 하는 법.

그 심연이라는 것이 절대악이 아닌 '또 다른 정의'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것을 어찌 유혹이라고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결국에는 그 또한 후세에게 자신들의 과업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니……. 그 과업을 이어받은 우리들은 언젠가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 이 모든 일은 그러한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고결함을 주장하는 교단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자.

그 상징을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과 부조리가 이루어지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지상에 천국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란, 언제나 시대를 지옥으로 이끄는 법이란 걸."

그것을 지향했기에 지금의 전란은 필연적으로 찾아온 것임을, 그는 누구보다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그렇기에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지금의 자신들이 그렇듯, 후세의 사람들 역시 이 순간의 역사를 두고 어리석고 더러웠다 비난할 게 분명하다고.

설령 신의 힘을 쥐었다 해도, 그것을 다루는 것이 인간인 이상 세태의 반복은 거스를 수 없는 필연이자 순리라 할 수 있을 테니.

"그러한 근간이 잘못되었다 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것입니까?"

하지만 그렇다 하여 모든 것을 재로 돌린다니.

그건 어긋난 질서를 바로잡는 수단이라곤 결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옳다 주장할지언정, 적어도 토머스만은 그에 긍정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무너트리고……. 그 위에 다시 새로운 세계를 건국한다 하여도, 그 끝에 펼쳐질 세계가 영원히 이어질 이상향이라곤 누구도 단언할 수 없을 겁니다."

결국 그 앞에 뭐가 펼쳐질지는 운에 기대는 일이 아닌가.

그저 현재가 괴롭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지워 버리는 건 결코 일으켜선 안 될 일이다.

"……우스운 말을 하는구나. 토머스."

하지만 정작 지금의 일갈은 초점부터가 잘못 맞춰진 것이었으니.

"내 그저 이 나라가 영원한 이상을 추구하지 못한 데에 실망하여 이런 일을 벌였다 생각하는 것이냐?"

"무슨……."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지. 영원한 평화란, 태초의 낙원과 같은 변치 않는 고향을 구축하며 공통된 질서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 강요를 지향한 제국의 말로란 예정된 것.

하지만 누군가는 그 또한 힘이 부족해서이지, 방향 자체는 옳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래, 영원이란 마치 그림과도 같은 것이야.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보존하고, 그것만을 응시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갈 뿐인……."

빌어먹을 착각이다.

모든 것을 제 부족함만으로 돌리며, 더한 힘을 추구하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세상은, 그저 잘 그려진 그림 하나에 환상을 품는 것으로 달라질 만큼 녹록하지 않아."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언제나 변화한다.

그 변화 속에서 기존에 있던 것은 붕괴되길 반복하고, 그렇게 남아 있는 잔재 속에서 찾아낸 기록을 기반으로 소생과 구축을 반복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무너트리고, 그 잔재로부터 다시 필요한 것을 쌓아올리는……. 그것이야말로 이 세계의 순리이며 진리이자 필연인 것이다.

"그러니 나는 이 흐름을 거부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 흐름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것이지."

생태계의 약육강식은 물론 환경의 적응에 따른 진화…….

사회의 체계와 더불어 인간이 창조해낸 도구마저도 그러한 과정을 예외 없이 거치는 법.

"이 순간조차도 결국 영원히 이루어질 굴레의 과정에 불과한 것을. 어찌 그러한 순리를 만든 주를 섬기는 자가 그것을 거스르고자 한단 말이냐?"

그것이 이 세계의 진리이니, 그것을 깨달았다면 이제껏 억누르고 있던 '파괴'를 실천해야 하리라.

그 사실을 일깨우는 것을 통하여 파괴의 뒤를 따라올 '소생과 구축'을 위한 초석을 갈고닦으리라.

그것이 여전히 주를 향한 신앙을 간직한 자가 이 자리에 선 이유였다.

'순간을 영원으로 바꾸기 위해서가 아닌, 파괴와 재구축이 공존하는 굴레의 일부를 주도하기 위해.'

그것이 영원한 천국을 갈망하며 고결함만을 숭상하는 세상에 염증을 느끼고, 자신들의 더러움을 인지조차 못하는 대중에 실망하며, 자신의 무력함에 절망해 버리고만…….

그 생의 마지막에, 세간에서 말하는 '타락'의 길에 들어선 성자가 개화한 소명.

"…그것이 평생을 신자로 살아온 당신이 내린 결정이로군요."

그러한 이들을, 토머스는 심문관으로 활동하며 이제껏 숱하게 지켜봐 온 상태였다.

그러한 운명을 가장 고결했던 자 역시 거스르지 못했다…….

지금의 상황은 그저 그 정도에 불과한 이야기일 뿐.

"그래, 토머스. 우직한 너는 나를 이해할지언정, 나의 이상에 동참하려 하지 않겠지."

그런 토머스를 바라보는 제레프의 눈에 착잡함이 어려가기 시작하였다.

"제 앞에 있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자 스스로의 눈마저 뽑아버린 너는……. 그저 지금을 지키는 것만을 소명으로 삼고 있을 테니."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자, 이런 식으로 적대할 수밖에 없게 된 데에 대한 회의감.

그리고 자신이 구해내고 가르쳤던 제자가 여전히 고결함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소소한 기쁨…….

"그러나 네가 나를 단죄하는 날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애틋함이 제공해 줄 수 있는 건 기회뿐이다.

솟아날 구멍으로 오르고자 기를 쓰는 자에게, 더욱이 큰 절망으로 다가올 희망을 방자한 고문.

-콰드득!!

그 선언과 함께 제레프의 몸이 갈라지고, 그 몸에서 퍼져 나오는 유혈이 바닥을 적셔가기 시작했다.

현상이 벌어진 건 눈 깜짝할 새.

그 직후 바닥에 흩뿌려진 피로부터 퍼져 나온 검은 안개가, 이윽고 그 위로 솟구치며 서서히 형체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토머스, 지금 내 육신을 먹어치우며 나타난 것이 누구인지 알고 있느냐?

이제는 거죽만이 남은 입이 벌어지며 새어 나오는 목소리.

그마저도 제레프 본인의 말이라곤 할 수 없었다.

이미 그는 육체의 붕괴와 함께 생을 마감하였고, 지금 공명하는 목소리는 오롯이 윤회력에 반응한 강대한 미련이 의지를 가지며 형성된 것에 불과할 뿐.

-고결한 성자의 피와 나의 육신을 바쳐 만들어낸 최강의 기사……. 이후에 이루어질 시대를 이끌어갈 영원불멸의 수호자다.

이윽고 그 유해를 비집고 나타난 건 온 몸이 칠흑으로 뒤덮인 검은 기사.

하지만 그 손에 쥐어진 검만은 핏방울을 떨어트리면서도, 그 날을 차차 날카롭게 벼려가고 있었다.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로 범상치 않은 존재.

-토머스, 네 혼자서 그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

그를 맞닥트린 토머스가 숨을 죽이며, 마찬가지로 제 몸에 내재된 힘을 해방시켰다.

-후우웅.

그 배후에서부터 자욱이 퍼져나가는 검은 안개.

그로부터 빠져나온 실루엣들 역시 제 앞에 있는 검사처럼 검게 물들어져 있으나, 그들 역시도 각자의 의지와 더불어 만물에 물리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하고 있었다.

"……혼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과거의 숭고했던 의지를 계승해오고, 그것을 신앙에 필적한 마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통해 구축해 낸 군세.

그들을 등에 진 토머스가, 제 목에 걸린 로자리오를 움켜쥐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이곳에 있는 664명의 심문관, 전원이 당신의 상대이죠."

각자의 구슬이 서로 다른 색을 띠는.

제 신념의 상징을 굳게 틀어쥐면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