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의무병의 환생-241화 (241/255)

의무병의 환생 241화

볼레로 라인하르트.

과거 전쟁에서 제국의 검이라 불렸던 영웅이자, 전쟁 이후 갱신된 성경에도 이름을 남긴 자.

그리고 적국에 속한 이들조차 포용하고자 했던……. 적대했던 입장임에도 차마 미워할 수만은 없던 존재.

'만약.'

그런 자가 자신과 마지막으로 합을 나누기 전에 했던 말이, 이 순간을 빌어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방정맞은 태도로 자신을 몰아붙였던 자이나, 그 말만은 차마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제 몸에서 뽑아낸 피로 만들어진 검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새끼가 정들게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는지.'

그래, 세계 최강이라 한들 그  근간은 인간이란 거겠지.

당시의 참극을 겪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 역시 매정한 사람은 못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 만약을 논하지 마라. 괜히 정들면 죽는 건 그 쪽이 될 테니까.'

하지만 타고난 환경도 가치관도 다른 마당.

서로가 다른 진영에 속한 순간부터, 어쭙잖은 동정질은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길 뿐이다.

그러니 망설임 같은 건 느끼지 않는다.

설령 그 순간이 제 최후임을 예지했더라도.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 사실을 적으로부터 되새긴 것이 아이러니했던 것일까?

이내 쓴웃음을 그린 그는 그 이상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손에 쥔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그래, 그런 고요함만이 제 인생의 종막에 존재했던 전부였다.

'그랬던 녀석이랑 설마 이런 식으로 재회하게 될 줄이야.'

그 순간을 떠올리기 무섭게 목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감각.

본인이 아닌 분신이란 걸 알지언정, 뇌리에 각인된 공포란 쉽게 지워지질 않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궁금하긴 해.'

그럼에도 제 몸을 바로잡을 수 있던 건, 그런 공포감만으로 억누를 수 없는 생각이 제 마음을 술렁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저 녀석을 이길 수 있나?'

그로부터 200년이 넘게 지났고, 환생 후 22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시간에 걸쳐 길러낸 강함과 기술로 과거의 숙적과 겨룰 기회가 생겼는데, 호승심이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겠는가?

-……누구인가 했더니.

그에 심취할 무렵 들려오는 희미한 목소리.

그와 함께 볼레로의 배후에 그림자가 나타나며, 셰인을 향해 붉은 안광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래, 기억에 남는 자로군. 셰인 골드리안, 내 자네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었지. 이단의 길을 거님에도 많은 신자들이 고결하다 말하며, 끝끝내 신앙마저도 거머쥔…….

저 또한 윤회력을 통해 구축된 망령인가?

아니, 단순 망령이라기엔 라이히와 마찬가지로 의식이 굉장히 뚜렷하다.

그를 넘어 주변에 가득한 불결한 힘마저, 그의 의지에 반응하며 꿈틀거리고 있으니.

-하지만 어리석구나. 고결함을 간직했다 한들, 그 마음을 실천하는 방향이 잘못되었어.  파괴의 뒤에 이어 찾아올 구축의, 그 초석을 다져야 할 자가 어찌하여 이곳에 왔단 말인가.

뒤이어 무언가를 말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이곳에 막 찾아온 입장에선 알아먹기 어려운 말이었다.

혀를 차는 셰인이 숨을 다스리는 토머스에게 물었다.

"저 붕붕 떠다니는 노친네는누굽니까?"

"제레프 교황 성하입니다."

"……저 시꺼먼 게 교황이라고요?"

"이제는 그 기억만을 계승한 원령이라 해야겠죠."

잔기침을 흘리며 로자리오를 쥔 손에 힘을 실어 넣는 토머스.

그 순간 주변을 가득 채운 검은 인영들이 제 형체를 바로잡아가기 시작했다.

이곳까지 동행한 알리사와 마찬가지로 자아는 존재하는 듯하나, 역시 소통은 되어보이지 않는 존재들.

반면 저 망령은 같은 힘으로 구축되었음에도 제 의사를 확실히 전하고 있다. 재량의 격차가 터무니없다는 건 누구라도 실감할 수 있을 터.

'황제에 교황까지 이 상황에 가담하다니……. 이 나라가 진작 망하지 않은 게 이상하네.'

아니면 이미 망조가 들었기에 이런 식으로나마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일까?

어느 쪽이건 당장 중요한 건, 그 계획을 위해 그들이 줄곧 많은 준비를 거쳐 왔단 것이었다.

-…그래, 자네 역시도 고결함을 가진 존재. 여기까지 왔다면 물러나진 않겠지.

그건 전쟁시대의 영웅을 구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

곧 그가 볼레로의 곁으로 다가서고는, 귓가에 조용히 속삭여 말하기 시작했다.

-제국의 검이어. 저 자 역시당신이 지키고자 하는 이를 시해하고자 이곳에 온 자입니다. 당신의 충의가 여전하다면, 주군을 해하고자 하는 그들을 엄하게 다스리소서.

-……우우웅.

제레프의 속삭임에 조용히 검을 틀어쥐는 볼레로.

역시나 말은 이해할 수 없지만, 투구 밑으로 보이는 눈동자는 정확히 셰인과 토머스에게로 향해져 있었다.

그에 어린 살기는 전생 이상.

-콰아앙!!!!

직후 이어지는 도약과 함께 휘둘러진 검이, 셰인이 치켜세운 톤파와 충돌하며 굉음을 터트렸다.

일순간 두 어깨에 느껴지는 묵직함.

그 저릿함이 가시기도 전에 이루어진 회전에 견제를 취하려는 순간, 검을 거둔 볼레로의 돌려차기가 옆구리를 강타했다.

'이 새끼가……!'

갑작스러운 체술에 휘청거리는 몸. 그에 비틀거리기 무섭게 역수로 쥔 검의 폼멜이 위에서부터 떨어져 내렸다.

그 폼멜을 톤파로 막고 반격을 가하려는 것도 잠시.

'가벼워……?'

날이 아닌 손잡이.

하지만 첫 일격보다 지나치게 가볍다.

지금의 공격이 견제에 지나지 않아서?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찰나의 순간, 셰인의 시선이 사각으로 돌아선 볼레로에게로 향해졌다.

검마저 손에서 놓은 채로 주먹을 틀어쥔 모습.

-빠각!!

그 주먹에 턱을 얻어맞은 셰인이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평범한 주먹질이 아닌 무검술.

마나를 이용했음에도 절개술과 달리 날이 벼려지지 않았지만,  마나가 실린 타격인 만큼 강체술을 흩뜨리기엔 충분하다.

-투파팍!

그 상태로 몰아치듯 체술로 맹공을 가하는 볼레로.

난타에 휘둘리던 셰인이 이를 깨물며 반격했지만, 그 공격마저 고개를 숙여 피해낸 그가 제 손을 뒤로 빼내었다.

바닥에 기울어지듯 추락하는 검의 손잡이를 정확히 잡아채는 기교.

그 직후 낮아진 자세와 함께 위로 치켜세워진 검이, 그 원심력을 빌어 전방을 향해 전력으로 내리 찍혔다.

-콰아아앙!!

퍼져나간 물리력이 바닥에 스미고, 그 위로 솟구치며 자그마한 단층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터져 나오는 파편과 연막, 그리고 아직 의지의 힘이 가시지 않은 채 소용돌이치는 칼바람의 행렬.

-콰아아!!

그 공격을 몸으로 버텨낸 셰인이 연막을 갈라내며 톤파를 휘두른 직후, 밑으로 늘어졌던 검이 그 상태에서 곧추세워졌다.

아래로 늘어진 검이 위로 치켜세워진 순간, 휘둘러진 톤파는 검의 면을 타고 교묘히 빗겨나가기에 이른다.

방어에 소요된 움직임은 적음을 넘어 미세함에 근접한 수준.

공격에 실패한 자를 향해 반격을 가하는 건 거의 즉시다.

'죽는다.'

전생이었다면 그렇게 직감했을 상황.

-퍼엉!!

그 직후 밀려났던 톤파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고.

그로부터 터져 나온 탄환이 볼레로의 하체를 강타해 자세를 크게 무너트렸다.

마나의 탄환은 그 자체로 순수한 마나의 방벽에 영향을 끼치는 법.

그 공격을 예상하지 못하고 주춤거린 순간, 셰인의 양 손에 쥐어진 톤파의 총구가 볼레로에게로 겨누어졌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그 때는 날 아주 가지고 놀았다 이거지?"

그래, 애초에 전생에서도 그가 진심을 발휘한 건, 오롯이 제 목을 일격에 도려내었던 최후의 순간뿐이었다.

즉, 자신이 겪은 그의 전력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다는 것.

상대할 때의 강함이 전생 이상이라는 건 진작 깔고 들어가야만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 됐네. 지금은 200년 뒤라서……."

하지만 상대의 강함이 전생 이상이라 한들, 지금이 가망 없는 싸움이라곤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쪽도 시대에 맞춰서 장비빨 좀 받을 참이거든."

-투타타타타!!!

톤파를 이용한 난사에 검을 세워 응대하는 볼레로.

그 가드가 이루어지기도 전, 검은 무언가가 땅에서부터 치솟아 올라 마나탄의 세례를 가로막았다.

"무슨……."

-후우웅!

당혹을 내뱉은 직후 덮쳐오는 쇄도음.

그에 미처 경계를 하기도 전 난입한 검은 그림자가 셰인의 앞을 가로막아, 손에 쥐어진 것을 크게 휘둘렀다.

토머스가 소환한 심문관.

그 손에 쥐어진 거대한 망치에 검은 물체를 쳐내고, 그것이 이내 '쿵'소리를 내며 바닥에 추락해 바스러졌다.

두텁고 육중한 비석.

제 앞을 지키는 심문관과 마찬가지로 검은 힘에 의해 구현된 물질이다.

-쿠궁, 쿠우웅!!

그러한 물건이 셰인과 볼레로가 합을 나눈 때에도, 이 공간 전역에 날아들고 있다.

-쿠구궁! 콰가강!!!

심문관들이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며, 허공에서 생성되는 검은 물체들을 상대로 항전을 벌이길 반복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날아드는 공격을 모조리 쳐내기엔 무리가 있었으니.

-토머스, 부질없는 저항은 그만 두어라! 이제라도 네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촤르르륵!!

볼레로에 기생한 망령, 제레프의 고함과 함께 대지에서부터 무수한 사슬이 쇄도해온다.

날카롭게 깎인 끝은 그 자체로 흉기라 부를 것.

그런 가차 없는 공격이 파도가 되어 심문관들을 휩쓸자, 반동에 주춤거리는 토머스가 이를 깨물며 로자리오를 휘둘렀다.

그가 다루는 것은 의지와 체력이 보장되는 한 무한히 새성시킬 수 있는 군대.

하지만 상대가 가진 역량은 감히 인간 한 명이 넘볼 만큼 허접한 게 아니다.

옥좌에서 퍼져나가는 힘은 이 순간에도 증폭되고 있고, 그 모든 힘은 술자인 제레프가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으니.

'저거, 설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중 측면에서 느껴지는 위기감.

대치 중인 볼레로가 제 칼에 힘을 끌어 모으며 생긴 힘이다.

-쿠웅!

찰나의 순간을 걸쳐 비약적으로 힘을 증폭시킨 거합.

그에 강타당한 셰인이 멀리 튕겨져 나간 순간, 제레프와 교전을 이어가던 토머스가 제 손을 크게 휘둘러 심문관들에게 신호를 보내었다.

그 지시를 받으며 나아가는 심문관들이 셰인의 몸을 정확히 캐치.

이후 그의 곁으로 다가선 토머스가 무거운 목소리를 흘렸다.

"괜찮으십니까?"

"……제가 묻고 싶은 말이네요."

자신도 말이 아니지만, 앞서 저 둘을 상대한 그의 몸은 척 보기에도 엉망인 상태였다.

그리고 현 상황에 볼레로보다더 경계해야 할 건 다름 아닌 교황 쪽.

"설마 신성력으로 물질 창조까지 가능할 줄이야……."

납득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신성력의 개념은 회복이 아닌, 과거를 되새기고 복원하는 것.

자세한 원리는 수백 년 간 연구되지 못해 알 수 없지만, 그 개념을 뒤틀었다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범주 내의 현상이다.

그로 인해 생성된 것이 바로 허공에 떠있는 무수한 비석, 그리고 바닥에서 솟구쳐 오르는 사슬…….

그것을 무분별하고 무자비하게 생성시키기만 해도, 토머스가 구현한 심문관들을 통한 수적우위마저 무의미하게 돌아가 버리고 만다.

거기에 그를 지키는 건 방심을 져버린 구시대의 강자였으니.

-제국의 검이어.

그러한 기사를 불러내고 기생한 술자, 제레프가 주변을 두른 비석들을 하나둘씩 치워가며 속삭이듯 말했다.

-내 그대를 신뢰하고 있으나, 지금 상대하고 있는 둘은 결코 호락호락한 이들이 아닙니다. 당신이라면 저의 도움 없이도 둘 모두를 쓰러트릴 수 있겠지만……. 제가 당신을 깨운 이유는 승리가 아닌 수호를 위해서입니다.

검은 안개속의 안광이 스윽 돌아가, 이내 배후에 자리한 옥좌로 향해진다.

-당신이 섬겨온 주군의 위대한 피를 기억하고 있다면, 저 옥좌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싸움을 서둘러 끝내주시길 바랍니다.

-……우우웅.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들어 올리는 볼레로.

그 움직임이 보다 딱딱해진 건 옥좌에 앉은 이를 향한 충성을 증명하기 위함이리라.

완벽한 승리가 아닌.

완벽한 수호를 이룩함으로써.

-……우우웅.

이윽고 판단을 마친 그의 칼끝이 향해진 곳은 자신의 손목.

그 칼날이 거침없이 갑주에 덮인 살을 잘라낸 순간, 그 틈을 타고 액체가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피를 연상케 하는 검은 액체.

허나 바닥에 쏟아지지 않고 춤을 추듯 움직이더니, 이윽고 그의 손아귀에 밀집되어 하나의 형태로써 구축되기 시작하였다.

'혈도개방(血刀開放).'

외부의 출혈을 통한 추가적인 써클의 확장을 노리는 기술.

마법이 아닌 검에 한정되지만, 이론만 따지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9써클 이상의 경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래, 자신의 숨통을 도려낸 그 기술이다.

'마음 같아선 오기로라도 복수전을 하고 싶지만…….'

목에 덮쳐오는 섬뜩한 감각에 반사적으로 관자놀이로 향해지려는 손가락.

하지만 그마저도 끝내 거두어지고 말았다.

'……지금은 개인적인 앙금을 해소하는 걸로 만족할 때가 아니야.'

이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것.

패배는 스스로의 죽음을 넘어 많은 피해와 희생으로 이어지는 만큼, 무리를 하더라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만 한다.

"…토머스 추기경님."

그 점을 자각한 셰인이 제 옆에 선 이를 돌아보며 물었다.

"지금 저희가 해야 하는 건 무엇이죠?"

교황의 제거인가?

아니면 볼레로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

"……저 옥좌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래, 이 방의 중심에 존재하는 옥좌와, 그 위에 힘에 잠식되어 앉아있는 남자.

저 옥좌야말로 이 영지에서 벌어지는 사태의 근원일 것이며, 전쟁이란 어느 한 쪽의 지도자가 쓰러진다면 끝나는 법이다.

그 과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법.

"…10초."

그 목적을 떠올린 셰인이 깊게 숨을 몰아쉬며, 관자놀이로 겨누었던 손가락의 끝을 자신의 가슴팍으로 향하였다.

"최소 10초 정도, 저 혼자서 저 둘을 잡아둘 수 있을 거예요."

배와 가슴의 사이.

흔히 명치라 불리는 장소엔, 혈액이 밀집되는 심장으로 직결되는 혈관이 자리하고 있다.

'8써클.'

200년 전은 물론 현 시대에도 '이론상'으로나 도달할 수 있다 평해지는 경지.

10세 시절만 해도 손가락을 튕길 정도의 공격에 진이 다 빠졌으며, 6써클인 지금도 자칫 잘못하면 몸이 산산조각 나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잠깐 쓰는 정도가 아닌 자신을 상회하는 강자와 맞붙는 것이기에 더욱이.

'그래도 해야 한다.'

10초.

이제까지의 수행과 더불어, 지금의 제 몸 상태를 고려했을 때에 나온 대략적인 결론.

"그 동안 저 옥좌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우웅!!!

물음과 함께 볼레로의 손에 쥔 검이 격하게 진동하기 시작.

그 힘을 느낀 토머스가 입에 머금은 침과 피를 삼키며, 조용히 제 손을 들어올렸다.

"불가능하더라도 해야겠지요. 그것이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마음에 드네요 그건."

무모한 도전에 동참하는 건.

그 점을 직시한 셰인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제 엄지손가락을 명치에 찔러 넣었다.

'혈도개방 8써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해금된 순간.

-쉬학!!!

그 직후 볼레로의 검에 밀집된 마나가 하나의 선이 되어, 이윽고 셰인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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