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병의 환생 246화
-이 제국은 이제까지 그릇된 길을 거닐어 왔다……. 그대야말로 이제껏 누누이 그것을 강조해오지 않았는가?
"그건……."
-나와 같은 신자들은 그저 선조들이 내려준 과업을 정의라 여겼을 뿐, 나 역시 그것이 그릇되었다 생각하여 막아보려 했지만 더 큰 혼란만이 초래될 뿐이었지.
시대의 광기를 어찌 한낱 인간이 막아낼 수 있을까?
그건 이 시대와 다른 사상을 가진 자라 해도 마찬가지.
그런 자의 의견은 공감을 사지 못한다면, 더욱이 큰 혼란을 초래할 뿐이란 걸 이제까지의 삶이 가르쳐주고 있다.
-그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선 근간 자체를 파괴해야만 하는 것이지.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 없네. 그 또한 이제껏 억눌러온 것의 반동일 뿐이니.
쿠구궁!!
대지가 울리고.
그와 함께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이 지하를 잠식하는 막대한 힘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하였다.
-지금의 이 파괴를 받아들인다면, 자네는 이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구세주가 될 수 있는 게야. 잿더미가 된 세계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은 존재할 것이고, 그중에도 구원을 바라는 이들은 존재할 테니까.
저 위로 솟구쳐 오르는 힘이, 이윽고 타르타로스를 넘어 그 위에 자리한 바빌론으로.
그 잔해가 무수한 건물이 뒤엉켜 만들어진 듯한, 마치 혼돈 그 자체를 상징하는 건물의 곳곳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니 내 기회를 줄 때 이곳에 남게나. 그대는……. 이런 곳에서 죽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사람이니.
제레프의 관심은 오롯이 하늘로 향해졌을 뿐.
그러니 제 앞에 있는, 그저 과거의 기억을 이어받았을 뿐인 필멸자에게 관심을 거두며 그곳으로 향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과 적대했으나, 끝내 자신의 이상을 이해하고 운명을 순응한 가엾은 신자와 함께.
-그릇된 시대에 태어나,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만 가엾은 어린양들이어.
이제까지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어낸 시대의 광기에, 그 종막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내 이 땅을 기점으로……. 이 땅에 자리한 뒤틀린 탑을 초석으로 삼아, 예정된 미래를 열어갈 것을 선포하노라!!
그렇게 그의 성대를 빌어 자신의 목소리를 서서히, 이 넓은 대륙을 향해 전파할 기세로 소리쳐 말한다.
-쿠르릉, 쿠릉!!
대찬 붕괴음과 함께 지반이 함몰되나, 끝내 무너지지 않고 중력을 역행하듯 솟구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발하는 압도적인 힘에 전율하는 파편들.
그마저도 바스러져갔으나, 그에 스며든 창조의 힘은 그 모든 것을 모아 새로운 육신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꾸드득, 드득!!
이윽고 시체들이 가득한 땅의 위에, 그 위에 세워진 뒤틀린 탑을 기점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는 거대한 해골.
그 위로 새 살이 돋아나 만들어진 장기와 살, 피…….
그 끝에 만들어진 것은 검은 거인이, 이윽고 천공을 자욱이 뒤덮은 검은 구름에 머리를 맞대기에 이르렀다.
-두려워 마라 필멸자들이어. 내 그저 위대한 존재의 대변인으로써, 이 땅에 마땅히 찾아와야 할 미래를 선사하려는 것뿐이니.
추악하고 더러운…….
하지만 그렇기에 시대를 상징할 자격을 갖춘, 감히 거스르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압도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존재.
그 풍채로부터 비롯된 재액이 하늘에서부터 퍼져나가, 이윽고 대륙 전체를 잠식할 기세로 뻗어가기 시작한다.
밤하늘을 덮는 별과 달이 사라지고, 이윽고 실낱같은 빛에 의존하던 세계엔 어둠이 가득 채워지기에 이르렀다.
-꾸드득, 드득.
그 힘의 영향이 이 지하에도 미치는 것일까?
옥좌의 위에 쓰러져 있는 목이 잘린 시체가 달그락거리는 것이, 이 깊은 곳에 홀로 남아 있는 셰인의 눈에 비춰지기 시작하였다.
머리 하나 없는 시체다.
기억을 되새길 수 있는 매개가 없으니, 기껏 해봐야 사후경직 정도의 반응만이 고작일 뿐.
하지만 저 하늘을 뒤덮는 힘은, 그저 이 땅이 아닌 제국 전체로 뻗어나갈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
추기경 토머스.
현혹을 마다하고자 스스로의 눈을 뽑고, 심문관으로서 누구보다도 많은 악을 정벌해온 그는…….
그 깨달음을 빌어 증폭된 힘이란, 그 자체로 재앙의 초석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세상이 정녕 무너지길 희망하는 건 악이 아닌 선이라는 건가.'
그런 파괴 또한 정의라 믿기에 신앙을 빚어 만든 힘이 반응하는 것인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그런 이들의 고결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 그것도 결국엔 혼자서 내린 결론이야.'
죄를 벌하는 것도, 그들을 용서하는 것도 인간인 것을.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간이 저지른 일을, 어찌 신의 의사라 할 수 있겠는가?
'거스를 수 없는 공포 따위가 아니야. 저것도……. 엄연히 인간이 만들어낸 재액이야.'
그저 스케일이 클 뿐, 그 근간만은 이제까지 맞닥트렸던 자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막을 수 있는 건 지금뿐이다.
그가 일을 저지르고 난 후에 남을 건 오롯이 잿더미 위의 절망 뿐일 테니까.
"스승님."
그 점을 되새긴 셰인이 제 양손을 들어올리고, 그 손을 한 곳에 맞대며 힘을 실어 넣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그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믿음이라는 게 실체화되는 세계라면, 그 믿음을 통해 무언가 바뀔 것이라 믿을 수 있으니.
"이 못난 제자에게 힘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뒤를 이어야 할 기도문이, 속에서부터 치솟는 응어리에 억눌리는 것이 느껴졌다.
굳세게 맞잡혀야 할 손이 격하게 떨리고 있다.
이미 한계에 부닥쳐서인가?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셰인 골드리안. 당신은 카일 페터슨이 아니에요.'
이런 행위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의 그로 하여금 행동을 저지시키고 있었기에.
'당신은 그저……. 그러한 인물의 기억을 이어받은 채 성장한, 한 명의 제국인에 불과할 뿐입니다.'
'당신이 가진 기억은 그저 후세에 내려진 저주일 뿐입니다.'
어째서인가.
이미 그런 현실을 받아들였다 여겼건만. 이미 과거에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개척했다 여겼건만.
'카일 페터슨.'
정작 이제껏 자신이라 믿어왔던.
'왜 그리 저항하는 겐가? 자네 역시 피해자이지 않은가?'
그 고결한 마음을 가진 자를 향한 동경을.
그 존재를 스스로에게 투영시키려드는 속삭임이, 이 순간의 자신을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이 압도적인 절망 속에서.
그 나약함에 부질없이 꺾이길 희망하는 마음이, 그 자의 회유를 변명 삼아 물러나야 할 이유로 다가오는 것이다.
'줄곧 믿어왔던 스승은 자신의 스승이 아니었다.'
'피오 아스클레는 카일 페터슨의 스승이지, 셰인 골드리안의 스승이 아니다.'
그러한 깨달음이 손끝에 어려야 할 빛을 앗아가고.
끝내 어둠만이 남게 된 땅에서, 셰인은 축 늘어진 제 손만을 힘없이 쳐다볼 뿐이었다.
"하하, 그래……."
이윽고 터져 나오는 실소.
그와 함께 기도를 위해 합장했던 양손마저 늘어져간다.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이 감정은 분명 좌절감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이제까지 제 삶에.
그래도 목숨을 걸어가면서까지 추구하는 바를 이루고자 했던 자신이, 이제껏 느껴본 적이 없는 감각.
-쿠구궁!
저 높디높은 하늘에 맞닿은, 저 터무니없는 거인을 상대할 용기를 어찌 가져야 할지 가늠이 잡히지 않기에.
이런 망가진 몸으로 나아간다 해도 무언가 바뀌지 않으리란 생각을, 차마 이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으니.
'만약.'
그 순간 마치 변명이라도 하듯, 셰인의 머릿속에 이제껏 생각해본 적 없는 광경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이 기억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자신이 환생이란 걸 하지 않았다면.
200년 전의 인물에 대한 기억이 만약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면……. 자신은 그저 한 귀족가의 서자로써 살아가지 않았을까?
배 다른 후계자들은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겠지만, 그래도 제 아비는 자신을 애지중지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그 호의를 통해 후계자 싸움이 치열히 이루어지는 가문을 벗어나고, 권위를 가진 자와의 약혼을 맺게 되었으리라.
라인하르트 가문.
이 제국의 가장 명망 있는 가문 중 하나에, 차마 이 세상에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치를 숨기고자 서자의 몸으로써 맺어질 기회를 거머쥔다…….
귀족사회는 물론 교단에서도 그런 자신을 밉상으로 보겠지만, 그래도 가문으로 돌아가봐야 좋을 꼴은 보지 못할 게 뻔하다.
그렇게 얼떨결에 권력을 쥐게 되고, 그럼에도 제국을 지탱하는 공작가문의 후계자가 된 데에 자부심을 가지며…….
'그리고, 아내를 잃게 되었겠지.'
탄생의 저주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마는 비운의 여인.
어쩌면 그녀와의 관계에 사랑 따윈 없었을지도 모른다.
설령 있다 해도 그녀의 죽음 이후 통곡을 할지.
그 날을 기점으로 방탕한 생활을 이어갈지.
아니면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갈지 조차도 지금에 와선 알 길이 없었다.
'그래도, 어떤 식으로든 살아갔을 거야.'
아무것도 모른 채로.
그저 서자로써 공작가문을 이어받은 벼락출세의 귀족으로써 살아가고.
'그런 식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순간을 맞닥트렸을 거야.'
이 종말의 순간에 한낱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는 순간에, 애타게 주님의 이름만을 부르며 안식을 가지는 것이 정해진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광신에 맡긴 안락사일지언정, 적어도 그 최후만은 고통스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그렇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사라져버릴 뿐인 삶이란, 지금의 자신에겐 너무나도 공허하기 그지없게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야.'
역사에 만약을 논하는 게 의미가 없듯, 이제껏 거쳐온 삶에 또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는 건 미련한 짓이다.
있었던 일은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지금 당면한 현실의 앞에 찾아올 미래를…….
그 가능성마저 외면하는 것이 정녕 옳은 일인가?
"그래, 나는……."
이윽고 셰인이 그 심정을 소리 내어 말했다.
"나는 세인 골드리안이야."
카일 페터슨의 기억을 이어받은 셰인 골드리안.
과거도 만약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그리고 이 시대의 사람들이 모르는 걸 알고 있는 셰인 골드리안.
그걸 알고 있는 이상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기억은.
이 순간 모두가 절망하고 받아들일 이 순간에, 희미한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스승님."
그 가능성이 설령 썩은 밧줄에 불과할지라도.
그럼에도 그는 손에 힘을 실어 넣고, 그것을 질끈 틀어쥐고자 한다.
"아니……. 의술의 신이어."
양 손을 맞대었던 합장의, 그 손가락을 오므려 깍지를 끼고.
그 손은 끝내 자신의 가슴으로. 이 순간에도 고요히 뛰고 있는 제 심장으로 향해진다.
그리고 되새긴다.
"나는, 이 순간부터."
극복할 수 있는 좌절감이란.
자신을 죽이지 못하는 시련이란, 스스로를 더욱이 단련시켜 준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당신의 대변인이 될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그래, 이어지는 것은 그걸 위한 의식이었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의 우상이 되어준 자를 향한 경의를…….
더욱 나아가, 그 마음을 이윽고 신앙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의식.
* * *
그리고…….
-퍼어엉!!
멀리서부터 희미하게 들려오는 폭음과 함께, 흙바닥에 굴러 떨어진 몸에서 미미한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몽롱해진 정신을 다잡아가는 한 병사.
피와 먼지로 더럽혀진 군복에 덮인 몸이 서서히 일으켜 세워졌으나, 입에 고여 있는 흙과 침을 차마 게워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다.
그저 의식을 잃기 전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릴 뿐.
'이곳은, 헥스 백작령의 인근에 위치한……. 고지대.'
제국군과 반란군.
두 세력이 충돌하며 펼쳐진 무수한 전장 중 하나.
그 전장에서 폭격에 휘말렸던 병사가, 제 머리를 움켜쥐며 지끈거리는 두통을 떨쳐내었다.
-삐이이이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은 그러한 이명 소리뿐이었으니.
그로부터 상실된 청각에 들려오는 건 멀리에서 들려오는 포성뿐.
하지만 직후에 포탄이 추락한 곳은 이곳이 아닌 적지의 한가운데였다.
자신들의 영역에 침범한 누군가를 경계하며, 그들을 공격하기에 나선 것인가? 제국군이 아니라면 누가?
-부스럭.
의문을 느끼는 가운데 돌연히 들려오는 떨림.
그에 병사의 고개가 제 측면으로 향해졌다.
폭격에 의해 토사로 뒤덮인 장소. 그곳에서 흙먼지를 파헤치고 나타난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죽었다.'
바로 알 수 있었다.
머리가 반쯤 함몰된 데다, 심지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오롯이 '상체'뿐이었으니까.
아직 흙바닥 밑에 묻혀있는 하체와 이어진 척추, 지상을 기어가는 움직임에 의해 서서히 떨어져나가는 장기줄기들…….
하나 코끝에서 맡아져 오는 건 피비린내가 아닌 썩은내였다.
의식을 잃은 찰나의 순간에 벌써 부패가 진행되기라도 한 듯.
"왜……."
죽은 동료가 잃은 하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오고, 그러한 광경이 이 일대를 거쳐 펼쳐져 있다.
치열한 싸움, 그 끝에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는 현장.
그 자체로 재앙이라 봐도 무방한 현장 속에서, 한 병사가 바닥에 무릎을 굽혀 앉으며 울음을 터트렸다.
"주여. 어디에 계시옵니까."
그렇게 손을 모은 채 기도를 드린다.
"세상이……."
많은 이들이 죽고 있다.
그들의 영혼이 천당에 다다르지 못한 채, 이승에 남아 산 자를 추적하고자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신이란 작자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이 무너져가는데도,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모두를 사랑한다고.
모두를 평등히 사랑한다고 말했음에도, 어째서 이 혼란을 방치하고 있는 것인가?
왜 그들은 죽음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고, 그들을 봐야하는 자신들은 이다지도 고통스러운 순간을 겪어야 하는가.
"주여, 제발……."
그럼에도 병사는 빌 수밖에 없었다.
"제 목소리가 들린다면, 대답해주세요."
설령 기도를 통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런 식으로나마 위안을 가지고자 하였다.
"대체 제가, 여기서 어찌해야……."
그러한 행위에 서서히.
마음의 술렁임이 가라앉고, 이윽고 이명을 지워간 순간.
"의무병!!!!"
줄곧 이 전장에 울려 퍼졌던.
병사들의 고함이, 무수한 이들이 내뱉는 일체되지 않은 혼란의 아우성이.
그 순간만은 한결 같은 단어를 입에 담으며, 이윽고 함성이 되어 전장에 울려 퍼졌다.
"의무병, 어디 있어!!"
"제발 이쪽으로……."
"내 동료가 죽어가고 있어!!"
"의무병!! 내 말 안 들려!?"
절규가 노래하고, 비탄이 메아리치는 현장.
그 전란의 중심에 선 의무병이라 불리는 이들의 머릿속에, 이윽고 한 가지 말만이 맴돌기 시작한다.
"가야, 한다……."
그것을 소리 내어 입에 담고.
"나를, 부르고 있어."
그러한 표현은 이윽고 꺾여가는 의지를 다잡으며, 죽어가는 망령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무뎌진 발걸음이 위태롭게나마, 자신을 부르는 이들을 향해 나아간다.
절망의 현장 속에서 부름에 응한 것은 신이 아닌.
그들과 같은 자리에 선 인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