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병의 환생 247화
엔드류 데스몬드.
그런 이름을 가진 사내가 의무병을 지원한 건, 고작 한 권의 책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였다.
제 아비가 목숨이 위태로웠던 때.
돈이 있더라도 교단원들을 부르러 갈 여유조차도 없어 머뭇거리던 순간, 누군가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제 아비의 숨통을 트여주었다.
멈추었던 심장이 뛰고, 막혔던 숨이 터져 나왔던 그 순간.
그렇게 목숨을 부지했던 제 아비는, 이후 신자들의 도움을 통해 건강을 완전히 되찾게 되었다.
돌연히 찾아왔던 행인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 구제의 순간조차 다다르지 못했으리라.
그런 은사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했으나, 그는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그저 한 권의 책만을 엔드류에게 내어줄 뿐이었다.
블레이즈에서부터 출판되었던 한 권의 책.
근래 제국에 전파되기 시작한 '구급법'에 대해 서술한 책은, 교단의 사람들 중 일부도 사용할 정도로 제국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
그 책에 보은을 입어서일까.
아니면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감명을 받아서일까.
'사람이 사람의 손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순간에 경의를 가진 엔드류는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블레이즈로 향하게 되었다.
그 책을 쓴 이의 가르침을 보다 가까이에서 받기 위해.
비록 그 자는 이미 전장을 벗어난 지 오래였지만, 그럼에도 엔드류는 그가 남겨놓은 흔적을 따라 의무부대에 입대하여 그가 남기고 간 가르침을 따라갔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그렇게 그는, 블레이즈라는 땅을 벗어나 전장에 들어서기에 이르렀다.
총도, 칼도…….
심지어 몸을 두르는 갑옷조차도 내버린 채, 오롯이 맨손에 붕대와 밧줄만을 쥐며 뛰어다니는 의무병으로써.
-퍼엉!!
그런 그의 귀에 멀리서부터 폭음이, 그 뒤를 따라 맹렬한 총성이 들려왔다.
하지만 그 또한 결국 눈먼 사격에 불과할 뿐.
엔드류는 그를 무시하며, 토사에 묻힌 동료들을 하나둘씩 파헤쳐 지상으로 끌어올렸다.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
사실상 시체로 이루어진 밭이라 해도 무방한 장소.
그러한 장소를 서서히 잠식하는 힘이 시체들을 하나둘씩 일으켜 세웠지만, 엔드류는 그로부터 관심을 돌리며 숨이 붙은 이들을 부축해줄 뿐이었다.
"괜찮아요?"
"다, 다리가……."
"부목을 대줄게요. 손이 멀쩡하면 이걸 지팡이로 삼아서."
할 수 있는 건 움직일 수 있는 아군에게 목발을 쥐어주는 것뿐이었다.
그들을 이끌고 후방으로 향하기엔, 이 땅에서 아우성치는 동료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들 모두를 구할 수 없다는 것에 한이 느껴졌지만, 그런 절망감에 사무친다면 당장 구할 수 있는 사람조차 구할 수 없게 된다.
"……복창하라."
그러한 무기력에 쓰러지지 않고자, 엔드류가 이를 깨물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펼쳐갔다.
"복창하라, 의무병의 신조."
아무도 뒤따르지 않는 대답.
하지만 그 의미만은 분명히.
분명히 자신에게만은 전해지고 있다.
"신조 하나, 의무병은……. 절대로 죽어선 안 된다."
자신이 죽는다면, 자신이 살릴 수 있는 수백의 사람들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명심한다.
"신조 둘. 의무병은……. 제 목숨을 부지하는 선에서, 아군을 살리는 데에 사력을 다한다."
지금의 제 역할이 오롯이 사람을 살리는 것뿐임을 명심한다.
"신조 셋, 의무병은……."
왜 스스로가 왜 이 전장에 발을 들였는지를 떠올리며.
-크르르, 카아악!!
그 되새김이 들려오는 괴성에.
제 동료였던 것의 비명에 잠식되는 순간.
-서걱!!
예리하게 벼려진 손날이, 그 목을 도려내어 그에게 활로를 열어주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나아간다.
자신의 사명이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아닌, 아직 살아있는 이들을 살리는 것임을 되새기며.
"주여……."
그렇게 못 다한 기도를 입에 담아 외운다.
"내 당신에게 무리한, 부탁은 하지 않겠습니다."
모두가 죽어나가고.
죽은 자들마저 일어나, 이승에 펼쳐진 지옥 속을 누비면서도 주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다.
"나에게……."
그 기도를 통해 무언가 바뀌리라 여기지 않으나.
그저 등을 기댈 수 있는 기둥으로써, 잠시 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로써…….
"이 비천한 신자가, 한 사람을 더 구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런 마음을 입에 담아 읊는 것만으로, 자신의 발걸음을 무디게 만드는 절망감을 망각해 간다.
"내 당신이 내려주는 빛을 보지 못할지언정."
그 기도조차 광활한 전장의 소란에 삼켜지고 아무에게 닿지 않을지언정.
그럼에도 스스로만은 그 소리를 끝없이 입에 담으며 나아가길 반복한다.
"나로 하여금 고통 받는 이들이……. 당신이 내려주는 빛을 볼 수 있게 해주소서."
진심으로 신을 향한 믿음을 가지지 못할지언정.
그럼에도 자신들을 이 전장으로 이끌은 가르침을 향한 동경을, 경외로 승화시키기 위해.
***
그래, 지하 깊은 곳의.
이승의 지옥을 표현한 장소를 밝히는 빛은, 분명 그러한 이들의 믿음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른다고.
"……선서."
한 의무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장을 누비는 이들의 삶을, 자신에게 남겨진 기억을 빌어 상상하기를 반복하였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인류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데에,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하겠습니다."
그들의 의지를 이어받은 채로, 그렇게 그는 제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이를 떠올리며 기도를 읊어갔다.
"나는, 나에게 의술을 가르쳐준 스승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릴 것이며, 나와 같은 길을 거니는 모든 동료를……. 피를 이은 형제처럼 여길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넋두리.
지하의 끝자락에서부터 외는 기도란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고, 그렇기에 아무런 의미 역시 존재치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양심과 위엄을 가지고 의료직을 수행할 것이며, 그 어느 때에나 환자의 건강과 목숨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되새기는 것은 오롯이 혼자뿐이다.
그런 식의 되뇜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확인할 뿐이다.
"나는 설령 환자의 비밀을 알게 될지언정, 그 자가 세상을 뜬 후에도 그 비밀을 누설하지 않음을 맹세하겠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빚어 만든 빛이, 서서히 그의 곁으로 모이는 믿음과 더해지며 어둠을 더욱이 밝혀가기 시작하니.
"나는…… 언제나 환자를 위해 스스로의 의무를 다할 것이며, 그 자의 나이와 성별, 질병과 장애……. 그리고 교리와 국적 외의 모든 부분에 따른 차별을 주도하지 않으리라 맹세하겠습니다. 설령 그자가 나의 적이라 할지라도."
그 따스함이 몸을 포개고.
그저 일어서는 것만이 고작이었던 몸의 상처들을 하나둘씩 달래며, 그렇게 몸의 떨림이 하나둘씩 잦아들기에 이른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위협이 가해진다 한들, 인간의 생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존중하며……. 당신이 내려준 지식을 그 법칙에 반하는 곳에 사용하지 않음을 맹세하겠습니다."
거짓이라면 어떤가.
그저 남에게 이어받은 기억이라면 어떤가.
그런 기억으로나마 지금의 이 순간 안정을 가지고, 절망감이 게워내지는 것을.
"이 모든 약속을 나의 의지로 엄숙히 서약할 것을 맹세하오니……."
그러니 지금의 기도는 결코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고.
그 점을 되새기고, 또 되새기는 그가 눈을 뜬 순간, 이윽고 제 앞을 두 줄기의 빛이 감싸 쥐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손과도 같은 형상의 빛.
'그래요, 스승님…….'
그러한 빛을 자각한 순간 끌어안은 느낌이 더욱 선명해지고.
그로부터 느껴지는 포근함에……. 이윽고 제 눈시울이 뜨거워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당신은,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하는 가엾은 신자조차 여전히 사랑해주시는군요.'
스스로가 가짜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 기억은 분명 진실 되었으리라 믿으며.
그녀라면 분명 자신을 이런 식으로 보듬어 주리라 믿으며.
"의술의 신이시어."
그렇게 셰인은.
제 가슴을 감싸 쥐는 양손을 함께 포개며, 그로부터 전해져오는 희미한 고동을 느껴갔다.
"당신의 목소리가 저에게 닿을 일은, 이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존재하지 않는 자를 기억으로나마, 그들이 남겨준 의지로나마 되새기고 회고한다.
"하지만 지금의 기도가……. 이 비천한 신자의 목소리가 당신에게 닿았다면……. 부디 기도에 대한 답을, 증표로나마 보여주시옵소서."
그렇게 떠올린다.
줄곧 되새겨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시켰던 문구를 되새긴다.
"나를 지키고."
신조 하나-사람을 살리는 자는 결코 죽어선 안 될지어다.
"나의 이웃을 구제하며."
신조 둘-사람을 살리는 자. 그 목숨을 보존하는 선에서, 자신의 이웃을 구제하고자 사력을 다해야 할지어다.
"더욱이 나아가 이 세상에 이로움을 전파할……."
신조 셋-사람을 살리는 자. 앞선 두 가지의 신조를 시키는 선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바에 사력을 다할지어다.
"그렇게 사람을 살리는 자,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해야 할지어니."
그러지 못할지언정 그럴 기세로.
그럴 각오를 짊어지며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바라오니.
"그러니 나에게 기회를 주소서."
그 의지에 발하듯 빛의 형체가 굳어지며, 그의 몸 곳곳을 하나둘씩 포개어가기 시작했다.
"이 손에 붕대를 쥐어주고."
가느다란 선이 마치 뱀처럼.
기둥을 타고 오르듯 그의 몸을 휘어 감싸며 상처를 달래어주고, 그 고개가 위로 향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
"부러진 다리로나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목발을 내려주소서."
그 배후로부터 뻗어져 나간 빛이, 깃털을 흩뿌리며 그들의 몸을 띄우기 시작하며.
"내 그대의 빛을 보지 못하되……."
그렇게 서서히 솟구치는 부유감을 느낀 그가, 이내 제 몸을 덮쳐오는 힘에 모든 것을 기대었다.
"나를 마주한 모든 이들이, 나로 하여금 당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해주소서!!"
그 힘을 받아낸 몸은 이내 잔상으로.
그 끝내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지상을 향해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
"모두, 저길…… 보세요."
재앙이 소용돌이치는 현장.
검은 거인이 창공에 닿아 힘을 퍼트리는 순간, 그것을 허망히 쳐다보던 무리의 사이에서 케이미가 힘겨이 입을 열었다.
믿지 못한 걸 보기라도 한 듯. 제 시력을 보존하는 안경조차 벗으며.
"신."
그 경악에 동조하듯 한 성기사가 무릎을 굽히고.
"신이어……."
그 옆에 또 다른 학자가 그와의 유대를 느끼며, 힘겨이 입을 벌려 말하였다.
어느 순간 돌연히 나타나 이목을 사로잡는 존재로부터,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쟈드 브링시커."
그 정체를 어렴풋이 짐작한 태자가, 여전히 폐허 더미 위에 주저앉은 채로 한 여인의 이름을 불렀다.
"왜 불러, 바보 태자."
음지를 누비며 권력을 쟁취해온 뒷세계의 거물.
평소처럼 제 이름을 바로 부정하지 않는 건, 그녀 역시 제 앞의 광경에 매료되어서일까?
"자네는 신을 믿고 있나?"
그런 그녀에게 알랭이 조용히 물었다.
숭배를 받는 자, 결코 누군가에게 숭배를 받아선 안 된다는 이유로 신앙을 가지는 것이 금기시 여겨졌던.
그런 위대한 성자의 피를 이은 후손의 물음에, 쟈드가 쓰게 웃으며 대답했다.
"저걸 보면 없던 신앙도 생겨날 수밖에 없겠지."
뒷세계의 주민조차도 서서히 신앙이 개화되어가는 순간.
그 점을 직시한 태자가 코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말에 동조를 표했다.
"그래, 나 역시도……. 저런 걸 보면 스스로가 미천한 존재임을 실감할 수밖에 없구나."
황족이란 게 무엇인가.
그저 후세에 전해진 전통과 역사를 이어받은 존재에 불과한 것을.
그런 전통에서 비롯된 자부심조차도, 이 순간만은 제 마음을 술렁이게 만드는 경외심에 선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안젤라."
그건 공작의 자리에 오른 질리언 역시 예외가 아니었으나, 그 관심은 창공을 밝히는 빛이 아닌 제 옆에 있는 이에게로 향해져 있었다.
"토머스가."
제 눈에서 흐르는 눈물조차도 자각이 없는 듯.
"제 동기가 누누이 말했던 게 떠오르네요."
흐느낌조차 사치라 여긴 듯, 그녀는 그저 제 앞에 펼쳐진 광경을 응시할 뿐이었다.
지하에서부터 솟구쳐 오른 한 줄기의 섬광.
그것이 주변에 확산되어 가는 어둠을 갈라내고, 감히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하늘에 맞닿을 기세로 날아오르는 거인을 향해 뻗어가는 모습.
그 광경을 응시하는 여인의 머릿속엔, 저 어둠을 이룰 수밖에 없던 남자가 누누이 했던 말이 떠오르고 있었다.
'주의 신도인 천사조차 타락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설령 주의 대변인일지언정, 그들 역시도 전능한 존재라곤 할 수 없으니까요.'
타락한 천사.
스스로의 힘에 취해 주의 권위를 엿보는 교만의 상징이란, 신자들로 하여금 오만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런 오만이 시대를 물들인다는 자각이 없었기에, 어쩌면 지금 자신들은 이러한 재앙을 겪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제 스스로의 눈마저 뽑아 그 점을 경계하고자 했던 남자였으니, 그런 재앙의 중심에 서며 모든 책임을 짊어지려든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반대는 어떨까요?'
하지만 그는 기억하고 있을까?
타천에 대한 경계심을 누누이 강조하던 그는, 도리어 타락이 예정된 심문관의 필연에서조차 희망을 찾고 있었다는 걸.
'천사가 타락하여 지옥으로 떨어지듯, 지옥 속에 존재하는 악마들 역시 자신의 더러움을 떨쳐내며 승천하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죄악이란 한 번 짊어지면 결코 떨어져나갈 수 없는 법.
처음부터 고결할 순 있을지언정, 이미 더러움을 아는 존재가 깨끗해질 순 없는 법이다.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건 다름 아닌 그였다.
태생부터가 더러웠기에, 차마 양지로 나아갈 용기를 발휘하지 못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개심한 악마'밖에 되지 못한 가엾은 남자.
'그게 불가능하다 해도,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런 식으로나마.
세간에서 타락했다 여겨지는 길에 접어들어, 끝내 비참히 목숩을 잃은 심문관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들의 흔적을 기억하고자 하는 남자는, 그 생에서 한 가지 의문에 대한 답만을 끊임없이 찾아왔다.
'심연 속에도 빛은 존재할 수 있는가?'
그 오랜 고민의 답이.
이 순간을 빌어 안젤라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다.
"그래요, 토머스. 애초에 무의미한 고민이었어요."
애초에 전제부터가 잘못된 의문이었던 것이다.
태초의 땅에서 죄악을 범한 선조들은 낙원에서 추방당했으니.
그 낙원에 대한 동경심만을 갖출 수밖에 없는 장소란, 그 어디라도 세상의 밑자락이나 다름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처음부터 세상의 밑자락에, 심연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살아갔던 것이다.'
누누이 강조해온 고결함조차 결국엔 낙원에 대한 동경과 모사의 결과일 뿐.
그런 걸 추구하는 것부터가, 애초에 자신들이 그릇된 존재임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그러한 자각 없이 잘못된 것을 추구한 말로를 맞닥트리고도, 기존의 것을 추구하려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 거짓된 땅을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전장이라는 이승에 펼쳐진 지옥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처럼…….
그래, 이 순간 모두를 매료시킨 빛은, 그러한 시련을 겪은 끝에 고결함을 각성한 자였다.
그러한 길이,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목도한 순간 이 자리에 선 모두가 깨달았다.
이 잔혹한 세상을 뒤덮는 아름다움을 마주했을 때에.
줄곧 갱신이 되지 않은 성경의 새로운 구절이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지옥의 끝자락에서부터.
마침내 천사가 승천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