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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나는 왜 이제야 너를. (6/92)

06. 나는 왜 이제야 너를.2021.12.19.

왠지 뼈가 있는 말 같았는데. 그냥 그렇다고? 해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지훈을 바라보았다.

165496130106.jpg“뭐, 어쨌든 내가 불쑥 찾아와서 이래저래 미안한 상황이 됐네.”

16549613010605.jpg“그래요.”

165496130106.jpg“…….”

16549613010605.jpg“…….”

어색한 침묵이 찾아왔다. 미안한 일 맞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왜 저런 표정이지? 설마 전혀 안 미안하면서 말만 저런 건지 표정이 떨떠름했다. 해인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지훈을 또렷이 응시했다.

165496130106.jpg“그래. 그렇군.”

지훈이 씁쓸히 웃으며 턱을 쓸어내렸다. 마주쳐 오는 눈동자가 매서워 저도 모르게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솔직히 해인을 놀라게 하고 깨운 건 미안했지만, 그 친구를 쫓아낸 것은 별로 미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침략자를 무찌른 기분이었으니까.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아직도 이 집을 내 집으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실제로도 오랜만에 왔는데 전혀 낯설지가 않지 않는가.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 남자가 해인과 친구라면 이제 겨우 스물일곱. 다섯 살이나 어린 친구가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자다가 깨서 짜증이 났다고? 경계 가득한 그 눈동자에 깃든 것은 결코 짜증만은 아니었다. 뭔가 흑심이 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 해인이 멀뚱히 쳐다보는 것도 모르고 혼자만의 의심에 빠져 있을 때였다.

16549613010605.jpg“다시 나갈 거 아니면 얼른 들어가시죠?”

해인의 한마디가 지훈의 상념을 깨웠다. 그 음흉한 친구에 대해 불쾌한 상상을 하던 지훈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165496130106.jpg“아! 그래야지.”

16549613010605.jpg“…….”

165496130106.jpg“잘자. 내일 보자.”

지훈이 웃으며 말했지만 해인은 이게 뭔가 싶은 표정을 지었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한 해인을 뒤로하고 방으로 돌아온 지훈은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던지듯 침대에 내려놓았다. 사실 해인이 공항에 오려고 했던 이유가 몹시도 궁금했었다. 공항을 떠나기 전까지도 그 전화로 인해 마음이 수런거렸고, 미국에 있는 내내 그 전화가 발목을 잡고 마음을 흔들었었다. 도대체 해인이 저한테 말하려던 게 무엇이었는지 만나서 듣고 싶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고작 시계라니. 그깟 시계가 뭐라고 그걸 돌려주러 공항까지 온단 말인가. 해인은 별거 아닌 척 말하는 듯했지만, 약간 당황하는 것 같기도 했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당사자가 말을 하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거짓말에 능숙한 것 같지는 않으니 부딪히다 보면 알게 되겠지. 이대로 의문을 남기며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그것이 당분간 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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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혼 전처럼 지훈이 그의 방에 있다고 생각하니 해인은 기분이 이상했다. 내일 봐? 지훈에게서 듣는 ‘내일 봐’라는 인사가 낯설었다. 꼭 봐야 하나. 한집에 있으니 보기는 보겠지만……. 참 나, 이혼한 사이에 이래도 되는 건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밤새 뒤척이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이 든 듯했다. 일어났을 땐 지훈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그의 방엔 어젠 보이지 않았던 대형 캐리어가 있었다. 새벽에 나갔다 들어왔나? 정말 이 집에서 며칠 머무를 생각인가 보다. 어렵게 결정한 이혼이었다. 아이의 존재를 바로 알리지 않기로 한 것 역시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얼렁뚱땅 다시 한집에서 살게 되다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을까. 이 집이 익숙하고 편해서 들어온 것이라면 집을 돌려주고 나갈 생각도 있었다. 피차 자꾸 부딪혀서 좋을 것이 없었다. 간단히 누룽지를 챙겨 먹고 잠깐 쉬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지훈이 이번엔 벨을 누르고 들어오나 싶었는데 그가 아니었다. 도어 스크린에 비친 두 여자의 얼굴을 보는 해인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새엄마인 김난영, 그리고 그녀의 딸이자 이복동생인 주세나. 표면상으로는 가족이니 연을 끊을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사사롭게 집을 오갈 사이도 아니었다. 이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텐데, 그땐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으면서 위자료를 많이 받았다는 소식은 어디서 들었는지 그때부터 수시로 연락을 하신다. 아예 전화를 받지 않으니 이렇게 찾아온 모양이었다. 보고 싶지 않은 얼굴들이었지만 그렇다고 문전박대했다가는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는 일. 해인은 천천히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열린 문 너머로 화려한 옷차림의 두 모녀가 보였다. 차마 어서 오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어서 대충 고개만 끄덕여 인사를 했다.

16549613010605.jpg“어쩐 일이세요?”

16549613042803.jpg“내가 그렇게 말을 해도 네가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하니 직접 왔다.”

시큰둥하니 쏘아붙인 난영이 마치 자기 집인 양 앞서 걷는다. 굳이 되묻지 않아도 해인은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또 시작인가 싶어 마음이 답답해진다. 두 사람이 소파에 앉자 해인이 허브차 두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거기까지가 자신의 할 일이라 생각하며. 마시든지 말든지 그건 둘이 알아서 할 일이다. 여동생 세나는 자리에 앉아서도 집 안에 비싼 물건이 있나 싶어 기웃거리기 바빴다. 난영은 일단 허브차로 목을 축이고는 쏘아보듯 해인을 보았다.

16549613042803.jpg“왜 아무 말이 없어?”

16549613010605.jpg“무슨 말이요?”

16549613042803.jpg“말했지 않냐. 30억이나 되는 네 위자료 말이다. 그 많은 위자료를 너 혼자 다 쓸 거냐고.”

역시나 그 이야기다. 기가 막힌 해인이 이를 악물었다.

16549613042803.jpg“자식 키워놨는데, 나도 어느 정도는 받아야지. 돈으로 주기 싫으면 이 집을 세나 명의로 바꾸는 건 어떠니?”

자식을 키웠다고? 언제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은 있었나? 네 살 때 친엄마가 돌아가시고 따스함이라곤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집이었다. 오죽하면 새엄마의 히스테리 때문에 우영의 집에 가야 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을까. 툭하면 악을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심지어 뺨을 얻어맞은 적도 부지기수였다. 물론 그 모든 일은 아빠가 없을 때 이루어졌다. 아빠가 있을 때면 그런 행패를 부리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다정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식 키운 대가를 받겠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16549613010605.jpg“돈이 궁하신 것도 아니면서 왜 제 위자료가 필요하세요?”

16549613042803.jpg“너는 그게 부모한테 할 소리니? 가족끼리 서로 돈을 주고받을 수도 있지.”

16549613010605.jpg“전 받은 것이 없었던 것 같아서요.”

이제 와서 가족이라는 허울 안에 자신을 넣은 것은 순전히 이 집이 탐나서일 것이다. 진정으로 돈이 궁해서라면 그런대로 이해할 것 같았다. 만일 그렇다면 얼마간은 나눠줄 용의도 있었다. 그러나 두 모녀는 자신이 뭔가를 가졌다는 자체가 싫은 것 같았다.

16549613042803.jpg“받은 것이 없다니? 우리 집안 아니었으면 네가 윤 서방이랑 결혼이나 할 수 있었겠어? 그러니 그 위자료를 다 네 돈이라 할 수가 없는 거야.”

친정이 부동산 집안인 걸 가지고 저렇게 위세를 부리는 것도 참 가관이다. 난영의 부모는 강남에서는 유명한 부동산 부자였다. 실제로 부친의 회사를 일으키는 것에 그 재산도 한몫을 했었다. 지금은 갑질 논란 이후, 잠시 이사의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가지고 있는 지분 덕분에 그녀의 영향력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16549613042803.jpg“내 말을 알아들었으면 너도 양심적으로 생각이라는 걸 해야 하지 않겠니?”

양심? 해인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권위를 권력처럼 부리는 아빠와 온갖 신경질을 자신에게 쏟는 새엄마, 그리고 그녀의 힘을 뒷배로 삼은 여동생까지. 어릴 때 해인은 정말 기를 펼 수가 없었다. 우영의 엄마는 해인이 제 엄마를 닮아 마냥 착하기만 하다고 했지만 해인은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새엄마가 저렇게 나올 때면 정말 같이 질러버리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릴 땐 힘이 없으니 무작정 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어른이 되면 참지만은 않을 거라며 나름 칼을 갈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어린 치기였고 막상 성인이 되니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어서 피하게 되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이 결혼이었고. 이제 다시 얼굴 볼 상황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어쩌자고 이렇게 찾아와서 돈을 내놓으라 하는 건지.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을 친정의 돈주머니로 만들라며 성화였던지라 그 상황만 벗어나면 신경 쓰지 않고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젠 위자료까지 달라고 한다. 진절머리가 나는 이 상황에 머리까지 지끈거린다.

16549613071899.jpg“언니, 너. 왜 말을 안 해? 엄마 말이 말 같지 않아?”

16549613010605.jpg“생각 중이야. 근데 네가 듣기에도 말이 말 같지 않니?”

해인이 나름 침착하게 되물었다.

16549613071899.jpg“뭐?”

16549613042803.jpg“너 지금 뭐라고 했니?”

두 모녀가 한 대 얻어맞은 사람들처럼 멍해졌다. 혹시나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어 난영은 제 귀를 의심하는 듯했다. 불시에 너무 심했나 싶은 해인이 한 발 뒤로 물러서려 했다.

16549613010605.jpg“아! 그러니까 제 말은 그게 아니라…….”

16549613042803.jpg“세상에. 이게 네 본 모습이었니? 그럼 그렇지. 본데없이 자란 것 같으니라고.”

16549613071899.jpg“우와. 언니, 너 진짜 웃기다. 전에는 고개도 제대로 못 들더니.”

두 모녀는 해인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맹렬한 기세로 쏘아붙였다. 한 발 물러서려 했던 해인의 심장이 가파르게 뛰었다. 평소 하고 싶던 말을 했더니 속은 시원했지만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두 모녀의 성정을 아는 탓에 괜히 불을 지핀 건 아닌가 싶었다. 그렇다고 매번 당하고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한번 붙어볼까.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이제 혼자 아이도 키워야 하는데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기는 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주먹을 꼭 쥐고는 그나마 만만한 세나를 쏘아보았다. 일단 서열정리부터 해보자.

16549613010605.jpg“고개도 제대로 못 들었던 적은 없어. 상대하기 싫고, 들기 싫어서 안 들었을 뿐이야. 그리고 넌 언니한테 너가 뭐야? 내가 너보다 다섯 살이나 많아.”

16549613071899.jpg“뭐, 뭐가 어째?”

갑작스러운 일격에 세나의 얼굴이 화들짝 달아오른다.

16549613071899.jpg“지금 나이 많다고 위세 부리는 거야?”

16549613010605.jpg“위세가 아니라 내가 언니니까 언니라고 부르라는 말이야. 내가 새엄마보고 아줌마라고 하면 좋겠어?”

16549613071899.jpg“무슨 말을 그렇게 해? 우와. 주해인 너 진짜, 그래. 네가 말하는 그 언니라고 하자. 언니 너 진짜 돈 생겼다고 이제 무서운 게 없나 봐?”

16549613010605.jpg“이런 식으로 말하면 무서운 게 없는 거야? 그럼 넌 항상 무섭지 않아서 좋았겠다?”

16549613071899.jpg“뭐가 어째?”

평소와 다른 해인의 모습에 세나의 말문이 막혔다. 화를 주체하지 못한 그녀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거실장 앞으로 달려가 스노우 사파이어 화분을 집어 던졌다. 와장창!

16549613071899.jpg“아아악! 이게 어디서 언니 행세를 하려고 해? 언니면 다야? 그 많은 돈도 혼자서 꿀꺽했으면서, 언니면 다냐고. 진짜 언니면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세나는 화분을 집어 던지고도 분이 안 풀렸는지 고래고래 악을 쓰기 시작했다.

16549613071899.jpg“돈 내놔. 당장 내놔. 내가 너 결혼할 때 고등학생만 아니었어도 형부는 나랑 결혼했어. 그럼 내가 형부 잘 꼬드겨서 아빠 회사도 어렵지 않게 했을 거라고. 그러니까 당장 돈 내놔.”

그때였다. 그 소란을 뚫고 현관 통로를 지나 거실로 들어오는 한 남자가 있었다. 세 사람 모두 그 남자, 지훈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하필이면 이럴 때 나타난 지훈으로 인해 해인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이런 가정사는 모르고 지나갔으면 좋았을 것을. 두 모녀는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본 사람처럼 의아한 얼굴을 했다.

16549613042803.jpg“윤 서방! 자네가 어떻게 여길…….”

16549613071899.jpg“형……부!”

지훈은 잠시 멈춰 서서 난장판이 된 거실을 둘러보았다. 화분은 깨지고 흙은 이리저리 뒹굴고. 이미 언론을 통해 두 모녀의 행패를 접한 적은 있었지만 목격은 처음이었다. 난영이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일 똑바로 하라며 악을 쓰고, 입사도 하지 않은 대학생 딸은 아빠 의자에 앉아 비서에게 물 떠오라 커피 타오라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켰던 일. 그리고 그것도 부족해 커피가 맛이 없다며 직원 발에 뿌린 일까지. 그런 기사들이 무성한 모녀였다. 그런데 가족인 해인에게도 이럴 줄은 미처 몰랐다. 지금 해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니 갑질했던 직원들에게 하는 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해인이 직접 모녀의 일을 구체적으로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생각해 보니 한 번도 그녀의 아픔을 돌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세나를 바라보았다. 사방이 얼어붙는 듯 고요해졌다.

165496130106.jpg“내가 어떻게 아직도 네 형부야?”

그 싸늘한 시선이 이번엔 난영을 향한다.

165496130106.jpg“마찬가지로 이상한 호칭을 쓰시네요. 할머니?”

16549613042803.jpg“할머니라니, 그 무슨 막말인가.”

165496130106.jpg“언제부터 할머니가 막말이었죠? 그리고 내 전처에게 예의를 갖췄으면 나도 갖췄을 텐데, 들려오는 말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비소를 머금은 입술이 히죽 말라 올려진다. 다시 세나에게로 향하는 시선엔 매서움까지 더해졌다.

165496130106.jpg“내가 왜 너랑 결혼했을 거란 상상을 하지? 자존심 상하게.”

당황한 세나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16549613071899.jpg“어, 어떻게 그런 말을…….”

16549613042803.jpg“자네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는 건가. 여긴 왜 갑자기 와서는…….”

165496130106.jpg“심한 말은 두 분이 하신 것 같은데요. 나는 집주인 눈치 보느라 새벽에 소리도 못 내고 조심조심 나갔는데…….”

지훈은 집주인을 응시하듯 해인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왠지 다정하게 느껴져 해인은 작게나마 위로를 받았다. 해인에게 잠시 머물던 지훈의 시선이 이번엔 산산조각이 난 채로 뒹구는 화분으로 향했다. 종착지는 결국 그 화분을 집어 던진 것으로 추측되는 세나였다.

165496130106.jpg“넌 버젓이 물건을 집어 던지네? 난 시끄럽고 지저분한 것 딱 질색인 사람이고 저건 내가 유독 아끼는 화분이었는데 말이야.”

16549613071899.jpg“언니 저게 말을 함부로 했어요.”

165496130106.jpg“언니 저게? 하! 버릇도 없고 개념도 없고. 진짜 눈 뜨고 못 봐주겠네.”

지훈의 목소리에 분노가 스미고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던 해인의 삶이 이제야 다가온다. 상처받고 어그러진 모습으로. 나는 왜 이제야 너를 보게 되는 걸까.

165496130106.jpg“이런 대접 받고 살았던 거야? 다 큰딸한테 이 정도면 어릴 땐 맞기도 했겠네. 그런 거야?”

지훈은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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