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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거절당하는 남자. (11/92)

11. 거절당하는 남자.2022.01.06.

16549614333793.jpg“그런 건 아니거든요.”

질문의 의도도, 지훈의 반짝이는 눈도 눈치채지 못한 해인이 황당한 듯 부인했다. 아무렴 제가 술을 궤짝으로 마시겠는가. 그날 밤 이야기로 인해 긴장했던 해인은 지훈의 실없는 질문에 어이가 없었다.

16549614333799.jpg“그래. 근데 그 정도는 그래도 봐줄 만한 주사 아닌가? 심하게 절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지훈이 별것 아닌양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말이 많아진다거나 헤실헤실 웃는 정도의 주사라면 오히려 귀여울 것 같았다. 지훈은 해인이 그저 자신과 술을 마시기 싫다는 표현을 돌려 한 것이리라 생각했다.

16549614333793.jpg“좋게 봐주는 사람도 있는 반면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을 거니까요.”

16549614333799.jpg“난 괜찮아. 상관없어.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나중에라도 같이 술 한잔하자.”

툭 내뱉는 지훈의 입가로 미소가 감돈다. 해인의 기분을 생각해 제안한 것이면서도 한편으론 술 먹고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해인이 불편해하는 것 같아 더 권유할 수는 없었다. 살면서 남의 주사 같은 것을 궁금해한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왜 이런 것이 궁금한 걸까. 지훈이 자신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는 그때 해인도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다. 당신 원래 이런 사람 아니잖아. 어이없었다. 이제 와서 기껏 전처의 주사가 궁금하다고? 같이 살면서 한 번도 관심 없었으면서 이혼까지 한 이 시점에 왜 저러는 걸까. 그는 언제나 이성적이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였고 늘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기에 딱히 따로 뭔가를 기대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그는 여러 부분에서 이상했다. 갑자기 집으로 들어온 것도, 유독 말을 많이 하는 것도 평소의 그답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심지어 쓸데없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물을 잘못 먹었나. 부부로 있던 시간 동안 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도, 이렇게 마주 보고 앉아서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었다는 사실이 새삼 생각났다. 이혼 전에나 그렇게 하지 싶은 생각에 내심 그가 얄미워졌다.

16549614333799.jpg“왜 그렇게 봐?”

16549614333793.jpg“내가 어떻게 보는데요?”

16549614333799.jpg“꼭 나쁜 놈 보듯 보잖아.”

우와. 정답이네. 이젠 독심술까지 하나 싶어 살포시 웃음이 터졌다.

16549614333799.jpg“왜 웃어?”

16549614333793.jpg“이것도 한번 맞혀 보세요.”

16549614333799.jpg“……?”

16549614333793.jpg“…….”

순간 풀어지려던 분위기가 다시 굳었다. 어색한 정적이 이어지며 해인의 얼굴이 일시에 굳었다. 지훈과 해인 모두 우리가 이런 말을 주고받는 사이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둘은 서로 같은 생각을 하는 줄은 몰랐지만. 그 어색함을 피해 해인이 자리에서 일어서던 찰나였다.

16549614333799.jpg“그 친구는 언제부터 같이 일한 거야?”

16549614333793.jpg“누구……, 아! 우영이요?”

그래. 우영. 그놈 이름은 김우영이었다. 지훈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16549614333793.jpg“나도 몰랐어요. 아빠 회사에 다니는지는. 이번 일 하면서 알게 된 거예요. 근데 왜요?”

왜냐고? 그거야……. 그냥 기분이 나쁘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지훈은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해인은 그가 대답을 하든 말든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이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려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저녁 인사를 할 뿐이었다.

16549614333793.jpg“그럼 난 먼저 들어가 볼게요. 쉬어요.”

소파를 벗어난 해인이 이내 멀어졌다. 친구와는 격 없이 지내는 것 같은데 저와는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 이혼은 했지만 선후배로서의 관계도 있고 이제 같이 일도 할 사람인데 좀 편하게 대해주면 안 되는 건가. 언제부턴가 저 등을 보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아 지훈은 괜스레 서운해졌다.

16549614333799.jpg“클라이언트의 마음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리서치를 해야 할 거야.”

걸음을 멈춘 해인이 뒤를 돌아보았다. 물론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훈의 말투가 조금 이상했다. 왜 저런 식으로 말을 하는 걸까. 물주면 다야?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인가. 해인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요즘 자신이 너무 예민하다 생각하며 침대에 누웠지만 지훈의 말대로 쉽게 잠이 오지는 않았다. 지훈이 생각한 그 이유는 아니었다.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작은 불씨라도 되는 듯 가슴을 간질인다. 며칠 전 그는 자신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별 의미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자꾸만 그 말이 뇌리를 맴돌았다. 그 순간 공항에서 홀로 돌아왔던 그 날이 머리를 스쳐 갔다. 그 참담하고 외롭고 공허했던 순간을 떠올린 해인이 씁쓸히 웃었다. 그는 분명 다른 여자와 떠났었다. 자신과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여자와.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였다. 굳이 우연이었냐고 캐물을 만한 관계도 이젠 아니었다. * * * 밥도 거절당하고 술도 거절당하고. 그 전엔 이혼을 당했었다. 혼자 남은 지훈은 인생 최대의 난관에라도 봉착한 양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거절당할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면 되는데……. 이상한 일이다. 왜 자꾸 관심이란 게 생길까. 누군가의 뒷모습을 그렇게 바라보았던 적도 없다. 적어도 이런 경험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지훈은 홈커밍데이가 있었던 몇 년 전의 그날을 떠올려보았다. 그날 자신은 아주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1654961436262.jpg‘선배님. 진짜 멋있어요.’

1654961436262.jpg‘선배님. 나중에 같이 식사라도 하고 싶은데…….’

1654961436262.jpg‘저희가 따로 초대하면 오실래요?’

지루하고 무의미한 대화들이 오고 갔었다. 그 와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고등학교 교복 같은 옷을 입고 수줍게 귀밑머리를 넘기던 해인이었다. 하얗고 고운 두 뺨과 찰랑거리는 머리카락를 쓸어내리던 그녀의 모습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곳을 떠나기 전 시선에 담았던 마지막 장면도 그녀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었다. 이제 와서 왜 이걸 떠올리냐고?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자신의 변한 모습도, 해인이 변한 모습도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미국에 갔을 땐 어땠는가. 해인과 보냈던 그 밤이 기억에 자꾸 남았다. 물론 그와는 별개로 해인의 얼굴이 보고 싶었고. 지나간 것에 얽매이지 않고 앞만 보고 내달리는 꽤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남자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미 끝나버린 인연 앞에 서 있는 것을 서슴지 않는 걸까.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후회라는 것을 지훈은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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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며칠 후 해인은 팀원들과 함께 회의에 들어갔다. 팀장의 주도하에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1654961436262.jpg“브리프에 의하면 이삼십대 주 고객층에게 어필해야 한다고 했어요. 개성이 뚜렷하고 자유로운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약간은 파격적인 화보가 어떨지 생각해봤는데 다들 어떤가요?”

팀원들은 대체로 승윤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었다. 해인 역시 개성이 뚜렷한 이삼십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기 위해선 모델의 콘택트도 꽤 중요한 사항이었다.

1654961436262.jpg“여자 모델은 오수빈 어때요?”

은진이 오수빈을 추천하자 해인은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다. 반면 승윤은 뭔가 보석이라도 찾아낸 듯 반색을 했다.

1654961436262.jpg“잘 어울릴 것 같은데? 해인 씨는 어때?”

16549614333793.jpg“그게……, 한강 그룹의 딸이 굳이 하려 할까요?”

공항에서 지훈에게 팔짱을 끼던 수빈의 모습이 떠올라 차마 긍정적인 말이 나오지 않았다.

1654961436262.jpg“그래. 그것도 그렇지. 일단 어울리기는 한 것 같은데…….”

16549614390058.jpg“근데 한강 그룹 이미지가 별로이지 않나요?”

내내 조용히 있던 우영이 한마디를 보탰다. 일가친척들에게 일감 몰아주기 식의 부정적인 내용이 자주 뉴스에 등장했던 탓에 수긍이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1654961436262.jpg“기업 이미지는 그저 그렇지만 수빈 씨 이미지는 괜찮잖아요. 다른 재벌 딸들과 달리 의외로 수수하고 파격적이고.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나름 인지도가 있으니까.”

은진은 계속해서 오수빈이 차별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실상 오수빈의 활동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삼십대 층엔 확실히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떡볶이와 순대를 먹는 사진을 인별에 올리거나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그녀의 행보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해인은 그녀가 내키지 않았지만,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회의 내내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회의가 끝나고 우영과 해인은 나란히 빨간 스포츠카에 올랐다.

16549614390058.jpg“너 괜찮냐?”

16549614333793.jpg“뭐가?”

16549614390058.jpg“얼굴이 안 좋아.”

16549614333793.jpg“이래저래 피곤해서 그런가 봐. 전남편이랑 일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이젠 전남편의 여자와도 일해야 할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해인은 하품을 하며 의자에 머리를 기댔다. 피곤하니 졸음이 밀려오는 것만 같다.

16549614390058.jpg“하기야 너도 전남편이 클라이언트로 올 줄은 몰랐으니까. 그냥 없던 일로 하자고 할까?”

16549614333793.jpg“네가 무슨 힘이 있는데…….”

16549614390058.jpg“야! 너무 대놓고 무시하는 거 아니냐?”

16549614333793.jpg“시간 있지?”

우영의 걱정은 고마웠지만 우영이 나설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더는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부러 화제를 전환했다.

16549614390058.jpg“왜? 나랑 영화 보게?”

16549614333793.jpg“싱거운 소리 하지 말고 부티크 같이 가자. 드레스 핀이랑 테이프랑 린트 롤러랑 이것저것 가져와야겠어. 원장님께 물어보면 빈티지 소품이나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숍을 알 수 있을까?”

16549614390058.jpg“그렇겠지. 근데 너 가면 원장님이 또 눌러앉히려고 할지도 몰라. 엄마가 그러는데 원장님이 너 그만둔 거 엄청 아쉬워한다더라고.”

청담동 부티크는 우영의 엄마인 은하의 소개로 일하게 된 곳이었다. 고객들을 상대로 체형과 피부 패턴에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며 안목을 넓히고 나름 디자인한 옷도 만들며 자신의 꿈을 이뤄나갔던 곳이었다. 이혼을 결심하며 유학을 생각했기에 일을 그만두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곳은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16549614333793.jpg“이모는 잘 계시지?”

16549614390058.jpg“너무 잘. 근데 네 걱정 많이 하시더라.”

16549614333793.jpg“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드려.”

16549614390058.jpg“그러지 말고 직접 가서 얼굴이라도 보여드려.”

16549614333793.jpg“그래. 시간 내서 한번 가야겠다.”

살뜰히 아껴주셨는데 이혼녀가 되었으니 마음이 많이 아프실 것이다. 가서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오수빈, 그 여자는 이 일을 한다고 할까. 생각하지 않으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왠지 가슴 한구석이 서걱거리는 것은 해인도 어쩔 수 없었다. * * * 그날 저녁, 부티크를 나와 우영과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지훈이 들어왔다. 지훈은 배가 고프다며 혹시나 밥을 먹었냐고 물어보았다. 해인은 선선히 우영이랑 먹었다고 했다. 지훈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뭔가 기분 나쁜 듯한 표정이었다. 왜? 혼자 밥 먹기 싫어서? 원래 혼자서 더 잘 먹는 사람인데……. 해인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무심히 그에게 말했다.

16549614333793.jpg“냉장고에 반찬도 있고, 햇반도 있으니까 배고프면 먹어요.”

16549614333799.jpg“알았어.”

지훈은 쓸쓸히 주방으로 향했다. 하 비서가 같이 밥이나 먹고 가자고 하는 것을 뿌리치고 집으로 온 것이 후회되었다. 옛날 같았으면 먹고 왔을 텐데 오늘은 그냥 집에 오고 싶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냉장고에서 반찬을 찾아 대충 챙겨 먹고 나온 지훈이 소파에 앉아 있는 해인을 보았다.

16549614333799.jpg“리서치는 좀 했어? 브리핑 좀 듣고 싶은데.”

16549614333793.jpg“집에서는 일 이야기 안 한다면서요.”

16549614333799.jpg“회사로 오라고 하면 해인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16549614333793.jpg“그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혼하기 전에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회사에는 간 적이 거의 없었다. 이미 남남이 된 상황에서 집무실로 찾아가면 뒷말이 나올 것이다.

16549614333799.jpg“그렇다고 내가 브리핑만 들으러 가기엔 시간이 없고.”

16549614333793.jpg“그렇죠.”

16549614333799.jpg“그래. 이건 서로 말이 통하네.”

16549614333793.jpg“네?”

16549614333799.jpg“이해해줘서 고맙다고.”

16549614333793.jpg“그 말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훈의 말투가 또 이상했다. 뭔가 시비를 걸려고 작정한 사람 같다고나 할까. 기분 탓인가. 그건 그렇고. 해인이? 왜 호칭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걸까. 그가 해인이라고 할 때마다 친한 척하는 느낌이 들어 괜스레 간지럽다.

16549614333793.jpg“저번에 열두 시 넘어서 만났을 때는 해인 씨라더니.”

16549614333799.jpg“그땐 해인이가 좀 무서웠어. 세입자가 눈치를 봐야지 어쩌겠어.”

살다살다 무섭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해인이 픽 웃으며 중얼거렸다.

16549614333793.jpg“누구 눈치 볼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16549614333799.jpg“내 말이.”

16549614333793.jpg“……!”

16549614333799.jpg“…….”

내 탓이라는 건가? 해인은 찌릿하며 지훈을 째려보다 물주임을 깨닫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고는 회의를 하며 수첩에 적어 두었던 내용을 천천히 읊어나갔다.

16549614333793.jpg“이삼십대를 주 고객층으로…….”

지훈은 해인이 말하는 것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말대로 분명 자신은 누구 눈치를 볼 성격이 아닌데 왜 그랬던 걸까. 어느새 다가온 그녀의 존재로 인해 자꾸만 뭔가를 후회하게 되는 이 상황이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자유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16549614333793.jpg“자유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16549614333799.jpg“빌어먹을 자유.”

16549614333793.jpg“……네?”

16549614333799.jpg“아, 아니야. 계속해.”

멍하니 그를 보는 해인의 눈매가 삐뚜름하니 좁혀졌다. 오늘따라, 아니 요즘 들어 계속 이상하다. 진짜 미국 물을 잘못 먹었나.

16549614333793.jpg“요즘엔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되어 홀로 고독을 즐기는 청춘들이 늘어나고…….”

16549614333799.jpg“고독은 무슨 얼어 죽을.”

혼자가 뭐가 좋다고. 씁쓸하게 중얼거리던 지훈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정수리 위로 뜨끈뜨끈한 전류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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