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 연애의 자격. (16/92)

20. 연애의 자격.2022.02.06.

16549616897859.jpg“전남편?”

해인이 통화를 마치자 우영이 힐끔 쳐다보면서 물었다.

16549616897865.jpg“응.”

16549616897859.jpg“왜?”

16549616897865.jpg“어디냐고.”

16549616897859.jpg“전남편하고 그런 연락도 하냐?”

16549616897865.jpg“그게…….”

우영의 탐탁지 않은 듯한 물음에 해인은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가 연애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고 하면 뭐라 하려나. 딱히 남의 눈치 보고 산 적도 없는데 그 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어느새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포즈와 설정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막연히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실제 포즈를 취해 보며 괜찮은 포즈를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포즈가 남자 모델이 앉아 있는 여자 모델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포즈였다.

16549616897859.jpg“야! 너 섹시하게 제대로 앉아 있는 거 맞아?”

16549616897865.jpg“주제가 섹시는 아니잖아.”

16549616897859.jpg“그래도 도발적인 눈빛 정도는 보여줘야지 않아? 열한 시 방향으로 할 수 있겠냐?”

16549616897865.jpg“눈빛이야 뭐…….”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생각하며 해인이 나름 눈에 힘을 주어 열한 시 방향을 바라볼 때였다. 시야 안으로 이전에 없던 피사체 하나가 들어오는데 어딘가 익숙했다. 역광으로 인해 시야가 흐렸지만, 그가 지훈임을 인식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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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 역시나 지훈을 발견하고 어이없다는 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성큼 걸어온 지훈이 해인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그 바람에 어깨동무를 하려던 우영의 손은 허공에 그대로 뜨고 말았다.

16549616926993.jpg“뭘 하는데 이러고 있어. 내가 해 줘?”

해인은 그야말로 어이 상실이었다. 어쩐지 순순히 전화를 끊더라니……. 서울에서 여기까지 대체 얼마나 밟았길래 이렇게 빨리 왔을까.

16549616897865.jpg“어떻게 된 거예요?”

16549616926993.jpg“심 대리한테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봐서 온 거야. 원래 나랑 가기로 했잖아.”

16549616897865.jpg“상황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16549616926993.jpg“알아. 심 대리한테 들었어.”

지훈이 심통이라도 난 아이처럼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우영의 시선이 삐딱해졌다.

16549616897859.jpg“클라이언트가 굳이 여기까지…….”

16549616926993.jpg“클라이언트가 하는 일들이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뭐든 직접 챙겨야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특히나 해인이가 왔는데 당연히 와야죠.”

지훈의 시선이 불꽃이 튀는 것처럼 우영을 향했다. 우영 역시나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심 대리가 돌아갈 때만 해도 해인과의 단둘만의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같이 식사도 하려 했는데 하필이면 전남편이 방해꾼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행복하지 않았으니 선택한 이혼일 것이다. 이제 막 새 삶을 시작하려는 애한테 왜 저렇게 얼쩡대는지 우영은 몹시도 그가 못마땅했다. 두 남자의 서로를 향한 시선이 해인은 당황스러웠다. 뭔가 불꽃이 튄다고나 할까. 아직 연애하기로 한 것도 아닌데 지훈이 남사친 앞에서 벌써 저런 말을 내뱉는 것도 민망하고.

16549616897865.jpg“기왕 왔으니까 같이 돌아보죠. 괜히 쓸데없는 말들 하지 말고 다들 일이나 해요.”

해인이 다른 장소를 찾아 앞서 걸었다. 우영이 냉큼 그 왼쪽으로 붙어 걷자 지훈도 질세라 오른쪽으로 바짝 붙어 걸었다. 누가 더 가까이 붙어 있나 경쟁이라도 하는 모양새였다. 얼떨결에 가운데 낀 해인은 부러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걷다가 한 번씩 지훈과 발이 부딪혀 넘어질 뻔했지만 그것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16549616926993.jpg“괜찮아? 내가 손잡아줄게.”

16549616897859.jpg“아, 진짜 좀 떨어져서 걷지.”

우영이 핀잔을 줘도 그때뿐이었다. 지훈은 해인의 가장 가까운 곳을 사수하려는 의지를 멈추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세 사람이 한 조각상 앞에 멈춰 섰다.

16549616897865.jpg“여긴 어때요?”

16549616926993.jpg“난 좋아 보여.”

16549616897859.jpg“난 별론데.”

해인이 묻고 지훈, 우영이 차례로 대답했다. 이후로도 그런 식의 대화가 이어졌다. 해인이 묻고 두 사람 중 한 명이 좋다고 하면 나머지 한 명이 별로라고 하는.

16549616897865.jpg“우영아! 여긴 어때?”

16549616897859.jpg“역시 감각이 있네. 벽돌 모양이 빈티지를 살리기 참 좋을 것 같아.”

16549616926993.jpg“벽돌 모양이 구린 것이 빈티지를 살리기는커녕 촌스러움만 드러낼 것 같군.”

결국,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세 사람의 의견이 일치된 곳은 없었다. 일치하려는 의지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꼼꼼히 현장을 사진에 담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졌다.

16549616897865.jpg“시간이 너무 늦었으니까 밥 먹고 돌아가는 거로 해요. 난 갈비탕 먹고 싶은데 두 사람은 어때요?”

16549616926993.jpg“나도 갈비탕.”

16549616897859.jpg“나는 갈비탕.”

이번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답이 일치했다. 음. 이건 좋네.

16549616897865.jpg“좋아요. 그럼 갈비탕으로 해요.”

메뉴 선정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해인이 지훈의 차를 탈 것인지 우영의 차를 탈 것인지가 또 문제가 되었다.

16549616926993.jpg“당연히 내 차 타야지.”

지훈이 빨간 스포츠카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맘 같아선 저 빨간 스포츠카를 폭파라도 시키고 싶은 심정이었다.

16549616897859.jpg“올 때 나랑 같이 왔으니까 당연히 나랑 같이 가.”

지훈에 이어 우영도 만만치 않게 제 주장을 펼쳤다. 실상 우영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지훈이 하는 짓이 너무 유치해서 태클을 걸게 되었다. 물론 이혼까지 한 사이면서 이제 와서 해인에게 들러붙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지훈이 싫기도 했다. 해인은 우영을 달래는 것이 더 쉽다고 판단했고 결국 지훈의 차에 올랐다. 지훈의 만면에 승리의 미소가 감돌았다. 제 옆자리에 함께 탄 해인을 위해 안전벨트까지 매주며 싱긋 웃는다.

16549616926993.jpg“현명한 선택이야.”

16549616897865.jpg“조용히 가죠. 배고플 땐 말하기도 싫으니까.”

사실은 우영에게 미안해서 별로 말할 기분이 아니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으로 미안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영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아 괜스레 신경이 쓰였다. 이게 다 지훈 때문이라 생각하니 은근 얄미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갈비탕 집 앞에 도착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오다가 매운탕 집 간판을 봤는데 갑자기 매운탕이 먹고 싶지 않은가. 임신하면 없는 변덕도 생기는 걸까. 주차장에서 내린 해인이 서둘러 메뉴를 변경했다.

16549616897865.jpg“저기, 갑자기 미안한데, 갑자기 매운 것이 먹고 싶어요. 매운탕 어때요?”

16549616926993.jpg“나는 솔직히 매운탕 먹고 싶기도 했어.”

지훈은 빛의 속도로 매운탕으로 갈아탔다. 한발 늦었지만 우영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

16549616897859.jpg“나도 매운탕 좋아.”

결국, 세 사람은 오다가 보았던 매운탕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식당 앞까지 왔는데 냄새가 밀려오자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오려 했다. 해인이 입을 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멀리서 볼 때는 맛있어 보였는데 막상 냄새를 맡으니 역하기 짝이 없었다. 아! 이건 못 먹겠다. 해인이 몸을 돌려 주차된 차로 걸어갔다. 지훈과 우영이 무슨 영문인가 싶어 해인의 뒤를 따라갔다. 차를 짚고 선 해인의 얼굴이 조금 창백했다.

16549616926993.jpg“무슨 일이야?”

16549616897865.jpg“아무래도 그냥 갈비탕 먹어야겠어요. 미안해요.”

이상하다. 절대로 이렇게 예민한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원래 이렇게 변덕이 심하지도 않았다. 보물아! 혹시 네가 이러는 거야? 그냥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될까? 해인이 한숨을 푹 내쉬는데 옆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16549616926993.jpg“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역시 갈비탕이야.”

지훈은 이번에도 흔쾌히 갈비탕으로 갈아탔다. 하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낀 우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에 지훈은 자신의 승리를 만끽하며 흐르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 * * 밥을 먹는 내내 우영은 말이 없었다. 간혹 해인의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뭔가 생각에 잠길 뿐이었다. 지훈 역시나 해인의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관점이 달랐다. 그저 이 갈비탕이 해인의 입에 맞을지 바라보는 것이었다. 딱히 맛있게 먹는 것 같지 않아 또 다른 것을 사주어야 하나 생각하면서.

16549616926993.jpg“왜? 입맛에 맞지 않아?”

16549616897865.jpg“아뇨. 괜찮아요.”

16549616926993.jpg“맛있게 먹는 것 같지 않아서.”

16549616897865.jpg“맛있어요.”

맛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입맛에 맞지 않는 정도는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땐 예보대로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영은 딱히 고집을 부리지 않고 해인을 지훈의 차에 타게 해주었다. 뭔지 모를 승리감에 도취한 지훈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16549616897865.jpg“갑자기 와서 놀랐어요.”

16549616926993.jpg“나도 놀랐어. 저 친구랑 둘만 왔다고 해서. 약속은 나랑 했으면서.”

16549616897865.jpg“그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잖아요.”

16549616926993.jpg“가기 전에 나한테 전화라도 해주지 그랬어. 내가 전화 안 했으면 결국 난 모르고 있었을 거 아냐.”

16549616897865.jpg“그럴 상황이 아니었어요. 근데 지금 질투해요?”

16549616926993.jpg“질투? 질투가 아니라 난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야.”

16549616897865.jpg“네, 네. 그런 거로 해요.”

결국, 해인이 먼저 두 손을 들었다. 픽 웃은 지훈이 멋들어지게 커브를 틀었다. 마침 풍경 좋은 강가로 접어들고 있었다.

16549616926993.jpg“원래 이런 곳에 연인이 오면 비가 와서 다리가 끊어지거나 토사가 다리를 막거나 해서 민박집 가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럴 땐 방이 또 딱 하나고.”

16549616897865.jpg“드라마 많이 보셨네요.”

16549616926993.jpg“그런 경험도 한 번씩 하면 스릴 있지 않을까?”

16549616897865.jpg“이런 보슬비엔 어림도 없네요.”

16549616926993.jpg“그렇지? 아쉽네.”

아쉽다는 말에 해인은 고개까지 돌려 지훈을 바라보았다. 이 남자가 도대체 왜 이럴까. 지금껏 보아왔던 그런 모습이 아니다. 물론 누군가를 좋아하면 사람이 바뀌기도 하지만 윤지훈이 저럴 줄이야. 그것도 자신을 대상으로 말이다.

16549616897865.jpg‘보물아. 네 아빠 진짜 이상하다.’

해인이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때였다.

16549616926993.jpg“원래 아랫배를 그렇게 만지는 습관이 있었어?”

운전하면서 그건 어떻게 또 본 건지.

16549616897865.jpg“밥을 많이 먹은 것 같아서 만져봤어요. 배가 나온 것 같아서.”

16549616926993.jpg“아니야. 많이 안 먹었어. 배는 더 나와도 상관없고. 뭐 좀 더 먹을래?”

16549616897865.jpg“하! 됐어요.”

말을 말아야지. 해인은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다린다고 했으면서 이 남자는 전혀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 * * 밤이 늦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운전을 하고 왔기에 지훈이 피곤할 것으로 생각했다. 실상 해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꼭 해야 할 이야기를 더 뒤로 미루고 싶지 않아 해인은 잠시 지훈과 마주 앉았다. 어차피 우리의 아이가 자라고 있고 스스로도 아직 지훈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연애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인지도 몰랐다. 결심을 굳힌 해인은 먼저 수빈과의 관계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16549616897865.jpg“물어볼 게 있어요.”

16549616926993.jpg“뭐야? 어서 물어봐.”

16549616897865.jpg“우리 모델 하기로 한 오수빈과는 어떤 관계에요?”

16549616926993.jpg“무슨 관계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반응은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정작 그는 오수빈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는 듯했다. 해인은 공항에서 두 사람이 같이 떠나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을 말하면 그 이유까지 말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럴 수 없었다.

16549616897865.jpg“대학생 때 소문을 들었어요. 두 사람, 사귀었다고.”

16549616926993.jpg“아! 그건 가짜 소문이었어. 귀찮아서 가만있었고. 근데 그건 꽤 오래전 일인데?”

16549616897865.jpg“엊그제도 그러더군요. 오수빈 씨가 나랑 이혼한 지훈 씨랑 미국에 같이 갔다고.”

16549616926993.jpg“같이 가긴 했지. 우연히 공항에서 만났거든.”

지훈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건 정말 우연이었으니까.

16549616926993.jpg“설마 그 일을 오해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 그게 혹시 우리의 연애 시작에 장애가 된 거야?”

16549616897865.jpg“아, 아니에요. 그건.”

해인은 솔직해지지 못했다. 아직 아이가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공항에 갔다는 사실도, 공항에서 그 모습을 직접 봤다는 사실도 당분간은 말할 수 없었다.

16549616926993.jpg“그럼 혹시 오수빈이 뭐 다른 말이라도 했어? 어려서부터 집안끼리 알고 지냈을 뿐이야. 오빠,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16549616897865.jpg“벌써 집안끼리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간다던데요?”

16549616926993.jpg“그래?”

16549616897865.jpg“그렇게 남일 이야기하듯 이야기하면 안 될 것 같은데.”

16549616926993.jpg“아, 미안. 나는 모르는 거라서. 어머니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됐어. 그 일은 내가 정리할게.”

참 쉽다. 뭐, 쉬워서 나쁠 건 없지만. 시부모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 같아 마음이 쓰였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지훈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렇게 한가지는 해결되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었다. 그동안은 아이에 대해 늘 먼저 말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이 다른 변수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괜스레 그가 얄미운 것도 사실이다. 아이로 인해 자신이 고민했던 시간들은 까마득히 모른채 그저 연애를 기대하며 들뜨고 급한 감정에만 빠져 있는 남자를 어찌할까. 해인은 지훈이 아이 아빠인 만큼, 다시 시작될 연애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연애를 먼저 시작하고 뒤늦게 임신 사실을 고백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훈에게 지금 바로 임신 사실을 고백해 억지로 아빠 역할을 하라는 부담을 지우고 싶지도 않았다. 수빈과 시댁을 생각했을 때, 꼭 아이로 인해 재결합이 이루어지는 것 같은 이 상황이 달갑지도 않았다. 지훈이 말한 대로 수빈의 집안과 관계를 정리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지훈이 우리에게 아이가 있음을 눈치채주기를, 그래서 그도 자발적으로 책임감 있게 다가와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16549616897865.jpg“음, 이건 그러니까 자격에 관한 문젠데요.”

16549616926993.jpg“자격이라니?”

16549616897865.jpg“우리가 이 연애를 시작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거예요.”

16549616926993.jpg“그게 뭔데?”

지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서로의 마음일 텐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16549616897865.jpg“서랍장에 보물이 있다고 했었던 거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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