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은퇴 용사는 히로인들에게서 도망친다-1화 (프롤로그)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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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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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사랑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감정이라고.

너무나도 위대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은, 이성으로는 상상도 못할 힘을 가져다준다고.

그만큼 인류의 역사가 막 시작된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으며, 그 형태는 다양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세계에 ‘용사’로서 소환된 입장이었던 나는 그런 ‘사랑’에 주목했다.

그 왜, 그런 전개가 있지 않은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랑의 힘으로 각성! 이라던가, 사랑의 멋짐을 알게 되면서 자멸하는 최종 보스라던가.

상당히 편의주의적인 시나리오지만 팔리니까 계속 그런 전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걸 실제 현실에 적용하면 상당히 에로사항이 꽃피우겠지만. 무려 판타지의 상징인‘용사’가 되었으니 그런 판타지적인 전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었다.

나는 그래서 플래그를 여기저기 꽂고 다녔다.

플래그 하나가 내 1목숨과 같다고 생각하면서.

‘좋아한다, 용사. 황궁으로 나와 함께가자. 최소한하루 3번 산책은 시켜주도록 하지.’

‘스으읍, 하아, 스으읍, 하아. 용사님의 냄새가 나요. 용사님──.’

‘당신은 나만의 것. 누구에게도 주지 않아.아무데도 못 가.영원히….’

‘자! 이제준비 끝났으니까 빨리 날 때려줘! …뭐? 못하겠다고? 그럼 바꿔서 하자!’

그런데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혼자 다닐 걸 그랬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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