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28화 대정령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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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대정령들의 기억
불의 대정령 이프리트(Efrret)
물의 대정령 운디네(Undine)
대지의 대정령 타이탄(Titan)
바람의 대정령 실프(Sylph)
이들을 ‘4대 대정령’이라고 불렀다.
이 세계가 창조될 때 태어난 존재들 중 하나이다.
그들은 고대의 정령이라고 불린다.
좀처럼 인간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으며, 세상 그 어떤 일에도 간섭을 하려하지 않는다.
단, 계약자가 없다는 한에서 말이다.
그들의 계약자로서 지금까지 딱, 한명만이 선택을 받았다.
그 이름은 “오필리아 펜드래건”이다.
보통 대정령을 불러내어 강림해 힘을 빌리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허나, 그것은 막대한 마력의 대가와 인간의 생명력을 소모시켜야만했다.
인간과 마족간의 대전쟁이 막을 내리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 뒤, 대정령을 불러들이는 강림 의식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좀처럼 인간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는 존재가, 오필리아 펜드래건이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그 소녀 앞에 나타났고, 그 소녀가 현자라 칭호를 받게 될 때 쯤 그 소녀와 4대 대정령들은 비밀리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 소녀는 대정령들의 힘을 빌릴 생각도, 계약을 할 생각조차도 없었다고 한다.
오필리아 펜드래건은 아빠와 황제의 간절한 부탁 끝에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4대 대정령들이 자진해서 찾아와 계약을 맺기를 원했고, 오랫동안 그 소녀 곁에 머물며 겨우겨우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대정령들이 원했던 계약자는 오필리아 펜드래건같은 인간이 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힘을 쓰고, 정령의 힘을 빌려 악행을 일삼는 존재를 극도로 싫어했으며, 자신들의 힘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와 깊은 결속력을 얻고 싶어 했다고 한다.
“여신의 힘이 느껴진다.”
“이프리트, 너도 느낀건가?”
“그래, 운디네.”
“타이탄, 막을 수 있겠나?”
“나의 힘을 쓴다고해도 무리다.”
“실프?”
“이건, 내 바람의 힘으로 소멸 시키엔 무리다.”
“운디네?”
“무리.”
“우리 모두의 힘을 모두 모은다면 불가능 한 것도 아니다.”
“그럴려면, 오필리아 펜드래건과 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
“오필리아여?”
“필요없어.”
“?????????”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오빠를 믿어.”
“?????????????”
“저 소년을 말하는 것인가?”
“맞아.”
“저 소년은 아무런 마력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깐, 내가 너희와 계약을 맺지 않는 거야.”
“???????????”
“오라버니는 나보다 정~~~말로! 많이 강해.”
“소녀여, 그대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하늘에 이상한 붉은 구가 등장하더니 하늘이 검게 물드기 시작했다.
그 부정적인 징조를 인간들이 하나 둘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여신은 이곳에 인간들을 모조리다 죽일 작정인가?”
“어쩔 작정이야 이프리트?”
“하는 수 없지, 나를 희생해서라도 막겠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거야? 저 소녀가 우리의 도움을 바라지 않잖아.”
“잠시만, 있어봐바 이프리트.”
“왜? 그러는거냐 타이탄?”
“저 소년 뭔가 하려는 것 같은데?”
“뭐라고?”
“...................”
“도대체 뭐냐? 저 힘은?”
“우리들보다 더 상위 존재의 힘이다.”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어.”
“듣도 보도 못한 힘이다.”
“아니, 난 들어 본적이 있어.”
“뭐라고 타이탄?”
“대지의 신 ‘가이아’님께 들은 적이 있어, 혼돈의 힘.”
“혼돈의 힘?”
“그래, 우리들이 본적도 느껴보지도 못한 힘이지만 말이야.”
“확실 한 거야?”
“확신은 못하지만, 저걸 봐바.”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하늘의 균열이 일그러지더니, 저 소년의 손짓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파괴적이면서도 고결하고 경외적인 힘이다.
“아득히, 우리들의 존재를 뛰어넘는 존재가 저 소년 안에 잠들어 있다는 건가?”
그렇게 4대 대정령과 오필리아 펜드래건의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오필리아가 검성과 현자의 칭호를 얻은 뒤, 오필리아의 아버지와 황제의 부탁으로 대정령과 반강제적으로 계약을 맺게 된다.
“우리 4대 대정령은 그대가 죽는 그 날까지 함께 하겠다.”
하지만, 오필리아가 4대 대정령과 계약을 맺은 이유는 다른데에 있다.
오필리아가 현자의 칭호를 얻을 때쯤, 오필리아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다.
그 미래엔 4대 대정령과 함께 천사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미래시를 봤기 때문이다.
오필리아는 계약전에 대정령들에게 미래를 봤던 것을 미리 애기했다.
대정령들은 그런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면, 기꺼이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 후, 몇 년 뒤 한 사도가 펜드래건가를 침입했다.
압도적인 힘으로 황제의 기사들을 유린했고,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아무리 검성과 현자의 칭호를 얻고, 4대 대정령과 계약은 맺은 오필리아라도 사도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사도가 이곳에 강림했다고?”
“어째서 신의 사자라 불리는 존재들이 이곳에?”
“신의 대리자들이 어째서?”
“우리 모두의 힘을 쓴다고 해도 막아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최대한 이곳을 벗어나 도망치는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오라버니를 믿을 수밖에 없겠어.”
“그래, 그라면 심연의 존재와 맞서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오필리아가 사도의 존재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돌아왔을 때, 그곳엔 리블리아 브리타니아말고는 생존자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이지?”
“그의 존재가 그 어디에서 느껴지지가 않아.”
“사도와 함께 소멸이라도 한 것인가?”
“아니면 힘의 대가로 생명을 받친 건가?”
“모두다, 입 닥쳐!!!”
“........................”
“오라버니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건 내가 더 잘 알아.”
“.................”
“오라버니가 마지막에 한 말을 못 들었어?”
가족을 부탁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과 마족을 구분하지 않고 모조리다 죽였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창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고, 인간의 비명 소리와 마족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예언이 현실이 되었군.”
“천사를 상대로 모두를 지킨다는 건 무리다.”
“아무리 우리들의 힘을 보탠다고 해도, 천사들의 힘을 상쇄 시키는 건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서 싸울 수밖에 없어.”
아서 펜드래건이 영지로 돌아왔다.
군대를 재정비하고 천사들의 공격에 즉각 대응하고, 영지의 영민들을 쉘터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모두를 지킬 순 없었다.
이미, 많은 영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천사들의 압도적인 힘에 펜드래건가의 기사들도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고 쓰러졌다.
아서 펜드래건은 물러서지 않고 천사들에 대항했으며 많은 천사들을 쓰러트렸다.
허나, 아서 펜드래건은 인간이였다.
대천사 한명이 아서 펜드래건과 대치를 이어갔고, 끝내 아서 펜드래건은 목숨을 잃었다.
“아빠!!!!!”
“오필리아 오지마라!!!!”
“안돼!!!!”
“인간 치고는 대단했다, 대천사인 나에게 상처를 입혔으니 말이야.”
“용서하지 않겠어!!!!”
“4대 대정령의 힘인가?”
“인간따위에 빌붙어 힘을 빌려주다니, 떨어질때로 떨어졌구나?”
“입이라고 마음대로 잘도 지껄이는군, 대천사 따위가!”
“나의 이름은 대천사, 라우엘! 네놈을 심판해 정의를 실천할 존재다.”
“그 정의가 인간들을 학살하고 죽이는 것이라는 건가?”
“그것이 신의 뜻이다.”
“미쳤군.”
대천사 라우엘과 오필리아는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고, 기세등등하던 라우엘은 고전을 면치못했다.
“인간 따위가 감히?”
“이제 와서 도망칠 생각마라, 아버지의 복수, 너를 없애 버릴 거니깐.”
“훗, 하하하하하하, 좋다, 인간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마!”
대천사는 신기를 꺼내들었다.
“조심해라, 오필리아.”
“알겠어, 이제 끝을 보자는거지?”
“그렇다.”
“이것으로 끝내주마, 인간이여.”
“나도 이걸로 끝을 내겠어, 무속성 마법을 먹여주겠어!”
“죽어라 인간!”
“무속성 마법‘하르마게돈’(아마겟돈)”
“이딴걸로 나를 쓰러트리겠다는거냐????”
“...............”
“아니? 이럴수가....뭐냐? 이 힘은 대체? 신기가 부서지고 있다니?”
“인간을 얕보지마!!!”
“크아아악!!!, 어째서 인간따위에게 내가?”
“아빠, 복수 성공했어.”
대천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필리아는 지친 기색을 보였다.
“대천사 하나를 쓰러트리긴 했지만, 이 전쟁의 정황을 뒤짚기는 어렵다.”
“알고 있어.”
“어쩔 생각이냐? 오필리아.”
“그걸 쓰겠어.”
“설마, 너?”
“그래, 맞아.”
“안된다, 인간의 몸으로 그걸 썼다가 존재 자체가 사라질꺼다.”
“알고있어, 이미 이 세계에 오라버니가 없어, 더 이상 내겐 이 세계를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진심이냐?”
“오라버니도 우리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어, 펜드래건가의 사람으로서 해야할 일을 하는 것 뿐이야.”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더 이상 말리지 않겠다.”입장 금지
“이프리트, 운디네, 타이탄, 실프,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Entry prohibited
“우리가 영광이었다, 오필리아 펜드래건.”
“그대는 최초이자 최고의 계약자다.”
“잊지 않겠다.”
“우리는 끝까지 너와 함께 하겠다.”
“대결계 마법 : ‘출입금지’노엔트리 프로히비트(No Entry Prohib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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