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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결말은 죽음이었습니다만 68화 (68/120)

악녀의 결말은 죽음이었습니다만 68화

아쉽게도 리카온은 부재중이었기에, 프레사는 제드에게만 간략히 상황을 설명하고 곧장 스크롤을 찢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익숙한 풍경이 나타났다.

화창한 날씨의 파로 마을은 벌써 묘한 향수를 자아낼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프레사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누군가 정성껏 돌봤는지 파릇파릇한 식물이 가득한 텃밭에는 잡초 하나 없었다.

‘로렌이 열심히 관리했구나.’

소프 저택 공사에만 시간을 쏟아도 부족할 텐데, 프레사의 약방까지 맡느라 여간 피곤한 게 아닐 것이다.

「마법 스크롤은 하여튼 최악이다. 내가 얼른 능력을 되찾으면 이런 도구의 도움 같은 건 필요하지 않을 텐데.」

프레사가 껴안은 화분의 세계수를 두 손으로 바짝 붙잡고 선 리스가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프레사는 그를 손가락 끝으로 살짝 붙잡아 제 어깨 위에 태우며 말했다.

“그래도 편리하잖아요. 아니면 아직도 배를 타고 오는 중일 거예요.”

「인간은 왜 이렇게 불편한 걸 개선할 생각이 없는 건지. 쯧. 하여튼 발전이 없구나, 발전이.」

이 정도면 이 시대에 엄청난 발전이겠지만, 정령인 리스가 보기에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물론 프레사는 지금껏 마법을 모르고 살아서 여전히 마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새로웠다.

마차만 타고 다니다가 마법으로 순간 이동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 일인가.

하지만 리스와 티격태격해 봤자 쓸데없는 감정 소모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저 웃을 뿐이었다.

프레사는 현관 앞까지 걸어가 잠시 문을 바라보았다.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휴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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