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의 결말은 죽음이었습니다만 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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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결말은 죽음이었습니다만 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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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결말은 죽음이었습니다만 80화
‘사라지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프레사는 아이작과 헤어지고 마탑으로 돌아온 후에도 한참이나 그 생각에 잠겼다.
까만 덩어리는 마력이나 요정족에게 유독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 같기야 했지만, 도망을 칠 만큼의 지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돌아오자마자 방으로 가지 않고 약제실로 온 프레사는 유리 상자 속의 까만 액체 덩어리를 응시했다.
그 옆의 작은 유리병 속의 액체는 어제보다 조금 자란 듯했다.
‘아니면 다른 무언가에게 이끌렸을지도 몰라.’
가장 긍정적인 결론은 역시 덩어리가 소멸했다는 쪽이었다.
물론 프레사의 촉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으니 아닐 가능성이 컸다.
어쨌든 이래저래 곤란해졌다.
그럼 이제 남은 덩어리는 프레사가 가진 것뿐이었다.
하지만 언제 또 사라질지도 모르니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리스 님에게 말하기도 애매해.’
또 리스가 우울해지면 큰일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프레사는 이상한 모양으로 꿈틀거리는 까만 덩어리를 직시하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얼마 걸리지 않아 답을 얻었다.
‘이게 도망가는 거라면 그렇게 할 수 없게 하면 돼.’
최대한 빨리 이 이상한 덩어리의 약점을 찾아서 구속하면 그만이었다.
‘마법으로 붙잡아 두는 방법이나, 마도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일단 아이작이 가져갔던 덩어리가 꽤 오래도록 길드에 남아 있었던 걸 보면, 이쪽도 아직 여유가 있다는 뜻이었다.
프레사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덩어리를 쳐다보다가 방으로 향했다.
조만간 리카온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