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 지구004
* * *
나는 어릴 적부터 관심받기를 좋아했다.
물론 나쁜 일을 해서 관심을 받는 게 아니라 선망받는다거나 존경받는 일을 해서 말이다.
그래서 나는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특수부대로 들어가게 되면서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남들이 다 알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대테러부대같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특수부대가 아닌 정보기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른 나라로 가서 첩보를 수집하는 일이었기에 이목을 끌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 것에 답답함을 느끼다 사고도 좀 치긴 했지만, 다행히 첩보 행위가 들키는 일은 없었다.
결국, 나와는 너무나 맞지 않아서 은퇴를 하고 지금은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
물론 첩보행위만 하고 공작—살인, 납치같은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은퇴를 하고도 감시당하는 일은 없었다.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면서 옛 동료나 상사가 연략을 하는 일도 있었지만 말이지.
하지만 영상을 올려도 생각보다 조회수가 많지 않다.
다른 사람들의 영상과 비교해도 꽤 잘 만든 거 같은데 왜 그럴까.
"흠…. 역시 이슈가 될 만한 걸 찍어야 하려나. 최근에 뭐가 있지?"
요즘 뜨고 있는 사건이나 음모론을 찾다가 좋은 걸 발견했다.
35구역.
몇 달 전에 세워진 접근금지구역.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철조망을 세우고 군인들이 경비를 서는 걸 사람들이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
게다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UFO까지 목격했다고 한다.
"마침 좋은 걸. 한번 살펴보러 가야겠아."
나는 즉시 차를 타고 35구역이 있다는 곳 근처의 마을로 향했다.
그러곤 35구역 근처의 높은 곳에서 챙겨 온 망원경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음… 군인은 아니고 민간군사기업인가.'
일단 캠코더를 설치해 두고 녹화 영상으로 어느 때 어디가 방비가 약한지 알아 봐야겠다.
설치를 마친 나는 마을에 있는 숙소에 머물었다.
숙소에 방이 없을뻔했는데 주인에게 들어 보니 35구역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
나는 역시 주제 선정을 잘했다고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다음날 캠코더를 설치한 곳으로 가니 무사히 있었다.
다른 구경꾼이 와서 건들면 어쩌나 싶었는데 잘 숨겨둬서 다행이었다.
그대로 캠코더를 가지고 집으로 간 나는 영상을 둘러보며 순찰 루트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밤에 잠입하는 게 좋을 듯하다.
이전 직업은 나와 잘 안 맞았지만 이럴 때에는 경험이 쓸모가 있었다.
큰 백팩에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일단 공구는 무조건 챙기고, 갈아입을 검은 옷이랑 권총 정도면 충분하겠네."
짐을 챙긴 나는 차를 타고 35구역 근처로 갔다.
차를 세우고는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는 봐두었던 장소를 향했다.
바깥에서 경비를 살펴봤지만 어제와 루트는 같은 거 같다.
만일 루트가 달라졌다면 다시 알아 봐야 했겠지.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눈앞의 구조물을 본다.
높게 쳐져 있는 철조망.
하지만 이중으로 세워져 있지는 않았다.
만약 이중으로 세워져서 중간에 면도날형 철조망이 가시덤불처럼 있었다면 들어가기는 불가능이었겠지.
철사가 생각보다 두껍지만 볼트 커터를 가져 왔기 때문에 간단히 자를 수 있었다.
내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을 만들고는 공구가 든 가방을 근처에 숨겨두었다.
그리고 권총과 캠코더를 챙기고는 안쪽으로 향했다.
안쪽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지만 지상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지 작은 손전등을 어깨쪽에 달고 다녔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빛줄기덕에 더더욱 잠입하기가 쉬워졌다.
이 정도면 이곳으로 침입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거 같아 꺼림칙한 느낌도 들었지만 조회수에 눈이 먼 나는 그저 앞으로 향할 뿐이었다.
그렇게 경비들을 피하며 돌아다니다가 수상한 곳을 찾았다.
많은 경비들이 밀집해 있는 장소.
아무래도 저곳이 입구겠지.
'사람이 너무 많은데….'
홀스터에 보관되어 있는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고민했다.
'내가 게임 속 주인공도 아니고, 권총 하나로 모든 경비를 쓰러뜨릴 수는 없어. 그렇다고 한 명 한 명 씩 어딘가로 유인하여 기절시키는 방법도 어렵다.'
게임 같았으면 동전으로 한 명씩 끌고 와 기절시키거나 암살을 했겠지만 여긴 현실이다.
하지만 신께서 도우신걸까?
—타앙!
어디선가 총성이 울렸다.
아무래도 나 말고도 누군가 침입자가 있었는지 입구 쪽의 경비가 약간씩 지원을 간 모양이다.
'마을에서 봤던 구경꾼 중 하나인가? 아무래도 좋아. 저 정도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겠어.'
경비들의 시선을 피해 입구로 들어가자 티끌하나 없어 보이는 새하얀 복도가 나를 맞이한다.
'허, 엄청 관리했나보군.'
아무래도 밤이여서 그런지 조용한 적막만이 존재했다.
'아무래도 전부 퇴근했겠지. 야근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적막을 깨고 내 발소리가 뚜벅뚜벅—하고 울린다.
그렇게 걸어 다니다 발견한 문을 열었고 방 안에는 복잡하게 생긴 기계 장치가 존재했다.
외계인의 사체라던지 표본같은걸 기대한 나는 실망을 금치못하고 조용히 캠코더를 킬 뿐이었다.
"이러면 허탕인데…. 뭐를 연구하는지만 찍고 빠져나가자."
캠코더의 화면에 담긴 복잡한 기계 장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쉴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이봐! 나 좀 구해줘!"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나는 캠코더를 떨어뜨릴뻔했지만 반사신경으로 어떻게든 잡아챘다.
"누구야! 혹시 나를 놀리는 건가?"
'들어올 때 스피커는 안보였는데?'
"나는 바로 네 앞에 있다고!"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니 저 복잡한 기계 장치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디서 말하고 있는거야? 혹시 이게 사실 빈 공간이었던 건가?"
'전선은 앞 쪽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인공지능같은 건가?'
나는 이곳이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실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51구역도 군사기밀구역이었으니 여기도 비슷한 거겠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을 숨기려고 UFO같은 헛소문을 일부러 퍼뜨린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게 아니야! 혹시 전선이 이어지는 곳이 보여?"
"뭔데 초면부터 반말이지?"
'여기 연구원들은 로봇 3원칙도 모르나?'
"젠장! 전선이 이어져 있는 곳이 보이십니까?"
'아직 건방지긴 하지만 대화는 이어서 해 봐야겠지.'
"아, 그래. 그러고 보니 어딘가로 이어져 있군."
"책상 위를 보시면 전선과 연결된 원통 같은 게 보이실 겁니다."
"혹시 함정은 아니겠지?"
실험실에 함정이 있을 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천천히 다가가 봤다.
그렇게 다가가서 봤을 때는 무언가를 담을 만한 통이었다.
"뭐야 이거. 도대체 뭐가 들은 거지?"
통을 들어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유리로 된 부분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보인 것은—
"으아악!"
—사람의 뇌였다.
"보이십니까? 그건 제 뇌입니다."
"이건… 대박이군."
"뭐라고요?"
'정부에서 숨긴 연구소에서 벌어진 비인도적인 실험이라니!'
"조회수가 십만은 가볍게 넘겠는 걸! 아니, 십만이 뭐야 백만도 가능하겠어!"
"이봐요! 지금, 이게 삼각한 상황인걸 모르겠습니까? 무슨 외계인도 있었다고요!"
통 속의 뇌가 기계창치로 뭐라 말하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조회수가 올라가는 환상이 보여 제대로 듣지는 못했다.
기껏해야 외계인 정도일까.
"이봐요? 이봐요! 제 말이 안 들립니까?!"
"아, 집중깨지게 정말. 뭐 어쩌라는 거야."
"이 연구소 안 어딘가에 제 몸이 있을 겁니다. 빨리 제 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요!"
'몸? 자기 사체를 말하는 건가.'
"아니 통으로 옮겨진지 오래된 거 같은데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죽었겠구만."
"살아 있었다고요! 제가 옮겨지고 몸을 봤을 때도 가슴팍이 움직이고 있었어요!"
'자기 몸이 살아 있다고 망상을 하는 거 아니야? 귀찮게 하네.'
"잘못 본 거 아니야? 뇌가 없는데 어떻게 몸이 살아 있겠어. 그건 그렇고 외계인 이야기 좀 해 봐."
'니 몸보단 외계인이 더 궁금하다 이 녀석아.'
"제 몸을 찾아주신다는 약속을 하시면요."
나는 속으로 몇백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그래. 약속하지. 연구소는 더 둘러볼 예정이었으니까."
'그러니까 빨리 외계인 이야기나 하라고.'
"…그 외계인은 곤충같이 생겼어요. 갑각질의 몸에 여러 개의 마디가 있는 다리, 그리고 무슨 날개도 달려 있었죠."
"그거 참 신기하게 생겼네. 또 다른 건?"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더군요. 협박당해서 그런 건지 자발적으로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도 있어요."
"그렇군."
들을 만한 이야기는 다 들은 거 같으니 나가야 할 때다.
"이봐요! 약속은 지키실거죠?"
등 뒤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쯧, 귀찮게.'
"그럴 거라니까. 당신 몸을 여기로 가져오든 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물론 한가하게 그런 일을 할 시간은 없겠지만.
그렇게 나는 방을 빠져나와 다시 새하얀 복도를 걸었다.
가는 도중에 발견한 것들은 더욱 끔찍했다.
어떤 방에는 사람과 다른 동물을 이은 것처럼 보이는 마치 키메라같은 것이 있었다.
둘이 이어져 있는 채로 모두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이런 게 가능한 건지 의문도 들었다.
다른 방에는 목을 경계선으로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두 명이 있었다.
아무래도 서로의 머리가 뒤바뀐 듯하다.
그렇게 방을 얼마나 둘러봤을까.
복도에서 그 뇌가 말한 외계인을 만났다.
확실히 곤충처럼 생겼지만 말로 들은 것보다 더욱 끔찍하게 생겼다.
나는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 캠코더로 찍었지만 화면에는 텅 빈 복도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이런.'
홀스터에서 빠르게 총을 꺼낸다.
"침입자가 있었군."
녀석의 말처럼 사람의 말을 할 줄 아는 괴물.
생긴 건 역겹게 생긴 곤충 비스무리한 거면서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불쾌하다.
게다가 상상과는 달리 평범한 사람이 말하는 거 같은 목소리가 더욱 불쾌감을 늘린다.
"총알이나 먹어라 이 외계괴물아!"
—탕!
총알은 정확히 머리를 관통했고 곤충같이 생긴 그것은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쓰러진 척을 하고 나를 가까이 다가오게 하려는 속셈일지도 몰라 총을 몇 발 더 쐈다.
몇 발을 맞아도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에 안심을 하고 가까이 다가간다.
사체를 캠코더로 찍었더니 이번에는 제대로 찍힌다.
'아무래도 살아 있을 때는 어떤 작용으로 안 찍히는 걸지도.'
이런 생각을 하고서는 다시 복도를 나아갔다.
아니, 나아가려고 했다.
내가 죽인 곤충형 괴물과 같은 것이 두 마리가 나에게 다가온다.
아무래도 총성을 듣고 온 모양인데 뭔가 다르게 생겼다.
녹색의 무언가를 입고 손으로 보이는 것에는 무슨 고철덩어리가 들려 있다.
'생긴 건 저래도 무기겠지.'
일단 총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지 확인하자.
캠코더를 통해 본다면 죽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터.
그런 생각을 하며 방아쇠를 당기지만 소용없었다.
녹색의 무언가는 방탄복과 비슷한 것인지 총알을 맞아도 별 타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권총으로 죽일 수 없다면 바로 도망쳐야 한다.
나는 그대로 뒤로 돌아서 뛰려고 하지만 순간 복도가 푸르게 물들었다.
'이건….'
내가 생각할 틈도 없이 빛과 같은 속도로 그것은 나를 후려쳤다.
땅에 쓰러진 그대로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 팔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마치 번개를 맞은 것처럼 따끔거리는 고통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
다시 일어났을 땐 시야가 이상했다.
고개는 움직이지 못하고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의 내가 보던 것보다 더욱 선명한 게 내가 카메라라도 된 거 같다.
아니.
이건 마치… 내가 방금 만났던 그 녀석같지 않나.
그 통 속의 뇌처럼—
"이게, 뭐야!"
"우리의 기술을 훔치려는 불청객이 깨어났군."
'기술? 무슨 소리지?'
"뭐? 무슨 소리야!"
"변명은 필요 없다. 일단 여기서 간단한 처벌을 하고, 유고스로 보내도록 하지."
"그게 무슨, 윽, 끄아아!"
고통이 밀려온다.
여태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고통이.
살을 베어 내고, 소금을 뿌리고, 불로 지져대면 이럴까.
그저 이 고통이 빨리 사라지기를 빌면서 참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1시간 같은 1분이 지나고 통증이 사라진다.
마치 처음부터 그런 건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두 번 다시 그런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 눈앞에 무언가가 보인다.
저건… 내 육체다.
하지만 살아숨쉬고 있었다.
하지만 그 통 속의 뇌처럼 나도 같은 상태일 텐데.
그렇다면 그 녀석이 말한 게 맞는 걸까.
'그렇다면 그 녀석 말대로 원래 몸으로….'
하지만 희망은 순식간에 불탔다.
내 몸이 불타는 것이 보인다.
이글거리며 몸을 집어삼키는 화마가 혀를 날름거린다.
나는 그 장면을 부정하고 싶어 눈을 감아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나는 그저 비명을 지르며 그걸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지르는 비명이 마음에 드는 듯 흡족해하는 괴물이 보였지만 그걸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나는 흘릴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하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 몸이 전부 불타고 나서 괴물은 내 뇌가 담겨져 있는 거 같은 통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연결된 전선같은 거에 손을 대고는—
'어라?'
—나는 완전한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아니 이곳을 어둠이라고 해야 할까.
저 너머에 무언가 빛 같은 게 보이는 거 같기도 하다.
마치 자각몽을 꾸는 것처럼 그곳을 향해 날아가자 보이는 것은 마치 악몽을 형상화 한 거 같은 느낌의 괴물이었다.
'흐이익—!'
어둠 속에서 더욱 짙은 어둠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마치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듯이 빛나는 눈이 자라나고 있었다.
꾸물거리며 다가오는 악몽에게서 나는 도망쳤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악몽이 속삭이는 거 같다.
'제발 누군가….'
나는 아무나 나를 구해주길 빌며 도망칠 뿐이었다.
그리고—
"아."
나는 악몽에서 깨어났다.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미쳐 버렸겠지.
하지만 시야가 조금 이상하다.
마치 세상을 흑백TV로 보는 느낌이었다.
"이게 뭐야."
말을 할 때도 높낮이 없이 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로봇이라도 된 것처럼.
"역시 인간들의 도움이 있어야 감각 장치를 인간들에게 맞게 만들 수 있군."
나에게 엄청난 고통을 줬던 그 괴물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처벌을 하는데 그런 장치는 필요 없으니 말이지."
주변을 바라보니 같은 괴물들이 수십은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다.
왜 내 눈앞의 녀석만 입이 달려있는 거지?
녀석들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의사를 나눈 듯했다.
그리고는—
"끄아아—"
아까와 같은 고통이 밀려온다.
아니,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내게는 상한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럼 이대로 내버려 두고 나갑시다."
앞의 괴물이 말한다.
이봐, 처벌이라면 기간이 있을 거 아니야.
나가지 마.
어딜 가는 거야.
문이 서서히 닫힌다.
눈으로 보이는 하얀색이 점점 사라지다가—
안 돼 가지 마 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쿵.
그리고 나는 어둠 속에서 끝없는 고통을 받았다.
이대로 기절도 하지 못하고 영원히.
영원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