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화 〉 강림제.(5)
* * *
혈마법, 피나비의 춤은 무수히 많은 피의 나비를 날려 보내 나비에 닿는 상대의 피를 흡수하는 마법이다.
무수히 많은 나비 중 하나라도 닿는 순간 닿은 적은 그 자리에서 모든 피를 빨려 사망하기에, 강력한 보호 마법이나 신성 마법을 이용한 정화가 불가능하다면 죽음 의외에는 방법이 없다.
게다가 현재 이 마법이 시전 된 곳은 결계로 인해 출구가 막혀 밀폐된 예배당.
시야를 가득 덮는 피의 나비들로부터 피할 곳은 없다.
그렇다고 방어 마법을 둘러 나비들을 막으면 끝이냐. 그것도 아니다.
최소 적월의 흡혈귀인 그녀와 동등한 정도의 마력이 담긴 방어 마법이 아니면 통하지도 않을뿐더러 어찌저찌 나비들을 막았다고 하더라도 피의 축제 2막과 3막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자,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
피의 나비들을 날려 보내면서, 리사는 눈앞의 현성이 어떤 식으로 나비들을 해결할까 생각하며 그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시선을 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왜 가만히 있지?’
하지만 그는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 듯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러더니 마치 반지라도 빼려는 듯 왼손약지로 오른손을 가져갔고,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왼손을 살폈다.
이내 무언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걸 깨달았다는 듯 ‘아.’ 하는 소리를 낸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덧 그의 지근거리까지 날아간 나비의 떼.
‘피하지 않을 생각인가?’
하지만 피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그렇다고 방어마법을 두르기에도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설마, 그냥 몸으로 막을 생각인 건가?’
피의 나비 또한 그녀의 혈기로 만들어진 혈마법이기에, 그녀의 혈기보다 강한 방어력을 지니고 있다면 통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방어마법을 몸에 둘렀을 경우에나 가능한 얘기다. 마력을 두르지 않은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피의 나비들을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전무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의 적안을 현성에게 비춰봐도 현성의 몸 주변에서는 마력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몸을 보호할 만한 마법을 몸에 두르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어느덧 그의 눈앞까지 다가온 나비 떼.
죽음의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는 나비들을 보며, 그는 단지 짤막하게 한 마디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마력 개방.”
* * *
쾅!!
현성의 중심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터져 나오며 예배당의 안을 휩쓸었다.
의자, 피아노 등 예배당의 안에 있는 것들이 여기저기 섞여 공중을 날았으며, 게 중에는 현성과 가까이 있던 나머지 나무 조각이 되어 흩날리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큭..! 혈마법! 피의 안식처!”
너무나도 강력한 충격파와 충격파로 인해 휘날리는 잔해들에, 리사는 재빨리 보호막을 펼쳐 자신을 보호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자신 또한 공중으로 날려져 저 천장에서 비가 내리듯 쏟아지고 있는 잔해 중 하나처럼 추락하고 있을 리라.
그렇게 확신한 리사의 얼굴에 식은땀이 한 줄기 흘러내렸다.
“꺅..!”
루나 또한 충격파의 범위 내였지만, 현성이 미리 쳐둔 검은 막 덕분에 안전할 수 있었다. 그저 갑작스런 굉음으로 깜짝 놀랐을 뿐이었다.
현성을 향해 달려들던 피의 나비들은 시간이라도 멈춘 듯 그에게 닿기 직전의 상태에서 멈춰있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쿵!!
공중을 날던 피아노가 굉음을 내며 추락한 것을 신호로.
툭. 투툭.
피의 나비들이 형체를 잃고 핏방울이 되더니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쏴아아아아.
피의 비가 내렸다.
‘충격파만으로 피나비의 춤을 파훼했다고..?’
피의 나비들엔 하나하나 시조에게서 받은 그녀의 혈기가 담겨 있다. 고작 물건들을 날려보낼 정도의 충격파에 형태를 잃을 것들이 아니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리사의 눈이 가늘어졌다.
충격파로 인한 난장판으로 인해 자욱하게 깔렸던 먼지가 가라앉고, 여전히 방금 전의 자리에 서 있는 현성의 모습이 리사의 시야에 들어왔다.
‘옷이 바뀌었다?’
아까까지 입고 있던 푸른색의 평상복은 어디 갔는지, 지금의 그는 제국의 높은 인물이라도 되는 양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제복을 입고 있었다.
‘옷만 바뀐 게 아니야. 느껴지던 마력도 아까까지와는 현저히 달라... 마치...’
마치 시조와 직접 대면했을 때와 같다.
그렇게 생각한 리사의 목구멍이 크게 울렁인다.
한때, S랭크 모험가로서 잘나가던 리사는 같은 S랭크였던 4명의 파티원들과 함께 흡혈귀의 시조가 잠들어있다는 던전에 도전한 적이 있었다.
물론 시조가 목적은 아니었다. 흡혈귀의 시조는 900년을 넘게 살아온 괴물 중의 괴물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던전을 탐험하며 보물만 챙겨서 나오기로 했었다.
아무리 S랭크인 그들이라도 손짓 한 번에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눈으로 직접 보게 된다.
사람이 손짓 한 번에 몸이 갈가리 찢겨지는 모습을.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에 저 멀리 박아두었던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어 다리에 힘이 풀리며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 방금 전 현성이 했던 말이 새로이 뇌리에 떠올랐다.
시조한테 피를 받았다는 건, 시조보다 약하다는 거잖아?
마치 시조와 싸워보기라도 했다는 듯 말하던 그.
그녀는 그것이 허세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그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교황을 이겼다는 정도였기에 허세를 부려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초장부터 혈마법의 오의라고 할 수 있는 피의 축제를 시전 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실제로 시조와 싸웠고, 멀쩡하게 살아있는 거라면?
싸움이 있었음에도 몸 성히 잘 있다는 건 2가지의 가설로 정리할 수 있었다.
무승부, 혹은 승리.
어느 쪽이든 지금의 그녀와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었다.
‘교황을 잡았다고 해서 교황보다 조금 강한 정도인줄 알았는데...’
약한 척을 하느라 성국 반파 사건의 초장부터 리타이어 했던 그녀로서는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현성이 교황을 이긴 게 아니라 상처하나 없이 압도적으로 이겼다는 것을.
“하아...”
“..!”
현성의 한숨 소리에, 가출해있던 그녀의 정신이 돌아왔다. 그 여파로, 그녀의 몸이 움찔. 크게 떨렸다.
“이래서 혈마법을 쓰는 놈들은 안 돼. 옷에 대한 매너가 없어, 매너가.”
피의 비로 인해 옷의 여기저기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피를 보며, 현성이 얼굴을 찡그렸다.
“클린.”
그가 옷에 손을 대고 마법을 영창하자, 하얀 빛과 함께 검붉은 색이었던 제복이 원래의 색깔로 돌아왔다.
그는 깨끗해진 옷을 보며 만족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고개를 든 현성이 시선을 리사에게로 향했다.
“어때, 이 정도면 시험은 합격이지?”
‘시험..? 저 남자는 무슨 소리를...’
아직 정신이 제대로 되돌아오지 않은 듯 멍하니 현성을 쳐다보는 리사.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말한 시험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못 믿겠으면 시험해보면 되잖아?
“아뇨..!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덜덜 떨리는 다리를 애써 진정시키며, 리사가 천천히 일어섰다.
방금 전의 격돌로 그녀 자신은 그를 이기지 못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다른 목표를 이행할 뿐.
페레우스가 마신의 심장을 차지할 때까지 현성을 저지하고 있는, 목표를.
“더 하게?”
“당연하죠! 아직 피의 축제는 2막과 3막이 남았으니까요! 이 2개를 전부 버텨내신다면, 제 패배로 간주해서 원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전부 해드리죠!”
그렇게 말하며, 리사는 부채들을 다시 쥐었다.
하지만 왜인지 부채를 펼치지 않고, 그대로 부채에 혈기를 흘려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채가 붉은 빛을 내뿜기 시작했고, 그때가 돼서야 그녀가 부채를 피며 크게 소리쳤다.
“혈마법, 피의 축제 제 2막! 피의 윤무!”
그렇게 소리치며 그녀가 강하게 부채를 휘두르자, 부채의 바로 앞에서 바람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전하던 바람은 거대한 소용돌이가 됐고, 강하게 몰아치는 붉은 회오리바람이 경로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집어 삼키며 현성을 향했다.
저대로만 간다면 현성 또한 붉은 소용돌이의 희생양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었다.
하지만...
콰아아아!!
현성에게 닿기 직전에 갑작스럽게 생성된 검은 소용돌이가 붉은 소용돌이와 맞부딪쳤다.
잠시 힘겨루기를 하던 소용돌이들은 이내 서로를 휘감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반발을 일으키며 하나의 바람이 되어 흩어졌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헝클어진 리사의 머리가 방금 전까지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어떻게...”
그 장면을 본 리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을 봤다는 듯, 동공이 크게 확장된 상태였다.
“어떻게 당신이 혈마법을..?!”
흡혈귀가 아닌 자들은 본질적으로 혈기를 다룰 수 없다. 게다가 소용돌이에서 느껴지던 것도 혈기가 아닌 마력이었다.
루나와 같은 제 3자의 시선으로 보면 현성이 새롭게 소용돌이를 몰아치게 해 상쇄시켰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리사는 달랐다.
방금 사용했던 혈마법의 주체자였기에, 그녀만이 눈치 챌 수 있었다.
방금 현성이 사용했던 마법은 자신의 혈마법, 피의 윤무였다는 것을.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의 리사를 보며, 현성은 어깨를 으쓱했다.
“혈마법이 아니라, 그냥 내 마력으로 혈마법을 재현해낸 것뿐이야. 내가 흡혈귀도 아니고, 혈기를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하는 현성의 양 손에는 리사의 것과 똑같은 부채가 쥐여져 있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리사처럼 붉은 빛을 내뿜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
“자신을 즐겁게 해준 보답으로 알려줬거든.”
‘누가’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하지 않았지만, 리사는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시조를 지칭하고 있는 말임을.
확실해진 그녀의 의혹에, 그녀는 이대로 무릎을 꿇고 패배를 선언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3막을 펼친다고 해도 시간벌이 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모자랐다. 이대로 그를 밖으로 내보낸다면 필시 그들의 계획은 실패할 것이다.
오늘을 위해 십 년간 성국에서 성녀의 수발을 들던 리사였다. 단 오늘 하루를 위해, 그녀의 목표를 이루어주고자, 십 년을 버텼다.
게다가 이번 일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녀보다 서열이 높은 자들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이번 일을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된다.
“피의 축제 제 3막! 꺼지는 촛불!!”
입술을 깨물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리사가 부채에 혈기를 담아 휘둘렀다.
촤라라라락!!
이번에 부채에서 나온 건 무수히 많은 핏방울들이었다.
하지만 나비나 칼날 등 형태를 변환하지 않고 그대로 핏방울인 채로 현성을 향해 쇄도했다.
‘꺼지는 촛불이라면 분명 저 핏방울 하나하나에 닿으면 폭발이 시작되어 거대한 연쇄 폭발로 이어지는 마법이었지?’
기억 속에서 꺼지는 촛불을 되살려 똑같이 부채를 휘두르는 현성. 리사와 마찬가지로 자색의 방울들이 적색의 방울들을 향해 쇄도한다.
콰과과과광!!
닿으면 폭발하는 마법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닿자마자 거대한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물방울들.
그로 인해 다시 한 번 자욱한 검은 연기가 깔렸다.
폭발로 인한 탄내 또한 그들의 코를 간질였다.
‘역시 이것도 안 되는 건가...’
너무나도 간단히 상쇄되어버린 자신의 혈마법을 보며, 리사가 허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완전히 걷혔다.
당연하게도 멀쩡한 현성을 보며.
“...제가 졌습니다.”
더 이상 이어지는 막도 없기에, 리사는 담담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더 이상 전투로는 시간을 끌 수 없으니, 최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돌려가면서 끌어야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현성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을 때.
“응? 4막은 안 쓰는 거야? 준비하고 있었는데.”
벌써 끝난 거냐며, 아쉽다는 듯한 현성의 말이 들려왔다.
“...4막이라뇨?”
그녀가 시조에게 배운 건 3막까지가 전부였다. 필요가 없어서 배우지 않은 게 아닌, 진짜로 시조가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이다.
혹시나 자신이 까먹은 건 아닐까, 리사는 기억을 뒤졌다.
하지만 역시 짚이는 건 없었다.
“뭐야. 에피나가 안 가르쳐줬어?”
“...네.”
“그럼 한 번 보여줄까?”
“네? 그런 걸 막 보여줘도 괜찮은 건가요?”
“그걸 네가 말하는 거야? 원래 너희들 혈마법인데?”
“배우지도 못 했는데 저희 마법은 아니죠.”
“정 그러면 이따가 가슴 한 번 만지게 해주던가.”
“그 정도로 치기엔 너무 싼 게 아닌지...”
“그래서, 싫어?”
“저는 오른쪽 유두가 성감대에요.”
이중인격 뺨치는 그녀의 태세변화에 피식. 웃은 현성이 왼손의 부채를 공중으로 높이 던졌다.
“피의 무도회 제 4막.”
공중으로 띄어준 부채가 자색의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어, 부채가 회전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사물, 대기 중에 분포되어있는 마나 등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명체는 빨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블랙홀 마냥 빠르게 부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주위의 사물들과 달리, 리사나 루나 현성의 몸은 그 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점점 자색의 빛이 짙어져감에 따라, 리사의 몸의 적신호도 강해지기 시작했다.
현성이 펼쳐준 보호막 안에 있어 안전할 것이 분명한데도, 지금 당장 도망치지 않으면 필시 그녀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라는 강렬한 경고가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머리와는 다르게 그녀는 눈을 공중의 자색 빛에서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현성이 던진 부채는 더 이상 부채의 형태가 아닌, 태양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밝은 자색 빛의 구체가 되어 예배당의 천장에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자색 빛의 구체를 향해 손을 뻗는 현성. 이어 주먹을 쥐며 마법을 영창했다.
“에피나의 레퀴엠.”
번쩍!
구체가 폭발하기 직전이라는 듯 강한 빛을 내뿜었고.
저 빛을 보고 죽는다면 여한이 없을 정도의 아름답고 영롱한 빛이라고, 리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어째서 레퀴엠이라고 부르는지도 알 것 같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리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딱!
현성이 손가락을 튕겼다. 팟. 하고 검은빛과 함께 방금까지 밝게 빛나던 구체가 소멸했다.
“아...”
아름다웠던 빛을 더 못 본다는 생각에 리사의 입에서 탄식음이 흘러나왔다.
저 구체가 그 빛을 완전히 방출했다면 예배당의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소멸된다는 것을 모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것이 저 마법의 무서움이었으니까.
“자, 그럼. 이제 질문에 대답해줘.”
아쉬워하며 여운에 잠겨있는 리사에게현성이 말을 걸었다.
“네. 뭐든지 물어보세요. 아, 가슴 먼저 만지실래요?”
언제 그랬냐는 듯 여운에 빠졌던 얼굴은 사라지고, 다시 고혹적인 미소와 함께 자신의 가슴을 들어올리는 리사.
“아니, 질문부터.”
현성은 순간 그래라고 말할 뻔했지만, 고개를 강하게 저음으로서 성욕의 마수를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혹시나 그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의 기대를 가진 현성이 뒤집어져있는 천신의 동상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동상에서 느껴지는 마력. 어디서 얻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