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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떠돌이들-14화 (14/178)

〈 14화 〉 한 번 타오르는 불꽃처럼 (3)

* * *

"아... 이거."

창공은 허탈하게 웃으며 셔츠의 목덜미를 잡고 안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침대에 눕기 전 겉에 입고 있던 남방을 벗어놓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슨 꿈을 꾼 것 같긴 한데, 잘 기억은 안 나."

"흐음... 그렇구나."

물론 거짓말이었다. 대화 내용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생생히 기억했지만, 딱히 남에게 말해주고픈 꿈 내용은 아니지 않은가.

그 일은 없는 일이었다. 아무도 모르고, 존재조차 하지 않는 일이기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떠벌릴 이유가 없었다.

그것보다 창공은 나유에게 더 관심이 있었다.

"아린이는 자?"

"응. 피곤한가 봐. 그냥 너랑 술이나 한잔하려고 찾아온 거야."

"그럼 이거 다 마셔버리면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겠네?"

"아이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둘은 작게 킬킬거렸다.

"그냥. 그, 있잖아. 어제 구해줘서 고맙다고. 그 늑대."

나유는 쑥스럽다는 듯 머리칼을 만지며 말했다. 시선도 그와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 고맙다고 말하나 했네."

"어?"

"너 나 끌어안고 엉엉 울 때 고맙다고 한 마디도 안 하길래."

"아 시끄러! 부끄럽다고!"

"이게 고마운 사람 태도야?"

나유는 말없이 병을 입에 갖다 대고 쭉 들이켰다.

"푸하아..."

그녀는 취기 때문인지 살짝 붉어진 얼굴로 헤헤거렸다. 양질의 포도주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마시는 술은 퍽 만족스러웠다.

창공은 잽싸게 그녀에게서 병을 건네받아 손에 쥐었다. 병안에서 술이 찰랑이는 소리가 너무나 감미로웠다.

"창공아. 넌 지금 어때?"

"어떠냐니."

"탄광에서 탈출해서... 이렇게 사람들이랑. 또 좋은 사제분도 만나서 침대 위에 앉아있고, 술도 있고..."

"뭐 캠핑이라도 온 것 같냐고? 아니. 이게 끝이 아니잖아. 이제부터가 진짜 고생 시작일 걸? 지구로 돌아가야지. 방법... 은 모르겠지만. 또 우리 부려먹은 놈들한테 복수도 해줘야 하고."

"앞으로 있을 일들이 기대가 된다면 난 이상한 걸까?"

창공은 순간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나유에게 반문할 뻔했다.

"너와... 여기서 방 안에서 같이 이야기하는 게 즐겁다면 난 이상한 걸까?"

"음."

이제까지 창공은 나유를 파티가 축 처졌을 때 기운을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성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유의 모습은 마냥 속 편하기만 한 분위기 메이커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

뭔가가 더 있었다. 여기까지라면 창공은 나유가 그러거나 말거나 별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 남자 혼자 있는 방에 여자가 술을 들고 찾아온 상황. 정말 술만 딱 마시고 그대로 헤어지기엔 아쉬운 상황이다.

지금 창공의 마음속 한켠에선 검은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헤어진 여자친구와 했던 마지막 섹스도 꽤 오래된 참이었다. 더군다나 이세계로 끌려온 뒤로 제대로 성욕도 해소하지 못했고 말이다.

이러던 차에 회색 티셔츠, 까만 돌핀 팬츠를 입은 여자가 눈앞에 있다? 그것도 나에게 목숨을 빚진 상황이다?

그대로 넘겨버리면 천하의 병신이 따로 없었다.

"나 말야. 이렇게 남이랑 단둘이 길게 이야기한 적이 몇 년 만인지 기억도 잘 안 나."

"이게 길어?"

"응. 아주."

나유가 다시 술병을 건네받았다.

"난 우리 부모님 목소리도 기억이 안 나.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셨거든. 항상 나 혼자였어. 집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친구들은?"

"친구. 하. 내가 물려받은 돈은 꽤 많거든. 처음에는 내가 막 뭐 사주고 그러면 내 친구가 돼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남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게, 나한텐 아니었어."

"..."

"그래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나도 언젠가는 어딘가에 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러더니 어느 날 여기 있더라. 뭐... 이런 걸 바라진 않았지만. ...후으. 갑자기 말하려니까 힘드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길게 한숨을 내뿜었다. 창공은 손을 뻗어 그녀의 등을 톡톡 두드려주었다. 떠오르는 나유의 힘없는 미소.

"고마워. 여기서 난 사람들을 만났어. 분명 힘들었는데,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시켜서 너무 힘들고 억울했는데, 우리 조 사람들을 만났어. 아린이도 만났어. 그리고 너도."

"화장실에서."

"화장실에서. 킥..."

짧은 웃음소리.

"너무... 너무 반가웠어. 내가 가진 건 돈밖에 없었잖아?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 현대 사회에서 돈을 가졌으면 다 가진 거라고. 근데 난 아니었어. 아무것도 없었거든. 그런데 내가 모든 걸 잃으니까, 하나씩 생기더라. 여기 넘어와서 말야. 신기했어."

다시 술 한 모금.

"너에겐 필사적이었을 탈출 계획을 듣고서 내가 신이 났다면 그건 모욕적일까? 그치만 사실이야. 함께 뭔가를 한다는 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 줄은 몰랐거든. 넌 내게 그걸 알려준 사람이야."

사람은 사회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사회화를 받게 된다.

이는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 양식을 습득하게 되는 1차 사회화, 거기에서 더 나아가 특정한 집단의 가치를 습득하는 2차 사회화로 나뉜다.

여기에서 나유는 1차 사회화를 담당하는 가정과 또래집단에 소속되지 못했던 것이다.

당연히 2차 사회화도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몸만 큰 어른. 그것이 남나유였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바람 같은 존재. 동시에 어딘가에 속박되기를 갈구하는, 결국에는 바람이 되지 못한 사람.

창공은 나유라는 사람에 대해 그렇게 파악했다.

"그리고 넌 날 구해줬어. 삶의 농도라고 할까? 지금까지 옅었어.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이 별로 안 들었거든. 그런데 처음 보는 세상에 온 뒤로 점점 짙어지더니, 요 며칠 사이에 엄청나게 짙어졌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전부 합해도, 내가 보낸 사흘보다 더 못해."

나유는 웃었다.

"봄이 온 거야. 남들에게만 오던 봄이. 나만 피해 가던 봄이. 드디어."

"나유야."

"알아. 봄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걸. 계절이 계속 지나면 다시 겨울이 올 거야. 봄을 겪고 난 뒤의 겨울은, 더 매섭겠지. 그래도 괜찮아. 겨울이 추운 만큼, 봄이 따뜻했단 거니까."

그녀는 창공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나 널 사랑하는 것 같아."

"..."

"이 순간만이라도 좋아. 따뜻한 모닥불처럼 나를 안아줘. 나를 따뜻하게 해줘. 네가 얼음처럼 식어버려도 괜찮아. 차가워지는 내 곁에 네가 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

창공은 더는 참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뒤통수에 손을 대고선 그대로 끌어당겼다. 둥그레졌다가 이내 감기는 나유의 눈.

두 입술이 포개졌다. 그녀의 입술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식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봄의 온기.

처음은 가벼운 버드 키스였다. 입술이 떨어지고, 나유의 흐리멍덩한 눈동자가 보였다.

"나... 처음... 인데..."

다시 나유의 얼굴이 다가왔다. 이번에는 입술을 맞대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창공의 혀가 나유의 입술을 어서 열라는 것처럼 쿡쿡 찔러댔다. 그녀의 입이 열리고, 두 혀가 섞였다. 포도 향기와 알코올의 느낌이 났다.

나유는 어색했는지 처음엔 혀를 뻣뻣하게 굳히고 창공이 입안을 마음대로 유린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그녀가 아니었다. 어색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유의 혀가 부딪혀왔다.

나유의 한 팔은 창공의 머리를 감싸고, 다른 팔은 그의 몸을 감쌌다. 창공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나유의 가슴에 손을 뻗어 그대로 대었다. 당황했는지 그녀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지만 제지당하지는 않았다.

더 대담해진 창공은 끊임없이 그녀의 혀를 괴롭히면서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셔츠 아래로 브래지어와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손에 꽉 차는 만족스러운 크기. 그의 가슴속에서 타오르던 검은 불길이 점점 세를 더해갔다.

"아..."

그제서야 창공은 입술을 뗐다. 둘의 입 사이에서 가느다란 실이 이어지다 톡, 끊겼다.

가슴을 희롱당하는 나유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끝까지 창공과 시선을 마주치고 있었다.

자못 도발적인 시선이라 흥분이 더욱 커져갔다.

창공은 나유의 상체를 밀어서 침대에 넘어뜨렸다. 걸터앉았던 상태 그대로 몸을 누인 그녀의 위에 올라탄 그는 다시 그녀에게 입 맞추며 셔츠 안쪽에 손을 넣었다.

이제 그의 손과 나유의 가슴을 가로막는 장벽은 속옷 외에는 없었다.

더욱 선연하게 느껴지는 가슴의 감촉은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나유도 창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아랫배를 꾸욱 누르는 단단한 느낌. 그게 무엇인지는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두려움도 들었지만, 흥분이 그것을 눌러서 가라앉혔다. 나유는 창공의 다른 손도 잡아서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혼자서 자위했을 때엔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이 그녀의 머리를 때리고 있었다.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점점 숨이 거칠어졌다. 감고 있는 눈앞에 알록달록한 별들이 유성우처럼 쏟아졌다.

길었던 키스가 끝나고, 창공은 다시 나유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말없이 나유의 셔츠 밑단을 붙잡았고, 의도를 파악한 그녀는 팔을 들어 그가 옷을 벗기기 쉽도록 해주었다.

"나유야."

창공은 나유의 돌핀 팬츠도 내리려 그녀의 골반을 두드렸지만, 나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어..."

그녀의 말에 더 힘을 주어 강제로 벗기고 싶었지만, 창공은 인내심을 발휘해 자제했다.

나유는 처음이었다. 어느 정도는 배려할 필요가 있었다. 대신 그는 나유의 브래지어에 손을 댔다.

"이건 괜찮지?"

"괜찮은데... 너도."

"나도?"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나유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자기만 벗는 건 부끄러우니 그도 벗으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못 할 건 없었다. 그는 시원스레 셔츠를 벗어던졌고, 아예 바지도 내려버렸다.

"우와..."

나유가 창공의 몸을 보고 감탄했다. 근육이 비대하면 활을 쏠 때 떨림이 심해지기도 했고, 또 일정 이상으로 체격을 키우는 데에 관심이 없었던 창공은 웨이트를 거하게 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수준이 평균 이상은 충분히 웃돌고 있었다. 적어도 남들 앞에서 자신 있게 상의를 벗을 정도로는.

"아."

그녀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드러났다. 그의 왼쪽 팔뚝에 시커멓게 피멍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호장구가 없는 상태에서 익숙하지 않은 활을 급하게 활을 쏘았던 탓이었다. 하지만 그에겐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지금까지 활을 쏘면서 몇 번이고 경험했던 일이었으니.

"신경 쓰지 마."

감상에 젖어있던 그녀의 얼굴은 다시 부끄러움으로 물들었다. 창공이 그녀의 브래지어 후크에 손을 대고 풀어버린 탓이다. 나유의 하얗고 예쁜 가슴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의 몸은 배에 복근이 뚜렷하게 새겨져있을 정도로 체지방이 적었지만, 가슴은 중학생 때부터 꾸준히 C컵을 유지하고 있었다.

잡티 없는 매끄러운 피부. 부드러운 곡선의 가슴 윤곽. 앙증맞게 그려진 유륜과 유두.

그가 자신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느낀 나유는 창공의 시선을 돌리려 키스를 애원했다.

"키스해 줘... 빨리..."

창공은 거절하지 않고 머리를 숙여 그녀에게 입 맞췄다. 하지만 나유의 바람과는 달리 그는 금방 그녀의 입술에서 물러났다.

그렇다고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몸에서 완전히 떨어진 건 아니었다.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그의 입술은 나유의 턱, 목, 쇄골을 지나 가슴에 닿았다. 나유는 눈을 꼭 감고 창공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는 유륜을 따라 혀를 둥그렇게 돌려 그녀의 가슴을 맛보았다. 이따끔씩 그의 혀가 유두에 닿을 때마다 나유의 온몸에 전류가 달렸다.

"흐으응... 하으..."

나유가 안타까운 신음을 내뱉었다. 어서 그가 자신의 젖꼭지를 입에 물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창공은 그녀의 기대를 배신하고 반대편 가슴으로 옮겨가서 다시 유륜을 혀로 자극했다. 미칠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유두를 건드려달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다행히 그는 나유를 죽을 정도로 애태우지는 않았다. 창공은 그녀의 젖꼭지를 살짝 깨물었다.

"아흐으..."

작은 신음소리. 그는 입안에 들어온 유두를 깨물거나, 혀로 건드리면서 괴롭혔다.

동시에 다른 쪽에도 손을 뻗어 살며시, 아프지 않을 정도로 비틀었다. 유두가 점점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성감대를 집중적으로 괴롭힘당하던 나유는 세차게 도리질을 쳤지만 창공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이윽고 그녀의 양 허벅지가 조여졌고, 허리가 살짝 들렸다. 약하게 절정을 느낀 것이다.

창공은 나유가 처녀인 것을 고려해 베드 토크는 가급적 지양하려 했지만, 이것에는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었다.

"너 진짜 야하다. 처음인데 가슴만으로 가버린다고?"

"하응... 아닌데..."

"난 너 같은 애가 좋아."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유는 눈을 감고 그 감촉을 즐겼다.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쾌감과 머리를 감싸는 따뜻함. 구름 위에 두둥실 떠있는 것 같은 만족감이 느껴졌다.

창공은 그녀를 일으킨 다음, 침대 헤드에 등을 대고 앉으며 나유에게 와서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창공에게 등을 돌리고 그의 몸에 기대었다.

다시 돌핀 팬츠가 그의 손에 잡혔다. 이번에는 나유도 거절하지 않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 그가 벗기기 쉽도록 도와주었다. 이제 그녀의 몸에 걸쳐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양손으로 나유의 가슴을 어루만지다가 왼손을 슬며시 내렸다.

배를 타고 내려가며 배꼽을 한 번 간질여준 다음, 그녀의 가랑이로 향하는 손.

그런데 털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보드랍고 맨들맨들한 살 만이 느껴졌다.

나유가 부끄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으... 밀어버렸어. 운동할 때 땀차고 불편해서. ...싫어?"

"아니. 좋아."

솔직한 감상이 나왔다. 전 여자친구가 이 자세로 애무해 주는 걸 좋아했기에 창공은 눈을 감고도 손의 감각만으로 나유의 클리토리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는 그 위를 덮은 포피를 바로 들추기보단 먼저 비비거나 살며시 누르거나 하며 나유의 반응을 즐겼다.

"응그읏... 흐윽..."

나유는 지금 이 현실이 너무나 비현실적인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몸에 대한 통제가 마음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심리적인 만족감, 아래에서 느껴지는 아찔함, 엉덩이에 닿고 있는 창공의 단단한 음경. 세 가지 느낌 이외에는 전부 멀리 떨어진 아련한 무언가처럼 느껴졌다.

창공은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두 손으로 나유의 음순을 벌려 클리토리스를 완전히 노출시켰다.

질구에 중지 손가락을 대니 새어 나온 애액이 느껴졌다. 그는 손가락 끝에 충분히 애액을 묻힌 다음, 그곳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 창공아..! 하으으응...! 크응..."

나유가 더 큰 목소리로 신음했다. 창공은 그렇게 나유를 연주했다.

닿을 듯 말 듯 하며 클리토리스를 괴롭힐 때엔 애달픈 신음이, 직접적으로 비비거나 살짝 튕겨주면 비음 섞인 신음이 터져 나왔다. 나유는 만족스러운 악기였다.

"나유야. 슬슬 넣을게."

"하아... 하아... 응...?"

그는 나유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질구에 중지를 삽입했다. 처녀 보지에 처음으로 침입하는 남자의 손가락.

곧 이 안에 자지를 넣어 그녀를 정복할 거라고 생각하니 깊은 고양감이 들었다.

처음에는 한 손가락만 해도 빡빡했지만, 나유의 보지는 외부의 침입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중지와 약지가 나유의 질에 꽂혀 찔꺽거리는 소리를 냈다. 물론 다른 손으로 나유의 가슴도 열심히 괴롭혔다.

"창공아... 나... 나... 흐으윽..."

"참지 마."

창공의 허락이 떨어지자 나유가 다시 절정 했다. 그녀의 허벅지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발가락이 굽혀졌다.

그는 만족스럽게 손가락을 조이는 보지의 감촉을 느끼며 손가락을 거칠게 빼냈다.

"아흥!"

나유가 귀여운 소리로 신음했다. 창공은 잠시 그녀가 진정할 시간을 주었다. 숨을 헐떡이던 나유는 곧 호흡을 정리했다.

그는 그녀를 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눕히고, 그때까지 입고 있던 팬티를 벗었다.

쿠퍼액이 늘어진 자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유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흔들리는 등불의 불빛 아래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뭐라 말할 수 없이 매력적이었다.

"준비됐지?"

그는 나유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대던 찰나, 나유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저기... 그..."

"응?"

"내가 위에서 하면 안 될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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