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보름달이 뜬 밤바다 (2)
* * *
창공은 다급하게 활을 손에 쥐려 했지만, 그는 지금 맨몸이었다. 그제서야 무기를 선실에 놔두고 온 것이 떠올랐다.
"퐁파두르 교수님! 선실에 다녀올 테니 기다려요!"
"상황이 허락한다면."
그는 미친 듯이 선실로 향하는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해적들은 선미로 침범하는 중이었기에 다행히 계단 입구가 있는 선수는 아직까진 안전했다. 아직까지는.
"기상! 습격 받았어!"
문을 열고 다급하게 소리치자 일행들이 당황했다. 푹 잠들어있던 그들은 충격에 깨긴 했지만 워낙에 비몽사몽이라 다시 수면에 들려던 차였다.
그런 상황에서 난데없이 창공이 소리치니 얼마나 놀랐겠는가.
"아으... 뭐야..."
"으어?"
"일어나! 시간 없어! 해적들이라고!"
창공은 정신을 못 차리는 일행들을 세차게 두들기며 깨운 다음 활과 화살통을 집어 들었다. 그나마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어택이었다.
"택이 형! 일행들 다 깨워서 올라와요!"
"오케이."
그렇게 그는 어택에게 뒷일을 맡기고 선실을 나왔다. 소란을 피운 탓인지 다른 승객들도 복도 밖으로 나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이게 지금 무슨..."
"해적이라니까!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빨리 갑판으로 올라가!"
등 뒤에서 소란이 이는 것이 느껴졌다. 창공은 이것으로 그가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하며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갑판 위로 올라가니 병장기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선수까지 밀린 것은 아니었고, 중갑판 즈음에서 승조원들과 해적들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륀을 찾았다. 그녀가 얼마나 잘 싸우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만약 허무하게 죽기라도 한다면 곤란했다. 마법사에게 캐내야 할 정보가 있었으니까.
"교수님!"
"빨리 왔군요, 무슈."
그녀가 무심한 눈빛으로 창공을 바라보고선 칼을 들어 전투가 벌어지는 쪽을 겨냥했다.
"우리도 싸움에 참가해야겠어요. 승조원들보다 해적들의 수가 더 많아 보이네요. 활은 잘 쏘나요? 사람은 죽여봤고?"
"웬만큼 쏘고 죽여도 봤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선 마법사가 아닙니까?"
"당연한 말을."
확실히 륀은 흔히 생각하는 마법사처럼 보이기는 했다. 파이프를 물고, 고깔모자를 쓰고, 로브를 걸치고, 오른손에 지팡이가 쥐여져 있었으니.
하지만 동시에 왼손에는 칼이 있었다.
그리고 륀은 창공의 시선이 자신이 쥔 칼에 가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법사가 칼을 쥔 게 이상한가요?"
"...아닙니다."
창공은 그냥 납득하기로 했다. 하기야 이 세상의 마법사는 마법 대신에 칼을 들고 싸울 수도 있는 게 아니겠나.
다만 평소 관념과의 괴리에서 오는 어색함은 완전히 지울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선 그다지 도움 되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좋아요. 음... 저 위로 올라가세요."
륀은 다시 왼손을 들어 칼끝으로 마스트 부근을 가리켰다. 확실히 저곳까지 올라가기만 한다면 조준하기 훨씬 쉬울 것 같았다.
올라갈 길을 알 수가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하지만 륀에겐 문제가 아닌 모양이었다.
"다리에 마법을 걸어줄 거예요. 인체에 거는 마법은 지속시간이 매우 짧아요. 내게 뭔갈 묻거나 얼타지 말고, 바로 뛰어오를 준비를 하세요. 알았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을 실제로 본다는 것에 긴장도 됐지만 지금은 륀의 말대로 의문을 품을 시간이 아니었다.
륀은 곧바로 주문을 외웠는데, 그녀의 지팡이 끝부분이 파랗게 빛났다. 그때 그 빛나던 화살과 똑같은 색이었다.
"Salire."
륀은 지팡이로 창공의 다리를 톡, 건드리고선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창공은 그녀의 말대로 지체하지 않고 마스트가 세워진 구조물 상부를 향해 힘껏 바닥을 박찼다.
그러자 그의 몸이 마치 쏘아진 화살처럼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착지는 부드러웠고, 어느새 그는 목표로 했던 곳에 발을 딛고 있었다.
시험 삼아 제자리 점프를 해 보니 방금 전과 같은 각력은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말대로 인체에 작용하는 마법은 거의 단발성이나 다름없는 모양이었다.
"창공아! 어딨어!"
저 밑에서 어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을 찾는 소리에도 창공은 일행에게 얼굴을 비추거나 하진 않았다. 지금은 따로따로 싸워서 해적을 격퇴해야 할 때였다.
"나 어딨는지 찾지 말고 알아서 싸워요!"
그는 그렇게 외치며 화살을 장전했다. 다행히 보름달은 밝았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어 어느 정도 전장의 상황을 파악할 정도는 되었다.
창공은 접전 지역에서 칼을 휘두르는 해적을 겨냥하기보단 후미를 노리기로 마음먹었다. 조준이 빗나갔을 때 괜히 아군이 맞을 위험이 적었으니까.
쉭!
화살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씨바알! 막내가 맞았어! 활쟁이다! 활쟁이 새끼가 있다!"
"새끼, 시끄럽네."
창공의 다음 목표는 고래고래 소리치는 해적이었다. 그와 표적 간의 거리는 대략 30m 정도. 어느 정도 이 활에 숙달된 지금이라면 충분히 맞출 자신이 있었다.
어차피 빗나가더라도 다른 해적이 맞아줄 테고.
"끄아악!"
벌써 그의 손에 두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에 뭔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은 폭력과 살인만이 대화의 수단이었다. 단지 그뿐.
"피해!"
"피하긴 씨발! 어디로 피하란 거야!"
무기를 들고 싸우는 이들은 현측의 좁은 통로에 몰린 상황이었다. 넓이는 건장한 성인 남성 두 사람이 어깨를 맞대고 서면 꽉 차는 정도였다.
그런 곳에 사람들이 몰렸으니, 그야말로 눈을 감고 쏴도 명중일 지경이다.
하지만 좋다고 막 쏠 수는 없었다. 화살은 한정적이었으니까. 어쨌거나 창공의 개입 덕분에 좌현의 상황은 다소 호전되었다. 마침 어택과 나유도 그쪽에 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이제 우현을 지원할 차례였다. 그런데, 그곳에선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해적들이 밀리고 있었던 것이다.
원인은 선두에서 해적들과 접전을 벌이는 륀. 그녀의 칼날은 달빛을 받아 번쩍이는 섬광을 주위에 흩뿌렸다.
"이... 이 개 같은 년이!"
"해적들이 주제도 모르고 덤비긴."
륀의 목소리는 그녀의 칼이 뿜어내는 스산한 빛만큼이나 서슬 푸르렀다.
"저 갈보년을 당장 잡아와! 씨발년, 아주 보짓구멍을 아작을 내버릴 테니까!"
우현 후미에서 어느 해적이 크게 소리쳤다. 앞에 나서지 않고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는 것으로 보아 꽤나 지위가 있는 해적 같았다.
륀 입장에선 꽤나 열받을 만한 내용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열심히 무기를 휘두를 뿐.
"크으윽!"
"으악! 내 팔!"
창공은 그녀가 싸우는 모습을 재미있게 관전했다. 왼손에 든 칼을 휘둘러 해적의 팔을 잘라내는가 하면, 오른손에 든 지팡이로 상대의 머리를 내려친다.
따악! 하고 경쾌한 소리가 나며 해적이 눈을 까뒤집고 바닥에 쓰러졌다.
너무나 욕심이 났다.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진 않았지만 동생인 아스터와 언니인 륀이 그의 일행에 합류한다면 앞으로의 여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야아아아아!"
그러던 와중, 갑자기 그의 근처에서 기합소리가 났다. 황급히 시선을 돌리니 어디로 올라왔는지 칼을 든 해적이 그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활을 쏘기엔 이미 너무 늦어있었다. 그렇다고 활을 휘둘러서 칼을 막자니 그건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씨발!"
창공이 바닥을 굴렀다. 다행히 칼날은 비껴나갔지만 화살이 바닥에 모조리 쏟아졌다.
황급히 화살을 주워들면서 슬쩍 해적을 보니, 칼을 휘두르는데 전력을 다한 모양이었는지 저 끄트머리에서 휘청거리며 중심을 다잡는 중이었다.
"뒤져라아아!"
화살을 주워드는 것보다 더 빠른 방법을 선택한 창공은 그 해적에게 달려가 등에 날아차기를 먹였다. 해적은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그런데, 저 아래에서 익숙한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악!"
짧은 비명소리. 나유의 비명이다. 아마 갑작스럽게 위에서 떨어진 해적을 보고 놀란 탓이리라.
"나유야! 그 새끼 해적이야! 조져버려!"
"아... 이이익...!"
"크허억!"
단말마가 창공의 귀에 닿았다. 그는 쏟아진 화살들을 간추려 다시 화살통에 넣은 뒤에 끄트머리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해적의 등에 칼을 꽂아 넣은 나유가 몸을 덜덜 떨며 망연히 피가 배어 나오는 해적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유야!"
그녀는 창공이 부르는 소리에도 대답하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 떨고만 있었다. 창공은 더 큰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나유야!"
"어...! 어... 어어...!"
나유와 창공의 시선이 맞닿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는 것이 달빛 아래에서도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얼떨결에 저지른 첫 살인.
이해는 갔지만 지금은 충격에 휩싸이기엔 급박한 상황이었다.
"정신 차려! 칼 뽑아서 꽉 잡아! 아스터 씨한테 칼은 왜 배웠어!"
"아... 알았어!"
그는 나유의 정신적 탄력성을 믿었다. 그녀를 정신차리게만 해준다면 충격에서 벗어나오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살인은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이었다. 그는 그렇게 여겼다.
"부상자들은 뒤로 빠져요!"
좌현에서는 어택이 활약하고 있었다. 키 185cm의 당당한 풍채를 지닌 어택이 휘두르는 부지깽이는 해적들에게 칼날보다 더한 공포를 선사했다.
보름달을 배경으로 거한이 둔기를 휘두르는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전사와도 같았다.
나유는 자기 뺨을 철썩, 때리고는 어택의 뒤에 바짝 붙었다. 그 모습을 본 창공은 주먹을 꽉 쥐며 만족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다시 화살을 장전했다.
머릿속에 아린과 히사시가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털어냈다. 어차피 그 둘은 비전투원이라고 반쯤 체념한 상태였으니까.
"이 빌어먹을 활쟁이 새... 어..."
"뭐 새끼야."
다시 창공이 있는 곳으로 해적 하나가 올라와 기세 좋게 소리쳤지만, 그는 자신을 겨누는 화살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창공과 해적 사이의 거리는 10m도 채 되지 않았다. 해적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고 필사적으로 생각했지만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기만 할 뿐,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사... 살려..."
쉭!
시위를 떠난 화살은 그대로 해적의 가슴팍에 박혔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화살을 바라보던 해적은 손을 들어 화살대를 쥐는 듯하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창공의 손에 몇 번째로 죽은 사람인지 이젠 기억도 나지 않았다. 셀 마음도 없었다.
그는 그 뒤로도 해적들에게 화살을 먹여주었다. 화살의 수는 제한되어 있었기에 가치가 높아 보이는 표적을 주로 노렸다.
떡대가 유난히 크거나, 달빛에 번쩍이는 장신구를 한 해적들이 목표다. 사실 그런 놈들이 더 맞추기도 쉬웠다.
"도망...! 도망쳐라! 씨바알!"
"이 개새끼들아! 도망치긴 어딜 도망... 으아악!"
도망치는 동료들을 제지하던 해적의 골통이 박살났다. 어택이 휘두른 부지깽이에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맞네. 도망치긴 어딜 도망쳐."
창공이 중얼거리며 구조물 위에서 선미 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가 탄 배를 건드리고 도망친다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화살이 있는 한 한 놈이라도 더 쏘아 죽일 작정이었다.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는 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말이다.
이제 보니 해적선은 창공이 탄 여객선 선미에 충각을 박아 넣은 상태였다. 그것을 통로로 삼아 해적들이 건너온 것이다.
그 충각은 분리도 가능한지 해적 몇 명이 달라붙어 낑낑대는 중이었다. 당연히 그들은 창공의 표적이 되었다.
쉬익!
"으아아!"
해적이 자기 옆에 꽂힌 화살에 기겁했다. 창공은 눈살을 찌푸리며 화살을 꺼내들었다. 거리도 많이 벌어진 상태였고, 역시 흔들리는 배 위에서 표적을 맞히기는 쉽지 않았다.
"저... 저 빌어먹을 활쟁이 새끼가아아아!"
하지만 명중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활질은 해적들을 분개시켰다.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화내는 것 이외엔 없었다.
다시 여객선으로 건너갈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욕설만 지껄이는 것을 보아하니 활을 다룰 줄 아는 해적도 없는 모양이었다.
쿠구궁!
"떨어졌다!"
"노를 저어라! 존나게 저어라! 빠져나간다! 씨팔!"
창공에겐 아쉽게도 충각은 금방 분리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쏜 화살도 빗나갔고, 해적선은 빠르게 전장에서 이탈했다.
그는 멀어져 가는 해적선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선 옆에 누워있는 해적의 시체에서 화살을 뽑아들었다. 이것도 다 돈이다.
상황은 완전히 정리되었다. 사상자가 있긴 했지만 모두 승조원들이었고, 승객들 중에는 다친 사람이 없었다. 창공 일행과 륀도 마찬가지였다.
"나유야. 잘했어. 정말 잘했어."
"창공아..."
창공은 나유를 안고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잘 버티긴 했지만 어쨌든 첫 살인의 경험은 가혹한 법이다. 그는 나유를 위로하며 어택을 슬쩍 바라봤다.
그도 이번에 처음으로 살인을 했지만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았다.
설령 괜찮지 않더라도 나유처럼 안아주며 위로할 생각은 없었지만.
"형도 뭐... 수고하셨고요."
"수고는 네가 했지."
어택의 무덤덤한 목소리를 듣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따로 케어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아린이랑 고다는요? 방에?"
"나오지 말라고 했어."
"잘했어요. 둘은 좀 들어가서 쉬세요. 저는 할 일이 있어서."
그는 그렇게 두 사람을 돌려보내고 륀을 찾아갔다. 그녀의 객실은 갑판 위에 있었다. 창공 일행보다 돈을 몇 배는 더 지불하고 타는 객실이었다.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려는데, 그 전에 문이 활짝 열렸다. 물론 륀이 열어젖힌 것이다.
"선수로 가죠."
륀은 그 한 마디를 남기고 발걸음을 옮겼다. 창공도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윽고 난간 앞에 선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들의 친한 친구를 꺼내들었다.
창공은 담배, 륀은 파이프.
"Ignem."
륀이 파이프 안에 손가락을 넣고서 중얼거리자 연기가 올라왔다. 보면 볼수록 마법이란 건 참 편리했다.
그녀는 자신의 것에 그치지 않고 창공이 입에 문 담배 끄트머리에도 손가락을 갖다 댔다. 그의 담배에서도 연기가 뿜어졌다.
"감사합니다."
"네."
겸양은 없었다. 어쩐지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방금 도망치는 해적들에게 활을 쏘더군요."
"잘못됐습니까."
"관점에 따라서는. 아무 의미 없는 화살 낭비 아닌가요?"
창공은 왜 갑자기 그녀가 이런 쓸데없는 것을 묻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어쨌든 충실하게 대답했다.
"남을 건드렸으면 쉽게 도망 못 간다는 걸 가르쳐 준 겁니다. 당해서 갚아줬을 뿐이죠."
"당하면 갚아준다... 좋은 말이네요."
그녀는 잠시 파이프를 피우며 바다를 바라봤다. 창공도 말없이 담배를 태웠다.
그가 입에 문 담배 까치가 거의 다 타들어갈 즈음, 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방금 전에 했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할까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