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 시우를 만나다 (5)
* * *
아린의 머릿속에서 수십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도대체 자기가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방금 창공의 언사는 언어의 범주를 벗어난, 가늠할 수 없는 그 무언가에 더 가까웠다.
찔꺼억...
옆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돌아보니, 나유는 군말 없이 자위를 하고 있었다. 제 유두를 괴롭히고, 손가락을 보지에 넣어 찔꺽대는 그녀는 눈을 감고 충실히 창공의 명령에 따르는 중이었다.
"너도 빨리 시작해. 그래가지고선 이기기 어려울걸."
창공은 방 한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가 나유와 아린에게 경쟁 자위를 시킨 데엔 순수하게 그것을 보고 싶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담배 한 대가 당긴다는 단순한 욕구 때문이기도 했다.
"아... 응..."
나유가 미약하게 신음소리를 냈다. 슬슬 흥분이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이대로 가면 아린의 필패는 확정. 그러나 그녀는 쉽사리 손을 움직이지 못했다. 애초에 자위 경험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인 아린이다. 더군다나 그런 부끄러운 행동을 타인이 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한다는 건 당연히 꺼려지는 행위.
아린은 이제 와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에서 막 깬 것처럼 머리가 멍했다.
"아린아."
창공은 무덤덤하게 그녀를 불렀다.
"계속 그러고 있으면 너한텐 안 박아 준다?"
"오, 오빠..."
"내일도 마찬가지고,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야. 고백하면 끝인 줄 알았어? 아니지. 너도 알겠지만, 난 평등이나 공정 따위엔 관심이 없거든. 난 나유만 있어도 충분해. 나유는 내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니까. 괜히 까탈스럽고 말 안 듣는 여자친구는 필요 없지 않겠냐고."
"그래도."
"싫으면 나가도 돼. 뭐라고 안 할게. 대신 넌 나유에게 영원히 지는 거야. 여자로서, 내 여자친구로서."
물론 그의 본심으로는 아린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두 여자를 한 번에 따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만약 아린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다면 대신 나유를 괴롭히면 그만이겠지만, 만족감은 덜하리라.
이것은 필요한 과정이었다. 의존성이 심한 나유와는 달리, 아린은 자의식이 강하다. 아무리 창공과 관련된 일이라 하더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여자다. 하나 그는 적어도 침대 위에선 고분고분한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침대가 아닌 곳에서도 고분고분하게 변하면 더 좋고.
그러기 위해선 이런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관념을 무너뜨리고, 여자로서의 아린을 자극하기 위해.
"무슨 말이에요."
그리고 이번 승부는 그가 이긴 듯했다.
"잊었어요? 오빠는 내 남자가 될 거라고요. 나유 언니가 나보다 몸매가 좋은 건 인정할게요. 그치만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뒤지지 않아요. 오빠도 날 사랑하게 될 거고요."
"그럼 시작해."
오기가 생겼는지, 아린의 눈동자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역시나 뭐가 됐든 쉽게 포기할 그녀가 아니었다. 명석하지만 고집쟁이 아린이기에 넘어간 도발. 도발이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기꺼이 넘어간 다음 자기 식대로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고 말겠다는 그 자신감.
동인이야 어찌 됐건 창공에겐 좋은 일이었다. 덕분에 자신을 갈구하는 두 암컷의 자위쇼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
"후흐으... 창공아..."
"응... 으음..."
쯔걱. 쯔브읍... 찔꺽... 쯔어억...
음탕한 물소리가 방 안 공간을 가득 채웠다. 둘 다 경험이 별로 없는 탓에 어색한 모습이 엿보였지만, 나름 전략적으로 임한다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여성이 쾌감을 얻으려면 질내 삽입보단 음핵을 자극하는 것이 빠르고 간편하다. 따라서 나유는 유두와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더군다나 유두는 그녀의 주요 약점이었으니 당연한 선택이었다.
아린은 어떤가. 그녀는 젖꼭지는 아예 포기한 채로 한 손은 클리토리스에, 다른 한 손은 질구에 쑤셔 넣고 보지 안을 열심히 자극했다. 겨우 두 번째 잠자리에서 자신의 성감대를 제대로 파악하다니, 머리가 좋긴 좋았다.
하지만 나유의 유두에 필적하는 아린의 성감대는 자궁구인데, 그곳은 손가락으로 쉬이 닿을 수 없는 곳이다. 그녀의 작은 손이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아린은 방금 그녀를 천국으로 보냈던 지스팟을 찾아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시도는 좋았지만 기술이라곤 없는 아린이 그곳을 쉬이 찾을 수 있을 리는 만무. 단순히 질 천장을 무차별 자극하는 것으로는 지스팟을 제대로 건드릴 수는 없었다.
"아... 흐읏..."
그녀는 미약한 신음을 흘리며 침착하게 시도에 재시도를 거듭했지만, 뜻대로 잘 되질 않는지 미간을 곱게 찌푸렸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 나유의 허리가 점점 굽어지며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아아앗...! 간다. 간다... 창공아... 간다...! 봐줘엇...!"
한계까지 굽어지던 허리가 떨어지고, 축 늘어진 나유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절정에 달한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개발이 된 나유였으니, 처음부터 이 승부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린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았다.
"아닌 것 같은데?"
그러나 창공은 쉬이 끝내줄 생각이 없었다. 당연히 나유와 아린이 자위를 하면 먼저 절정하는 것은 나유 쪽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그는 나유에게 페널티를 주기로 마음먹은 지 오래였다.
"하아... 하아... 갔는데에..."
"내가 볼 땐 아니야. 계속해."
"너무해... 진짜로 갔는데..."
나유가 힘겹게 손을 움직여 다시 자위를 시작하고, 아린은 창공이 자신을 봐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열심히 보지를 쑤셨다. 이 즐거운 광경에 그는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아, 오빠... 나 가요... 가요오...!"
이번엔 아린 차례였다. 기어이 지스팟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그녀는 방금 전 느낌을 살려 그곳을 집중적으로 자극했고,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만족할 정도의 절정을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창공은 잔인할 만치 고개를 내저었다.
"제대로 안 갔잖아. 다시 해."
"으..."
이쯤 되니 두 여인도 알아차렸다. 누가 먼저 절정 하는가는 처음부터 관계가 없었다. 그녀들은 단지 창공이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자위를 해야 할 운명이었던 것이다. 하나 그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계속해서 절정으로 통하는 문을 두드릴 뿐. 이 고통스러운 쾌락의 정원을 거닐다 보면,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길 수 있기에.
"하아아앙..."
"흐윽! 흐아앙..."
덕분에 창공은 너무나 만족스럽게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피가 몰려 검붉게 변한 귀두에서 터질 듯한 감각이 전해져왔다. 그렇게 나유가 4번, 아린이 2번 가고 나서야 그의 무거운 엉덩이가 의자에서 떨어졌다.
"그만."
그의 말에 자위쇼가 중단되고, 축 늘어진 나유와 아린은 거칠게 호흡했다.
"나유야. 엎드려."
"하... 하하... 내가 이겼네..."
"아으으..."
승자는 웃음 짓고, 패자는 분함을 삼켰다. 창공은 침대 위에 올라가 엎드린 나유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꽉 붙잡고, 아린을 돌아보며 말했다.
"앞으로 연습해. 하다 보면 느니까."
"...시끄러워요."
아린이 고개를 홱, 돌렸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새빨간 귀를 보니, 자위가 끝나고 부끄러움이 한 번에 몰려든 것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창공의 관심사는 역시 나유의 보지였다.
본래 물이 많은 나유가 아니다. 아린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한데 지금 나유의 보지에선 끈적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꽉 다물렸던 구멍은 살짝 벌어져 흐물흐물했고. 자위 덕분인지 자지를 박아 넣기 딱 좋게 익은 보지였다.
"흐으응...!"
삽입은 매끄러웠다. 따끈하고 축축한 질벽이 창공의 자지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렇게 보니 나유와 아린의 보지는 조이는 감각이 확연하게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둘 다 꽉 조이는 맛이 있었지만 아린의 보지는 자체의 조이는 힘이 특별히 강하다기보단 좁은 구멍에 큰 자지를 넣어 빡빡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반면 나유의 보지는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대신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이 사방에서 자지를 조여 기분 좋게 꿈틀대는 느낌을 선사했다.
창공의 취향은 후자에 더 가까웠다. 삽입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내내 조이는 것보다는 적당히 조이고 풀면서 즐거움을 주는 보지가 더 좋았다.
물론 아린의 보지도 이점이 있다. 자꾸 넣어주다 보면 어느새 그의 자지에 딱 맞는 모양의 보지가 될 테니.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나유의 승리였다. 자위도, 보지도.
"아린아. 가만있지 말고 계속 보지 쑤시고 있어. 끝나면 너도 박아 줄 테니까."
"...알았어요."
이윽고 두 암컷이 내는 신음의 합창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앙! 하앙! 흑, 윽, 읏... 창공아... 거기, 앗, 거깃!"
"오빠아... 오빠...! 흐아앙... 흐그읏..."
가뜩이나 연속된 자위로 힘이 빠졌는데, 네 발로 엎드려서 자지를 받는 나유는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들었다. 그녀의 자세가 무너지려는 조짐이 보이자 창공이 손을 뻗어 그녀의 양쪽 유두를 세게 꼬집었다.
"아앗...! 흐그그그극... 창공아... 나 주거... 주거버려허..."
나유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덕분에 힘이 풀어지던 보지가 다시 조여왔고, 만족감을 느낀 창공은 꽉 꼬집었던 손가락에 힘을 풀고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거기잇... 아까 너무 만져서헛...! 민감하단 말이야..."
"그럼 보지 똑바로 조여."
"하앗! 조, 조일게... 보지 조일테니까하앗...!"
옆에서 보고 듣는 아린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궁구를 집요하게 고문당할 때의 쾌락이 떠올랐던 탓이다. 그때만큼은 지성인이라 자부하던 명문대의 대학생도, 원대한 꿈을 품은 법조인 지망생도 없었다. 전부 사라지고, 암컷 김아린만 남게 되는 그 순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렵고도 싫은 순간이었으나, 그와 동시에 너무나 바라 마지않는 순간이었다. 에덴동산에 열린 금단의 과실처럼, 거부하고 싶지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지고의 쾌락.
"오빠하... 빨리 박아줘요... 아린이 보지에... 빨리이..."
그녀는 무아지경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소리를 내뱉었다. 평소의 그녀에게선 상상할 수 없는 천박한 행동. 그러나 열락으로 가득 찬 이 방안이라면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여자가 암컷이 되는 것쯤은 간단하다.
안 그래도 잔뜩 흥분한 상태에서 이런 자극을 받으니, 슬슬 정액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참으려면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창공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상황에서 참는 것은 손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는 아린의 보지를 맛볼 차례였다.
"나유야. 쌀게."
"응...! 안에... 안에다가...! 보지 안에 마음껏 싸줘!"
피임이고 뭐고 없었다. 어느샌가부터 창공도 마음껏 질내사정을 했고. 사실 임신이 그렇게 쉽게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역시 이건 포기하기 어려웠다. 막말로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지 모르는 세상. 그런 생각이 그가 냉정을 잃도록 만든 걸지도 몰랐다.
"큭...!"
자궁구에 딱 붙은 자지에서 정액이 울컥울컥, 뿜어져 나와 나유의 자궁을 가득 채웠다.
"흐아아아아앙!"
쾌락에 울부짖는 나유. 극상의 행복 아래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남자의 씨앗이 자궁을, 나팔관을 가득 채우고 난소까지 닿는 이 느낌. 텅 빈 영혼이 채워지는 느낌.
쯔붑...
자지가 나유의 보지에서 뽑혀 나왔다. 애액과 정액이 한데 섞인 점액이 긴 실이 되어 늘어지고, 요도에선 아직도 정액이 몽글몽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나유야. 청소."
"응..."
침대 위에 무너져 몸을 부들부들 떨던 나유였으나, 곧 그녀가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는 힘겹게 움직여서 혀를 내밀고 자지에 갖다 댔다. 그렇게 그녀의 입이 닿으려던 그 순간.
"내가 할게요."
아린이 네 발로 엎드려서 얼굴을 자지와 마주했다. 갑작스러운 방해에 나유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창공은 즐거운 기습에 미소를 지었다.
"너 제대로 빤 적도 없으면서."
"할 수 있어요. 이게 뭐 어렵다고."
"그럼 어디 해 봐. 나유야. 이번엔 양보하자?"
"...응. 난 많이 해 봤으니까."
결연한 표정을 지은 채 창공의 자지를 바라보던 아린은 눈을 꽉 감고 입을 벌렸다. 곧이어 축축하고 따스한 아린의 입안이 자지에서 느껴졌다.
"우욱..."
작은 구역질. 당연히 비위가 상할 것이다. 남녀의 성기에서 나온 체액이 뒤섞였으니 맛있기는커녕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맛과 냄새일 터.
"아린아. 못 하겠으면 언니가..."
"음음!"
나유가 걱정됐는지 아린에게 물었으나 그녀는 거부 의사를 나타내고 신경을 온전히 자지에 집중했다. 그러자 나유는 옆에서 아린에게 요령을 알려주며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주었다.
"깨물면 안 돼, 아린아. 이빨 안 닿게 조심하고. 입안에 공기가 안 남도록 해 볼래? ...그렇지. 끝에도 쪽 빨아 줘. 남은 거 나오니까."
어여쁜 암컷이다. 창공은 포상의 의미로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푸후..."
자지 청소를 끝낸 아린이 드디어 입을 뗐다. 숨쉬기가 어려웠는지 호흡이 거칠었다. 그래도 머리가 좋으니, 빨리 배울 것이다.
"어쩌면 나유보다 더 잘하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응? 그 정도야?"
"빨리 배우니까. 분발해."
창공은 아린에게 방금 전 나유와 같은 자세로 엎드릴 것을 요구했다. 아린은 군말 없이 그의 지시를 따랐다. 후배위. 어쩌면 어자에게 있어 보지보다 더 부끄러운, 항문이 훤히 바라보이는 자세.
"우와... 이렇게 생겼구나."
"아 언니!"
나유가 아린의 뒷구멍을 바라보며 감상을 내뱉자 아린이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그러나 그녀는 정말 순수하게 감탄한 것이었다.
작고 귀여운 아린의 항문. 오밀조밀 무수한 주름으로 이루어진 구멍이 뻐끔거리고, 보기 좋은 핑크빛 점막은 절로 괴롭히고 싶은 가학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 구멍이 쓰일 때는 아니었다.
"흐... 으아..."
보지가 넓혀지는 감각. 미세하지만 아릿한 통증. 처녀를 잃은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아직은 익숙하지 않았다. 자기도 겪어 본 일이라 그런지 나유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창공의 자지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안쪽 끝을 향했다. 축축한 질내 점막이 자지를 맞이하고, 결합부에선 애액이 쉬지 않고 흘러나와 아린의 허벅지를 적셨다.
"흑!"
자궁구를 톡, 하고 건드리니 아린이 숨 막히는 소리를 낸다. 쾌락의 신음이었지만 나유는 그것을 고통의 표출로 받아들인 모양인지 일순 당황한 기색이었다.
"아린아... 언니 봐."
이윽고 나유는 아린의 옆에 엎드려 그녀를 바라봤다. 아린이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의 입술에 나유의 입술이 닿았다.
"으웁?!"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아린. 그러나 나유는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혀를 찔러 넣었다.
츄읍... 츄륵...
여인의 혀가 섞이는 소리. 아린은 눈을 감고 나유의 혀를 받아들였다. 쓸데없는 배려이긴 했지만, 나유 입장에선 어떻게든 아린의 고통을 경감시키려 한 행위였다. 물론 창공에겐 좋은 구경거리에 불과했지만.
한편 아린은 심경이 복잡했다. 여자끼리 연인의 키스를 했다기보단, 나유의 의도를 짐작한 탓이다.
언젠가 그녀가 말했다시피 여우 같은 년이라며 나유에게 두드려 맞아도 할 말이 없었다. 처음 여자는 나고 너는 첩에 불과하다며 매도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어쨌거나 먼저 사랑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나유의 지분을 빼앗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나유는 모질지 못한, 너무나 착한 여자였다.
입술이 떨어지고, 두 입 사이를 투명한 실이 잠시 잇더니 끊어졌다.
"언니..."
아린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응, 아린아."
"미안, 미안... 해요..."
"뭘 이제 와서 그래. 괜찮아. 우리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함박웃음을 짓는 나유. 그녀도 분했다. 분했지만, 창공을 포기하기 싫은 것처럼 아린도 포기하기 싫었다. 그래서 그녀를 허락했다. 그럼에도 가슴속엔 정체 모를 무거운 돌덩어리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돌덩어리는 마치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추었다. 그래, 이러면 된 거였다. 창공이 있고, 아린이 있다면 자신은 괜찮았다. 이렇게나 행복하니까. 아스터? 상관없었다. 아스터가 백 명이 있어 모두가 창공과 사귀게 된다 해도 상관없었다.
자신은 창공의 나유였고, 아린의 언니였으니까.
뒤에서 바라보던 창공은 회심의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시우의 조언을 듣고 짠 계획대로 일이 흘러갔음에. 키는 아린과 나유의 성격이 쥐고 있었고, 이제 두 여자는 온전히 창공의 여자가 된 것이다.
그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나유가 큰일을 해냈으니, 마땅히 포상이 있어야 하는 법. 손을 뻗어 그녀의 보지를 쑤셔주었다.
"흐으으앙... 오빠, 오빠아...! 좋아요. 응! 크흥!"
"창공, 창공아... 사랑해... 사랑해애...!"
"저도 사랑해요... 아앙! 사랑, 읏. 사랑해요!"
자궁구를 쿵쿵 찌를 때마다, 아린은 사랑을 열렬히 고백했다. 나유도 그녀에게 질세라 창공에 대한 사랑을 외쳤다. 다시 사정감이 올라오고, 그의 자지가 아린의 안에서 부풀었다.
암컷의 본능이었을까. 아린은 사정이 가까워졌음을 짐작하고 더 큰 신음소리를 냈다. 그녀 특유의 흐느끼는 것 같은 신음소리를.
"흐으응... 아아아앙... 흐윽, 흐아앙...!"
"싼다, 아린아... 싼다!"
"나도, 나도 가아아앗!"
세 남녀가 동시에 절정했다. 이번에는 아린의 자궁이 정액으로 꽉 들어찼다.
"아... 아으으... 하앗..."
자지가 쑥, 뽑혀 나오고, 아린의 몸이 무너졌다. 나유도 그녀의 옆에 사이좋게 엎어졌다. 두 암컷의 구멍에선 따끈한 정액이 아직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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