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 달의 추락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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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어제와 다를 게 없었다.
요약하자면 먼저 관장을 하고, 뒷구멍 개발. 간단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간단한 일은 대개 빨리 질리고 지루해진다. 지금 창공이 그랬다. 이제 겨우 둘째 날인데, 벌써부터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매너리즘을 해소하기 위해선 잔뜩 딱딱해진 채 팬티 안에서 움찔거리는 자지를 륀의 애널에 박아 넣을 필요가 있었다. 개발 2일차. 마법 교수의 애널은 자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창공은 아마 가능은 하리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 족히 5일은 개발하려 마음먹었던 그다. 하지만 최근 그의 인내심은 많이 마모된 상태였다. 쾌락이고 뭐고 칼같이 질외사정을 하던 창공이 어느 순간부터 거리낌 없이 질내사정을 하는 게 그 증거였다.
물론 기본적으로 섹스는 안전일에만 했으나, 그게 피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대로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떠돌이 생활과, 그에게 걸린 중압감 때문인지 창공은 스스로가 점점 즉흥적으로 변해간다 느꼈다.
좋지 않았다. 철두철미하게 짜인 원래 계획을 고수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자신의 약점을 늘리는 행위라고 배운 그다. 자각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멈추기가 어려웠다.
마치 활강하는 글라이더와 같은 신세. 아무리 날개를 이리저리 비틀어 바람을 받아 양력을 생성해 본들 하늘 위에 있는 자, 중력을 거부할 수는 없다. 차츰차츰 지상을 향해 강하... 추락한다. 단지 속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
그랬다. 말하자면 그는 일종의 추락을 겪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심경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그는 자신이 견지하던 삶과 사고의 방식에 아주 미세한 금이 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괜히 짜증이 나고, 짜증은 심술을 불러온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10분... 지났... 잖아...?"
"아직이야."
원래 10분이 되면 칼같이 륀을 인내의 고통에 놓아주었지만, 지금은 시간을 속이며 그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즐겁게 감상하는 창공. 이른바 진통제 처방이었다. 그의 짜증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기분은 전환할 수 있는.
륀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허리를 푹 숙인 채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본래 꿋꿋하게 두 발로 선 채 견뎌냈던 륀. 그러나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차마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점. 관장을 한 번 겪었기 때문에 더 참기 쉬울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는 것이다. 관장액을 밖으로 내보낼 때의 쾌락에 물들여진 괄약근은 지금 당장이라도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죽어도 이 남자 앞에선 그럴 수 없어...'
단지 륀의 자존심이, 인내심이 그것을 맹렬하게 거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신으로 육체를 통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어선 통제는 육체의 마모를 불러오고, 육체의 마모는 다시 정신의 마모를 불러온다.
그리고 다시 이것은 창공이 상정한 범위 내에 있었다.
"지났잖아...!"
이쯤 되면 륀에게도 너무나 명백했다. 10분은 지난 지 오래라는 사실은. 창공이 슬쩍 시계를 보니 15분이 경과하고 있었다.
"마침 딱 됐네."
너무 참아도 몸에 무리가 간다. 그는 그 말만 남기고 욕실을 나가버렸고, 륀은 황급히 일어나 변기 위에 앉았다.
"아아아... 아그읏...!"
독한 여자였다.
'아린이도 독하긴 한데, 그렇게 독한 거랑은 다른 면으로 독하지. 아무래도 관장만으로 굴복시키는 건 안 되겠어.'
딱 한 번만 잘못했다고 빌면 고통에서 놓아주겠다는 창공의 제안에도 륀은 굴복하는 일이 없었다. 사실 될 때까지 시도하면 되기야 될 것이다. 하지만 고통만으로 굴복을 받아내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반감을 불러온다.
다시는 만날 일 없는 사람이면 몰라도 륀에게 써먹기는 꺼려지는 방식이었다.
결국 그는 시간으로 장난을 치는 것을 멈추었다. 그 뒤로는 정확하게 10분을 지켜 주었고, 륀은 끝까지 견뎠다. 도합 5번. 55분 동안의 관장을.
관장을 마친 그녀는 어제 이상으로 힘이 빠진 상태였다. 침대에 내려놓은 다음 그녀의 엉덩이를 벌려 보니 어제보다 더 크게, 그리고 부드럽게 벌어진 구멍이 뻐끔거리는 게 훤히 보였다.
"네가 이걸 못 본다는 게 정말 아쉽네. 당장에라도 박아달라는 것처럼 움찔대는데?"
"하아... 하아... 닥... 쳐..."
창공은 문답 무용으로 륀의 애널에 기름을 듬뿍 먹인 비즈를 꽂아 넣었다. 쑥, 들어간다. 일곱 번째 구슬까지. 어제는 넣으려다가 실패한 지점이었다.
"가하아아악!"
귀여운 소리를 내며 상체를 한 번 펄떡거리는 륀. 그는 대견하다는 듯 그녀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오늘은 열 번째까지 시도해 볼까?"
"아..."
나무 구슬이 뒷구멍을 들락날락하며 괄약근을 부드럽게 풀었다. 재미있게도 륀의 반응은 어제와는 사뭇 달랐다. 움찔거리는 허벅지와 아랫배. 달콤하게 뿜어지는 한숨. 느끼고 있는 것이다. 본인이야 부정하겠지만, 애초에 애널은 분명히 성감대이다. 충분히 개발만 해 준다면 보지와는 또 다른 맛이 있는 구멍이 얼마든지 될 수 있다.
"그만... 그마내해..."
그는 어제처럼 비즈를 쑤시며 한 손으로는 륀의 자궁 위를 계속해서 문지르고 있었다. 단적으로 보면 뻘짓이다. 그렇게 해서 여자를 느끼게 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쾌락과 연결이 된다면, 충분히 쾌락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
그게 왜 하필 자궁 문지르기냐 하면... 꼴린다는 게 그 이유다.
"혀도 풀어졌네. 느끼고 있지?"
"흐극, 아니햐앗...!"
륀의 뒷구멍은 대망의 열 번째 구슬까지 탐욕스럽게 삼키는 데에 성공했다. 창공은 그녀를 침대 위에 똑바로 눕히고 양쪽 손목을 붙잡아 겨드랑이가 보이도록 확 올려버렸다.
이제 창공이 륀의 몸에서 보지 못한 곳은 없었다. 심지어 그녀조차 볼 수 없는 곳까지. 수치심이 륀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가 쾌락과 뒤섞이며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뭔가 번쩍이는 것을 꺼내더니, 겨드랑이 갖다 댄 것이다. 히사시에게서 빌린 면도칼이었다.
"가만히 있어. 상처 나기 싫으면."
"뭐 하는 거야..."
"면도. 이번만 내가 해 주는 거니까 앞으로 알아서 관리해라."
당연히 거부할 권리는 없었다. 륀은 한없는 비참함을 느꼈다. 처녀와 입술은 지켰지만, 대가는 가혹했다. 자신의 배 안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애널 비즈의 느낌이 그것을 더욱 자극했다.
그러던 와중, 싫은 남자에게 붙잡혀 강제로 제모를 당하고 있다. 더욱 싫은 것은 그녀의 가슴 저 깊숙한 곳에서 타오르는 검은 불길... 미약하지만 분명한 쾌락이 느껴졌던 것이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
속으로 미친 듯이 부정해 본다. 하나 헛된 부정이었다.
사각... 사각...
귓가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륀은 눈을 감았지만, 귀까지 닫을 수는 없었다.
사각... 사각...
그녀는 그 소리가 어떠한 포고문처럼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너는 이제 남자의 성노예에 불과하다고. 자신의 몸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비참한 계집에 불과하다고. 그리고 추락한 자신의 처지에서 느껴버리는 음탕한 암컷에 불과하다고.
속으로 수천 번을 부정해도 소용이 없었다. 륀의 명석한 머리는 자신을 속이며 합리화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자, 말끔해졌네. 얼마나 좋아."
창공이 수건으로 륀의 겨드랑이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맨들맨들한 살이 드러났다. 마치 표식 같았다. 주인이 노예의 몸에 찍는 표식 말이다.
"흐가아아아아앙!"
그가 한 번 힘주어 빼내니, 애널 비즈는 부드럽게 뽑혀 나오고 륀은 신음을 토해냈다. 이미 참는다거나 하는 건 불가능했다. 쾌락... 비참함... 수치... 체념...
이틀째인 지금,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가을 하늘의 색깔을 뽑아 만든 것 같은 푸른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눈물 한 방울이 배어 나와 또르르... 얼굴을 타고 흘러 비단결 같은 금색 머리카락 사이로 사라진다.
륀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창공이 자신의 다리를 벌릴 때도, 오금에 손을 짚고 가슴으로 쭉 밀 때에도, 그 결과 허리가 굽어지고 엉덩이가 들려 보지와 항문이 동시에 창공의 눈앞에 드러났을 때에도.
뭔가 뜨거운 것이 그녀의 애널 입구에 닿았다. 곧이어 구멍이 부드럽게 벌어지는 느낌이 들더니, 점점 단단하고 뜨거운 그것이 몸 안으로 침투했다.
"아극... 크흐응..."
"힘 풀어."
충분히 풀어진 륀의 뒷구멍은 창공의 자지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마치 끈으로 꽉 동여매듯 조여오는 입구의 괄약근을 지나면, 따뜻하고 보드라운 장벽이 반겨온다. 이제까지 그가 따 본 애널 중에선 륀이 단연 최고였다.
"아... 흐앗..."
이윽고 뿌리 끝까지 자지가 들어갔다.
"축하해."
"뭔 소리... 야..."
"처음으로 자지를 받아들인 날이잖아. 처녀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을 처녀인 채로 맛보고 있는데, 당연히 축하받아야지."
"미... 친..."
그는 그 상태로 륀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큼지막한 D컵의 유방. 나유보다도 더 크다. 다만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나유의 가슴은 적당한 탄력이 있어 그립감이 좋은 편이다. 주무르는 맛이 있다.
륀의 가슴은 크기는 더 컸지만 탄력감은 조금 떨어졌다. 축 처진 가슴이라는 게 아니라, 힘을 주면 부드럽게 뭉개졌다. 마치 녹말을 풀어 걸쭉해진 물을 따끈하게 덥히고 손으로 휘휘 젓는 느낌이라고 할까.
각자의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쪽 가슴이 더 좋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느끼고 있지?"
"안 느껴..."
흐르는 눈물이 굴종의 표시였던가 싶었지만, 결국 륀은 륀이었다.
"엉덩이에 자지 박혀서 느끼고 있지?"
"아니라고... 하앙!"
드디어 창공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팡! 팡!
본격적인 애널 섹스는 이제 시작이건만, 살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는 애액에 흠뻑 젖은 것처럼 들렸다. 흥건한 땀과 윤활유의 시너지였다.
"흐윽! 앗, 아아..."
허리를 빼면 아슬아슬할 정도까지 자지가 빠졌다가, 다시 찍어누르면 끝까지 푹, 들어간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이 마치 파도가 치는 것만 같았다.
륀을 굴복시키기 위해 써먹을 키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애널에서 느껴지는 쾌락을 인정하게 할 것.
둘째. 어렴풋이 자각 중인 마조히스트 성향을 인정하게 할 것.
이것을 통해 륀의 자존감을 야금야금 깎아나가면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었다. 계획이 잡혔으니, 이제 실행만이 남았다.
그는 피스톤질을 하며 다시 륀의 자궁을 꾹 눌러주었다.
"흐가아앗?!"
륀이 귀여운 신음을 낸다. 자궁이 앞뒤로 자극당하는 느낌. 앞쪽에선 사내의 손이 부드럽게 압박하고, 뒤쪽에선 딱딱한 자지가 장벽을 통해 거칠게 문지른다. 거기에 애널에서 느껴지는 쾌감까지.
부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창공의 자지가 뽑혀나가며 괄약근이 문질러질 때엔 마치 일을 볼 때와 비슷한 쾌감이, 뿌리 끝까지 박히며 골반을 두드릴 때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쾌감이 팡팡 터져 나왔다.
사내에게 굴욕적인 자세로 깔아뭉개져 앙앙대고 있다. 그것도 더러운 구멍을 공략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느껴지는 강렬한 행복에 그녀는 당혹감을 느꼈다. 술을 마시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침대 위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는 듯한 푹신함.
륀은 그것을 창공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워서 상쇄시키려 시도했다. 하지만 그것은 헛된 시도였다. 강하게 박힐 때마다 간신히 쌓아 올린 적의의 탑은 무너지고, 마치 오래전부터 바래온 것과 같은 행복이 느껴졌다.
모든 걸 다 저버리고 그에게 굴복하고 싶었다. 창공의 밑에 깔려서 앙앙거리며 그에게 아양을 떨고, 자신의 몸을 바치고 싶었다. 뒷구멍뿐만이 아니라 보지로도 그를 받아들여 자궁에 그의 아기 씨앗을 가득 품고 싶었다.
그것을 떨쳐내려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고 정신을 집중한들 소용이 없다. 굳센 각오는 자지가 후장 깊숙이 박힐 때에 사라지고 마니까.
"크흥, 아아아... 흐아아아앗...!"
창공이 두 손으로 륀의 가슴을 꽉 쥐더니, 허리를 딱 붙여 그녀의 골반에 밀착시켰다. 이윽고 뜨거운 무언가가 뱃속에 가득 퍼지는 게 느껴졌다. 정액이 장내에 사정된 것이다.
"흐윽... 하으윽... 하으... 하아..."
사내에게서 사정을 받았다는 행복. 그것이 자궁이 아니라는 아쉬움. 그런 감정이 들었다는 자괴감. 창녀도 첫 사정을 뒤로 받진 않았을 거라는 비참함.
그 모든 것이 다시 쾌락으로 치환되어 륀의 뇌를 괴롭혔다.
찔꺽!
자지가 뽑힌 구멍에서 하얀 정액이 흘러나와 시트를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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