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7화 〉 피어싱 (6)
* * *
"아아아... 아하아아아..."
이젠 신음인지 비명인지도 모를 소리가 나유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멍하니, 공허하게 벌려진 입.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질내사정이 끝난 후, 창공은 딱 붙어있던 허리를 뒤로 빼냈다.
울컥!
뿌연 체액이 보지 사이로 터지듯 솟구쳐 시트를 더럽혔다. 축 널브러진 나유의 모습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단번에 강간당했다고 생각이 들 만큼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초점을 잃은 눈, 말라붙은 눈물자국이 새겨진 뺨, 가슴에는 곳곳에 깨물린 자국이, 다리 사이는 빨갛게 충혈되어 퉁퉁 부어올랐고 몸 곳곳은 정액으로 더럽혀졌다.
창공은 그런 나유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내려다보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만든 작품이니까.
'세상에... 살아계시겠지...?'
반면에 나유를 바라보는 아스터의 눈빛에는 미약한 공포감마저 서려있었다. 제발 그만해달라는 애원에도, 간청에도 창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유를 계속해서 범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상냥하게 자신을 다뤄주던 창공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밑에 깔린 암컷을 성처리 도구로 쓰듯 난폭하게 짓누르는 수컷의 모습이 여기에 있었다. 정도를 넘은 쾌락은 쾌락을 넘어선 또 다른 쾌락일까.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일까.
그것을 겪은 나유는 이미 대화를 나눌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
"...빨아."
창공은 그런 나유의 머리채를 붙잡고 그녀의 입을 자지에 갖다 댔다. 강제로 시키는 듯한 청소 펠라. 과연 그의 말이 들렸을진 의문이었지만 본능적인 건지 그녀는 흐리멍덩한 얼굴로 자지를 받아들였다.
"우억... 으웨에..."
미약한 구역질 소리. 아랑곳하지 않고 나유의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는 창공. 만족스럽게 입과 혀를 쓰진 못했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하니 당연한 노릇이다. 게다가 창공에겐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마치 물휴지로 닦듯이 나유의 입안을 쓸 작정이었으니까.
"아스터. 비즈 완전히 안으로 넣어."
"네엣..."
아스터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 남자의 명령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복종했다. 윤활유 탓인지, 아니면 장액 탓인지 미끌미끌한 나무 구슬들은 부드럽게 아스터의 항문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응으읏..."
뱃속에서 딱딱, 부딪히는 느낌. 실컷 쑤셔대어 민감해진 항문과 장내는 그것마저 쾌감으로 인식해 뇌에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그런 아스터의 눈앞에서 창공이 뒤돌자, 수차례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우뚝 솟아 맥박치는 자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
그녀는 본능적으로 네 발로 엎드려 귀두 끝에 키스를 했다. 왜 그랬는지는 그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의구심 따윈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굴욕적인 복종의 제스처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행복만이 머릿속에 가득했으니까.
"어디부터 맛보시겠어요?"
완전히 자신을 내어 줄 암컷의 자세를 갖춘 아스터. 어서 창공의 자지를 갖고 싶어 안달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의 관심은 약간 다른 곳에 있는 듯했다.
"아스터. 네 보지 안에 손가락 넣은 적 있어?"
"아, 아뇨... 그곳은 제가 사랑하는 분이 온전히 가지셔야 하니까..."
"잘 됐네."
창공은 나유를 따먹기 전 그녀에게 봉사를 받던 자세대로 침대 헤드에 등을 대고 앉았다. 발치 부분에 몸을 움찔거리는 나유가 걸렸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제 앞을 두드리며 말하기를.
"이리 와서 등 대고 앉아."
"네."
그녀는 일말의 아쉬움을 숨기고 창공이 시킨 대로 했다. 등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몸. 그리고 허리 근처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기둥.
"가만히 있어."
창공은 왼손으로 보드라운 그녀의 가슴을 마음껏 감싸 쥐며 오른손으로는 배를 어루만졌다. 그러다가 슬금슬금 아래로 내려가 꽉 다물려진 음순 사이를 훑어올린다.
"차, 창공 님! 아직은..."
"알고 있어. 조용히 있어 봐."
"네에..."
지금 처녀를 잃어서는 안 되지만 그녀의 사내가 가만히 있으라는데 어떻게 명령을 어길 수 있을까. 아스터는 창공의 손에 몸을 완전히 맡기고 눈을 감았다. 그동안 자위를 하느라 새어 나온 애액이 찔꺽이는 소리. 금방이라도 파고들 듯 음순 사이를 가볍게 누르는 손가락.
모든 게 너무나 부끄러웠지만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다. 게다가...
'창공 님께서 지금 내 처녀를 원하신다면... 어쩔 수 없으니까...'
교리는 소중했지만 창공이 원한다면 죄를 저지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아스터였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가 생각하기에 모든 죄는 자신에게 있었다. 밤에 찾아와서 창공을 유혹했으니까. 그녀 스스로도 몸이 달아올라 어쩔 줄 모르고 있었으니까.
"읏...!"
그래서 창공이 자신의 보지를 파고들었을 때도 가만히 있을 수밖엔 없었다.
"차, 창공 님... 죄송하지만 손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까. 안심해도 돼."
귓가에서 들리는 창공의 목소리에 아스터의 몸이 잔뜩 이완됐다. 안심하라는 말은 마치 마법과 같아서,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도 창공의 품에 안겨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한편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아스터의 속살은, 일단 뜨거웠다. 축축한 점막이나 오밀조밀한 주름보다 일단은 뜨거움이 먼저 느껴졌다.
대체로 여자들의 속은 느낌이 다른 편이었다. 보지는 다 같은 보지 아니냐고? 다르다. 비록 작은 차이에 불과했지만 그 차이가 따먹을 때 색다른 맛을 이끌어낸다. 적어도 창공은 그렇게 생각했다.
나유의 보지가 살아있는 듯한 꿈틀거림이 강점이고 아린의 보지가 거센 조임이 강점이라면, 아스터의 경우에는 온도였다. 애널 섹스를 할 때 느꼈듯 그녀의 몸은 원래 다른 암컷들보다 온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보지는 차원이 달랐다.
애널이 전기장판이라면 보지는 구들장이라고 해야 할까. 대체 이 안에 자지를 넣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 하나 지금은 손가락으로 만족할 생각이다.
마시멜로는 참으면 두 개가 되니까.
"아흐으..."
아스터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촉에 몸을 작게 떨었다. 다행히도 지금 처녀막을 꿰뚫을 생각은 없는 듯 손가락은 한 마디도 채 들어가지 않고 입구 쪽에서만 맴돌았다. 그것도 잠시, 곧 천천히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지만.
그러다가 뭔가 닿은 창공의 손가락은 전진을 멈추었다. 말랑하고 쫀쫀한 느낌의 조직. 아스터의 처녀막이었다. 아린에게도 해 봐서 아는데 이게 아슬아슬한 재미가 있었다.
"처녀막 눌리는 거 느껴져?"
"아아... 으..."
그는 찢어지지 않을 수준으로 힘 조절을 하며 그녀의 처녀막을 괴롭혔다.
"하아아... 흐응..."
아스터의 눈앞에서 별빛이 반짝였다. 아랫배 안쪽이 쉴 새 없이 움찔거리는 감각. 그녀의 자궁이 애원하고 있었다. 제발 여기로 와 달라고. 그깟 처녀 따위 당장 버려버리고 내 안에 정액을 듬뿍 주입해 달라고.
자궁에서 퍼지는 뜨거운 기운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흘렀다. 몸은 축 늘어져 있는데 괜히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쿵쿵 뛴다.
"차, 창공 니임..."
결국 아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어선 안 될 말을 내뱉고 말았다.
"왜?"
"저... 창공 님을 원해요... 건방진 부탁이지만... 그치만..."
지진이 일어난 듯 눈동자가 덜덜 떨린다. 지금 말하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도 통제를 벗어난 입은 제멋대로 말을 내뱉었다.
"처녀를 바치고 싶어요... 부디 허락을..."
"약혼식 전까지는 안 된다며. 발정이라도 났어?"
"네, 네에... 발정... 아스터 발정났어요... 실은 저 오늘 위험한 날이라... 자궁 안에 듬뿍 싸주시면 이, 임신..."
"결혼도 안 한 사제가 임신하면 어떻게 되는데?"
"파문... 당하고... 평생 음탕한 여자로... 고개도 못 드는..."
"그래도 괜찮아?"
"아흐으으읏...!"
가볍게 아스터의 클리토리스를 꼬집어 주자 목구멍 저 안쪽에서 애달픈 신음소리가.
"아, 안 되는데... 안 되는데에... 그래도 몸 안쪽이 너무 뜨거워서... 임신하고 싶어서... 그래서 발정해 버려서..."
찌븝...
손가락을 빼내서 엄지에 맞대어 본다. 끝 간 데를 모르고 쭉 늘어지는 점액. 색깔도 뿌옇다. 정말로 아스터의 보지는 임신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저번에 봤잖아. 아린이 임신했을 때. 난 애들 생긴다고 안 좋아해."
"잘 키울 수 있으니까... 창공 님께서는 아무것도 안 하셔도 좋으니까... 제발 부탁드려요... 아스터를 임신시켜 주세요... 임신 허락해 주세요..."
"그럴까?"
"네... 네...!"
창공은 활짝 웃었다.
"싫어. 이제 엎드려."
"흐아아아앙..."
지금 아스터의 처녀를 취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로 정말 아스터가 임신해 파문이라도 당하게 되면 그녀의 가치는 반 토막이 난다.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반 토막 수준에서도 안 끝나고. 고작 하룻밤의 쾌감을 얻는 것치고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미 실수라면 저질렀다. 그걸 반복하는 건 창공의 취미가 아니다.
두 번째로 임산부가 일행에 두 명이나 생기는 건 너무 거동에 제약이 커진다. 아린 하나만으로도 신경이 쓰이는데, 아스터까지 추가되면 그냥 체념하고 어디 조용한 장소나 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매몰찬 창공의 거절에 아스터가 서글픈 표정을 지었지만 신실한 사제로서의 이성이 그녀를 붙잡았는지 천천히 엎드리며 엉덩이를 치켜올린다. 항문에 귀엽게 튀어나온 손잡이가 바들바들 떨렸다.
창공은 천천히, 하지만 한 번에 당겨서 비즈를 뽑아 주었다.
폭, 폭, 폭, 폭, 폭...
"오오옥... 응오오오오옷...!"
앞보지는 마음껏 즐겼으니, 이젠 뒷보지를 즐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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