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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실타래 (29/112)

29. 실타래2022.01.09.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시후가 스무 살이었을 때. 겨울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난 뒤로도 시후는 그녀의 이름 석 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학교 수업을 듣다가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도. 하루에도 수없이 겨울이 떠올랐고, 그 그리움은 눈이 내리는 계절이 되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겨울은 그녀의 이름과 같은 계절을 가장 사랑했다. 하지만 시후는 이제 사계절 중 겨울이 가장 싫었다. 눈이 내리면 그녀가 떠올랐고, 미치도록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때는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다. 언젠가는 이 아픔도 잊혀질 거라고.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녀에 대한 감정은 흐려지긴커녕 선명해질 뿐이었다. 그럴수록 역설적으로 겨울이 한없이 미웠다. 말없이 떠나버린 그녀가 원망스러웠으니까. 지독한 사랑은 애증을 꽃피웠고, 그 들끓는 감정은 시후의 가슴에 박혀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무려 10년이 흘렀다. 다시 겨울을 만났을 때는 우연이 만든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미치도록 그리웠던 커다란 눈, 오뚝한 코, 자그마한 입술……. 꿈에서도 그렸던 모습이었다. 열여덟의 겨울의 모습과 스물여덟이 된 겨울의 모습은 꽤 달랐는데, 통통했던 젖살이 빠지면서 얼굴은 갸름해졌고, 허리는 톡 치면 부러질 것처럼 가늘어졌다. 더 이상 겨울은 소녀가 아니었고, 어렸을 때보다도 훨씬 성숙하고 아름답게 변해 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양감과 독점욕에 사로잡혔다. 그녀를 갖고 싶다는 뒤틀린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지만, 정작 입만 열면 자꾸 못된 말이 튀어 나갔다. 결국 겨울이 눈물을 보였을 때는 머리가 새하얗게 물드는 기분이었다. 그제야 정신이 들고 제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다. 정말 그녀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를…….

16550878523563.jpg“시후 너, 요즘 함병식 딸내미하고 다시 만나는 것 같던데.”

아버지 강성호의 호출로 식사 자리에 참석한 시후는 때아닌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16550878523563.jpg“그 거지 같은 집구석, 어디로 날랐나 했더니 몇 년 전까지 촌구석에 숨어 있었다네? 그 하나 있는 아들놈 대학교 때문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대충 밥벌이해 먹고 사는가 보던데.”

16550878523572.jpg“…….”

16550878523563.jpg“그 와중에 김 실장한테 듣자 하니, 그 아들놈이 네 차를 냅다 들이박아서 완전히 반파시켜놨다지?”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는 그새 뒷조사를 전부 마친 후였다.

16550878523563.jpg“하여간 그 아비에 그 아들놈이지…….”

쯧쯧 혀를 차는 성호에 시후가 들고 있던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16550878523563.jpg“게다가 이번에 우리 KU에서 후원하는 재단에서 주는 장학금, 알아보니 선정자가 그 아들놈이던데.”

16550878523572.jpg“……뭘 하실 생각이십니까?”

16550878523563.jpg“당연한 걸 뭘 묻고 있냐? 남의 차를 부숴놓고 물어줄 돈은 없다고 하는 도둑놈인데. 그런 놈한테 장학금도 쥐여주라고?”

16550878523572.jpg“차 사고와 재단 장학금은 관계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16550878523563.jpg“네가 그렇게 무르니까 문제인 거다. 난 그 집구석 씨를 말려도 속이 안 시원해.”

그렇게 말하는 눈동자가 매섭게 번뜩이고 있었다.

16550878523563.jpg“배가 부르면 딴생각이 드는 법이지. 가령 복수니 뭐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

16550878523572.jpg“…….”

16550878523563.jpg“그 집안 식구들이 헛짓거리 못 하게 손발을 잘라놔야…….”

16550878523572.jpg“건들지 마세요.”

냉기가 서린 시후의 입술이 단호하게 움직였다.

16550878523572.jpg“제 사람입니다.”

성호가 헛숨을 터뜨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16550878523563.jpg“제 사람? 누가 보면 네가 보호자라도 되는 줄 알겠다.”

16550878523572.jpg“함겨울도, 그 가족들도 건들지 마세요. 저도 이제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16550878523563.jpg“이놈 자식이…… 지금 아비한테 기어오르냐?”

성호가 비싯 웃음을 터뜨렸다.

16550878523563.jpg“네 몸 하나 못 지키는 놈이 누굴 지켜?”

시후는 성호가 어떤 인간인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다시 겨울과 그녀의 가족들이 아버지의 눈에 든 이상 언제 해코지할지 알 수 없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겨울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시후를 강하게 짓눌렀다.

16550878523572.jpg“아버지는 남들 보는 눈을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시죠.”

그래서 생각해낸 수가 결혼이었다.

16550878523572.jpg“남들 시선 때문이라도, 사돈지간인 집안을 나락으로 보내진 못하실 겁니다.”

16550878523563.jpg“뭐, 뭐야……?!”

기겁한 성호가 들고 있던 숟가락을 식탁에 던지며 큰소리쳤다.

16550878523563.jpg“네놈 자식이 기어코 정신이 나갔구나? 그 계집애하고 결혼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지금?”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고래고래 소리치는 성호를 보며 시후는 차분하게 식기를 내려놓았다. 무릎을 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16550878523572.jpg“이제 그 가족들을 건들어봐야 아버지 스스로 당신 얼굴에 침 뱉는 꼴밖에 안 되실 겁니다.”

16550878523563.jpg“이런 미친 자식……!”

뒷목을 잡고 노발대발하는 성호를 두고 시후는 유유히 자리를 벗어났다. 그날, 굳게 다짐한 시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겨울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이제 더는 10년 전 힘없는 소년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결혼은 가장 완벽한 방법이었다. 그녀의 곁에 있을 명분이 없는 시후에게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주는 방법. 그녀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확실하게 그녀를 지킬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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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0878583807.jpg“뭐? 결…… 뭐라고?”

아니나 다를까, 겨울은 황당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16550878523572.jpg“결혼하자고.”

덤덤하게 다시금 제안하자 헛숨을 터뜨린 겨울이 쌍심지를 켰다. 붉은 입술이 벌어지며 험악한 욕설이 튀어나왔다.

16550878583807.jpg“미친 새끼.”

16550878523572.jpg“네가 나에게 진 모든 빚을 전부 탕감해주는 조건이야. 그리고 너와 네 어머니의 채무까지도 모두 대신 갚아주지.”

16550878583807.jpg“……뭐?”

잠시 한 대 얻어맞은 듯이 멍하니 있던 겨울이 이내 잇새를 악물었다.

16550878583807.jpg“정신 나갔어? 지금 나보고 팔려 가라는 거야, 뭐야? 차라리 혀 깨물고 죽으면 죽었지, 그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가라고?”

16550878523572.jpg“영리하게 굴어. 무작정 성질대로 들이받지 말고.”

16550878583807.jpg“…….”

16550878523572.jpg“나쁘지 않은 조건인 거 너도 알잖아.”

화가 난 겨울은 잠시 말없이 시후를 노려보다가 더는 듣기 싫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16550878523572.jpg“네 동생 졸업 때까지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전부 지원해주지. 집도 너희 가족들이 생활하기 더 좋은 곳으로 이사시켜 줄 거고.”

시후는 이제 그녀를 도울 힘이 있는 어른이었다. 겨울과 그녀의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해주고 싶었다. 물론 그냥 해줄 수는 없었으니, 그녀에게는 결혼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16550878583807.jpg“……왜 결혼을 하려고 하는 건데?”

한풀 기세가 꺾인 겨울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묻자 시후는 미리 생각해둔 이유를 차분하게 열거했다.

16550878523572.jpg“지금 당장 결혼해야만 아버지가 상속 유언장을 써준다고 하셨으니까.”

16550878583807.jpg“그럼 굳이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여도 되잖아.”

16550878523572.jpg“…….”

시후가 입술을 일자로 다물었다. 이건 생각지 못한 질문이었다. 애초에 겨울 외의 여자와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니, 저런 질문도 예상하지 못했다. 잠시 고민하던 시후는 대충 아무 이유나 만들어 둘러대었다.

16550878523572.jpg“날 절대 사랑하지 않을 여자가 필요해. 귀찮아지는 건 딱 질색이니까.”

16550878583807.jpg“……지금 쇼윈도 부부가 되자는 거야?”

16550878523572.jpg“이해가 빠르네.”

사랑 같은 건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겨울을 지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으니까.

16550878523572.jpg“그냥 결혼식하고 혼인신고만 하면 돼. 네가 해줄 건 그게 전부야. 방은 각방을 쓸 거고, 네게 어떠한 부부로서의 책임도 의무도 요구할 일 없을 거야. 당연히 결혼 후, 시댁엔 평생 가지 않아도 되고.”

16550878583807.jpg“……우리 엄마랑 동생이 수상하게 생각할 거야.”

16550878523572.jpg“그러니까 지금부터 대충 연애하는 척해. 결혼은 내년 1분기 중으로 잡고. 이왕 할 결혼이면 행복한 부부인 척 연기하는 게, 너와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 보는 데 낫지 않겠어?”

16550878583807.jpg“…….”

16550878523572.jpg“그렇게 최소 1년만 버텨. 1년 후 이혼하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지 해줄 거고. 대신 조건이 있어.”

16550878583807.jpg“……무슨 조건?”

16550878523572.jpg“나와 이혼하게 되면, 그때는 가족들하고 외국으로 떠나. 너와 네 가족 모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줄 테니까.”

16550878583807.jpg“……제멋대로네, 아주.”

16550878523572.jpg“그게 싫으면 평생 나와 부부로 살던가.”

16550878583807.jpg“아직 결혼한다고 하지도 않았어.”

16550878523572.jpg“할 거잖아?”

16550878583807.jpg“…….”

16550878523572.jpg“이미 네 표정, 다 읽었는데.”

퉁명스럽게 말하자 겨울의 눈가가 빨갛게 부어올랐다. 설마 눈물을 흘리는 건가 싶어 시후의 가슴이 서늘해졌으나, 겨울은 울지 않고 꿋꿋하게 답했다.

16550878583807.jpg“그래, 하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에 시후의 가슴이 욱신거렸다.

16550878583807.jpg“대신 약속 지켜.”

16550878523572.jpg“물론이지.”

그렇게 어딘가 뒤틀린, 거짓 결혼생활은 시작되었다. 겨울은 행복한 새신부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다. 가족들과 지인 중 그 누구도 시후와 겨울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결혼식까지 빠르게 시간이 흐르고, 겨울과 시후는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생활은 서로 유령 취급을 하며 인사도 하지 않는 상태로 이어졌고, 두 사람은 서로 어떠한 감정의 교류도 없는 허울뿐인 부부로 몇 개월을 지냈다. 그러는 와중에도 시후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제 마음의 무게에 괴로워 숨을 쉴 수 없었다.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녀를 지킬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했으나 점점 더 크기를 키우는 감정은 도무지 감당되지 않을 수준이었다. 솔직하게 제 마음을 표현하고 다 털어놓아 버리고 싶다가도……. 그럴 용기가 없었다. 차마 그녀에게 다가갈 용기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와중, 하루는 겨울과 심하게 말싸움을 하게 되었다.

16550878583807.jpg“강시후, 네가 뭔데 우리 집에 들러서 사위 행세를 해?”

16550878523572.jpg“어머니께서 부르시는데, 그럼 무시해?”

16550878583807.jpg“우리 진짜 부부도 아니잖아! 선 넘지 말고 최소한만 해. 계약서 내용대로!”

겨울의 어머니인 혜숙이 집에 와서 밥 한 끼하고 가라고 전화했고, 시후는 그녀의 말대로 따랐을 뿐이었다. 하지만 겨울은 시후가 자신의 친정에 들른 것조차 치 떨리는 모양이었다.

16550878583807.jpg“차 세워. 걸어서 집 갈 거니까.”

16550878523572.jpg“함겨울.”

16550878583807.jpg“세워!”

함께 차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 위 한복판이었다. 한숨을 쉰 시후는 핸들을 돌려 갓길에 차를 주차했다. 입술을 으스러지도록 깨문 겨울이 제 네 번째 손가락에 있는 결혼반지를 빼서 움켜쥐었다.

16550878583807.jpg“이제 지긋지긋해, 이 허울뿐인 결혼생활. 숨 막혀. 연기하는 것도 지겹고…….”

16550878523572.jpg“…….”

16550878583807.jpg“나도 이제 그만 평범하게 살고 싶어. 사랑받으면서, 또 사랑하면서.”

감정이 북받친 겨울은 시후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16550878583807.jpg“그런데 우린 아니잖아. 서로 사랑하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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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0878523572.jpg“…….”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 시후는 그저 핸들만 꽉 움켜쥐며 입술을 달싹거렸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다시 제대로 된 부부로 시작할 수 있다고……. 평범하게 사랑할 수 있다고. 겨울은 그대로 차 문을 벌컥 열고 내렸다. 핸들에 이마를 기댄 시후는 짙은 숨을 내쉬었다. 속이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가 또 너를 망치고 있는 걸까? 난 결국 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는 인간인 걸까. 그렇게 온갖 상념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찰나. 콰아앙!!!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놀란 시후가 고개를 들자 바로 눈앞에서 한 승용차에 의해 가로등이 찌부러진 사고 현장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로등 옆 아스팔트에 쓰러져 있는 여자는…….

16550878523572.jpg“함겨울!!!”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시후는 곧장 차에서 내려 겨울을 안아 들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검사 결과 다행히 심각한 외상은 없었고, 가벼운 뇌진탕이라고 의사는 말했었다. 사고의 규모에 비해 그 정도 부상에서 그친 것은 천만다행이었으나, 그녀는 의식을 쉽사리 찾지 못했다. 제발 그녀가 무사히 깨어나기를, 건강하게 돌아오기만을 바랐다.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3일을 꼬박 밤낮없이 그녀의 병간호를 하던 시후는 미리 잡혀 있던 중요한 미팅 때문에 할 수 없이 잠시 자리를 비웠었다. 미팅이 끝나자마자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을 때, 시후는 멀쩡하게 일어나 두 눈을 깜빡거리고 있는 겨울을 보았다. 북받쳐 오른 감정과 함께 안도한 시후는 저도 모르게 무작정 그녀를 끌어안았다.

16550878523572.jpg“무사해서 다행이야, 여보…….”

하지만 그녀는 1년간의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우리가 결혼했다는 사실도, 허울뿐인 부부로 거짓된 신혼을 보냈다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할까. 쇼윈도 부부였다고 진실을 말하고, 그녀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하는 걸까? 한참을 고민하던 시후는 그녀가 사고 나기 전 말했던 마지막 바람을 이루어주기로 결심했다.

16550878583807.jpg‘나도 이제 그만 평범하게 살고 싶어. 사랑받으면서, 또 사랑하면서.’

우리는 이미 엉킬 대로 엉켜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관계였다. 하지만 겨울의 기억이 사라진 지금은 달랐다. 이 지독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기회, 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가갈 기회. 조금 비겁하긴 해도, 겨울의 사라진 기억에 힘을 입어 솔직한 마음을 표현해 보자. 비록 겨울이 기억을 되찾을 때 배신감을 느끼더라도. 그렇게 연극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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