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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우리라는 이름의 힘 (完) (112/112)


112. 우리라는 이름의 힘 (完)
2022.10.26.


저 멀리 정문에서부터 빠르게 질주해온 네이비색 스포츠카가 겨울의 앞에 멈춰 섰다.

교정과 어울리지 않는 고가의 외제차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쏟아졌다.

차 문을 열고 나온 장신의 남자는 성큼성큼 다가와 겨울의 앞에 섰다.

남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훤칠한 키와 떡 벌어진 어깨, 신이 정성스럽게 조각한 듯이 완벽한 미모에 일대가 술렁였다.

탄성을 자아내는 비주얼과 아파트 한 채 값은 족히 넘을 스포츠카의 하모니에 모두가 충격을 금치 못하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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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섹시한 저음의 목소리로 속삭인 시후가 멍하니 서 있는 겨울을 꿀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옆에서 덩달아 놀란 현아와 예지가 입을 떡 벌리고 시후를 바라보자 그가 점잖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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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겨울이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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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안녕하세요. 저희는 겨울 언니 동기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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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갑습니다.”

황홀한 비주얼 폭격에 입을 헤 벌린 두 여인은 저도 모르게 겨울을 붙잡고 있던 손을 털썩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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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여긴 어떻게…….”

지금쯤 미국에 있어야 할 남자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화들짝 놀란 겨울이 두 눈을 끔뻑거렸다.

그런 겨울의 어깨를 한팔로 끌어당겨 안은 그가 귓가에 입술을 붙이고 속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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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데리러 왔지.”

시후가 낮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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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말까지 계속 데이트하기로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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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제야 겨울은 시후가 조금 전 전화를 할 때부터 이미 서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난친 사람에게 진심으로 화낸 게 민망해진 겨울이 머쓱하게 볼을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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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남편분……이시군요…….”

한편 충격에 물든 세혁은 저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시후를 올려다보며 주춤거렸다.

겨울에게 남편이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왔지만, 한 번도 실물을 본 적 없었기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은 거로 생각했었다.

게다가 서른이 넘은 아내의 의대 진학을 뒷바라지해 줄 정도면, 누군지는 몰라도 돈만 많고 배 나온 늙다리일 것 같다는 막연한 추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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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남편입니다.”

그렇기에, 세혁은 여태 자신에게도 승산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두 눈으로 직접 그녀의 남편을 마주하기 전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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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할 말이라도 있으십니까?”

시후가 상냥하게 비즈니스 미소로 웃으며 묻자 세혁이 움찔했다.

뚫어져라 내려다보는 까만 눈과 마주치자 흠칫한 그가 딱딱하게 경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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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요. 없어요. 저, 저는 이만 가볼게요.”

당황한 세혁이 우왕좌왕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겨우 스무 살을 조금 넘은 애송이로서는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어른의 아우라가 마구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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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죄, 죄송합니다!”

친절한 미소 아래에 숨겨진 ‘남의 아내 건들면 죽인다’라는 섬뜩한 메시지를 읽은 세혁이 허둥지둥 뒤를 돌아 도망갔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겨울은 멍하니 두 눈을 끔뻑거릴 뿐이었다.

그런 겨울의 손을 붙잡은 시후가 예지와 현아에게 인사한 뒤 겨울을 차에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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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한국 언제 들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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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수업 끝나는 시간에 맞게 서울 도착했지.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언제 상냥하게 웃었냐는 듯 뚱한 얼굴을 한 시후가 상체를 가깝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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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아내는 띠동갑 연하남이랑 바람피울 궁리나 하고 말이야.”

불평불만을 가득 실은 입과 다르게 안전띠를 매주는 손길은 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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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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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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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홧김에 헛소리해 본 거야. 내가 뜬금없이 누구랑 바람을 피워?”

황급히 수습했으나 시후는 단단히 토라진 건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차를 출발시켰다.

묘한 침묵 속에서 교정을 빠져나온 스포츠카는 뉘엿뉘엿 노을이 지기 시작한 하늘을 배경으로 빠르게 달렸다.

말없이 운전만 하는 시후의 눈치를 보며 겨울이 커다란 동공을 이리저리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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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화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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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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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혹시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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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증에 잉크도 안 마른 새파란 애송이한테 질투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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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데. 질투하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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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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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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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니야.”

말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시후의 속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질투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비록 아까 봤던 그 감자 같이 생긴 놈이 저보다 얼굴도 못생겼고, 키도 작고, 재력도 부족하고, 모든 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묘하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질투를 떨칠 수가 없었다.

아마도 겨울과 항상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박탈감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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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오빠, 난 어린애들한테 관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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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 얘기는 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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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난 연상이 좋아. 그래서 오빠 좋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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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질투 아니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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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 알았어. 아닌 거로 하자.”

누가 봐도 질투하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끝까지 똑 잡아떼는 남편의 모습이 귀여워서 겨울은 저도 모르게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겨울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던 시후가 곧장 핸들을 돌려 골목 어귀에 차를 주차했다.

놀란 겨울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시후를 돌아보자 그가 곧장 겨울의 잘록한 허리를 번쩍 안아 들어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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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예고 없는 손길에 돌연 그의 허벅지에 앉게 된 겨울이 도로 조수석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부드럽게 허리를 끌어안는 엉큼한 팔뚝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어느새 해가 거의 다 지고 어둑해진 골목에서 은밀하게 뒤엉킨 하체가 간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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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질투한 거. 난 네가 다른 놈이랑 말만 섞어도 삐뚤어져.”

솔직한 고백에 푸스스 웃음을 흘린 겨울이 가느다란 팔로 그의 어깨를 감싸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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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지지 마. 난 강시후밖에 없으니까.”

비스듬히 고개를 내린 겨울이 시후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짧게 뽀뽀하고 떨어진 겨울이 배시시 웃었다.

잠깐 말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던 두 사람이 이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갈급하게 입술을 부딪쳤다.

한데 엉킨 말캉한 입술이 정신없이 비벼지며 뜨거운 숨결이 겨울의 입안을 무덥게 덥혔다.

강하게 빨아들이는 힘에 겨울의 입술이 벌어지고 몰캉몰캉한 것이 한가득 침입했다.

강렬하게 뒤섞이는 열기와 함께 달아오른 겨울의 심장이 엄청난 속도로 뛰었다.

그의 허벅지와 닿아 있는 살결로부터 타들어 갈 듯한 열감이 느껴져 몸을 바르작거리자 시후가 가느다란 허리를 더욱 끌어당겨 꾸욱 밀착시켰다.

지금 이 순간도 에어컨의 필터는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으나, 이미 서로에게 취한 겨울과 시후의 몸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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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보고 싶어서 혼났다…….”

시후가 겨울의 쇄골에 얼굴을 묻으며 한숨처럼 속삭였다.

젖은 목소리가 제 가슴을 함빡 적시자 겨울의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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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보고 싶었어. 매일매일 오빠 꿈을 꿀 만큼 엄청나게 그리웠어.”

시후의 머리를 꼭 끌어안은 겨울이 숨소리처럼 웃었다.

그 애틋한 속삭임이 사랑스러워 겨울의 뺨을 보듬던 시후의 손이 여체의 곡선을 따라 움직이며 점차 아래로 내려갔다.

허리를 문지르던 커다란 손이 조금 더 짙은 애정을 갈구하는 듯 야릇하게 움직이자 겨울의 등줄기로 짜릿한 감각이 일었다.

어쩔 줄 모르고 바르르 떨며 시후의 품으로 녹아내리자 그가 섹시하게 입술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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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으로 갈까?”

뜨거운 시선이 겨울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 말의 뜻을 알 것 같았기에 겨울의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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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시후는 겨울을 벽으로 몰아붙이며 격정적으로 키스를 퍼부었다.

커다란 손이 블라우스 위를 쓰다듬자 겨울의 심장이 빠르게 고동쳤다.

길쭉한 손가락이 살결을 스칠 때마다 달뜬 숨이 터져 흘렀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습한 여름이었기에 잘록하고 말랑말랑한 옆구리는 촉촉했다.

시후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입술을 묻자 겨울이 움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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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몸 달았어, 오빠…….”

뜨거운 숨이 목을 타고 흐르는 걸 느끼며 겨울이 살며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겨울의 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시후가 하얀 살결 위에 정제되지 않은 숨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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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3주 동안…….”

갈라진 목소리가 입술 틈으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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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널 몇 번이나 안았는지 알아?”

야릇한 말에 연약한 심장이 뻐근할 정도로 쿵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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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있었던 3주분만큼 안을 거니까 각오해.”

강렬하게 쏟아진 경고처럼 굵직한 허벅지가 다리 사이를 파고들자 겨울이 움찔 몸을 떨었다.

어지러이 밀려오는 흥분에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았다.

현실로부터 멀어지려는 이성을 가까스로 붙잡으며 거친 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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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안 먹어도 돼……?”

뽀얀 살결을 음미하던 시후가 까만 동공을 굴려 겨울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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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중에.”

뜨겁게 들끓으며 고조된 숨결이 연약한 피부에 닿아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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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부터…….”

퇴폐한 속삭임에 겨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짜릿한 감각이 아래로 흐르고 겨울의 발끝이 오므라들었다.

그대로 겨울을 가볍게 번쩍 안아 든 시후는 참을성 없이 침대로 데려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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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따스한 아침 햇살이 커튼 틈으로 밀려들어 오고 겨울이 작게 신음하며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던 겨울은, 저를 끌어안은 채 자고 있는 시후를 올려다보며 히죽 웃었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만큼 마냥 행복했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눈 뜨고 잠들 수 있다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자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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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어났어?”

계속 바라본 탓인지 부스스하게 눈을 뜬 시후가 겨울을 내려다보았다.

막 잠에서 깨어난 맹수처럼 나른하게 풀린 눈으로 바라보던 시후가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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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떻게 방금 일어난 모습까지 귀여워……?”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가 제 아내라는 사실이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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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반한 거야?”

겨울이 장난스럽게 중얼거리자 시후가 하얀 이마에 콩 이마를 맞대어 부딪쳤다.

행복하게 미소 지은 그는 자그마한 몸을 터뜨릴 듯이 꽉 끌어안았다.

전날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눈만 맞으면 몇 번이고 계속 안은 탓에 혹사당한 여린 몸을 위로하듯 보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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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또 반했어.”

하루에도 열두 번을 더 반하는 여자였다.

고개 내린 시후는 겨울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달콤한 애정을 교류하며 한참 후에 떨어진 입술이 길게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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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겨울아.”

온종일 속삭여도 모자랄 만큼, 세상 그 어떤 말보다도 달콤한 말이었다.

그 따뜻한 언어의 온도를 느끼며 겨울이 시후의 가슴에 대고 입술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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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해…….”

미래를 바꾸는 부드러운 힘.

나를 다른 말로 쓰면 사랑이었고,

그대를 다른 말로 쓰면 구원이었으며.

우리를 다른 말로 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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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야.”

우리가 함께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다는 건 말이지.

자그마하게 뒷말을 속삭인 겨울이 시후의 약간 까슬까슬한 턱을 앙 깨물고 쪽쪽 뽀뽀했다.

동시에 푸스스 웃음을 터뜨린 두 사람은 장난스레 마주 보다가 또다시 입을 맞추었다.

……이 믿기지 않는 사랑 이야기는,

그대와 내가 만나 이루어낸 달콤한 기적의 기록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로 성장하게 하고,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을 꿈꾸게 하는 것은…….

우리라는 이름의 힘.

하나가 아닌 둘이기에 값진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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