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가 없어.”
레티시아가 식사를 하면서 골몰한 표정을 했다.
자신 외의 또 다른 고양이의 존재를 알아챈 이후로 체이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 고양이나 주워오는 건 아니라고 했는데도.
오히려 그 말을 듣고서 더 침울해졌다. 아니, 대체 이 이상 무슨 대답을 더 바라는 거야?
레티시아는 포크 쥔 손으로 턱을 괴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탁탁, 손가락이 턱 끝을 두드릴 때마다 예리한 포크가 관자놀이 근처에서 흔들렸다.
그때, 어깨 위로 뭔가가 폴짝 내려앉더니 들고 있던 포크가 위로 쑥 빠졌다.
“응? 뭐야.”
레티시아의 시선이 옆으로 향했다. 동시에 그것이 무릎으로 내려오며 어깨가 가벼워졌다.
“……체이트?”
다크 초콜릿처럼 까맣고 윤기 나는 털, 루비처럼 붉은 눈, 귀엽게 바싹 오른 귀와 콕 눌러보고 싶은 코.
이 모습, 오랜만이지만 익숙하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체이트는 레티시아의 황당한 얼굴을 못 본 척, 진짜 고양이처럼 굴었다.
혀로 발등을 핥다가 위를 바라보며 귀를 쫑긋거린다. 이내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말랑말랑한 상체가 반쯤 들렸다.
옆으로 내려온 레티시아의 분홍 머리카락을 잡겠다고 두 발로 낑낑거리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거 참…….
“귀엽…….”
그래. 솔직히 인정하자. 이보다 귀여운 고양이는 흔치 않다.
‘당연하지. 작정하고 귀여운 척을 하고 있는데 이게 안 귀여워 보이면 그건 시력에 문제 있는 거야.’
레티시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체이트를 끌어안았다. 레티시아의 품에 폭 안긴 체이트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어깨에 꾹꾹이를 해 주었다.
“흐읍……!”
귀여운 것에 유독 약한 그녀였다. 한계다. 레티시아는 체이트를 꼭 끌어안고 중얼거렸다.
“이보다 더 귀여운 생명체는 없을 거야…….”
새카만 고양이가 작게 우는 소리를 냈다.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