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히텐 성은 여전했다. 전혀 상상도 못한 사용인이 한 명 늘었다는 것만 빼고.
“요안나 양……?”
레티시아는 잠시 눈을 의심했다.
“요안나 양, 델린 영지에 있던 거 아니었나요?”
“오랜만이에요, 레아 양. 저 여기서 일해요.”
요안나 양의 저 수줍은 말투. 핑크빛으로 달아오른 볼.
그녀와 레티시아의 우정이 몇 년인가. 척하면 척하고 알 수 있다.
‘대공 전하에게 반했구나.’
하여간 요안나 양은 한결같았다. 하지만 성내 의사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는지 사람들은 드워프인 그녀에게 꼬박꼬박 인사를 했다.
‘이제 이종족들에 대한 편견도 점점 사라지고 있구나.’
이 모든 게 각자의 신을 정하고 편을 가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레티시아는 요안나 양에게 진찰을 받고는 ‘아주 건강해요!’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요안나 양이 입이 싼 편이라는 것까지 염두에 두었어야 했다.
레티시아의 회임 소식은 그녀가 진찰을 받은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서 카히텐 성 전체에 퍼져나갔다.
“이쯤 되면 마카롱도 내 소식을 들었겠어. 듣고 온 거야. 그렇지?”
레티시아가 제 발로 자신을 찾아온 마카롱을 끌어안으며 체이트에게 하소연했다.
“저는 좋은데요.”
체이트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곳에서 그런 소문이 났다면 ‘카히텐 대공’ 역시 그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체이트는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이게 그 고양이군요?”
그가 한껏 넓어진 마음 그대로 마카롱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하지만 이내 마카롱의 하악질에 손을 물리고 말았다.
“동족 혐오일까?”
“…….”
체이트와 마카롱은 이후로 한동안 앙숙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