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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은 파산 안하나요-58화 (58/328)

58화

게다가 키도 꽤 커서 주변 사람들보단 시야가 높았어

거기서부터 뭔가 일반인은 아닌 것 같다 싶었지

그리고 어딘가 낯이 익은거야 분명 봤는데… 되게 익숙한데…

문 열려서 내리기 직전인데 기억이 안났어 ㅠㅠㅠ

때마침 남자가 여기 돌아보더라고 그러다가 슬쩍 눈이 마주쳤는데…

신해신???? 내 폰에 나오고 있는 그 신해신??? 너가 여기서 왜 나와????

(아기다람쥐 영서와 1차 배틀 팀원이었어 무대 개쩔고 서사도 오졌다 꼭 봐줘)

아니 내가 지금 뭘 본거야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했잖아 ㅋㅋㅋㅋ

눈이 마주치니까 고개 숙여서 인사해주더라고

와 성덕될 기회잖아 진짜 그 순간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망한 거지 뭐 ㅋㅋㅋㅋㅋㅋ

이 글 제목이 뭔지 알지…? 내리기 일보 직전에 눈치채서… 빌어먹을 덕계못

타이밍도 구리게 문이 닫히더라… ㅎ…. 걍 실성하듯 웃었네 ㅋㅋㅋㅋㅋㅋㅋ

친구도 눈치채서 창가로 몸 틀었는데 모자 만지던 신해신이 여길 돌아보더라고

우리가 얼마나 추해 보였을까 반성한다 ㅜㅜㅠㅠㅠ

그래도 마지막까지 아는 척해주더라 ㅠㅠ

그때 후광이 번쩍했잖아 얘 진짜 카메라 빨 안 받는 거 확실해

개싸나워보여서 성깔 뒤질 줄 알았는데 무슨…

물렁 그 자체임 다 가렸어도 사람이 순한게 느껴지더라

거기다 눈매만 보여도 존잘 냄새 줄줄났잖아 카메라 너네 반성해라 이게 무슨 짓이야

핸드폰에서 바로 보고 있었는데 그냥 비교도 안돼

그리고 지하철 떠날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어줬어 ㅠㅠㅜ

가장 놀라운 점 ㅋㅋ 이 일이 불과 10분 전 있어던 사건이라는 사실 ㅋㅋㅋㅋㅋㅋ

오늘의 불행왕 여기 있다 불행 배틀 해 볼 익이? 나 이길 자신 있으면 댓글 써줘

이상 성덕될 뻔하다 실패한 썰 (ㅎ… 사실 안 웃겨)

+ 여담으로 같이 있던 내 친구 신해신한테 입덕함 ㅋㅋㅋㅋㄱㄱㅋㄱ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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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거 아니야? 어디야 거기 ㅠㅠㅠㅜㅠㅠㅠㅠ

└ 나 쓰니인데 2호선 라인이었어 너무 상세하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ㅠ

- 와 오늘의 불행왕 너 줄게 ㅋㅋ 너 가져라 ㅋㅋㅋㅋ

└ 개못됐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불쌍해… 하지만 부러워… 나는 실루엣이라도 좀 보고 싶다!!

- 싢해싢 실물파임??? 그냥 훈남 수준으로만 봤는데

└ 나 시력 0.9야 제발 믿어 (쓰니

└ 아 ㅋㅋㅋㅋ 진심이 느껴진다 진짜인가 보네 카메라가 잘못한 듯

└ 그 날티 인간 실물이 더 미남이라고???? 다 가려도 포스 쩐다고???? 미친 나도 보고 싶다

- 응~ 빻신픽 주작

└ 아 얘 다른 글에서도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너 할 짓 없지

└ 싢해싢한테 빻았다고 하는 당신… 시력 검사 해보길 추천

└ 익이 주제 파악 심각

└ 아니 시벌 ㅋㅋㅋ 소속사도 없는 애가 뭔 주작이야 ㅋㅋㅋㅋ

- 근데 나 같아도 연생 만나면 아무 말 못 할 듯

└ 대박 공감 미쳐 날뚜ㅣ거나 기절하거나 둘 중 하나지 뭐 ㅠㅠㅜㅠㅠ

- 이너준이랑 같이 있을 때 발린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 실물을 카메라가 못 담는다니까!!!!! 아 신해신 보고 있냐 밖에 좀 돌아다녀라!!! (쓰니

└ 의문의 외출 유도봐 ㅋㅋㅋㅋㅋㅋ

- 리얼 덕계못은 쓰니 친구인 듯 힘내세요…

└ 안녕하세요. 친구입니다. 덕계못은 정답이었습니다. 시간을 돌리고 싶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분 너무 경건해서 마음이 아파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기 ㅋㅋㅋ은 떼고 말해주실래요. 신빙성 없으시거든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요즘 좀 나대는 듯 ㅋㅋ 그냥 내 의견임

└ 아 의견충들 또 나왔네 악플 싸지르고 변명마라

└ 저거 거의 공식이잖아;;

└ 아이돌은 숨도 쉬면 안되나봐 왜 그것도 나댄다고 하지 그래 ㅋㅋ

- 그런데 지하철 타고 다니네 존나 의외다 아 맞아 얘 일반인이었지

└ 잊지 말자… 갓반인… 아니지 이제는 탈반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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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올라온 글로 시도라고 할 것도 없었다. 내가 발 빼고 물러서다 얻어걸린 일인데, 이 사람들 덕분에 여론 형성이 착수된 것 같았다. 어쩌다 보니 거둔 성공이다.

악플도 있어 조금 찔렸으나 그 부분은 흘려 넘기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존재했으니 조언처럼 당분간은 외출을 늘려 보기로 작정했다.

왠지 모르게 이 둘에게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다.

"아까 지하철에서 본 분들 같은데, 내리기 전에 들켜서 눈인사만 하고 왔어."

"형 좋아하는 분들인가 봐요. 다행이네요. 근데 지하철 탔어요? 택시 타시지."

"버릇이 돼서 그랬지."

택시비는 무슨, 돈이 없다. 내 주머니 사정을 모르니까 할 수 있는 말 같은데 일일이 말하기도 민망해서 적당히 마무리 지었다.

"모자도 주세요. 같이 정리해 드릴게요."

얘네에게는 업데이트된 얼굴을 보여 주지 않았다. 마스크는 벗었지만, 모자는 꿋꿋하게 쓰고 있던 이유였다. 당장 드러내기에는 퇴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위험하다. 저번보다 빨리 알아채서 다행인 부근이기도 했다.

"…머리 안 감았어. 안 돼."

조금 더 시간을 벌자며 버티고 있었는데 이유준이 다시 한번 초를 치려고 든다.

"네……? 형, 그런 건 상관없어요. 저희가 뭐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고."

"내가 안 된다니까. 나 민망하니까 저리 가. 너희가 갑자기 불렀잖아. 그래서 못 감고 온 거다? 오해하지 마."

눈치도 빠른 애가 왜 이러는 거야. 어쩐지 내 이미지에 타격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밀려드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였다. 핑계였지만 창피한 건 어쩔 수 없었다.

"해신이 형, 그럼 여기서 감아요~ 유준이 형네 샴푸 냄새 짱 좋은데."

"…혜성이 넌 거의 여기 눌러 사는 것 같네. 생활비 줘야겠다."

"에이, 그 정돈 아니에요."

허물없는 관계라고 하더라도 이상한 여지를 남기면 안 된다.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선을 그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딴청을 피우며 소파에 몸을 푹 파묻었는데 다음 단계의 발판은 마련이 된 듯하다. 왠지 손이 가는 시스템이다.

* * *

그날 함께 본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1차 때보다는 월등히 많은 관심이라고 느껴졌다. 스포일러의 제재도 풀린 듯한 게 상세하고 정밀한 게시글이 많이 나왔다. 호기심을 가진 팬이 늘어난 추세라고 판단했다.

시큐의 눈을 피해 촬영한 사진들을 구경하니 댓글과 그 여론이 달궈진 분위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건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사항이었지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추후 사항은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고민하기가 무섭게 이유준이 대활약을 펼쳤다.

이건 처음 보는 SNS 애플리케이션으로 얘와 어울리지 않는 프로필의 계정이 나타났다. 저픽셀의 인터넷 짤을 달고는 웃고 있었는데, 덩치도 산만 한 애가 닉네임까지 귀엽다.

당황해서 바라보니 변명하듯 사족을 붙인다.

"여긴 원래 이런 식으로 해요."

"…그래?"

"보통 눈치 못 채게 팬분들이랑 비슷한 느낌으로 꾸며 놓은 거예요. 개인 반응 보기엔 여기가 더 좋거든요."

권혜성도 잘 알고 있었던 듯했다. 말을 얹어 설명해 주니 별걸 다 갖고 있는 애들이다. 나야 수월하게 숟가락을 얹은 입장으로 다시 한번 은혜를 입었다고 할 수 있었다.

때마침 눈에 띄는 게시물이 나타났다. 아래로 보이는 공유 숫자가 엄청나게 높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이거… 내 고통이 재미로 승격되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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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줘 원곡 vs 커버

삐약 / 상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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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효야 좋안아… 너네 후배님들이야…

- 전자 안녕하세오… 후자 아, 예.

-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게 머선 일이고…

- 삐약갓기즈 vs 상남자180즈

- 얼굴로는 싢해싢이 대가리임

- 멘탈은 아니잖아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쟨 1차 때부터 어려운 것만 하네 ㅋㅋㅋㅋㅋㅋ

-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 실제로도 웅장함 만주벌판 어깨남들임

- 이게 갭모에지 케이팝 인생 N년차… 덩치들에 가슴이 뛴다

- 미친 안아줘 한다는 거 사실이었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존나 웃기네 ㅋㅋㅋㅋㄱㅋㄱㄱㅋㅋㅋㅋ선곡 밸붕 미쳤다 ㅋㅋㅋ

- 성신원 이유준도 차분듬직캐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ㄱㅋㄱㅋㅋ

- 심지어 이가든은 독기멤이야 ㅜ 미친 졸귀 정원아 이런 거 또 해줘 ㅠㅜㅠㅠ

- 갓기 고딩 둘만 노났네 ㅋㅋㅋㅋㅋ 배민형 권혜성 둘이 살아남았다 ㅋㅋㅋㅋㅋㅋ

- 혜성이도 안작아… 키는 큰 편이잖아 ㅋㅋㅋㅋㅠㅜㅠㅜ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장면이었는데 숫자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콧잔등을 긁적거리며 먼 산을 바라보니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모두 즐거워하는 기색이다.

그래, 모두 재밌었다면야 뭐……. 내가 생각한 방향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일단 같이 웃어줬다. 1차 때보다는 올라갔다는 게 느껴진 인지도다.

본방을 기다리다 지친 팬들이 와이튜브로 우회하며 반응하고 있었다. 하긴, 앞의 무대 클립들은 편집되어 올라와 있을 구간이었다.

- 응 과몰입러는 여기에 자리 깜 존나 웅장해진다 가면 무도회 ㅠ

- 서사친놈 있는 거 분명

- 메댄 앙큼상큼영람쥐 리원 엔터 최영서입니다! ㅠ 아가람쥐 장하다!

- 문챔니 ㅜ ㅠ 할미가 기다렸다!!!

- 챔픽들아 얜 키울 필요가 없다 문채민성장단 이만 해산

- 안돼… 웨딩마치까진 기다려야 해…

- 과몰입 오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경찰아저씨 여기요!!!!!!!!

- 데버럽 기대 1도 안했는데 잘했었구나… ㅠㅠㅠㅠㅠ

- 싢해싢 눈빛 돌았다 ㅠㅠㅠㅠㅠㅠㅠ 심장이 미쳐 날뛰고 있음 ㅠㅜㅠㅜㅠㅠ

- 심장 안뛰면 죽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초치지 마라

- 서진성 김찬규 페댄 춤선 너무 예뻐 ㅠㅜㅜㅠㅠㅜㅠㅜㅠㅠㅠㅠㅠ

올라간 시간에 비례해 영상의 조회 수가 빠르게 증폭한다. 그에 따른 입지가 생기며, 다른 사람들이 글을 써 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 틈에 열심히 목격담을 생성하기로 했다. 기왕 팬이 알려준 힌트, 이런 기회를 허투루 놓칠 마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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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내가 성덕이다! <갓해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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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ㅇㅇ역 인근 해신이 자주 목격된다는 썰 돌길래

오늘 오타쿠 모임 거기서 했거든? 알아 나도 또라이인 거 덕후들 원래 다 그러잖아

근데 익들아 그 또라이가 해냈다 이거 봐라

(투 샷 사진)

얘 빻았다고 하는 인간들 다 시력 검사 다시 받자? 그리고 복창해 갓해는 신이다

얼굴 개 쪼그맣고 실물 오짐 방송 카메라 렌즈 다 깨 버리고 싶었음

스티커로 가렸지만… 내 얼굴이 딱 두 배군…

(쟤가 작은 거지 내가 큰 게 아니야 ㅜ)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이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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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얘 요즘 열일하네

└ ㅇㅇ; 요즘 거론 많이 됨 순위 올라갈 듯 ㅋㅋㅋㅋ

- 그래도 착한 거 같던데? 후기 보면 전부 투샷 있고 ㅜㅜ

└ 방송만 봐도 다정캐였잖아 안그런 척 챙겨주기 미쳐 ㅠㅠ 시발 유죄!!!

└ 겉바속촉 신해신 많관부~~~~

└ 우리는 그런 걸 호구라고 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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