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이돌은 파산 안하나요-75화 (75/328)

75화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박승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 좋은 건 저쪽이었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해신아 너 진짜 똥손이구나…

- ㅋㅋㅋㅋㅋㅋㄱㄱㅋㄱㅋㄱㅋㅋㅋㅋㅋㅋㅋㄱㄱㄲㅋㅋㄲㄱㄱㄱ

- 야 나 전부터 쟤보고 선곡 운 지지리 없다고 한 사람인데 내 말 맞는 거 같아

- 어벤져스라고 하지마 ㅜㅠ 우리 애 간 떨어져 ㅜㅜ

- 강태오도 당황했네 ㅋㅋㅋㅋ 저 조합은 첨 보는 듯 ㅋㅋ 낯가리는 얼굴도 맛있다

- 염병천병이다 진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염병천병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 제법 무섭게 생긴 사람들끼리 뭉쳤는데? 눈 마주치면 지릴 듯

- 쌉인정 저기만 왜 분위기가 다른 건데 ㅋㅋㅋㅋ

- 응애 / 응애 / 예, 어머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윗댓 도른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다른 팀이 애기들로 보이잖아 덩치 차이 봐;;

그 뒤로도 난처한 상황은 계속 이어지는 듯했다. 신해신네 팀 구성이 어벤져스로 낙점된 것이었다. 데뷔조가 아니더라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 사람들이 줄지어 팀원으로 합류한 게 팩트처럼 다뤄졌다. 권혜성에 이어 이유준까지, 자주 어울리는 무리로 보이긴 했지만 이건 좀…….

이젠 그냥 체념한 수준이라 신해신 픽들만 죽상으로 보고 있었다. 나머지 둘은 흥미진진하게 즐거워했는데 제3자 입장에선 유쾌한 장면 같았다. 나쁜 이미지가 아니라며 애써 위안 삼기로 했다.

"제발 제발, 선곡이라도 제발……."

"여기서 인클루 노래 나오면 끝 아니야? 화제성은 진짜 다 쓸어 간다."

"입 조심해. 달리기의 달 자도 꺼내지 마."

"지가 말했으면서."

각 팀의 대표가 차출되어 나가는 게 좋아하는 연습생이 매번 힘든 길만 걸어 같이 지친 상태였다. 여기서 인클루가 나오면 그냥 가시밭길 확정이다. 힘내, 신해신…….

: 본격적으로 미션곡을 공개해 보겠습니다. 작곡가분들께 선물받은 노래 리스트 띄워 주세요.

: 와, 저희 저 노래 해요?

: 나 저거 하고 싶었는데!

[희비가 교차하는 연습생들]

같은 팀원의 외침과 동시에 나와 친구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대형 스크린 위로 떠오른 보라색 슬라이드 때문이었다. 환호성과 비명을 아우르는 집단 속이다. 신해신, 너 진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 최애는 극강의 불운 캐릭터인 모양이다.

[INCLUE - 달리기]

- 챔니 스네어야??? 벌써 개찰떡임 ㅜㅠㅠㅠㅜ 톤이 미쳤잖아 ㅠㅜ

- 민석이 흑백논리 한다 나 사극풍 대환장녀인데 개좋아 ㅠㅠㅠ

- 아, 이건 못참지;

- 와 ㅋㅋㅋㅋㅋㅋ 다 띵곡이니까 난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만 지금 인클루거 보고 있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 우리댄스강쥐 달리기야???? 벌써 청량국밥한그릇뚝딱했다

- 어떡함 ㅋㅋㅋㅋ 강태오네가 달리기 하는?????? 미친 새끼들아 ㅋㅋㅋㅋㅋㅋ

- 벌써 개존맛 서사친놈 신해신부터 영화 한편 뚝딱이다 이번 장르는 청춘물입니다

- 방청 무조건 가야겠다 피켓팅이네 안그래도 빡센데 ㅠㅜ

- 승경아 나 너 한복 볼 수 있는 거야?? 제발젭라 한복 입어줘 내가 이렇게 빌게 ㅠㅠ

- 미친아 윤 명 이번엔 이디엠 하네ㅋㅋㅋㅋㅋ 저 얼굴로 상남자곡을?

- 우정환 윤명 존버타고 있었다 ㅠㅜㅠㅠㅠㅠㅠㅠㅠ 내 주식 떡상함 ㅋㅋㅋㅋㅋㅋ

- 어벤져스가 미쳤다 쟤네 미만 잡임 이만 해산하자

- 강벤져스 대형 리무진 탑승했잖아 ㅋㅋㅋㄱㄱㄱㅋㅋㅋ

- 이가든 어째서 스네어를… 아니 뭐 메보는 따놨겠지만 벌써 목소리 미쳤네 ㅠ

- 문채민 이정원 페어가 돌은 것 같은데 둘 다 독기 쩌는 애들 아님?

- 저긴 보기만 해도 독기로 질식함;;

"이거 본방 어떻게 기다려. 와, 미친 거 아니야?"

"너 오늘 그 말 백 번은 한 것 같은데. 근데 재밌긴 했어."

"연생 갈린 것부터 난리던데. 이 방송 진짜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아. 화제성은 그냥 달고 다니네."

키보드를 무릎에서 내린 친구가 손으로 눈가를 가렸다. 우리의 최애는 좋다고도 할 수 있고 최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 * *

[신해신]

나이: 22

외모: A

보컬: A-

댄스: B+

운: B-

끼: B

정보: 플레이어

이벤트: '당신의 아이돌, 그 시작' 진행 중

[보유 스킬]

'한번 보면 잊지 못해(F)' - On

'부릉부릉 운전기사(E)' - On

'저세상 귀염둥이(D)' – On

[현재 코인]

1,325 코인

[블랙 쿠폰]

2매

본경연 당일에 그간의 발자취를 회상했다. 초반에 비하면 성장하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 듯하다. 과장을 보태지 않고 느낀 점이 있었는데 이건 데뷔조 멤버들과 견줄 수 있는 능력치였다.

"다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이크업이 완료된 얼굴을 바라보니 때려 부은 코인과 미용 기술로 변화된 외모였다. 2차 무대에 비하면 많이 멀끔해진 비주얼이기도 하다.

화려한 스타일링 덕분인지 원치 않던 루머는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다. 애초에 몇 주 안 되는 휴식 기간을 이용했던 계획이었으니 수술을 받았다 한들 흉터가 아물 기간이 아니다. 팬들도 알 수밖에 없을 일이니까 그럭저럭 넘어가주겠지.

"형, 끝나셨어요?"

"응, 혼잡해 보이는데 나 먼저 가 있을게. 천천히 마무리하고 와."

"네! 이따 봬요."

인근에서는 다른 팀원들이 세팅을 받고 있는 광경이다. 나보다 뒤에 들어온 이유준은 한참인 과정으로 먼저 대기실로 가 있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때마침 잠깐의 공백이 필요한 형편이었다.

복도를 거닐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니 나름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했었지만 아쉬운 점은 남아 있었다.

그건 바로 아이템의 소지 유무이다. 경쟁자들을 견제하랴, 방송 이미지 신경 쓰랴, 눈코 뜰 새 없는 입소 기간을 보낸 참이었다. 여태 팀 구성 중 가장 막강한 인물들과 엮이게 됐으면서 받아 놓은 블랙 쿠폰은 돌아볼 겨를조차 없었다.

안전장치가 추가로 필요하겠다며 체크를 했는데 편집 방향이 유추되지 않는 만큼 현장 후일담을 노려 볼 심산이었다.

[상점이 열렸습니다.]

우리 팀의 대기실 인근에서 목적지를 코앞에 둔 채 벽에 기대섰다. 나보다 먼저 움직인 팀원들이 존재했는데, 좁은 공간은 보는 눈이 많을 것 같았다.

분주해 보이는 스태프들과 연습생들이 오가는 길목. 본경연 전부터 사색에 잠긴 듯 턱을 괴곤 눈동자만 굴렸다. 박스 상점을 조회하며 스크롤을 내려야 할 땐 몸을 움직이는 척 터치하는 중이다.

24시간에 가까운 감시 체제가 몸에 익은 지점이어서 속일 수 있었다. 그때 새로운 알림 창이 떠오르니 이건 처음 보는 내용이기도 했다.

[박스 상점 업데이트에 동의하십니까?]

Yes / No

시스템은 해 본 적 있었는데 상점에 대한 건 처음이었다. 이걸 핑계로 코인 획득 버그가 걸린 전적이 기억난다.

불안한 눈길로 한참을 응시했으나, 분장이 끝난 팀원들이 몰려올 타이밍이었다. 이거 안 하면 상점은 못 쓴다는 거잖아.

스탠바이 시간도 다가와 조바심이 느껴져 어쩔 수 없이 동의를 읊었다. 피할 방법도 없지만 시간도 부족했다.

[!0… 10… 35… 78… 99… 100%!]

[!업데이트 완료!]

[프리미엄 박스 상점이 오픈됩니다.]

번쩍이는 빛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그 전보단 입체적인 느낌의 상점으로 상단에는 별 모양이 그려진 새로운 탭이 생성됐다. 프리미엄이라니 그런가 어딘지 생소하다.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자식, 업데이트를 빌미로 코인을 더 받아먹을 생각이다.

나도 재화 중심의 인간이었지만, 이건 더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른 걱정과 함께 해당 칸을 클릭했다. 충분한 효과가 주어진다면 구매할 의사는 있는 무렵이었다. 의사가 중요한 게 아니닌 게 의지하지 않기에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프리미엄이란 이름이 붙은 곳다운 풍경이었다. 기존에도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여긴 더한 부내가 맡아진다. 너무해. 블랙 쿠폰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며 한숨 쉬었다.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곤 필요한 항목을 챙겨 보고 있을 때였다.

[(프리미엄)아우라 패키지 - 일회성 아이템]

버프: 끼 스탯 +2 업그레이드

찾았다. 내게 꼭 필요하던 것으로, 거창한 이름에 맞는 효과를 지니고 있는 아이템이다. 이게 일반과 프리미엄의 차이인가?

얼핏 보기에는 무대 경험치 강화 팩과 비슷했으나 실질적인 규격은 상이하게 느껴졌다. 프리미엄이라 그런건 지 여기선 정확한 효용값을 알려 주는 듯하다. 일시적이라고 한들 무려 두 단계의 업그레이드를 암시한 아이템이었다.

현재 내 끼는 B 스탯이었으니 적용될 결과를 예측해 보면 A-가 만들어진다. 그건 그 강태오와도 견줄 수 있는 차원이었는데 답도 정해져 있고, 돌아볼 것도 없으니 해당 아이템을 구매하고자 했다.

[프리미엄 상품 구매에는 2매의 블랙 쿠폰이 필요합니다.]

[결제하시겠습니까?]

Yes / No

이 사기꾼아, 뭐든 하나면 살 수 있다더니, 또 속았다. 가만히 응시해보니 업데이트를 하면 기본과 다르다 이건가. 제발 미리 좀 얘기해 주라며 질문하던 찰나였다.

['(프리미엄)아우라 패키지'를 구입합니다.]

[아이템 보관함에 '(프리미엄)아우라 패키지'가 저장되었습니다.]

[현재 쿠폰]

0매

[현재 코인]

1,325 코인

"움직이긴 되게 편하네."

"형은 옷이 엄청 크네? 난 교복이라서."

상점을 이용하고 방에 들어가자 얼마 안 되어 모든 팀원이 모여들었다. 친해진 한여빈과 김지혁의 대화에 팀원들의 차림새를 확인해 봤다. 평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밀어붙이고자 결정한 컨셉이다.

여러 무리로 나뉜 스타일이었는데 어린 기색이 있는 권혜성과 김지혁만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물론 그마저도 단정한 느낌은 아니다.

하복 셔츠를 풀어 헤친 채 속으로는 흰 반팔 티를 받쳐 입고 있다. 프로그램의 메인 의상과 다른 스타일이라 진짜 학생 같다.

"음, 신기한데요?"

"혜성이 넌 아직 학교 다니잖아."

"저희 하복은 생활복이라서 이런 건 잘 안 입거든요. 그냥 카라 티셔츠 같은 거예요."

그런 둘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캐주얼 한 복장이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머리 위로 동여맨 반다나가 앞머리를 전부 넘기고 있었다. 잘 입지 않는 넉넉한 품의 티셔츠와 바지가 어색하다. 이런 힙한 차림은 처음이라서 생소한 기분이었다.

"형은 이런 게 참 잘 어울리네요."

"좋은 뜻 맞지?"

"물론이죠. 래퍼 같아요."

"나 보컬인데…."

"아, 안 그래도 형들 그 얘기 엄청 많던데. 유준이 형이랑 해신이 형 포지션이 바뀐 것 같대요!"

"너희가 말하면 칭찬도 칭찬이 아닌 것 같아."

프로그램에 출연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덕분에 딱히 긴장하는 얼굴들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걸 떠나 적응한 상태여서 이제는 그냥 즐기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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