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이돌은 파산 안하나요-101화 (101/328)

101화

- ㅋ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ㅋ 우정환 입 다문 것 봐 나 쟤 저렇게 조용한 거 처음 봤어

- 낯설다 채민이가 없는데 능글거리지 않는 정환이 ㅋㅋㅋㅋㄱㅋㅋㅋ

- 존나 너무해 ㅜㅠㅜㅠㅠㅜㅠㅠ ㅋㅋㅋㅋㅋㅋ

- 난 이너준 이가든 조합도 골 때리는데 저기서 유일하게 적응한 거 이유준 뿐인 듯 ㅋㅋㅋ

- 놉 김찬규도 있음 존나 익숙해보임 또 시작이네 이런 표정인데 거의 득도했잖아

- 생불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은은한 미소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ㅋㅋㅋㅋㅋㅋ 찬규 저런 캐였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알았네 아쉽다 ㅠㅠ

- 태오야 너 지금 당황했지 얼굴에 개 크게 써져 있는데 괜히 별명이 태리구슬이 아니었네 ㅋㅋㅋㅋㅋ 거짓말 못하는 연생 1위 ㅋㅋㅋㅋㅋㅋㄱㅋ 물론 오늘도 존나 잘생김

- 강태오 져주는 캐릭터라는 게 제일 골때려 이정원이랑 둘이 바뀐 거 같아 ㅋㅋㅋ 미쳤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

- 우정환 중간에서 양념 잘 치네 역시 말로 이길 수 없는 연생 1위임 ㅋㅋㅋㅋㅋㅋㅋㅋ

- 김지혁이랑 안형진 이정원한테 팩트로 조져지고 1초만에 수긍하는 거 ㅋㅋㅋㄱㅋㅋㅋ

- 원래 같았으면 분란캐처럼 나올텐데 ㅋㅋㅋㄱㅋㄱㅋ 바로 ㅇㅋ 때려버리니까 이거 할말이 없…

연습할 때도 본 적 없는 광경이라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정원이 팀을 휘어잡은 줄 알았지. 그런데 막상 확인해 보니 그런 느낌은 아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리더에 당선된 이정원이었다. 의견을 주도하는 게 예사 폼이 아닌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억지로 밀어붙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수결에 의해 투표해서 아이디어를 합치고, 아닌 것에 대한 반박 멘트는 조목조목 설명한다.

특유의 강한 기 때문인지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긴 했다. 다들 눈을 굴리면서도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게 이러면 당사자는 미운 캐릭터로 소비될 수도 없었다. 쟤도 안 그런 척, 합리적이고 똑똑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애였다. 무엇보다…….

"김찬규랑 이유준 그리고 우정환과 강태오가 어드바이스 해 줘서 더 융화됐나 보네."

적응을 잘한 것 같은 팀원들이 눈에 띄었다. 적당히 받아쳐 주며 말을 얹어 분위기가 얼어붙지 않게 조절해 보인다.

거기에 김지혁과 안형진이 큰 기여를 했다. 까불거리다가 바로 물러서는 태도를 보여 웃음 포인트가 되게 만든 것이었다. 극기 훈련이니 뭐니 해도 전부 캐릭터성 관련 소비니까. 유쾌한 장면으로 잘 배치한 제작진이라고 추론했다.

역시 못된 구석은 있었지만, 다른 걸로는 욕할 수 없는 편이다. 메인 사단에게 악편이란 없는 걸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 걸 그대로 내밀어 극대화하는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 여기도 파트 분배 장난 없다 메보 이정원? 쌉가능 메댄 강태오? 미쳤네 박승경이랑 김찬규로 서브 보컬 잡은 것도 존나 지니어스임 래퍼 구간 맛도리인게 트랩 주특기인 안형진에 저음으로 안정감 잡는 이유준 깐 거 걍 팀워크 완벽함

- 리더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 양 팀다 스타일이 달라서 그렇지 헤드들 잘 뽑아서 순탄대로네 파이널 가까워지면 고의 편집 다 빼는 게 너무 좋아 남현욱 존나 욕해도 이것만큼은 칭찬한다

- 시즌 2에 머리 좋은 애들이 많은 것도 한몫 했어 적당히 양보하면서 자기 거는 또 챙기잖아

- 역시 인성쟁이 없는 게 최고야 ㅠㅜㅠㅠㅠㅠㅠ 얘들아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

- 헐 미친 센터 이유준임??? 필드에 센터 이유준????????

- 와 ㅋㅋㅋㅋ 강이박을 밀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박승경이 할 줄 ㅋㅋㅋㅋㅋㅋㅋ

- 근데 이것도 잘 고른게 이너준 안 그런척 섹시상임 입가에 점 있는 거 본 사람? 미쳐돌았다

- 음기섹시상 쌉인정 ㅠㅜㅠㅠㅠㅠㅠ 이게 나라지!

- 이유준 독기 오져서 보컬도 많이 좋아졌어 내가 보기엔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아

"유준이 쟤, 치사하게 나한테도 비밀로 했어."

그 와중에 상대 팀의 센터 선발에 약간 놀랐다.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해 주지 않아서 몰랐지. 멘토들이 선택한 후보군은 강태오, 박승경, 이유준 이렇게 3명이었다. 아무래도 이유준이 특유의 이미지와 상승세를 보이는 실력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 결과적으론 팀원들에게 강태오보다도 많은 표를 받아 냈으니까 집념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었다. 쟤야 자기 몫은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었으니 저 조합으로 완성된 무대는 엄청나겠다며 긴장했다.

- 민석아 ㅠㅜㅠㅜ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눈물나 어떻게 ㅠㅠㅠㅜㅠㅠㅠ

- 신해신 윤명 졌잘싸!!! 선의의 경쟁 ㅈㄴ 예쁘다 ㅠㅜㅠ 서로 달래주고 축하해주고 너무 멋진 무대 나올 거 같아 ㅠㅠㅠㅠㅠ

- 민자님 ㅠㅜㅠㅠㅠ 요즘 자신감 많이 떨어진 거 보였는데 ㅠㅜㅠㅜㅠㅠㅠ 너무 축하해 ㅠㅜ

- 와 이민석 센터인 노리밋 기대되네 경력직의 맛도리를 보여줘!!!

- 랜드 다 모여!!!!!!!! 얼른 뛰어 나와!!!!

- 양측 다 존나 불꽃튄다 생방 당첨되신 분들… 정말 부러움에 눈물이 좔좔 흐르네요…

- ㅠㅜㅠㅜㅠㅠㅠㅠ 본방 사수합ㅂ니다ㅠㅠㅜㅠㅠ 시발 나 왜 고3…?

: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 정말 간절했으니까요…….

[마스터 멘토님들]

: 최고의.

: 완벽한.

: 엄청난 퀄리티의.

: 눈을 뗄 수 없는.

: 멋진 무대로 보답드리겠습니다.

[당신의 아이돌 시즌 2 take off 최종장 진입!]

[지금 바로 도약하세요.]

그렇게 끝이 난 방송으로 까맣게 점멸된 화면을 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니까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이 나는 듯하다. 슬슬 준비해야겠지. 눈앞에 떠 있는 상태 창을 확인했다.

[신해신]

나이: 22

외모: A

보컬: A

댄스: B+

운: B-

끼: A

정보: 플레이어

이벤트: '당신의 아이돌, 그 시작' 진행 중

[보유 스킬]

'한번 보면 잊지 못해(F)' - On

'부릉부릉 운전기사(E)' - On

'저세상 귀염둥이(D)' - Off

'가위바위보의 신(B)' - On

'폼生폼死(B)' - On

[현재 코인]

1,905 코인

후반부에는 털어 쓰려고 계산해 놓은 코인이었다. 프리저인지 프리미엄인지 때문에 죽자 사자 모아야 했던 매일이다. 대충 상점 정도는 이용할 수 있을 돈이 모였는데 아이템의 가격을 확인해 보고 여유가 되면 스킬까지 하나 뽑을 심산이었다. 그나저나 되려나? 적당한 효용값의 버프부터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박스 상점 열어 줘."

[프리미엄 상점이 열렸습니다.]

저번과 같이 휘황찬란한 디자인의 탭이 나타났다. 떨떠름한 눈으로 소지 코인과 비교하며 스크롤을 내려 본다. …와, 바가지 장난 없네. 효과는 좋아 보였으나, 과연 만만치 않은 금액을 자랑한다. 지금 수치에서 가장 부족해 보이는 건 댄스 혹은 운이었으니 이 둘 중 하나를 중점으로 해결해야지. 끊이지 않는 아이템들에 눈이 빙글빙글 돌고 있던 무렵이다.

"이건 뭐지?"

척 봐도 움직임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아이콘이 등장했다. 사람의 형태로 보이는 그림이었는데, 머리 위로는 +1이라는 숫자가 기재되어 있다.

이거 댄스 스탯 말하는 것 아니야? 합리적인 의심이라며 손을 들어 터치했다. 어딘가 단순해서 더 확인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다.

[(프리미엄)인텔리 퍼포머 - 일회성 아이템]

버프: 댄스 스탯 +1 업그레이드

진짜 시스템 너, 어려운 듯 심플하구나. 헛웃음 지으며 구매를 확정 지은 순간이었다. 일회성이지만 메인 경연에서 사용하면 충분할 것 같다. 그래도 비싸긴 비싼 감이 있긴 하네. 950 코인이라니, 평소 같았으면 절대 돈 주고 사지 않았을 금액이다.

하지만 스탯을 올리는 데는 품이 많이 들었다. 스킬을 뽑자니 확률이 낮은 편이고,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아이템뿐이었다. 뭐, 마지막인데 이 정도야. 기꺼운 기분으로 바가지에 당해 주자고 생각했다.

['(프리미엄)인텔리 퍼포머'를 구입합니다.]

[아이템 보관함에 '(프리미엄)인텔리 퍼포머'가 저장되었습니다.]

[현재 코인]

955 코인

* * *

오랜만에 오는 방송국, 푸르스름한 하늘에 고개를 올려 쳐다봤다. 파이널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준비할 게 많다. 그래서 평소보다 월등히 이른 시간에 집합하는 스케줄이 이어졌다.

쓰고 있던 모자를 다시 만지며 발걸음을 옮긴다. 신상을 확인하고 사전에 전달받은 공간으로 입실하니 여기저기서 아는 얼굴들이 나를 반긴다. 지치지도 않았는지 참 유쾌한 애들이야.

"오! 우리의 신 리더 등장~"

"해신아, 안녕."

"형 왔어요?"

"다들 안녕하세요. 컨디션 좋아 보이네요."

새벽답지 않은 활기참에 피식 웃으며 짐을 내려놨다. 입소할 때에 비하면 아주 간소한 구성으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푸니 익숙한 사람들이 곁에 다가온다.

"형~~~ 보고 싶었어요~~~"

"우리 엊그제 만나지 않았던가?"

"에이, 그래도 어제는 쉬었잖아요. 그리고 이번 퇴소 때는 예전만큼 못 만나기도 했고요."

"뭐, 그렇긴 했네."

허리에 엉겨 붙는 권혜성의 머리를 흐트러트렸다. 오늘도 곱슬기가 강해 나풀나풀 솟아오른다. 엊그제 라스트 연습을 끝냈던 일이 있었지. 최종 파이널 전날에는 리프레시 겸 각자 일정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고작 이틀 만의 만남임에도 참 반가워해준다.

머리도 잘 쓰는 애가 이럴 때는 천상 고등학생 같은 모습을 보이네. 나도 정이 들기는 한 것 같다며 곰곰이 되새겼다.

"형, 안녕하세요."

"…안녕."

"어, 채민아, 명아, 좋은 아침. 근데 명이 넌 어째 잠이 덜 깬 것 같다?"

반쯤 뜨다 만 눈의 윤명이 인사한다. 가뜩이나 하얗고 말랑말랑하게 생긴 애가 퉁퉁 불어 있으니 웃긴 것 같았다.

"명이 형, 아침에 많이 붓는 체질이라 그런 거예요. 그래도 두 시간이면 싹 빠질걸요? 특이한 타입이거든요."

"그래?"

주변을 돌아보니 하나같이 밝은 게 오늘 무대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간단하게 안부를 주고받으며, 긴장을 해소하던 무렵이다. 문이 열리고 등장한 제작진에게 여러 공지를 전달받았다.

"우선 각 전체 진행 상황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연습생 여러분들께서는 타임별 스케줄 모두 숙지해 주시고, 드라이 리허설은 2시간 후 시작합니다. 순서는 테마곡, 파이널 무대, 라스트 팀입니다. 이상 질문 있으신가요?"

"확인 완료했습니다!"

"…후아, 시작이다."

"혹시 이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질문과 대답으로 혼란스러운 환경이다. 각자 제자리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벽에 붙은 내용들을 체크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이었다.

활짝 열린 문 사이로 밀려 들어오는 행거들을 발견했다. 저게 예의 그 의상인가. 마른침이 절로 삼켜지는 광경이다. 압도되는 기분을 느낀 건 나만이 아니었는지, 연습생 전원이 한곳을 바라봤다.

"저거인가 봐요."

"슬슬 실감이 나는 것 같은데요."

"와, 우리 아이디어다~!"

"혜성이 형!"

"민형아!"

권혜성이 펄쩍 뛰어오르며 손을 들어 올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준비를 하던 배민형마저 여기를 돌아본다. 이내 시선을 맞춘 둘이 하이 파이브를 하는 듯한 모션을 취했다. 저러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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