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권혜성, 넌 이거 안 되겠다…….”
“아, 나도 양궁 하고 싶었는데!”
“혜성이 형, 무서우니까 활부터 내려놔!”
이게 다 무슨 일이냐. 시끌벅적한 멤버들을 살피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앞에선 십 대 3인방이 활 하나를 들고 옥신각신하는 중이다.
“잘하는 종목에 나가기로 했잖아.”
“…유준이 형, 그거 지금 내가 양궁 못 한다는 소리 아니야?!”
“혜성이는 눈치가 참 빨라~”
여긴 지방에 있는 종합 스포츠센터로, 우리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아이돌 전국 체전]
매해 MBS에서 하던 아이돌 전문 스포츠 프로그램이었다.
연휴 대목마다 하던 행사였는데, 올해는 추석을 건너뛰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초에 설날 특집으로 내보내려고 했던 거군.
편한 차림을 한 채, 입씨름 중인 녀석들을 구경했다. 도대체 몇 분을 싸우고 있는 거야.
사전 협의를 통해 출전 파트는 정해 놨지만, 권혜성의 땡깡에 양궁장을 찾아오게 됐다.
근데 그게 독이 될 줄은 몰랐지. 녀석이 활을 쏘는 멤버들을 구경하다가 멋있어 보인다며 자기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뭐 해, 육상 담당자. 얼른 저 사고뭉치들 데리고 트랙으로 가 보지?”
이정원의 장난 섞인 타박에 마른세수를 반복했다. 내가 어쩌자고 쟤네랑 또 묶여서.
터덜터덜 걸음을 옮기니 말썽꾸러기 세 명이 여길 돌아본다.
“혜성아, 명아, 연습하러 가자.”
제발 좀. 내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입술을 댓 발 내민 권혜성과 멍한 표정의 윤명이 따라왔다.
여기 남아서 양궁을 연습해야 하는 사람은 세 명, 가만히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정원과 이유준 그리고 강태오였다.
회의를 통해 정해진 결과가 나를 애 둘의 보호자로 만들었다.
“우리 간다? 정원이 넌 여기 연습 끝나면 나와야 해?”
“어, 이따 보자!”
프로그램 측에서 스케줄이 되면 자율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해 준 공간이었다. 도착하니 먼저 연습 중인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보인다.
눈짓으로나마 어색하게 인사한 뒤 몸을 풀고 있는 둘을 쳐다봤다.
“그럼 나 먼저 한 바퀴 뛰고 온다!”
“…형, 나도 같이 다녀올게.”
우리 마라톤 아닌데…….
개인 60M에 나가는 권혜성과 계주 그리고 타 종목에 출전하게 된 윤명이 사라졌다.
돌아오기까지 좀 남았겠지? 외투의 지퍼를 내리곤 털썩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이 틈에 시상식 무대를 생각해 보자. 이벤트가 걸려 있는 항목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가장 막강하다고 볼 수 있었던 스턴즈는 거의 밀려났다고 보는 게 정답이었다.
밝히기 힘든 사재기의 특성상 완전한 나락이라곤 볼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신인상을 받기엔 힘든 분위기의 여론이 들끓었다.
- 인간적으로 쟤넨 후보에서 빼야지 ㅋㅋㅋㅋ 사재기돌에게 신인상? 응 돌판 레전드 병크
- 증거도 없는데 뭔 개소리래 솔까 이번에 하이사인이랑 스턴즈 말고 줄 만한 애들이 있냐?? 10만도 못 넘긴 애들이 수두룩이야 ㅜ
- 그럼 하이사인이 받으면 되는 거 아님? 끝까지 즈그 스턴즈 못 놓구요~
- 음원 음반 성적이 투명하지 않은데 뭔 갑턴즈?? 걔네가 받으면 엠엑스피 머니 플렉스 인정 아니냐
연말에 터져서 몸 사리기도 바쁘겠지. 걔네를 제외하면 우리가 받을 가능성이 크긴 한데…….
사실 여기도 썩 좋은 반응만 있는 건 아니었다.
“서바이벌이 문제네.”
엔넷과 엔필름을 등에 업고 좋은 위치를 차지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던 것이다.
- 인간적으로 하나는 받아도 오케이인데 그랜드 슬램 달성하면 에바일 듯
- 솔직히 엔넷이랑 엔필름에 많이 밀어줬잖아 곡부터 돈 바른 냄새 나던데 인간적으로 이정도 호의호식했으면 약간은 양보하자 ㅜㅜ
- 아니 저기요 무슨 버스 자리 양보하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이거 신인상이거든요 그리고 음판이랑 음원 성적만 봐도 차이가 저렇게 나는데 하이사인이 안 받으면 누가 받음??
- 하여자 특 본진 아니면 내려치기 존나 잘함
- 얘네 4군데 다 후보로 호명되는 중이라서 견제 쩌는 것 같네;
- 절대 우리사인 신인상 다 받아야 해
초동과 성적 모두 훌륭했던 우리지만 부정적인 방향을 좌시할 순 없었다.
아직 확실히 상을 받지 못한 상태에선 뭐든 조심해야 하는 게 정답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무대를 만들어야 하는 거겠지. 라이벌로 호명되며 괜찮은 반응을 보인 다른 신인 그룹을 찾아보길 한참이었다.
[얘네도 꽤 괜찮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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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릭투. 하이사인한테 묻혀서 조용했던 것 같은데
솔직히 성적도 신인치고 괜찮았고
가장 최근 나온 싱글 앨범 타이틀도 중독성 있고 좋았어
돌판에서도 이름들은 들어봤다고 하더라
대중빨이 적어서 그렇지 얘네도 나름 가능성 있을 듯
푸시만 제대로 되면 괜찮은 노선 탈 거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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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얘네 들어봐서 알아 ㅋㅋㅋㅋㅋ 비주얼도 괜찮은데 화제성이 좀 딸렸지
- 그래도 아직 하이사인한테 비비긴 좀 그렇다
- ㅁㅈ 올 하반기 하이사인이 잡아먹지 않았나? 얘네 서바 출신이어서 대중들도 많이 알고 탈빠했던 애들도 얘네보고 돌아왔었잖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들아 독점은 안 된다 남돌은 기강 좀 잡아 줘야 딴 데로 안 세
- 전부 맞말임 나 타팬인데 얘네한테 투표 좀 해줄까?? ㅋㅋㅋㅋㄱㅋㄱㅋㅋ
- 동태와 아그래요충을 만드는 건 빠들의 과분한 사랑이야 잊지 말자
- 관심은 가져도 상관없는데 유어돌 출신 그룹 나오면 걔네가 신인상 먹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걍 이번엔 포기하는 게 나을걸? ㅠㅜ
음, 그렇게 좋은 방향은 아니네. 당연하게 우리가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되면 서바이벌과 회사 인지도가 상을 받는 것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확정 짓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견제나 시비도 더욱 심해지겠지. 잘못하면 사소한 걸로도 논란이나 문제를 제기할 밑밥이 깔려 버린다.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어? 빨리 끝났네?”
양궁 연습을 끝내고 나온 이정원이 내 핸드폰 화면을 보며 패딩을 내려놨다.
“애들은?”
“몸 푼다고 뛰러 갔어.”
“쟤넨 왜 저기 가 있는 거야. 윤명, 권혜성! 얼른 와!”
우렁찬 목소리가 트랙에 울려 퍼졌다. 메인 보컬답게 목청도 참 좋은 녀석이다.
윤명과 권혜성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확인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커뮤니티는 왜 보고 있던 거야?”
“그새 읽었냐.”
“넌 눈을 떼면 금방 뭔가 벌이니까. 말 돌리지 말고 사실대로 얘기해. 안 그러면 숙소 가서 또 방문 잠근다?”
협박이군. 그것만큼은 죽어도 싫었다.
“신인상 탈 수 있을까 고민돼서 좀 찾아봤어.”
“뭐야, 신해신~ 생각보다 욕심이 있었네? 신인상이 그렇게 타고 싶어?”
“…어.”
난 이거 안 타면 파산하거든. 초연하게 대답하니 이정원의 표정이 변한다.
“으음, 조언이라고 해 줄 수 있는 건 없고. 굳이 따지자면…….”
“따지자면?”
“실력으로 보여 주는 거?”
…응? 호쾌하다 못해 시원한 제안에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런 나는 안중에도 없었는지 눈앞에 다가온 권혜성과 윤명에게 말을 걸기 바쁜 이정원이다.
“형들!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
“아니야. 그나저나 너넨 무슨 마라톤 하냐. 우리 계주야. 체력 좀 아끼자, 얘들아.”
“에이, 몸 좀 푼 것 갖고~ 그치, 윤명?”
“…으응, 근데 날이 추우니까 금방 굳는다. 나 다시 뛰고 싶은데…….”
이정원 쟤도 알고 보면 사람이 참 단순하다니까. 그래, 이것 말고 방법이 있나.
그냥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면 될 일이었다.
머리를 벅벅 긁어 대니 나를 돌아본 권혜성이 손을 흔든다. 그냥 연습이나 집중해야겠다.
“형~ 얼른 가자~! 우리 저기까지 시합하는 거야? 케이앱에서 꼴찌한 사람 얘기해야지~”
“뭐?! 야, 권혜성! 치사하게!”
* * *
“명아, 형이 뭐라고 했지?”
“…리액션 캠도 찍히니까 멍한 표정은 조금만 짓기.”
“또?”
“…권혜성이랑 싸우지 말기.”
“마지막으론.”
“문채민 시비에 넘어가지 않는다.”
좋아, 됐어. 시상식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윤명에겐 신신당부한 뒤 멤버들과 문을 열고 내렸다.
웃자, 웃어야지.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에 손을 흔들며 레드 카펫을 걸었다.
포토 존에서 한참을 보내다가 간신히 들어온 시상식 장 복도다.
평소보다 배로 화려한 복장의 아이돌들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어색하게나마 고개를 숙이며 걸음을 재촉하니, 인터넷 게시글에서 본 블릭투와도 마주친다.
“안녕하세요. 블릭투입니다!”
“안녕하세요. 하이사인입니다!”
얘네들은 제법 건실해 보이는데……. 아니지, 스턴즈의 리더 박정문도 처음엔 꽤 착한 놈인 줄 알았다. 사람 한 길 속은 모른다니까. 방심하지 말자며 각오를 다졌다.
눈치를 살핀 뒤 대기실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이정원이 멀어지는 블릭투를 돌아봤다.
“왜 그래?”
“아니, 낯이 좀 익은 것 같아서.”
쟤네랑? 블릭투는 우리보다 한 달 정도 먼저 데뷔한 그룹으로 활동기가 엇갈려서 실물을 본 적이 없었다. 스턴즈 때문에 살펴볼 겨를이 없었을 텐데.
그런 내 반응에 이정원도 본인이 착각한 것 같다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대충 준비를 끝낸 뒤에는 사방이 뚫린 시상직장에 자리했다. 고개를 올리자 수많은 관객들과 케이팝 팬들이 우릴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와… 긴장된다.”
“…바, 아니다.”
“너, 바보라고 하려고 했지!”
“제발 둘 다 얌전히 좀 있어. 리액션 캠 딴다고 들었잖아.”
임시방편으로 권혜성과 윤명 사이에는 강태오를 앉혀 놨다. 떠맡은 일이 피곤해 보였지만, 중재는 참 잘하는 녀석이었다.
그렇게 본격적인 시상식이 시작되고, 아는 얼굴들이 하나둘씩 스크린 위로 떠올랐다.
그리 보고 싶은 인물들은 아니었다.
“꺄아악!”
…디레스트 쟤네, 생각 이상으로 인기가 많은걸. 스쳐 지나가는 김환준의 모습에 표정 관리하기가 고역이었다. 자리는 제법 먼 것 같았지만, 괜히 신경이 쓰였다.
인사하는 김환준과 디레스트에 이어서 인클루의 지원겸이 삐딱한 미소를 걸친 채 화면에 등장했다. 껄렁한 분위기로 인기를 끈 사람답게 손을 들어 가벼운 제스처를 남겨 준다.
“선배님들 장난 아니다.”
감탄하는 문채민 너머로 카메라 한 대가 움직이는 걸 목격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그 스크린 위에 우리 팀이 나오고 있었다.
“얘들아!”
쏟아지는 하이눈의 응원 속에서 연신 손을 흔들며 화답해 줬다. 본격적인 시상식의 시작이었다.
* * *
[신인상 수상자는, 축하드립니다. 하이사인!]
“아, 미친, 됐다!”
“선생님, 지금 애들 신인상 탄 거죠? 그렇죠?”
“네! 맞아요! 쌤! 탔어요!”
귀를 찌르는 함성 너머, 무대 위로 올라가고 있는 해신이가 보인다. 연말 프로젝트까지 서둘러 끝 맞추고 달려오게 된 시상식이었다.
“혜성아!”
한다은은 권혜성의 이름을 외치는 중이었는데, 스크린 위로 멤버들이 나타나니 곧바로 조용해졌다.
[인사드리겠습니다. 하나, 둘!]
[star sign on stage. 안녕하세요, 하이사인입니다!]
“꺄아악!”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멤버들은 하나같이 활짝 웃고 있는 얼굴이었다. 대표인 해신이가 긴장됐는지 상을 들어 보이며 쑥스러워한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뭐예요! 쌤~ 진짜 완전 케이팝 팬 다 되셨네요? 하긴, 이젠 나보다도 서칭 잘하지~”
[어… 우선, 이런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있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도경 대표님 그리고 메이터스 식구분들, 집에서 지켜보고 있을 멤버들의 가족분들께도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흐음, 해신이가 말을 참 잘해요~ 역시 우리 리더!”
“그렇죠?”
“어우, 나 쌤이랑 이런 대화 나누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한다은과 시시덕거리길 한참, 작게 웃은 해신이가 고개를 들어 객석을 둘러봤다. 뒤에 있던 멤버들 역시 같은 방향을 향해 시선을 던지기 바빠 보였다.
[…무엇보다 우리 하이눈!]
“해신아!”
“얘들아, 축하해!”
[고맙다는 말로 차마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늘 지켜보고 응원해 주는 그 마음이 저희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정말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하이눈, 고마워요!]
[사랑해요!]
[저희 하이사인에게 멋진 한 해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다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으로 하이사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인사하는 멤버들이었다. 내려가는 그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자 괜히 더 울컥하는 것 같았다.
자리에 착석한 해신이가 상이 신기하다는 듯이 살펴보는 게 목격됐다. 그걸 보며 같이 웃다가 주머니에 넣어 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상을 탔으니 여론을 확인해 볼까.
하이사인의 덕질을 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운 나날이었다. 그중 하나가 팬덤 탐색이었는데, 여기는 작은 전쟁터와 다를 바 없었다.
- 얘들아 축하해! ㅠㅠㅠㅠㅠㅠ
- 우리사인 신인상 받은 슈스됐다!
- 애들이 웃는 거 보니까 나도 행복하다 ㅠㅜ
눈앞에 보이는 본계는 제법 평화로웠다. 홈마 계정에선 프리뷰까지 올리며 애들을 축하해 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일 리가 없어. 신인상을 타기까지 정말 많은 언급이 있었던 그룹이다.
조금만 더 있으면 문제를 제기하면서 어그로를 끄는 사람들이 나올 게 분명했다.
그리고 정말 내 예상대로 타임라인 너머에 진상들이 나타났다.
- 강태오 얜 표정 관리 좀… 약간 가식 떠는 느낌?
- 조용한 척 이미지 메이킹하는 것 킹받아 ㅋㅋㅋㅋㅋㅋㅋ 저런 애들이 나중에 학폭설 돈다고
- 유준이도 말 좀 하게 해주세요 ㅜ 맨날 신해신 혼자 얘기하는 거 빡침; 동생 멤 챙기기도 못하냐 인성갑일세
- 신인상 수상자치곤 표정 좀 구리지 않았나? 벌써 스타병 걸린 거 아닐까 염려스럽네 서바출신에 머기업 코인 타서 초심 잃기 쉽상임 너무 예뻐하진 말자
- 권혜성 오버쌈바떠는 거 극혐
- 이정원 눈 존나 싸늘하다고 느낀 거 나만 그럼?? 뭔가 진심이 안 담긴 거 같단 말이야 나 쟤 좀 쎄해
잘 웃으면 잘 웃는다고 욕하고, 침착하면 안 기뻐한다고 욕하고.
개인 팬을 빙자한 타 멤버 까빠와 궁예질을 기정사실화하는 정병러들이 많아졌다.
[이번 신인상 답정너 오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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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줄 건 알았지만 너무 투명해서 웃음이 나오구요 ㅋㅋㅋㅋ
성적보면 맞다곤 생각하는데 솔직히 얘네 치트키가 한두개였냐
좀 올려치기 섞였다고 생각해 이 정도면 치사하지 얘들아 양심 챙기자 ㅠㅜ
솔직히 스턴즈 그 논란만 안 터졌어도 걔네가 받았을 것 같기도 한데
너무 섣불리 공론화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ㅜ
아 개인 생각이니까 취존 부탁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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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지르고 취향 존중해 달라면 다인가.”
“쌤, 뭘 그렇게 보길래 화나 있어요? 벌써 어그로 끌렸어요?”
“네, 워낙 인기가 많으니까, 반응이 빠르네요.”
“와 씨, 내려치기 오진다.”
한다은과는 함께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그중 말이 세기로 심한 곳은 자기들의 생각이 정답이란 것처럼 계속해서 하이사인을 매도하고 있었다.
대다수가 타 그룹의 팬이거나 그냥 욕하는 걸 즐기는 부류인 듯한데, 저 멀리 넘어갔던 스턴즈까지 호명되니 하이눈으로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뭐야, 얘네 미친 거 아니야?! 지금 누구한테 누구를 붙이는 거야?”
“한 선생님도 화나죠. 애들 무대 전까지 지켜보려고요.”
- 난 블릭투한테 투표했는데 ㅜ 진짜 좃소라는 이름에 갇혀서 우리 애들이 너무 안타깝다
- 맞아 블릭투도 푸시받았으면 저 정돈 했겠지 ㅋㅋㅋㅋㅋ
- 스턴즈도 좀 아쉽지 않냐
- 에휴 슈스가 되니 온갖 정병들이 다 꼬이는구나 응 먹금~
- 성적으로 비비진 못하는 것 봐 너네가 봐도 뻔하잖아; 제발 인정 좀;;
- 다른 시상식에도 노미네이트 되어 있던데 올해 연말도 개같이 싸울 거 같아서 넘 뿍친다
마지막은 꽤 공감되는걸.
시비가 이어진다면 매번 상을 받을 때마다 논란을 제기하려 들 게 분명했다.
우리가 싸워 주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이걸 볼 해신이와 멤버들이 걱정스럽다.
PDF를 따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하이사인의 시상식 특별 무대가 시작됐다.
“…미친.”
“애들, 이를 갈았었네요…….”
그리고 오프닝을 보게 된 나는 더 이상 그 걱정을 이어 가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