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화
“…이유준, 이게 진짜 맞는 거냐.”
“하하! 왜? 난 재밌는데?”
“야! 목소리 줄여……!”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모자를 눌러쓴 이유준과 함께 구석진 골목길에 몸을 숨겼다.
오늘은 이유준의 부탁으로 생일 카페에 가 보기로 한 날이었다.
혼자였다면 덜 눈에 띄었을 걸, 키도 큰 녀석이랑 같이 다녀서 출발 초반부터 묘한 시선들이 따라붙었다.
지금은 카페를 목전에 두고 인근에 있던 팬들에게 정체가 발각이 된 상태다.
나름 인파가 적을 시간에 맞춰서 예약까지 하고 온 곳이었는데.
입장을 기다리며 카페와는 떨어져 있던 당시. 우릴 유심히 바라보던 일부 팬의 말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들, 해신이랑 유준이 아니야?’
‘뭔 개소리야~’
‘아니, 저기 봐 봐! 저기 두 사람, 아무리 봐도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데……?’
술렁거리는 사람들과는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 당황해서 그만 손을 흔들어 버렸다.
‘마, 망했다…….’
‘그래도 생각보단 늦게 들켰는데?’
‘넌 지금 그런 소리가 나오냐.’
태연하다 못해 느긋한 이유준을 두고 방법을 찾느라 바쁜 상황이었다.
‘신해신? 헐! 대박, 해신이다!’
‘미친! 옆에 유준이! 유준아! 유준아!’
‘뭐? 꺄악! 진짜야! 해신아! 유준아! 생일 카페 온 거야?!’
‘야, 야야. 얼른 애들한테 연락해! 빨리 오라고!’
소리친 팬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점차 몰리는 인파를 느끼며 둘러싸이기 전에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하! 안녕~’
그래서 선택한 게 우선 현장으로부터 도망치는 거였다. 오픈도 전인 카페 앞에서 냅다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이유준을 낚아채 달렸다.
팬들은 예상치 못한 우리의 등장과 갑작스러운 달음박질에 놀랐던 모양이었다. 그저 우리가 멀어지는 걸 지켜보며 어리둥절하단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적한 주택가의 골목길이었다.
지쳤다며 주저앉은 이유준을 바라보곤 당장의 사태에 대해 막막함을 느꼈다.
지도를 찾아보니 아까 그 카페와는 그리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 것 같다.
“뭐 대책 세워 놓은 건 있어?”
“흐음~ 난 그냥 온 건데?”
“…내가 어쩌자고 얘 부탁을 들어준 거지.”
자신의 입방정을 자책하며 인터넷 반응을 찾아봤다. 그새 소문이 나기라도 했는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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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지금 유준이랑 해신이 홍대 생카옴
오픈 전에 대기타다가 들켜서 런했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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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진짜냐?? 나 지금 ?이 상태야
신해신? 하는 순간 눈 마주쳐서 손 흔들어주던데
에휴 순둥아 거기서 모르는 척을 해야지 ㅜ
그 와중에 꾸벅꾸벅 인사해주는 거 보면
참된 k돌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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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봤지만 이유준 존나존나존나 잘생겼어 ㅜㅜㅜ
모자 써도 이목구비가 자기주장 개세더라
눈빡 코빡 입빡이 가능한 거였구나
응 나 평이눈 평이사인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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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
그림자 분신술 아님 닌자 아님
본인네 생카 왔다가 냅다 90도 인사박고 튀는
롱패딩의 민족 남돌 둘임
(특 하이사인 해신 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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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인 지하철 연착돼서 늦게 왔는데
애들 못 봤다고 씅내고 있어 ㅋㅋㅋㅋ
근데 뫄뫄님 저도 못 봤어요 그냥 김밥 둘이
런하는 것 밖에 못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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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
k김밥 존나 빠르다 (not real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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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냐고 물어보셔서 알려드립니다
아전체 계주 부문 챔피언
안 그렇게 생겨서 존나 잘 뛰는 남돌
하이사인의 리더 해신과
모범생의 일탈 바이브로 랩을 하는
저음 장인 유준입니다.
그럼 짱이사인 많관부~~
“진짜 망했네.”
잠깐 사이에 사진도 찍혀서 리티윗을 타고 있는 게시물이었다. 추울까 봐 꽁꽁 싸매고 나왔더니 온갖 드립이 붙어 퍼져 버렸다.
“예약했는데…….”
우리도 가긴 해야 할 거 아니야. 이렇게까지 민폐를 끼쳐 놓고 방문하지 않는 건 실례였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내 옆에선 담벼락에 기대앉은 이유준이 실실거렸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는 놈이다.
“그냥 가면 안 되는 거야?”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왜, 우리도 생일 카페에 간 것뿐이잖아. 예약 시간도 다 되어 가고, 그냥 다들 정신없을 때 조용히 들어갔다가 오자.”
…좀 혹하는데? 어차피 다 들킨 마당, 카페는 좌석과 카운터가 분리되어 있었다.
조용히 들어가서 예약 전프레만 받고 팬들에게 커피를 돌리는 건 가능할 것 같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아까 분위기를 봐선 대형 소란이 될 것 같진 않았다.
막가파인 녀석과 같이 지냈다고 나도 옮아 버렸나. 머리를 벅벅 긁다가 모자를 다시 눌러썼다.
에라, 이판사판이다. 그냥 뻔뻔하게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가 보자.”
* * *
“그, 예약했는데요.”
“……! 아, 네, 네네.”
술렁거리는 주변에 민망함을 삼켰다. 넉살 좋은 이유준은 다음 순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빠 보였다. 쟤는 나한테 다 맡기고.
입가를 가린 채 고개를 숙이자 전프레를 주는 스태프의 손이 벌벌 떨림을 느낄 수 있다.
많이 당황스러우시죠? 그건 저도 마찬가지라서요…….
“그리고 이거…….”
“어? 결제는 먼저 하시지 않으셨어요??”
“이걸로 선불 200만 원만 긁어 주시고, 그, 팬분들 오시면 음료 한 잔씩 대접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밝히진 마시고요.”
“네, 네! 물론이죠!”
조용히 속삭인 내 말에 허둥지둥 카드를 긁는 사람이었다. 물건을 받아 든 뒤에는 이유준의 옷을 끌어당겼다.
“야, 유준아. 기왕 이렇게 된 거 올라갔다가 가자.”
“어, 그래.”
“꺄악……! 진짜야.”
“대박, 돌았나 봐…….”
“유준아……! 해신아……! 이따가 봐~!”
“생일 축하해, 얘들아~!”
팬들에겐 손 인사를 해 준 뒤 계단을 올라간 순간이었다. 아래에서 소문이 퍼졌었는지 우리에게 시선이 몰려든다.
하하, 하…….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자 사방에선 억눌린 비명들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우리를 생각해 주며 근처엔 다가오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술렁거림을 느끼면서 테이블에 자리하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잔을 든 자세에서 입만 벌린 채 눈을 크게 뜬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아, 아아, 안녕… 하세요?”
해탈한 나와 신기하다는 듯이 카페 내부를 둘러보는 이유준이었다.
눈앞의 상황이 어이없긴 했지만, 팬들에게 고맙다는 것만큼은 진심이었다.
[0207 HAPPY YUJUN DAY]
[0214 HAPPY HAESIN DAY]
지금까지 올라간 무대들을 비롯하여 각종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 잠깐 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렀는지 빼곡하게 적힌 방명록도 눈길을 끌었다.
등 뒤에서 따라붙는 이유준과 함께 본격적인 카페 탐방을 시작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차차차차차찰칵-!
핸드폰을 들어 받은 물건들을 찍어 보는데, 이상하게 울리는 셔터음이 많은 것 같았다. 슬쩍 눈을 돌려 확인해 보니 몸을 숙여 가며 여길 찍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들 눈치가 보였는지 일순간 가게 안엔 정적이 찾아왔다.
“유준아, 우리가 방해되는 거 아니겠지?”
“형, 들킨 순간부터 이미 방해였어.”
“야, 그걸 왜 지금 말해!”
“미리 말했다고 해서 방법은 없었잖아~ 그리고 형은 자연스러운 게 매력이야.”
커피를 마신 이유준이 태연하게 웃는다. 그 와중에 살랑살랑 손을 흔들며 팬 서비스는 잊지 않는 투철한 놈이었다.
“진짜 못됐어, 이유준.”
투덜거리면서 전프레를 뜯자 팬들의 비명이 들렸다.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적응됐다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생소한 기분이었다.
이렇게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거였구나. 벽에 걸린 가랜드의 숫자 위로 시선이 향했다.
‘0214’
어린 시절엔 마냥 싫어하며 괴롭게 여겼던 생일이었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축하해 주겠다며 행사를 열어 줬다. 시간을 정성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내 존재를 축하해 주고 있던 것이다.
…기분이 이상해. 울렁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벅차오르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눈만 깜빡이며 테이블을 바라보니, 그런 날 눈치챘는지 이유준이 손을 뻗어 어깨를 토닥여 준다.
“형은 너무 마음이 약하다니까. 감동받았어도 울지는 말자.”
“나 안 울거든.”
이유준은 내가 가라앉은 모습을 보여서 논란이 될까 봐 쇼맨십을 보여 준 것 같았다.
녀석, 오지랖은. 고마움에 곧장 고개를 들곤 환한 웃음으로 마주했다.
사실 오늘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축하를 받은 생일이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 서울로 올라온 이후엔 일상처럼 보내고 만 날이었는데.
최주형과 은사님의 연락을 제외하면 그 흔한 케이크 하나 먹지 않던 생일이었다.
그런 과거와 비교해 보니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고자 여기에 자리해 있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직접 말하진 못했지만, 이것만큼은 진심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 이 기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 * *
“야, 소현아. 내 뺨 좀 꼬집어 봐…….”
“신유인 저거, 아주 정신을 놨네. 자, 됐냐?”
“…악! 진짜네? 진짜 꿈이 아니었네?”
권소현의 억센 손놀림에 절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하하, 하……. 진짜였구나! 내게 중요한 건 그것뿐이었다.
오늘은 해신이의 생일 하루 전이었다. 유준이와 공통으로 열리는 카페가 있다고 하여 생일 카페 투어 겸 홍대를 돌아다녔다.
가장 이른 타임으로 예약한 가게에 들렀는데, 줄을 서 있던 상황에서 해신이와 유준이를 목격했다.
넋을 놓고 있던 터라 달려가는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지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하루 종일 들떠 있었다. 분명 그게 오늘의 최대 행운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카페에 들어가서 수다를 떨던 와중에 티위터로 대형 서프라이즈가 있음을 알게 됐다. 돌아간 줄 알았던 해신이와 유준이가 1층 카운터에 와 있단 이야기였다.
서, 설마. 아니겠지. 비어 있는 옆자리를 바라보다가 떨리는 마음으로 올라오는 인형을 확인했다.
모자를 눌러쓴 당사자들의 등장에 카페는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안녕하세요.’
해신이가 나한테 인사해 줬어! 누가 덕계못이래! 바보같이 안녕의 아만 4번 말했지만 정말 꿈같은 행운이었다.
1M도 되지 않는 거리에 앉아서 유준이와 대화를 나누는 해신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몰릴 걸 대비했는지 오래 있진 않은 둘이었지만, 마지막엔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활짝 웃어 준 것까지 목격했다.
다른 생일 카페를 돌아다니면서도 오전에 겪은 일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한밤중이 돼서야 권소현의 자취방에 자리할 수 있었다.
받아 온 물건들은 적당히 내려놓고 실물로 영접한 해신이와 유준이를 떠올렸다.
윤명을 사랑하는 권소현조차 이게 무슨 일이냐며 내 어깨를 때려 댔었다.
“신해신, 이유준 둘 다 실물 쩌네.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장난 아니더라.”
“그치? 그렇지?”
“뭐야, 신유인 살아났냐?”
“내 새끼, 어쩜 그렇게 완벽해. 판도라 활동 때부터 물 올라서 보컬도 좋아졌단 말 많은데. 오늘 후기들 읽어 봤어? 진짜 평이눈 확정이다…….”
“어, 봤어. 우리 애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 진짜 착하긴 진짜 조~온나 착해. 이백 긁고 갔단 거 듣고 이마만 팍팍 쳤다. 근데 그게 시작이더라? 와, 후기 장난 아니네.”
핸드폰을 훑어보던 권소현이 혀를 내두르며 칭찬했다. 내가 못 본 게 더 있었나? 생일 카페 태그들에는 흥분한 팬들의 마음이 적혀 있었다.
- 신해신 이유준 오늘 자기네 생카 가서 팬들 마시라고 이백 긁고 옴 주최님 피셜임 미쳤다
- 심지어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었대;; 근데 마음이 너무 예뻐서 미담으로라도 남겨 주고 싶다고 오픈하셨다 함
- 팬기만 쩌는 남돌 빨다가 팬사랑 쩌는 애들 파니까 이거 뭐 매일이 천국임 탈빠? 절대 불가능
- 같은 카페 같은 타임에 있었습니다 해신이 리얼 감동 먹은 표정보고 팬들 다 사르르 녹았어요 ㅜㅠㅜㅠㅜㅠ 유준이 팬서비스 쉬지 않고 해줬구요 둘다 실물도 쩌는데 마음은 더 쩔어서 전 탈덕을 포기했습니다 ㅜㅜㅜㅜ 살다 살다 내 돌이 눈앞에서 직접 사준 커피도 마셔 보네요 ㅜㅜㅜ
- 자기 생카 전프레 챙겨가는 남돌이 있다? 이 판에 뿌리 내린다
- 당일 방문 가능한 카페 더 들렸다고 목격담 나왔다 ㅜㅜㅠㅜㅠ 여기서도 본인네 카드 긁고 갔대 미쳤어???? 스탭분이 카드에 해신이랑 유준이 이름 적힌 거 봤다고 하는데 ㅜㅜㅠㅜㅠㅜㅠ
- 다른 곳은 공동 카페처럼 앉았다가 가진 않았는데, 조용히 인증샷찍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갔대 (링크) 해당 카페 계정주님 찐으로 내년에도 카페 여시겠다고 오열하는 중 ㅋㅋㅋㅋㅋㅋ
- 신해신 이유준 오늘 하루 끝내주는 생카 탐방한 듯
- 내 돌 나보다 생카 예약 잘한다
- 미친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콘서트 티켓팅하는 것도 브이로그 찍어주라 ㅜㅠ
- 악 미친 나 내일 가는데 ㅠㅜㅠㅜㅠㅜㅠ 오늘 갈 걸 진짜 돌았다 ㅠㅜㅠㅜㅠ
- 지금 계정에 글도 올라옴 애들 셀카도 왕창 올라옴 ㅠㅜㅠㅜㅠㅜㅠ 장난치고 있는 것 봐 ㅠㅜㅠㅜㅠ
- 내가 저 생카 주최였으면 평생 저거 한다 강제탈빠금지 당했네 주최님들 어떡해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많은 미담을 남기고서도 하이사인 멤버 계정으로 유준이와 해신이의 자필 편지가 올라왔다.
“…얘네, 진짜 벤츠력이 오지네?”
“왜? …돌았나.”
올라간 게시물을 본 권소현이 고개를 내저으며 박수를 쳤다.
이건……. 뭔가 싶어서 살펴보던 나도 그대로 할 말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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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하이눈에게
안녕하세요. 하이눈. 해신이와 유준이에요.
우선 저희의 생일을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라는 걸 느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벅참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늘 최선을 다할게요.
하이눈, 저희에게 잊을 수 없는 생일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From. 해신&유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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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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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감사 인사 타래 아래에는 오늘 방문했던 생일 카페로 보이는 가게들이 찍혀 있었다. 들키지 않게 촬영하느라 자세는 모두 달랐지만 하나같이 개구진 표정으로 가게들을 가리키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곳을 들렀던 거야.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래들에 리티윗과 하트의 숫자가 늘어났다.
축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아이돌은 많이 봤지만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해 주는 돌은 처음이었다.
그걸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실시간 트렌드 위로 해신이와 유준이의 이름이 올라갔다. 엄청난 팬 사랑은 타 팬덤에게도 알려졌는데, 그에 사람들은 놀랐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 쏘 스윗가이들 ㅜㅜㅜㅜㅜ
- 얘네 컴백 준비로 개바쁜 것 같은데 매니저도 없이 돌아다녔대;;
- 팬사랑 오지는 거 인정합니다 진짜 존나 놀랐다
- 이 천사고양이야…
- 이너준은 본인 생카 몇 개 빼고 전부 엉아 생일 쫓아 다녀준 거야??
- 유준이 사진보니까 전부 카메라 보고 있거나 손 흔들고 있네 하 존나 부러워
- 하루종일 웃어줬다던데 힘든 티 1도 안 낸 거 내 남자지만 미친놈임 인정함
- 지금 내 남친한테 무슨 소리인???
- 커피도 얻어 마시고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하고 ㅅㅂ 심지어 같은 타임에 카페에도 있었고 부러워서 드러누웠다
- 생카 주최보다 돈 더 쓴 아이돌로 유명해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얘네 아직 정산도 안 받았을텐데 ㅜㅜ 팬사랑 레전드 아니냐고 ㅠㅜㅠㅜㅠㅜㅠ
그렇게 자정이 지나고 생일을 축하하는 해시 태그가 나타나며, 본격적인 해신이의 생일이 찾아왔다.
#우리의_태양_해신아_생일축하해
#0214_해신이의_따사로움이_영원하길
태그까지 꼭 본인 같은 해신이었다. 생일을 맞이한 해신이는 뭘 하고 있을까, 벅차오르는 가슴을 내리누르며, 지금쯤의 해신이를 떠올려 봤다.
* * *
“그래서 여기가 어딘데. 말이라도 해 주고 데려가든가. 얘들아……? 나 진짜 아무것도 안 보이거든? 야, 안대라도 벗겨 줘. 저기, 여보세요? 옆에 있으면 말 좀 해 줄래?”
나는 지금 안대가 씌워지고 팔까지 잡혀 봉쇄된 상태였다.
간질거리는 기분을 느낀 지 반나절 만에 멤버들에게 납치당하듯 끌려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