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이돌은 파산 안하나요-190화 (189/328)

190화

활동기가 아니란 이야기와 달리 쉬지 않고 찾아오는 하이사인에 팬들은 정신이 없었다.

하루는 잡지 인터뷰로, 또 하루는 자체 콘텐츠 등으로 얼굴을 내비치며 소통까지 이어 주는 참된 아이돌이었다.

그러던 사이 공식에선 새로운 떡밥을 하나 더 날려 주었다. 그건 바로 하이사인의 공중파 예능 활동 시작이었다.

[하이사인 멤버 3인방 ‘쉬지 말고 달려라’ 공식 출격]

[‘쉬지 말고 달려라’ 체스 레이드 특집, 볼 수 없었던 新 조합의 폭풍 대결 예고]

- 예??? 우리 애들 달리러 가나요???

- 기다렸다 신해신 권혜성이 공중파에서 무한 런할 이날을

- ㅅㅂ ㅋㅋㅋㅋㅋㅋㅋ 하이눈들 무엇보다 달리기 잘하는 거에 자부심 있음 정신차려 얘들아 얘네 아이돌이야 ㅋㅋㅋㅋㅋㅋ

- 체스 레이드라니 이름 좃나 간지다 혹시 챔니 불려간 거 이거 때문임?

- 자칭 게임천재 타칭 게임중독 문막내 과연 체스까지 잘할 것인가……

지금까지와는 규모가 다른 방송의 출연으로 팬들은 본방송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내부 출연진이 전체 공개가 된 이후론 다른 팬덤까지 눈여겨보는 중이었다.

- ……김환준??? 디레스트도 나옴??

- 또레스트 쉬지 말고 달려라 고정 게스트 가나요?

- 아 달리기로 존나 엮겠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타 팬덤 지금 팝콘 퍼먹고 있음

- 읍엑스피 지랄맞은 거랑 별개로 얘넨 사이 괜찮아 보이던데…

- ㅅㅌ즈랑 우리사인 뒤지게 싸우던 거 잊지 말자 일단 걔네 선배들이거든요 ㅠ

- 예능에서까지 그런 거 따져야 하냐 퉤

아전체에서 치열하게 부딪치며 경쟁을 펼친 일이 있었는데, 비슷한 라인으로 공동 출연을 하게 되니 기대된다는 반응 반, 걱정된다는 반응이 반을 이뤘다.

하지만 모든 녹화는 종료된 이후, 팬들은 부처의 마음이 되어 본방송만을 기다렸다.

어차피 이미 촬영이 끝난 거, 논란의 여지를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주말 저녁 황금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의 오프닝이 방송됐다. 익숙한 MC들의 진행 아래 멤버들이 등장했다.

초반까진 특유의 고정 포맷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해선 너 나 할 것 없이 말들을 덧붙였다.

- 나 궁금한 거 있는데 디레스트랑 하이사인 사이 좋냐?

- 개소리

하이사인과 디레스트 멤버들은 미션 때부터 합이 잘 맞는 기색이었다. 상대 팀에 있는 본인네 그룹 멤버들의 성향까지 밝히며 이길 방법을 강구했다.

거기까지만 봤어도 묘하단 생각이 들었을 텐데, 커다란 아트 홀에서 흩어진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경기를 펼쳤다.

비상구 계단에 앉아 숨을 고르던 신해신의 뒤로 김환준이 나타났다. 디레스트의 팬들도 몇 번 보지 못한 개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어, 어… 안 도망가도 돼요! 나예요! 나! 다시 와!]

반 층을 훌쩍 뛰어내린 신해신 뒤로 미안하다는 듯이 양손을 든 김환준이었다. 경계하는 얼굴의 신해신이 한숨을 내쉬면서 내려오는 김환준을 기다려 줬다.

[저희 같은 팀이거든요.]

얼렁뚱땅 돌아가는 것 같은 BGM이 흘러나오며 김환준과 신해신 대화가 이어졌다.

- 둘 티키타카 존나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환준 이렇게 막 다뤄지는 거 처음 아니냐 ㅋㅋㅋㅋㅋㅋ

- 환쥰아 션이는 지금 개같이 구르고 있는데 ㅜ

- 비상구 계단에서 혼자 간지 뽑아내고 있는 리다

- 저기 저희 애도 리더거든요

- 신해신 ㅋㅋㅋㅋㅋㅋㅋㅋ 골치 아픈 거래처 직원 바라보는 직장인 눈빛이야 ㅋㅋㅋㅋㅋㅋ

[내가 해신 씨 목숨 줄 연명해 줬는데. 좀 잘해 줘 봐요.]

김환준이 주머니에서 꺼낸 쪽지의 내용이 공개되자 갑자기 방송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팔짱을 낀 신해신과 입가를 가린 김환준 너머로 지금까지 이어졌던 비밀 작전들이 오픈됐다.

[그럼 가짜 킹, 여기서 이만 갈라지죠?]

[음, 우리 왕은 너무 냉정하네요. 기사가 지켜 준다고 하면 가만히 받아들이시지.]

- 헐 뭐야 갑자기 왜 시리어스 됨?

- 아 쓰바 존나 잘생겼다 투샷 맛도리

- 컨친놈들 아니랄까봐 예능에서까지 컨셉질하고 있네 응 존나 좋아

- 가짜 왕이래 엄마 나 심장 떨려

- 오늘 쉬달말 갓전드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거 다 때려 박음

그때, 조용하던 아트 홀 내부로 알림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건 퀸의 포지션을 맡은 문채민의 활약이었다.

[딩동- 블랙 팀의 13번째 CCTV가 오픈되었습니다.]

[화이트 팀 퀸의 지령이 전달됩니다.]

[1층 세미나 홀 C열 9번 좌석 아래, 블랙 팀 상자 발견.]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신해신과 김환준의 포커스에서 CCTV실에 있는 문채민으로 바뀌었다. 아주 진지한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깔리는데.

둥둥- 두두둥- 둥둥- 두두둥-

- ……채민아? 너 뭐해?

- 저희 애가 이렇게 게임에 진심입니다.

-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 전까진 간지났잖아!! 존나 멋있는 거 시킨 척 해놓고!!!

24대의 CCTV를 등지고 쪼그려 앉은 문채민이 바로 앞에 있는 메인 PD와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손등에 올라간 다섯 개의 돌을 보며 문채민이 긴장 어린 한숨을 내뱉었다. 날카로운 눈매와 손등 위의 공기가 번갈아 화면에 잡혀 나온다.

[한 번에 갑니다.]

- 미친놈들아 여기서 수술실 BGM 깔지 마

- 채민아…… 너 게임에 진심인 거 다 알아…… 하지만… 이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PD 입술 깨물고 웃참하는 거 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사람도 몰랐을 거얔ㅋㅋㅋㅋㅋ 채민이가 여기서 이렇게까지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미친 낚였어 체스 레이드라더니 체스하는 문채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 현실 공기놀이 딱지치기 구구단

- 막내다워서 좋긴 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난 얘한테 퀸이라고 부르는 것도 웃김 ㅋㅋㅋㅋㅋㄱㅋㄱㅋㅋ

- 제작진 : 자 퀸님~ 챔니: (떨떠름)

- 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ㄱㅋㄱㅋㄲ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본질은 19세 남고딩이거든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휙- 샥- 비장한 각오를 내뱉은 문채민이 그대로 공기를 던져 한 손에 잡았다.

[……! 이겼다!]

그러곤 승리에 대한 기쁨으로 제작진을 바라봤다.

[13번째 오픈해 주세요!]

다급하게 몸을 돌린 문채민의 지령으로 꺼져 있던 CCTV 화면의 불이 켜졌다. 흑백 처리가 된 화면 아래에는 강당처럼 보이는 곳의 좌석들이 나오고 있었다.

한참을 그 앞에서 눈만 끔뻑거리던 문채민이 손가락을 가리켜 한곳을 짚어 냈다.

[…여기 뭐 묻었는데요?]

진지한 표정으로 제작진을 돌아본 문채민이 손가락을 들어 화면 위를 벅벅 문질렀다. 그걸 발견한 제작진의 머리 위론 느낌표 모양의 이모티콘이 나타났다.

이후 고개를 돌려 입술을 깨물곤 떨리는 목소리로 힌트 박스에 대한 사실을 알려 줬다.

[……! …화, 화이트 팀, 힌트 박스 발견하셨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채민앜ㅋㅋㅋㅋㅋ

- 아니 시발 아무리 작게 보인다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ㄱㅋㄱㅋㅋ 어쩐지 우리 아기 똥촉이 제대로 골랐다 싶었어 ㅋㅋㅋㅋㅋㅋ

- 진지하게 채민이 시력 검사해봐야 하는 거 아님?

- 너가 방금 채민이 두 번 죽였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ㄱㅋㅋㅋㅋㅋ

[…편집 안 되겠죠?]

미안하다는 자막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고개를 푹 숙인 문채민이었다.

귓가는 시뻘겋게 물들인 채 양손을 들어 얼굴을 가려 보인다. 그 와중에도 할 일은 잊지 않겠다고 제작진에게 방송해야 할 멘트를 전달했다.

[…1층 세미나 홀 C열 9번 좌석 아래, 블랙 팀 상자 발견.]

소리 죽여 웃는 제작진과 세상 모든 부끄러움을 떠안은 퀸의 사령탑 장면이 종료됐다.

- …? 여긴 또 왜 이런 상황임?

새롭게 등장한 장면은 김환준과 신해신 그리고 다른 화이트 팀의 출연진에게 포위된 권혜성과 그런 권혜성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던 디레스트의 션이었다.

[사, 살려 주세요.]

[항복이라고 말ㅎ…….]

[항복.]

[멤버들이 말을 되게 잘 듣네요?]

[…….]

- ㅅㅂ 혜성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줏대없는 항복발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신해신ㅋㅋㅋㄱㅋㄱㅋㄱㅋ할말을 잃었어

- 그 와중에 김환준 웃으면서 촌철살인 날리기 있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손을 들어 올린 권혜성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발을 물렸다. 하지만 등 뒤에 있는 것은 복도의 끝인 벽이었다.

방송 알림을 듣고 힌트 박스를 받기 위해 홀로 이동하던 신해신과 김환준이었다. 나이트 포지션의 팀원과도 계단에서 마주치며 3인 팟이 되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

[잡죠.]

[네? 네?]

[일단 난 환준 씨가 시키니까 뛰어 봅니다~]

기나긴 복도 너머에서 권혜성과 션을 발견한 김환준이었다. 저기는 두 명, 여기는 세 명.

순간 계산을 끝낸 김환준이 신해신과 다른 팀원을 향해 조용히 읊조렸다.

몸을 낮추고 미소 짓는 김환준을 발견한 션이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곤 권혜성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걸며 발을 물렸다.

[도, 도망.]

[에? 뭐가요?]

[도망가요~!]

[예? 예에?]

설마 저기가 한 명 더 많다고 해서 달려들지는 몰랐던 권혜성이었다.

전속력으로 뛰어오는 상대 팀 적군에 혼비백산하여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제야 막 사태 파악을 끝내곤 몸을 돌려 장소를 빠져나가려던 찰나였다. 정신을 차리고 봤을 때는 발이 빠른 김환준과 신해신에 의해 사방이 꽉 막혀 있었다.

옆에 있던 션은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달음박질친 이후였다. 권혜성이 황망한 표정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션을 쳐다봤다.

[…….]

[미, 미안해요~~~ 혜성 씨~~~~]

- 오늘 킬포 존나 많음 김환준 신해신 투킹즈에 이어 션 권혜성 패트와 매트까지

- 아니 왜 앞엔 멋있는 거 주고 뒤에 쟤넨 패트와 매트임

- 방송 봐봐 흐름이 그렇잖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션패트와 권매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조금 잘 도망치는 패트와 버림받아서 어이없는 매틐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복했으니까 곱게 죽여 줄게.]

[…해, 해신이 형?! 형 원래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 나 혜성이야! 혜성이라고오~~~]

[응, 너 권혜성 맞아. 그러니까 살살 보내 주는 거잖아. 아, 발버둥 치지 마! 둘 다 왜 보고만 있어요! 시킨 건 선배님이잖아요!]

[하하! 네, 네. 도와줄게요!]

[오… 집안싸움이 이런 거였구나.]

킹의 정체가 탄로 날 바에는 미리 위험 분자를 죽이자고 말한 김환준이었다. 어쩔 수 없다며 몸을 움직인 신해신 옆으로 김환준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곁에 있던 팀원은 집안싸움이 재밌다며 낄낄거렸다.

그렇게 바닥에 누워 팔목의 이름표를 잡힌 권혜성 너머로 아련한 눈빛의 션이 등장했다.

- 그렇게 무리에서 떨어진 가젤은 육식 동물의 먹이가 되고 맙니다.

- 아 나 왜 쉬말달이 아니라 내셔널 지오그래픽보고 있는 기분이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ㄱㅋㄱ내셔널ㅋㅋㅋㅋㅋ 지오그래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니 자기가 버려놓고 아련하게 보는 건 또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 팀 혜성 탈락- 블랙 팀 혜성 탈락-]

[블랙 팀 혜성의 정체는 ‘나이트’였습니다.]

[아, 역시. 얜 이거였네요. 킹이나 퀸은 아닐 것 같긴 했어.]

권혜성의 팔찌를 떼어 낸 신해신이 몸을 일으켜 먼 곳의 션을 바라봤다. 션은 그런 신해신을 발견하곤 잽싸게 다른 곳으로 달음박질치고 있었다.

비장한 신해신의 얼굴 뒤론 바닥에 널브러진 권혜성이 보였다. 처참하게 구석에 구겨져 있던 상태에서 입술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

[저긴 잡기 글렀죠?]

[네, 그냥 힌트 박스부터 수거하러 갑시다. 저희 셋이 여기 있으니까 거기 있는 둘로는 역부족일 거예요.]

[흑, 흑… 해신이 형이 변했어…….]

[뭐래. 아까 1층에서 죽자고 덤빈 건 너였거든.]

권혜성을 탈락자 방으로 데려가기 위해 제작진이 나타났다. 몸을 일으켜 결박당한 권혜성이 신해신을 힐끔거리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저긴 누가 왕이야… 형! 채민이가 퀸인 건 맞지? 설마 걔가 왕이야?]

[…미안하다, 혜성아.]

[…어?]

[그럼 이만 가 보실까요, 킹?]

[선배님은 또 왜 그러세요.]

[우와~ 재밌어 보인다. 나도 껴야지. 자 킹님 납십니다~]

[…하아.]

[……! 저, 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뻐끔거린 권혜성의 눈앞에는 공손한 자세로 신해신을 에스코트하는 두 남자가 보였다.

신해신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고 있었는데, 그게 누가 봐도 신해신의 포지션이 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저, 배신자~!]

[자- 자- 자- 자-]

- 엄마 나 웃다가 죽겠어…

- 메아리치는 거 존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질색팔색 왕과 재밌어 죽겠는 두 신하 음 딜리셔스

- 김환준 원래 저런 캐릭터였음? 나 지금 당황스럽다;;

- 해신이는 너무 일관돼서 당황스럽지 않다 내가 아는 우리 애 맞음

-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이눈이랑 워닝 반응 존나 상반된 것 봐 ㅋㅋㅋㅋㅋㅋㅋ

- 권혜성 발끝 뭔데 ㅋㅋㅋㅋ 왜 진짜 질질 끌려가냐곸ㅋㅋㅋㅋ옆에 스태프들 얼굴을 봐 개힘들단 표정이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론 끌려가는 권혜성의 뒷모습까지. 정말 완벽한 엔딩이었다.

그렇게 힌트 박스를 수거하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팀 내 최대 에이스라 불린 권혜성이 탈락한 이후였다.

퀸인 문채민이 게임에서 승리하며 화이트 팀의 강세가 돋보였다. 후반부에 들어가선 양 팀의 킹이 누구인지 탄로 났지만, 블랙 팀은 화이트 팀의 킹을 잡을 수가 없어 보였다.

[아! 진규야! 쟤를 어떻게 잡냐~! 너 이러려고 쟤 데려온 거지!]

[…이걸로 확실해졌어. 이번 특집 그냥 잘 뛰는 사람들 긁어 온 거야…….]

[허억, 헉, 허억……. 나, 나 죽는다…….]

[체력이… 체력이 달라……. 포기, 난, 포기…….]

그건 바로 신해신이 너무 잘 도망 다녔기 때문이었다. 분명 코앞에 몰린 상황이었는데 순식간에 상대 팀의 MC와 출연진들을 따돌렸다. 그러곤 금세 위층으로 올라가서 난간에 기댄 채 손을 흔들었다.

양쪽 모두 패가 까발려진 상태였는데, 블랙 팀은 킹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간이었다.

결국 가짜 킹, 김환준에 의해 블랙 팀의 킹이던 배우의 손목띠가 벗겨졌다. 여기도 잘 뛴다고 자부한 사람이었지만 더는 안 되겠다며 손을 내저었다.

- PD 존나 하이사인 애들보고 눈 빛내는 거 봐 개무서워

- 또레스트처럼 또이사인되게 생김 해신아 너 쉬말달에 반고정으로 불려 다니는 거 아니냐

- 앜ㅋㅋㅋㅋㅋㅋㅋㅋ 벌써 존나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럼 신해신이 들어간 팀이 우승 쌉가능 아니냐곸ㅋㅋㅋㅋㅋ

- 존나 뽕 뽑았네 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재밌는 맛도리 조합 많이 배워 간다

- 분명 방송 전까진 사이 나쁘지 않았었음?? 갑자기 태세전환들 오져 ㅋㅋㅋㅋㅋ

- 애들끼리 있을 때만 ㅈㅐ밌지 읍엑스피 엔필름 껴 있으면 말이 다르다 거기선 다시 적이야

뒷계에선 여전히 싸움이 있었지만, 공중파 예능 방송이었던 탓에 대중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지금까지 이어진 상황과는 별개로 묘하게 관계성을 만들어 버린 두 그룹이었다.

- 우리 엄마가 쟤네 보고 한 팀이녜 겁나 웃기다던뎈ㅋㅋㅋㅋㅋㅋㅋㅋ

- 엄마 아들이 혜성이 바닥 굴러다니는 거 보고 아이돌 맞냐고 묻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돌판 관심 없던 내 친구가 신해신을 보고 눈을 빛냈어요 특: 이 친구 체교과임

-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체교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신이는 왜 생기는 썰마다 웃기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번 화 리얼 다 잘 뛰어서 속이 시원하더라 무슨 야생동물 마냥 겅중겅중

- 저기 일단 전부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걸랑요……

그렇게 오고 가는 팬들의 대화 속에서 당사자들은 다른 이야기로 진지했다.

녹화가 종료된 이후, 숙소로 돌아가기 위함이었는데 대기실에 찾아온 김환준이 보인다.

“조만간 우린 또 볼 수도 있고?”

“…네?”

이건 무슨 헛소리야. 갑작스러운 김환준의 화법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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