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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야수도 아플 때가 있지 않을까? (11/170)

11화. 야수도 아플 때가 있지 않을까?2021.07.11.

알테어는 파벨을 이끌고 응접실로 향했다. 사람을 만날 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어떤 장소를 방문할 때도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 크게 인상을 좌우하는 법이라, 응접실은 귀족들이 신경 써서 단장하는 장소 중 하나였다. 너무 화려하면 천박하다고 손가락질하고, 너무 허름하면 가난하다고 수군거린다. 적당한 선을 찾아 우아하면서도 품위 넘치는 공간으로 응접실을 꾸미는 것이 그 귀족의 안목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기준에서 따진다면 에일스포드의 영주는 가난하고 심미안이 형편없다는 평을 받을 것이다. 빠듯하기만 한 살림에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다 보니 응접실 단장에까지 돈이 돌아오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손님이 잘 찾아오지도 않는 시골인 데다, 한 번 머무르고 갈 손님에게 잘 보이려고 응접실을 번쩍번쩍하게 꾸밀 필요가 있겠느냐는 알테어의 생각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잘 쓰지도 않는 응접실을 꾸밀 돈으로 기사들의 장비를 새것으로 바꾸는 게 낫지 않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얄미운 손님을 맞이하는 날이면, 한 번씩 ‘응접실에 조금은 투자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1655092018692.jpg“여긴 여전하구나, 알테어.”

허름한 응접실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옷차림의 남자가 주인처럼 의자에 앉아 거드름을 피웠다. 발하일이었다. 새빨간 머리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는 야비한 인성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 탓인지 묘하게 족제비를 닮은 인상이었다.

16550920186928.jpg“시비 걸러 온 거면 그냥 돌아가고, 용건이 있어서 온 거면 본론만 말해. 난 할 짓 없이 빈둥거리는 너와 달리 할 일이 아주 많거든.”

알테어가 불량스러운 자세로 발하일의 맞은 편에 앉았다. 대놓고 성가신 손님 취급을 받은 발하일이 발끈해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655092018692.jpg“난 네 사촌 형님이다! 못 배운 티 내지 말고 예의를 갖춰!”

16550920186928.jpg“진짜 못 배운 쪽이 도대체 누구지? 난 이 에일스포드의 영주다. 예를 갖춰야 하는 건 너야, 발하일.”

매처럼 사나운 알테어의 눈빛에 족제비가 몸을 움찔했다. 잔뜩 졸아붙은 것이 틀림없었지만, 태생적으로 얄미운 입은 쉴 새 없이 조잘거리며 알테어의 심기를 자극했다.

1655092018692.jpg“그렇게 예의를 잘 알아서 결혼식에 일가친척을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나? 신붓감도 네 멋대로 정했지. 그런 중대한 일은 가족들과 상의해서…….”

16550920186928.jpg“가족?”

알테어가 별 우스운 소리를 다 듣는다는 듯 코웃음을 흘렸다.

16550920186928.jpg“이럴 때만 가족 운운하는 사람들과 뭘 상의한다는 거지? 진짜 가족이라면 10년 전 화재 사고로 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나마 돈이 되는 영지의 땅과 이권을 뺏어가려고 기를 쓰진 않았을 텐데.”

1655092018692.jpg“크흠!”

발하일은 무어라 대꾸하는 대신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웠댔다. 알테어가 말하는 ‘그나마 돈이 되는 영지의 땅과 이권을 뺏어가려고 기를 쓴’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몇 년 전 돌아가신 발하일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그가 지금 입고 있는 화려한 옷도 그때 아버지가 뺏어온 땅을 덕분에 구입할 수 있었다. 선대 남작 부부가 비극적인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알테어의 나이는 고작 열두 살이었다. 성은 불길에 휩싸였고, 사람들은 어떻게든 불을 꺼보려고 소란스럽게 호수에서 물을 날랐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어린 시절의 그 날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몇몇 기사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남작 부부를 구출해보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는 불길이 너무 커진 후라 진입이 어려웠다. 상황이 그러하니 어린 알테어가 손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검술 신동으로 동부에서 이름을 깨나 날린 알테어였지만, 거대한 비극 앞에서는 고작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그렇게 가족을 잃고 무력감에 사로잡힌 어린 소년이 남작이 되자 영지에서 떨어지는 꿀물에 눈독을 들이던 친척들은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몰려와 온갖 이득을 챙겨 갔다.

16550920186965.jpg‘돌아가신 네 아버지가 내게 빚을 졌다! 나도 사정이 어려우니 당장 갚아줘야겠어! 돈이 없다면 땅으로 갚아도 된다, 알테어.’

16550920186965.jpg‘어머, 이 보석은 내가 네 어머니에게 빌려줬던 거란다. 다시 가져가마, 알테어.’

알테어, 알테어, 알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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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척들은 다정한 척 알테어의 이름을 부르며 교묘하게 그의 것을 빼앗았고, 그가 슬픔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렸을 때는…….

16550920186928.jpg‘이미 돌이킬 수 없었지.’

이후 알테어는 친척들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내고, 그들과 결탁한 가신들을 모두 쫓아냈다. 에일스포드 성에 사람이 극단적으로 적은 이유도 가까운 이들에게 배신당한 알테어의 과거를 살피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 뜯어낼 걸 모두 가져간 친척들도 알테어의 처사에 크게 반발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마지막 양심은 있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발하일은 보기 드물게 탐욕스러운 인간이라 땅을 뺏어간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적당히 부를 갖고 나니 명예가 갖고 싶어진 것이다. 알테어가 후계자 없이 죽으면 작위는 발하일의 손에 떨어진다. 그래서 알테어가 결혼하지 못하도록 뒤에서 수를 썼다. 그가 가난하다는 진실에다 고자, 불구라는 헛소문까지 덧붙여서 귀족 아가씨들이 질색할 만한 신랑감으로 만들었다. 그게 꽤 효과가 있었는지 그동안은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아가씨가 없었다. 수도의 유력한 후작 가문 아가씨가 신부를 자처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지만 않았다면, 발하일이 초조해져 염탐을 올 일도 없었을 텐데! 발하일은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남작 부인을 향해 분노를 불태우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1655092018692.jpg“이미 결혼했으니 그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신부가 어떤 사람인지는 소개해줘야 않겠어? 응?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얼굴도 안 비추는 건 아니겠지?”

16550920186928.jpg“네가 평생 내 부인을 볼 일은 없을 거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러 온 건가 했더니, 그딴 정신 나간 소리를. 그다지 재미도 없으니 그만 꺼져.”

1655092018692.jpg“정신 나간 소리라니? 내가 뭘 가져온 줄 알고!”

평소라면 이 정도만 겁을 줘도 금세 꼬리를 말고 도망갔을 발하일이 이상하게 당당했다. 도대체 뭘 믿고 이러는 건가 싶어 알테어가 눈을 가늘게 뜨자, 발하일이 보란 듯이 턱을 치켜들며 품 안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1655092018692.jpg“네가 결혼했다는 소식에 동부 귀족 연합에서 초대장을 보냈다. 곧 사냥시즌이니 함께 모여서 친목을 도모하자는 거지. 난 이걸 전해주러 온 거다.”

발하일은 작위도 없는 반쪽짜리 귀족이지만, 에일스포드 남작의 후계자라는 입장을 내세워 활발하게 사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알테어가 사교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면 감히 발하일이 나설 수 없었겠지만, 알테어는 가난한 영지를 먹여 살리기 위해 툭하면 마수 사냥을 떠나 귀족들과 교류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여유가 있었더라도 하하호호 웃으며 가식적인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사교 활동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을 테지만 말이다.

16550920186928.jpg“고작 만든 핑계가 이건가.”

알테어가 코웃음을 흘리며 봉투를 구겨 바닥에 내던졌다.

16550920186928.jpg“자. 이제 용건도 끝났으니 그만 꺼져.”

1655092018692.jpg“이런 식으로 거절해도 되겠어? 너라면 몰라도 수도에서 온 네 부인은 사교 활동에 익숙할 거 아냐. 시골에 시집온 것만으로도 무료할 텐데, 폐쇄적인 남편을 만났다는 이유로 외부 활동도 못 한다면 상당히 우울할걸.”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지적 당한 알테어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발하일의 말처럼 나디아는 사교 활동이 활발한 수도 출신이었다. 수도 귀족들은 숨 쉬는 것처럼 사교 활동을 즐기니 그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16550920186928.jpg‘뭐, 그 여자가 여유롭게 하하호호 웃으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상상이 안 되지만…….’

생각에 잠긴 알테어를 보며 발하일이 됐다는 듯 씨익 웃었다. 어차피 거지에다 불구, 고자라는 소문이 붙은 남자에게 시집온 여자라면 하자 있는 아가씨일 것이다. 사람 많은 자리에 불러서 남작 부부를 모욕할 수 있다면 발하일 자신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테다. 새신부의 상태를 보고 제가 깔아뭉갤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 싶었지만, 아무리 버텨도 알테어가 신부를 소개해줄 것 같지는 않았다. 지난번에 암살자를 보낸 일로 더욱 경계를 하는 모양이었다.

1655092018692.jpg‘그 일은 확실히 들켰군.’

하지만 당장 목을 치겠다고 달려오지 않는 걸 보면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발하일이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1655092018692.jpg“이번에는 3황자이신 오르카 님도 오신다고 하더군. 워낙 몸이 약하신 분이라 요양차 동부 갈라키스 령에 계신 모양이더라고. 황족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니 부인과 함께 꼭 참석하도록 해라, 알테어!”

  * * *

16550920215054.jpg“마님! 정신이 드세요?”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안나가 후다닥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

1655092021506.jpg“응. 얼마나 지났어?”

16550920215054.jpg“꼬박 하루를 앓으셨어요! 의사 말로는 감기 기운이 있는 상태로 찬물에 들어가 몸이 감당을 못한 거래요.”

울상을 한 안나의 이야기에 비로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1655092021506.jpg‘요 며칠 계속 재채기를 했던 게 감기 기운 때문이었구나.’

외적인 문제들 때문에 경계심을 바짝 세우고 있었더니 정작 내 몸 상태를 신경 쓰지 못했다.

16550920215054.jpg“왜 갑자기 호수에 뛰어드셨어요. 그냥 두셨어도 되는데…… 제가 얼마나 놀란 줄 아세요?”

1655092021506.jpg“하지만 안나가 무서워했잖아. 난 별로 물도 안 무서워하고, 수영을 할 줄 아니까 빨리 노만 건져 오면 된다고 생각했어.”

내 말에 안나의 눈동자에 촉촉한 물기가 서렸다.

16550920215054.jpg“제가 무서워하는 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그러셨어요.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마세요. 네? 저 같은 것보다 마님의 안위가 몇 배는 더 중요해요.”

1655092021506.jpg“그게 무슨 말이야. 누구의 두려움이든, 누구의 안위든 똑같이 중요하지.”

아무리 신분제가 확고한 시대라고 해도 사람의 가치에 경중을 따질 수는 없는 법이다.

1655092021506.jpg“그러니까 다시 같은 상황이 와도 난 노를 건지러 갈 거야. 물론, 그땐 감기 기운이 없으면 좋겠지만…….”

물이 나를 잡아당기는 것 같았던 그 감각을 다시 느끼고 싶지는 않으니까.

16550920215054.jpg“마님…….”

안나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내 손을 붙잡았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어쩔 줄 몰라 어색하게 눈동자를 굴리고 있으니 그녀가 의지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16550920215054.jpg“이제부터 저는 무조건 마님 편이에요! 다른 녀석들이 협조하라고 해도 절대 안 들어요! 이번에도 그 자식들 말을 들었다가…….”

1655092021506.jpg“그 자식?”

16550920215054.jpg“어…… 그게요…….”

내 질문에 씩씩대던 안나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슬그머니 내 손을 놓았다.

16550920215054.jpg“마님께 호수에 가자고 한 것도 사실 그 녀석들이 그러라고 해서 그런 건데요…… 물론 나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그냥 영주님과 사이가 좋아지셨으면 해서……!”

횡설수설하는 안나의 이야기 속에 뜬금없이 ‘영주님’이 등장했다. 어리둥절해서 눈을 껌뻑이니 내 기분을 눈치챈 건지 안나가 손뼉을 치며 활짝 웃었다.

16550920215054.jpg“참! 영주님께서 물에 빠진 마님을 구해주셨어요! 마님을 발견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호수에 뛰어드셨다니까요!”

마지막에 누군가가 물 밖으로 꺼내준 것은 기억이 난다. 기묘한 안정감이 느껴졌던 그 순간, 나를 구해준 사람이 알테어였다니.

1655092021506.jpg“전혀 기억이 안 나…….”

16550920215054.jpg“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세요? 그 이후의 일도요?”

1655092021506.jpg“응. 단편적으로 뭔가 희미한 기억이 떠오르긴 하는데…….”

16550920215054.jpg“그렇군요.”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를 짚자 어째서인지 안나가 아쉬운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혼자서 입을 비죽이며 ‘역시 실패잖아, 이 바보 녀석들!’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1655092021506.jpg“아! 그런데 영주님은 괜찮으셔?”

16550920215054.jpg“영주님이요?”

1655092021506.jpg“응. 날 구해주려고 호수에 뛰어드셨다며. 혹시 나처럼 감기에 걸리셨을 수도 있잖아.”

16550920215054.jpg“네에? 감기요? 영주님이요?”

안나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는 양 눈을 동그랗게 떴다.

16550920215054.jpg“그분은 평생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사셨어요. 워낙 강골이셔서요.”

1655092021506.jpg“말도 안 돼. 감기에 안 걸리는 사람은 없어. 아무리 튼튼한 사람도 약해지는 순간이 있단 말이야.”

16550920215054.jpg“그렇다고 해도 우리 영주님은 예외에요. 절대로요.”

1655092021506.jpg“으음…….”

오랫동안 알테어를 모신 안나가 그렇게 말하니 믿는 수밖에 없었지만, 여전히 좀 찜찜했다. 그러나 안나는 이미 그 주제를 털어버린 듯 몸을 일으켜 내게 꼼꼼하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

16550920215054.jpg“저는 영주님께 마님이 깨어나셨다는 소식을 전하러 다녀올게요. 오면서 약도 챙겨오고요. 의사가 말하기를 며칠은 푹 쉬면서 약을 먹어야 한대요.”

1655092021506.jpg“약…….”

16550920215054.jpg“싫으셔도 꼭 드셔야 해요! 쓴 게 싫으시면 사탕을 준비해 둘게요.”

안나가 진지한 얼굴로 당부했다. 어쩐지 어린애가 된 기분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더니 안나의 얼굴에도 미소가 걸렸다. 아직 몸은 무거웠지만, 어째서인지 마음만은 아주 편안했다. * * * 약을 챙겨오겠다던 안나는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가만히 누워 그녀를 기다리다 보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알테어까지 흘러갔다.

1655092021506.jpg‘음. 역시 믿을 수 없어.’

물에 빠지는 순간 느꼈던 물의 온도를 떠올리면 아직도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온도가 아주 낮았다. 상식적으로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게 이상하다. 감기에 안 걸리는 인간이라니. 그런 인류는 없지 않을까? 물론 알테어는 아주 튼튼해 보였지만…… 어쩌면 지금까지는 영주로서의 위엄을 유지하려고 감기에 안 걸린 척해왔는지도 모르고…… 아니 어쩌면 정말로 안나의 말처럼 튼튼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1655092021506.jpg‘으으……!’

그래도 만에 하나, 정말로 감기에 걸렸다면 어떡하지?

1655092021506.jpg‘날 도와주려고 물에 뛰어든 건데…… 그것 때문에 아픈데 체면 때문에 티도 못 내는 거면…….’

점점 더 마음이 무거워져 도저히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1655092021506.jpg‘안 되겠어!’

알테어가 괜찮은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마음을 굳힌 나는 그대로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활짝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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