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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진찰받을게요. (108/170)


108화. 진찰받을게요.
2022.06.15.


평소라면 알테어의 차분한 말투에 진정할 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

쓸데없는 생각? 도대체 뭐가 쓸데없다는 거지?

이건 중요한 문제였다. 누구보다도 알테어에게 가장 중요했다.

그런데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태연한 알테어를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속에서부터 무엇인가가 울컥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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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안 생길 수도 있다잖아요. 아니, 지금은 안 생긴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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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확실한 것도 아냐. 리온을 불러오지. 며칠만 기다리면 제대로 진찰받을 수 있어. 걱정은 그때 해도 충분해.”

수도에 있는 의사를 불러오지 않고 굳이 리온을 집어 말한 건 혹시라도 불임이 확실해지면 입단속 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일 테지.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알테어도 최악의 상황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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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온에게 진찰받고 상황이 확실해지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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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상황에서도 막힘없이 대답하곤 하는 알테어가 무어라 대꾸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정말로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면, 후계자가 꼭 필요한 알테어의 선택지는 몇 개 없었다.

가까운 친척을 양자로 들이거나, 밖에서 아이를 만들어 오거나, 이혼하고 새 부인을 들이거나.

나는 가만히 선택지에 관한 결과를 계산해 보았다.

친척들과는 원수나 다름없는 알테어에게 양자로 들일 만한 핏줄이 있을 리 없다. 이건 애초에 불가능한 선택지였다.

밖에서 아이를 만들어 오는 것도 순탄하진 않다.

혼외자에게서 얻은 아이는 작위를 이어도 손가락질 받으며 권위를 세우지 못할 테지. 온전한 후계자 노릇을 못 할 테니 에일스포드에도 나쁜 일이었다.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선택지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인과 이혼하고 건강한 여인과 재혼하는 것이다.

오래 전에는 에일스포드에 시집오려는 귀족 영애가 없어서 신붓감을 찾느라 고생했다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에일스포드는 제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부유한 영지가 되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시집올 가치가 충분한데, 남편은 훌륭한 외모를 갖추고 있는 데다 유능해서 사는 동안 부족함이 없을 터였다.

이번에 수도에 나타나 그런 면모를 아낌없이 내보였으니 아무리 재혼이래도 결혼하겠다는 집안이 줄을 설 것이다.

그러니 편의와 이득만 생각한다면 알테어에게는 마지막 선택지가 가장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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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치맛자락을 꼭 붙잡은 채 알테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누구보다 이 상황이 당황스러울 텐데, 날 추궁하지도, 윽박지르지도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약 리온의 입에서 내가 불임이 맞다, 열심히 해독약을 먹였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이 남자는 결코 날 버리지 않을 것이다.

에일스포드에서 지내던 동안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알테어를 보았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알테어는 절대 자신의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을 먼저 배신하지 않는 한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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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기도 하지.’

처음 만났을 때는 무서운 악당이라며 벌벌 떨기 바빴는데 언제 이런 신뢰가 쌓인 걸까.

알테어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부모님의 죽음과 작위 문제를 끌고 재판까지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알테어의 공이 아주 컸다.

물론 그 일에는 알테어의 부모님도 엮여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알기 전부터 마치 제 문제를 해결하듯 나를 도왔다.

그러면서도 생색 한 번 낸 적이 없었다. 마치 그게 당연한 자신의 의무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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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에는 신의로 보답하는 것이 도리겠지.’

그러니 만약 리온의 진찰을 받은 결과 최악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알테어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다짐하니 어지럽고 울렁거리던 속이 거짓말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내게는 어떨지 몰라도, 어떤 진단이 내려지든 알테어에게는 최선의 선택지가 있었다.

나를 배제하고 알테어만을 생각해서 최선의 선택지를 고른다고 생각하면 이 상황이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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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에일스포드로 사람을 보내지. 그 의사가 올 때까지 이 문제는 생각도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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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결론을 내린 덕분인지 이번에는 바보처럼 벌벌 떨지 않고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최선의 선택지를 선택하자.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계속 그런 생각만을 되새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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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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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이야기할 수는 없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알테어의 맞은편에 조용히 누군가가 자리를 잡았다.

알테어는 상념에서 깨어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황제였다.

애써 허름한 옷을 입어 정체를 감추려고 했지만, 온몸에서 느껴지는 위압감까지 감출 수는 없어 상당히 어색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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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와 내가 따로 만난 것을 알면 재판의 공정함을 의심하는 자들이 있겠지. 그런 오해를 받는다면 자네나 나나 좋을 게 없어.”

옳은 말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은밀한 접견 장소가 황궁이 아닌 별장으로 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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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빠르게 본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황자를 죽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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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를 죽이라고.”

황제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롭게 알테어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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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반역이나 다름없는 말이라는 건 잘 알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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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만남을 허락하신 건 1황자의 죄를 눈치채셨기 때문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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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하더라도 감히 신하 된 자가 군주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을 허락할 수는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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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없다고 하시기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잔뜩 겁을 먹을 이야기에도 알테어는 태연하게 대꾸하며 송구하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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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면 화법을 바꾸겠습니다. 빙빙 돌려 말하는 건 어렵지 않으니.”

기선제압을 하려고 일부러 강하게 말을 꺼냈던 것인데 상대가 꿈쩍도 하지 않으니 황제도 맥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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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느꼈지만, 이거 아주 골 때리는 물건이군.’

황제는 흥미롭고도 골치 아픈 심정이 되어 손을 휘휘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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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으니 계속 무례하게 말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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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시다니 사양 않고 다시 청하겠습니다. 1황자를 죽여 주십시오. 그의 죄가 큽니다. 폐하의 후계자로서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나라를 말아먹을 쌍놈입니다.”

무례하게 말해도 좋다고 허락했다지만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험한 소리를 할 줄 몰랐던 황제가 기가 막혀 헛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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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쌍놈이라도 내 아들이고, 황자이고, 황가의 일원이네. 죄를 물어 죽이는 건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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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까지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1황자를 마랑의 사절로 보내 체면을 차리시고, 사고를 가장해 죽여 주십시오. 그렇게 해 주신다면 그가 지은 죄에 합당한 벌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입을 다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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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못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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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든 1황자는 죽을 겁니다.”

자신이 꼭 그렇게 만들겠다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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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폐하께 스스로의 손으로 선택하실 기회를 드리는 것이지, 협박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아들이니 다른 놈 손에 죽게 할 바에는 스스로의 손으로 거두시는 걸 더 바라실 듯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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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말하고서 협박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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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협박은 지금부터 할 작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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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황당한 발언에 황제가 기가 막혀 헛웃음을 터트리자 알테어가 차분하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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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인 후작의 처벌을 고심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이 자의 목숨은 원하지 않으나, 그가 제 아내에게서 뺏어간 모든 것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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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협박이라 했으니, 그걸 들어주지 않으면 자네는 내게 해가 될 만한 행동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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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제가 간접적으로 폐하를 도와드린 일이 있지요. 그 일로 황권에 반하는 자들을 꽤 많이 처리하신 걸로 압니다.”

황제는 바로 ‘그 일’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동부에서 있었던 3황자 암살 미수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알테어가 눈에 거슬렸던 발하일을 처리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했는데, 마침 칼부림할 만한 사건을 기다리고 있던 황제가 얼른 기회에 편승해 ‘감히 황가를 위협하는 놈들이 있다!’라며 반 황제파들을 처리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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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신다면 그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습니다. 폐하께서 모두 알면서 상황을 이용한 정황까지 모두 알린다면 황권에 위협이 될 것입니다. 그 일로 반 황제파가 이를 갈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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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밝히면 자네도 썩 곤란해질 텐데. 그 일에 한해서는 확실히 같은 배를 탄 것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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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다스리는 폐하와 시골의 작은 땅덩이나 굴리는 저의 무게가 같겠습니까? 사람들은 큰 문제를 앞에 두면 작은 문제에는 눈길도 안 주더군요.”

우아하게 돌려 말했지만, 결국 ‘다들 널 물어뜯느라 정신없을 테니 난 상관없을 거다’라는 의미다.

이 맹랑한 놈이 감히 황제를 방패막이로 사용할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우고 있었던 모양이다.

괘씸했지만 알테어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라 황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를 바드득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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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뭘 원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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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법이 곧 개정될 겁니다. 이 개정안 자체는 폐하께서도 반기시는 걸로 압니다. 후작의 처벌을 상속법 개정 이후로 미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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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자네 아내가 모든 걸 받을 수 있지. 그 전에 후작의 목이 날아가면 지금의 상속법에 따라 다른 이가 물려받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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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어렵지 않은 부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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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네. 그리 어렵지 않지. 하지만 이리 방자한 자의 부탁을 순순히 들어주기가 힘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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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자한 자가 폐하의 사람이 된다면 어떻습니까?”

팽팽하게 이어지던 긴장이 알테어의 말 한마디에 살짝 누그러졌다.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황제가 어느새 ‘이것 봐라?’ 하는 눈빛으로 흥미롭게 알테어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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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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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을 걸으면 피곤하지만, 같은 길을 걸으면 편하실 겁니다. 오늘 보셨다시피 제가 방자하고 무례하여 쓸모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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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군. 어차피 자네 아내가 작위와 재산을 받게 될 텐데, 고작 그걸 위해서 충의를 누구에게 바칠지 정한다고? 뭐, 아내의 것이 곧 남편의 것이기도 하니 나쁜 거래는 아니겠군.”

의아해하던 황제가 곧 스스로 답을 찾아내고는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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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 주겠네. 자네 아내는 정당하게 모든 것을 얻게 될 거야.”

 

***

황제가 1황자를 마랑으로 보낼 사절로 낙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람들은 황제가 드디어 1황자에게 힘을 실어 주기 시작한 게 틀림없다고 수군댔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타국에 보내는 사절은 황제를 대신하는 자리이니 중요한 사람을 앉히기 마련이고, 그런 중요한 자리에 1황자를 앉혔다는 건 황제의 의중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뒤에 숨은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른 스토리로 받아들여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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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께서 약속을 지키셨군.”

알테어는 담백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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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상속법이 개정될 테고, 그 뒤에 바인 후작도 처벌받을 거야. 그럼 당신의 것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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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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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던 알테어가 말끝을 흐리며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말하지 않아도 뒤에 이어질 말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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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온이 수도에 도착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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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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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찰받을게요. 그를 불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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