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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화. 눈을 뜨셨어요! (150/170)


150화. 눈을 뜨셨어요!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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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내 이야기를 뒤틀리게 한 자’라니.

날 이 공간으로 불러들인 존재는 아마도 이 세상의 신이거나, 그게 아니라도 그와 비슷한 무언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두운 공간에서는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사방이 어두컴컴해서인지 본능적인 공포감에 몸이 잘게 떨렸다.

그러다 문득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조차 제대로 안 했다는 사실이 퍼뜩 떠올랐다.

특히나 밉보이면 곤란한 상대인데!

아니, 사실은 벌써 밉보인 것 같지만…….

난 건조했던 상대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어정쩡하게 허공을 향해 조심스레 허리를 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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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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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힘없이 인사하자 대답 대신 무서운 침묵이 돌아왔다.

민망함에 유령인데도 식은땀이 주르륵 흐를 것 같았다.

나는 어정쩡하게 인사했던 것처럼 어정쩡하게 허리를 펴고 자세를 바로 했다.

이제 어떡해야 하나. 막막함에 눈알을 도로록 굴리니 겨우 상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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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를 망치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나?]

예상했던 추궁에 나는 어깨를 움츠리면서도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잔뜩 졸아서 내 변호를 제대로 못 했다간 이대로 영영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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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문제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죽을 수는 없었어요…….”

한 번 죽고 다시 얻은 삶이다.

끔찍하게 죽는 미래를 모두 알고 있으면서 손 놓고 있을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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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리고 제가 이야기를 망치는 게 싫으셨으면 전생의 기억을 안 주셨으면 되는데…….”

뻔뻔하게 ‘네가 빌미를 줘 놓고 왜 이제 와서 나한테 그래!’라고는 외칠 수 없었지만, 어떻게든 떨리는 목소리로 할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물론 상대는 그 이야기가 아주 마음에 안 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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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의 과실이 내게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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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백으로 따지자면 반 정도는…… 아니, 삼십 정도는…….”

반이나 책임을 묻는 건 너무한가 싶어 얼른 30퍼센트로 잘못을 줄여 말하자 줄곧 무미건조하던 상대에게서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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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랑한 인간이구나. 감히 내게 과실을 논하다니.]

상대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 보였지만, 난 차라리 무미건조하게만 대꾸하던 때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감정이 느껴진다는 건 대화를 통해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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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장 이 세상의 이물질인 널 지워 버릴 수도 있다. 그런 내게 따지고 들다니 두렵지도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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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물론 두려워요. 하지만 그럴 생각이셨다면 이런 자리도 만들지 않고 지워 버리셨을 테니까…….”

굳이 이런 귀찮은 자리를 만들었다는 건 상대에게도 그래야만 하는 사정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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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멍청이는 아니구나. 그러니 일을 여기까지 끌고 온 거겠지만.]

내 예상이 정확했는지 상대의 목소리에 다소 흥미로운 기색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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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야기를 비트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건, 그래도 굳이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간의 존재란 이 세계에서 찰나에 불과한 것. 어차피 사라질 존재들이 어찌 발악하든 내 세계는 견고하지. 내게 중요한 건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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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다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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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계에 계획하지 않은 생명이 탄생했기 때문이지. 이건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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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계획하지 않은 생명.

이야기에 조연으로 등장해 끔찍하게 죽을 예정이었던 내게서 태어난 아이를 말하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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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그릇에 비해 영특한 아이이니 내 말을 이해했겠지. 예정되지 않은 생명은 거두어야 한다. 뜻대로 일이 흐르도록 그리 계획했으나…….]

아이는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알테어의 힘이 죽어 가는 아이의 숨을 붙여 놓은 덕분이었다.

생각해 보면 임신 전에도 쭉 내가 아이를 가지기 힘든 상황이 계속됐었다.

아이를 가진 후에도 계속 유산의 위험을 안고 있었고.

그게 전부 신이라는 존재의 계획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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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궁금했지. 도대체 네가 어떤 존재일지. 어떤 존재이길래 네가 엮이면 내 계획이 번번이 틀어지는지.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한데 직접 마주하니 참으로 하찮은 존재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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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읏!”

상대가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엄청난 힘이 몸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마치 내게 굴복하라고 말하는 듯 엄청난 기운이었다.

온 세계의 중력을 나 혼자 짊어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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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예상했다시피 아무리 ‘나’라도 멋대로 생명을 지울 수는 없다. 그것이 세계의 법칙. 나는 그저 계획을 세워 이야기를 만들 뿐이지. 그 계획대로 세계가 움직여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상대는 엄청난 힘을 뿜어내고 있다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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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공간 속의 너는 고작 영혼의 일부일 뿐이다. 생명을 모두 앗아갈 수는 없지만, 영혼의 일부 정도야…… 그대로 없앨 수 있지.]

여유로운 목소리와 함께 날 짓눌렀던 힘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으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순간 죽음의 공포가 턱 끝까지 차올라 정말 이대로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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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과실이 있다고 했지. 그러니 기회를 주마. 널 소멸시키지 않고 돌려보내 줄 테니, 계획에서 벗어난 생명을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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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럴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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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네가 죽을 텐데?]

위협하듯 다시 한번 강한 기운이 몸을 덮쳤다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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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편을 사랑하지 않나? 그의 곁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싶겠지? 아이 정도는 없어도 되잖아? 그렇지 않으냐?]

상대가 유혹하듯 내 귓가에 속살댔다. 이 정도면 신이 아니라 악마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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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네 손으로 죽이지 않아도 난 계속 이야기를 만들 거란다. 그건 계획되지 않은 생명을 죽이는 이야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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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쉽지 않을 거예요. 알테어는 강하니까 반드시 아이를 지킬 거라고요. 그걸 아시니까 절 꾀어내서 아이를 없애려고 하시는 거죠?”

단순히 아이의 생명을 앗아가기 위해서였다면 굳이 날 여기로 불러내 일종의 거래를 제안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한 건, 아이를 지키는 알테어가 무척이나 강해서 자신의 계획이 쉽게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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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도, 알테어도, 끝까지 아이는 포기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세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게 걱정이라면 다른 수를 찾는 게 좋을 거예요. 피, 필요하시다면 균형을 지키는 걸 저도 도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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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는다? 어떻게? 계획되지 않은 생명을 없애는 것 말고는 네가 도울 방법은 없다.]

아니라고는 했지만 솔깃한 기색이 느껴졌다.

소심함에 주위 눈치를 살피느라 사람 기분 읽는 데는 도가 튼 나다.

상대의 기분을 잘못 읽었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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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는 이야기를 다 알아요. 수십 번이나 읽었는걸요. 그러니까 뭔가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나는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책에서 읽었던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을까.

하지만 내가 읽었던 이야기는 흔한 피폐물 로맨스 판타지였다.

거기에 신이니 세계의 균형이니 하는 어려운 내용은 전혀 없었다.

후반에는 사람들이 목이 뎅겅 잘려서 굴러다니는 이야기나 있었지 다른 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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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비관적인 생각을 끊고 이야기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 갔다.

분명 알테어와 3황자가 전쟁에 나섰을 때의 이야기다.

눈이 번뜩 뜨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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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 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확신 반 의심 반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상대가 날 탐색하는 듯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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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라. 듣고 결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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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러니까…….”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내가 생각한 이야기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

작은 돌 안에서 쉼 없이 몰아치던 힘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따뜻하게 느껴지던 온기도 사라져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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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알테어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주술사에게 지금 상황을 묻기 위해서였으나, 분명 그와 함께 있었던 공간은 텅 비어 있었다.

뛰어난 검사라 기척에 민감한 알테어가 전혀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공간을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알테어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문을 벌컥 열었다. 복도 역시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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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마무리하신 건가요?”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마리가 반갑게 다가왔다.

그 모습에 알테어는 주술사가 복도를 통해 빠져나간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마치 증발한 것처럼 이 공간에서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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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였지?’

알테어는 다소 멍해진 기분으로 손에 쥔 작은 돌을 쳐다보았다.

동시에 한동안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익숙한 기척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마치 이 돌 안에서 맴돌던 거대한 기운과 온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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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불길한 예감이 알테어를 덮쳤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그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알테어는 서둘러 나디아가 있는 방을 향해 걸었다. 뛰는 것이나 다름없는 빠른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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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영주님?”

갑작스러운 알테어의 행동에 마리가 놀란 듯 뒤따랐다. 하지만 워낙 속도가 빨라서 그를 따라잡기는 힘들었다.

알테어는 순식간에 나디아의 방까지 도달했다.

황급히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하는데, 그의 손이 닿기도 전에 문이 벌컥 열리고 안나가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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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알테어와 마주친 안나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다급하게 그를 안으로 떠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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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영주님을 찾으러 가고 있었어요! 조금 전에 마님께서 눈을 뜨셨거든요!”

안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줄곧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던 나디아가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은 채 리온이 건네는 물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알테어는 쉽사리 나디아의 곁으로 다가서지 못했다.

자신에게 ‘누구세요?’라고 물으며 벌벌 떨던 그녀의 모습이 머리를 스쳐 간 탓이었다.

알테어가 머뭇대고 있으니 나디아의 시선이 물끄러미 그를 향했다.

눈이 마주쳤다고 느끼는 순간 알테어가 움찔하며 몸을 돌렸다.

겨우 눈을 뜬 사람에게 제 무서운 인상을 보여 줘서 또 놀라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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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어?”

등 뒤에서 들려온 나디아의 목소리에 알테어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내가 환청을 들은 건가? 너무 듣고 싶은 나머지 아내의 목소리를 상상해 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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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생각이 휘몰아치는 와중에 다시 한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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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어. 왜 그러고 있어요?”

알테어는 뻣뻣하게 몸을 돌렸다.

그리고 활짝 웃고 있는 나디아와 눈이 마주쳤다.

아직 병색이 완연해서 다소 힘없는 미소였지만, 그녀가 자신을 보고 웃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알테어는 말없이 뚜벅뚜벅 나디아 앞으로 걸어갔다.

가까워진 알테어의 얼굴을 본 나디아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뺨으로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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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많이 상했어요. 내가 아니라 당신이 리온의 진료를 받아야…….”

속상함이 가득 담긴 이야기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알테어가 그대로 나디아를 폭 껴안은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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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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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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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기분이었는지 몰랐는데 이제 알겠어.”

당신이 날 외면할까 봐 두려웠어.

살아만 있어 준다면 다 괜찮다고, 뭐든 내가 감당할 수 있다고 했으면서.

전혀 괜찮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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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날 무섭게 하지 마, 나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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