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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데뷔탕트 무도회 (1) (42/733)

<제42화> 데뷔탕트 무도회 (1)2021.04.28.

손님들은 아리아드네의 무도회에 들어와 풀숲 속 요정의 파티인 것 같은 실내장식에 놀라움을 표했다. 외부에서 섭외한 악단이 쉴 새 없이 감미로운 멜로디를 라이브로 연주하는 중이어서 파티장 안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그리고 귀빈답지 않게 미리 도착해 있던 알폰소는 메인 홀 옆에 딸린 대기실에서 요정의 여왕 같은 그의 데뷔탕트 파트너를 놀라운 표정으로 맞이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은은하게 빛나는 아리아드네는 갓 데뷔탕트 무도회를 치르는 영애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기품이 흘러넘쳤다.

16550985907703.jpg“정말 예쁘다. 전설 속의 기네비어 왕비만큼 우아해.”

산차와 하녀들의 칭송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아리아드네도 이번에는 얼굴을 조금 붉혔다.

16550985907708.jpg“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

16550985907703.jpg“아니야, 정말 예뻐.”

그들의 짧은 해후는 불청객이 들어와서 방해받고 말았다. ‘데뷔탕트 파트너’로서, 오늘의 데뷔탕트를 에스코트하기 위해 자노비가 거드름을 피우며 대기실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16550985907718.jpg“뭐야, 이건.”

자노비의 호전적인 말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본인이 데뷔탕트 파트너일 거로 생각해서 온통 흰 옷을 차려입고 나타난 자노비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두리번거리더니, 역시 흰 옷을 입고 온 알폰소 왕자를 발견하고는 대뜸 시비를 건 것이다.

16550985907718.jpg“어디서 이런 얼굴만 반반한 기생오라비 같은 놈을 데려왔어?"

초면부터 경계가 장난이 아니었다.

16550985907718.jpg"남자는 능력인 거 알지? 오빠 같은 멋있는 기사님을 두고 어디에다가 한눈을 팔어아?”

농담을 가장해서 던진 말이었지만 뾰족한 가시와 열등감이 함축된 문장이었다. 짐짓 센 척을 하기는 했지만 작아진 스스로를 견디기 힘들었던 자노비는 무의식중에 바깥을 공격해서 쓰린 속을 풀고자 했다. 그의 조그만 눈이 주변을 훑다가, 아리아드네의 차림새에 닿았다. 오늘의 아리아드네는 놀랍도록 아름다웠지만 자노비가 언급하기로 한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16550985907718.jpg“야, 너 오빠가 높은 신발 신지 말라고 했지?”

아리아드네는 드레스의 트레인을 살리기 위해 2 디토 반(약 9 센티미터) 가량의 높은 구두를 신고 나온 참이었다.

16550985907718.jpg“너 진짜 고집이 세구나? 오빠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네?”

아리아드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자노비를 쳐다보았다. 아리아드네가 겁먹거나 주눅이 든 기색을 보이지 않자, 자노비는 아리아드네에게 한 걸음 다가와서 목소리를 깔았다.

16550985907718.jpg“좋은 말 할 때 신발 갈아신고 와라.”

자노비의 정수리가 힐을 신은 아리아드네의 코 밑에 와서 닿을 만큼 가까워졌을 때,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16550985907703.jpg“당신과 입장할 일 없으니 안 갈아신어도 돼.”

16550985907718.jpg“너는 뭐야?”

그동안 애써 알폰소를 무시하고 있던 자노비가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다. 자노비는 시골 영지에서만 살아서 왕자의 얼굴을 몰랐고, 잘생긴 남자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이 있었다. 자노비는 다짜고짜 주먹을 들었다. 기생오라비 정도는 두들겨 패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자노비가 본인이 그렇게도 자랑하는 싸움 기술로 알폰소를 제압하려고 주먹을 들었을 때, 알폰소가 차고 온 제식용 검이 빛과 같은 속도로 뽑혀 나와서 자노비의 목젖을 겨눴다.

16550985907703.jpg“허튼짓하지 마라.”

자노비는 속수무책으로 알폰소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자노비는 그것이 자신보다 왕자가 더 강하다거나, 자신이 수련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도구 탓을 했다.

16550985907718.jpg“너, 넌 뭐야! 미친놈 아니야! 검을 꺼내려면 결투 신청을 먼저 해야 할 거 아니야?! 칼을 들고 난리를 치면 누가 그걸 맨손으로 당해내?!”

정식 결투 신청이 없는 사적인 결투, 즉 다짜고짜 검부터 꺼내서 남을 위협하는 것은 국법에서 정한 중죄였다. 알폰소는 얼굴에 침중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 크게 화가 난 듯했다. 알폰소가 자노비에게 자신의 정체에 관해 전혀 대답해 줄 마음이 없어 보이자, 아리아드네는 이제는 자노비에게 상냥하게 귀띔을 해주기로 했다.

16550985907708.jpg“자노비 오라버니, 인사하세요. 왕국의 작은 해, 알폰소 데 카를로 왕자님이십니다.”

다만 결투는 같은 신분의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었다. 평민이 귀족에게 대들었을 때, 귀족은 목숨만 붙여놓는다면 평민을 혼쭐을 내서 내보내도 무방했다. 알폰소는 왕족이었고, 자노비는 하급 귀족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알폰소와 자노비 사이에 결투는 성립할 수가 없었다. 자노비는 지금 불구가 되기 직전까지 알폰소에게 일방적으로 칼질을 당하던가, 재판소에 끌려가서 운이 좋으면 왕족 모독죄, 심하면 반역죄로 징역형을 선고받더라도 할 말이 없었다.

16550985907718.jpg“히익!”

자노비는 뒤로 펄쩍 뛰어올랐다가 그만 뒤에 있는 장식용 나뭇가지에 부딪혀서 넘어질 뻔했다. 알폰소는 굳이 검으로 도망치는 자노비를 쫓지는 않았다. 자노비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바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왕자에 대한 예를 올렸다.

16550985907718.jpg“타, 타란토 사람 자노비 데 로시가 와, 왕국의 작은 해를 뵙습니다⋯⋯!”

원래 한쪽 다리만 무릎을 바닥에 대고 다른 쪽 무릎은 세운 상태로 인사를 올려야 하지만 사지를 개구리처럼 모두 바닥에 대고 구부린 채였다. 그는 정말로 참새 앞의 개구리처럼 부들부들 떨며 필사적으로 애걸했다.

16550985907718.jpg“왕자 전하이실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알폰소는 여전히 계속 화가 나 있었다. 그는 미간에 서린 노기를 억누르며 물었다.

16550985907703.jpg“내가 왕자가 아니었다면 자네는 그렇게 군 것을 반성하지 않았을 텐가?”

16550985907718.jpg“네? 네?”

16550985907703.jpg“아무 잘못 없는 선량한 레이디를 위협하고, 처음 본 사람에게 대뜸 주먹질을 하고, 자네는 그따위로 굴면서도 자기 행동의 상대방이 왕자가 아니라면 사과하지 않을 건가?”

자노비는 말을 잃은 모양이었다. 사실 왕자의 질문에 그는 긍정밖에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왕자니까 사과한 것이고, 평민에게는 주먹이 아니라 주먹보다 더한 것을 휘둘렀겠지. 아리아드네는 내심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고 있었지만, 알폰소 왕자는 심기가 불편한 듯했다.

16550985907703.jpg“데 마레 영애에게 사과부터 하지.”

자노비는 심지어 왕자가 시킨 일인데도 불구하고 아리아드네에게 사과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부복하던 자세에서 일어나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단어를 씹어 뱉듯이 아리아드네에게 사과했다.

16550985907718.jpg“미안하게 됐다.”

‘내 잘못은 없고 다 니가 키가 커서 일어난 일이야’라고 덧붙이고 싶은 것을 가까스로 참는 듯했다. 아리아드네는 빙긋이 웃으며 자노비에게 물어보았다.

16550985907708.jpg“뭐가 미안해요?”

자노비는 다시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는 사실 내심으로는 정말로 미안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자노비는 조그만 머릿속을 헤집어 그나마 자기가 가장 잘못한 것 같은 부분을 다시금 사과해 보았다.

16550985907718.jpg“큰소리로 무섭게 말해서 미안해⋯⋯.”

아리아드네는 또박또박 자노비를 교정해 주었다.

16550985907708.jpg“지금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는 거 같은데, 모르겠으면 외워요. 남이 높은 굽을 신건 말건 댁이랑 상관없어. 남이 뭘 입었건 그게 마음에 들건 말건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고 입 밖으로 내서 말하지 마시죠.”

그리고 깜박했다는 듯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16550985907708.jpg“그리고 초면에 말 놓지 마라.”

여기까지 말한 아리아드네는 자노비에게 상냥하게 안내를 해 주었다.

16550985907708.jpg“자, 이제 육하원칙에 맞춰서 제대로 사과해 보시죠.”

자노비는 뇌에 정지가 왔는지 어리벙벙한 상태로 굳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자노비가 거의 30초가 넘게 대답을 하지 못 하자, 알폰소는 차갑게 자노비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16550985907703.jpg“자네가 오늘의 일을 통해 뭔가 배운 게 있으면 좋겠군. 나가보게.”

자노비로서는 정말로 감사한 일이었지만, 알폰소는 딱히 은혜를 내린 것이 아니라 다만 더는 자노비 같은 위인과 한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았던 듯했다.

16550985907718.jpg“황공, 황송하옵니다 전하!!”

자노비는 부복해 있던 상태에서 일어서서, 허겁지겁 대기실 밖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알폰소는 자노비를 내쫓고 나서도 기분이 영 좋지 않아 보였다. 자노비가 사라져서 개운해진 아리아드네는 명랑하게 알폰소에게 장난을 쳤다.

16550985907708.jpg“왜 네가 기분이 아직 상해 있어? 화가 나려면 내가 나야지!”

알폰소는 물끄러미 아리아드네를 바라보다가, 소년다운 얼굴 가득 어두운 기색을 띠고는 소년답지 않은 말을 했다.

16550985907703.jpg“아리아드네. 집에서 저런 취급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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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폰소는 걱정을 가득 담은 채 아리아드네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의 손가락이 아리아드네의 귀 언저리에서 잠시 머물다가 못내 아쉽다는 듯 떨어졌다.

16550985907703.jpg“저런 취급 참아주지 마. 너는 ‘놀라운 아리아드네’잖아? 훨씬 더 존중받을 자격이 있어.”

아리아드네는 급작스러운 알폰소의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그녀는 요새 아무것도 참고 있지 않았는데 사랑만 받고 자랐을 알폰소의 눈에는 뭔가 다른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한참을 아리아드네가 말이 없이 우두커니 서 있자, 알폰소 왕자는 자신이 실수했나 싶어서 아리아드네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16550985907703.jpg“아⋯⋯. 저기 혹시, 이거 일부러 빼낸 건데 내가 넘겨 버린 건 아니지?”

알폰소의 질문에 아리아드네는 벽에 걸린 거울을 바라보았다. 안나가 솜씨를 부려 일부러 빼낸 귀밑머리가 한쪽만 알폰소의 손에 의해 정직하게 귀 뒤로 꽂혀 있었다.

16550985907708.jpg“풋!”

알폰소가 어쩔 줄 모르는 걸 보고 아리아드네는 장난도 칠 겸 알폰소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려 버렸다. 왕궁에서 향유로 멋을 내고 왔을 왕자의 머리 모양이 자연에 가깝게 흐트러지고 말았다. 알폰소는 깜짝 놀라더니 아리아드네의 머리카락을 마주 흐트러뜨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아리아드네는 알폰소의 움직임을 이미 예상하고 한 타이밍 앞서서 몸을 뺀 상태였다. 둘은 얼굴을 마주치고 깔깔깔 웃었다. 그러던 와중에 데 마레 가문의 하인이 와서 시간이 다 됐음을 고했다.

16550985907718.jpg“지금 안에서 데 마레 추기경께서 손님들께 축사를 하고 계십니다. 거의 다 끝났으니, 신호를 드리면 연주와 함께 입장하시면 됩니다.”

알폰소와 아리아드네는 서둘러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의복을 정제하고 자세를 단정히 했다.

16550985960129.jpg“오늘의 데뷔탕트인 제 차녀를 환영해 주십시오.”

  - 짝짝짝짝! 왕자가 본인 딸의 데뷔탕트 파트너인 것을 까맣게 몰랐던 데 마레 추기경은 인사말에서 왕자에 대한 언급 없이 자기 딸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왕자는 괘념치 않고 데뷔탕트 파트너의 역할에 충실하게 오늘의 주인공인 데뷔탕트를 에스코트했다.

16550985907703.jpg“가실까요, 아가씨?”

아리아드네가 밝게 웃으며 내민 알폰소의 오른팔에 왼손을 얹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눈부시게 흰옷으로 차려입은 둘은 악단의 연주를 배경으로 메인 홀 안으로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16550985907718.jpg- “이렇게 보니까 둘째도 너무 예쁜데요?”

16550985907718.jpg- “그 옆에 있는 남자도 정말 잘 생겼네요. 누구지?”

16550985907718.jpg- “저거 혹시, 알폰소 왕자님 아니에요?”

왕자가 데 마레 가문 차녀의 데뷔탕트 파트너인 것을 알아본 하객들 사이에서 약간의 소요가 일었다. 이렇게까지 밀어줄 줄 몰랐다느니, 데 마레 가문이 큰딸보다 둘째에게 훨씬 더 투자하고 있다느니, 이건 데 마레 추기경의 인맥이 아니라 마르그리트 왕비와 차녀 사이의 개인적인 친분 아니냐는 호사가들의 말들이 메인 홀 안을 삽시간에 가득 채웠다. 아리아드네의 파트너가 알폰소 왕자인 것을 뒤늦게 알아본 사람 중에는 이사벨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사벨라는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부러뜨릴 뻔했다.

16550985974439.jpg‘저것이 감히!’

집 안에만 얌전한 척 틀어박혀 있더니 언제 왕자를 꾀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이사벨라의 옆에 서 있던 카멜리아 데 카스틸리오네 남작 영애가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띤 채 이사벨라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16550985907718.jpg“이사벨라, 이제 ‘산 카를로 제일의 재원’ 타이틀은 영애의 동생에게 넘어가는 것 아닌가요? 자매가 모두 출중해서 부모님께서 너무 기쁘시겠어요.”

변명처럼 덧붙인 뒤의 한마디에도 불구하고 카멜리아의 속셈이 이사벨라의 속을 뒤집는 것에 있다는 것은 자명했다. 하지만 너무나 잘 들어간 한 방이라 뭐라고 할 말도 없었다. 부들대는 이사벨라의 충격에도 아랑곳없이 무도회는 순항했다. 데뷔탕트와 그 파트너는 메인 홀 중앙에 마련된 푸른 양탄자를 따라서 메인 홀의 안쪽 끝에 있는 무대로 올라서고, 거기에서 손님들께 인사를 한 후에 데 마레 추기경의 데뷔탕트에 대한 소개를 짤막하게 듣고 과실주로 모두 다 건배를 한 후 첫 번째 왈츠를 추게 되어 있었다. 그들이 메인 홀 끝의 무대에 도착해서 아리아드네를 먼저 계단으로 올려보내려고 알폰소가 그녀를 도와주고 있던 찰나였다.

1655098597445.jpg“국왕 폐하의 축사가 도착했습니다―!”

왕궁에서 보낸 관리가 우렁찬 목소리로 국왕의 축하 메시지와 사절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아리아드네와 알폰소는 계단 위와 아래에서 서로 놀라 눈을 마주쳤다. 아리아드네는 이른 아침의 수국, 오전의 왕자를 끝으로 왕궁에서 받을 것은 모두 다 받았다. 아리아드네가 입 모양으로 알폰소에게 물었다.

16550985907708.jpg“무슨 일이야?”

알폰소도 고개를 저었다.

16550985907703.jpg“나도 모르겠어.”

왕자가 지금 여기에 와 있는 것은 그의 부모님 중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알폰소는 말이 어디서 샜을지 걱정하며 국왕의 축사를 들고 온 사절단을 바라보았다. 왕궁에서 보낸 사절단이 뿔피리를 불어 손님들의 주목을 모았다. 뿔피리 소리에 손님들은 황급히 들어오는 사절에게 국왕 폐하를 뵙는 것과 동일한 예를 취했다. 아리아드네도 얼른 자리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데 마레 추기경과 알폰소 왕자가 목례를 한 것을 제외하면 장 중의 모든 손님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국왕 폐하의 사절이 메인 홀 안으로 천천히 들어섰다. 국왕 폐하의 사절은 밝은 크림색 옷을 차려입은 적갈색 머리카락의 미남, 체자레 백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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