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3화 판을 흔들어 보시지요 (142/733)


<제143화> 판을 흔들어 보시지요
2022.04.17.


태풍의 눈인 마르그리트 왕비의 궁은 정중동이었다. 왕비궁은 표면적으로는 납작 엎드린 채 일체의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는 어느 정도는 마르그리트 왕비가 몹시 다쳐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상황이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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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기와 멍을 빼기 위한 마사지입니다.”

생고기를 마르그리트 왕비의 왼쪽 눈두덩이와 광대뼈 위에 얹은 카를라 부인은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왕비의 손발을 주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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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카를라 부인이 그녀의 오른손 새끼손가락 쪽을 주무르자, 엄살떠는 일이라고는 없는 마르그리트 왕비마저도 참지 못하고 신음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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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여기도 다치셨어요, 왕비 폐하. 어떡해, 새끼손톱이 반쯤 뒤집혔어요!”

카를라 부인의 호들갑에, 왕비는 침착하게 자신의 시녀를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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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는 아프지 않아서 몰랐어. 다른 곳을 보느라 어의가 놓친 모양이군.”

왕궁 의사가 진료를 보고 간 뒤였지만 의사가 진료를 보았다고 해서 다친 곳이 곧바로 낫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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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폐하…….”

눈물이 그렁그렁한 카를라 부인을 마르그리트 왕비는 손짓으로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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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상황은 어떤가.”

단호하게 더 중요한 화제를 묻는 마르그리트 왕비에게 카를라 부인은 서둘러 보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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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전하께서 당분간 왕자궁이 아니라 왕비궁에 머무시도록 조치해 두었습니다. 국왕 폐하께서는 그날은 그렇게 길길이 뛰시더니, 그 이후로 왕자 전하에게 관심을 끄신 모양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꼴도 보기 싫어하는 중이라는 편이 맞았다. 마르케즈 백작의 보고로 이성을 차린 레오 3세는 알폰소 왕자를 더 파 봐야 자신에게 득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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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왕위계승권자이니. 흠이 잡히면 대체재가 없지.”

레오 3세는 이번에 갈리코 왕국과의 혼담이 파기되면 다른 국혼 상대를 찾을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왕자의 명성에 한점의 흠집도 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맞았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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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가 외아들이라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왕비궁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알폰소 왕자를 철통 보호하고 있었다.

알폰소 왕자가 머물고 있는 왕비궁의 별실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출입이 가능했다. 왕자의 동태를 밖에 떠벌리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외부인은 현재 왕비궁에 들어올 수 없었다. 이는 국왕의 측근이라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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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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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궁의 손님 숙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왕자님과는 정 반대쪽 끝에요, 라고 카를라 부인은 덧붙였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아리아드네를 데 마레 추기경 자택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자신이 데리고 있었다. 반쯤은 보호의 목적이었다. 멍투성이가 된 여자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가는 남들의 눈에 띄기에 십상이다.

왕비는 아리아드네의 집이 아리아드네에게 완벽하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쯤은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아리아드네의 아버지는 성황청의 권속으로, 국적은 에트루스칸이었으나 성황청의 외교관에 더 가까운 입장이었다. 그녀는 제3의 세력에게 조금이라도 정보를 흘리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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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를 데려오렴. 내 그 아이의 식견을 들을 것이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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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 폐하, 아직 몸이 성하지 않으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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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을 다투는 일이다. 할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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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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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카를라 부인은 벨벳으로 만든 짙은 녹색 로브에 폭 싸인 여자아이를 데리고 왔다. 신중한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온 소녀는 왕비의 내실로 들어서자 조심스럽게 로브를 내렸다. 아리아드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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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너에게는 추태를 보였구나.”

레오 3세의 폭행 장면을 가감 없이 중계한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담담한 마르그리트 왕비의 말에, 아리아드네는 눈물이 핑 돌았다.

고고했던 브리앙 왕조의 적통 공주는 눈가에 보라색 멍을 달고 먼 타국의 왕궁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아리아드네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왕족에게 올리는 예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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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리아드네 데 마레, 왕비 폐하께 목숨으로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습니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되려 냉담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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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야 할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 딱히 너를 위해서 한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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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나 소녀를 엄청난 곤경에서 구해주신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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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은혜를 갚아 보자꾸나.”

마르그리트 왕비의 말에 아리아드네는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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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내가 너에게 보석함을 하사했을 때에도 네가 빠릿빠릿한 아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어제 보니 머리가 자못 빠르게 돌아가더구나. 웬만한 책사보다 나았다. 오늘은 네 시각을 한 번 들어보자.”

왕비가 그것보다는 더 큰 것을 요구할 줄 알았던 아리아드네는 숨을 내쉬었다. 그런 것으로는 은혜를 갚지 못한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왕비에게 쓸데없이 말대답하는 꼴이 될까 봐 그만두었다.

은혜는 나중에 조용히, 뒤에서 갚으면 된다. 왕비의 목숨으로.

마르그리트 왕비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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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쪽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내 그 물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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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쪽지는. 공개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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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마르그리트 왕비가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것처럼 아리아드네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거기에 의심에 섞인 것 같아서 아리아드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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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 개인적인 이익도 얽혀 있습니다. 저야 제 이름이 적힌 쪽지가 공개되었을 때 갖은 고초를 다 겪을 테니까요. 다만 제가 이렇게 말씀드린 이유는 무엇보다도 알폰소 왕자님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리아드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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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대중에게 일반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레오 3세 국왕 폐하께도 비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아리아드네의 의중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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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깥양반은 그런 증거를 손에 쥐면 아마 내 친정을 그걸로 협박해서 결혼 동맹을 체결하자고 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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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듣던 카를라 부인은 ‘설마요!’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르그리트 왕비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리아드네는 분명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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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왕비 폐하의 식견에 동의합니다. 레오 3세 폐하의 최우선 목표는 결혼 동맹의 체결로 보입니다.”

며느릿감의 자질은 레오 3세의 고려사항이 아니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날카로운 눈으로 아리아드네를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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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사실 전생에서 체자레 섭정공의 약혼녀가 되어 정무를 도우며 대외비 서류들을 보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만 알고 있다면 그 방위로 향하는 힌트들은 여기저기 뚝뚝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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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혼 동맹 협상은 그 태생부터 결렬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갈리코 왕국에서 대공녀 본인을 에트루스칸으로 보낸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 순결은 미혼 여성 최대의 가치였다. 세심하게 조율된 상황이 아니라면 딸을 집 밖으로 내보내는 것조차도 터부시되었다.

그런데 제아무리 사절단이 붙었고 왕비가 공녀의 먼 친척이더라도 결혼 적령기의 고위 귀족을 타국의 궁전에 몇 달씩이나 보내놓다니, 명성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짓이었다.

이 결혼 협상이 어그러진다면 라리에사 대공녀는 다음 혼처를 찾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왕비는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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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갈리코 왕국 측의 동맹 성사에 대한 염원을 보여주는 것이지 에트루스칸 왕국의 의사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아리아드네는 빙그레 웃으며 손가락을 하나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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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에트루스칸의 허락이 없다면 갈리코의 대공녀는 국경을 넘을 수 없지요. 에트루스칸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 협상에 임한 것이었다면 필시 그녀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겠지요. 협상이 결렬되면 몹시 부담스러워질 테니 말입니다.”

그녀는 손가락 한 개를 더 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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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상식적으로 길어진 사절단의 체류 기간.”

아리아드네는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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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르긴 몰라도 갈리코 측에서는 상당히 많은 수의 맹랑한 요구들을 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절단이 이렇게 오래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아직까지 밀고 당기며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이는 어떻게든 이 동맹을 성사시키겠다는 최고위 결정권자 의지의 표현이라고밖에는 해석되지 않습니다.”

아리아드네가 하는 말은 한 점 실제로 일어난 사실에서 벗어난 내용이 없었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감탄을 속으로 갈무리하며, 그들의 원래 주제로 다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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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편지의 공개에 대해 마저 설명해 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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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공개해선 안 됩니다. 대공녀의 편지를 공개하면 갈리코의 대공녀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알폰소 왕자님 손에 갈리코 최고위 귀족의 피가 묻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리아드네는 가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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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아이 하나가 아예 신세를 망치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아리아드네는 거침이 없이 치고 나갔다. 진중한 와중에, 마치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는 듯한 가벼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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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왕자님의 이름이 드러날 수 있는 계기가 너무 많습니다. 제 이름이 명명백백하게 수면 위로 떠오를 테니 거기에서 연결점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라리에사 대공녀 본인 입으로 알폰소 왕자 때문에 질투가 나서 저지른 짓이라고 실토할 수도 있겠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카를라 부인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통박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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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의 이름만 듣고도 알폰소 왕자님을 떠올릴 수 있다니, 참으로 요란하게 연애를 하신 모양입니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카를라 부인을 제지하는 대신 주제를 돌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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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런 것만도 아니란다. 알폰소가 미레이유 공작을 죽인 현장을 본 증인이 있어.”

아리아드네의 두 눈이 커졌다. 이러면 아예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왕 목격자가 있다면 편지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알폰소 왕자가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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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증인이 온전한 사람이 아니야. 지난가을에 버섯을 잘못 먹고 미쳐버린 광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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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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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증인은 레오 3세 폐하께서 바로 교수형에 처하셨다.”

아리아드네는 녹색 눈을 빛냈다. 이것은 레오 3세의 입장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는 아주 큰 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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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는 그 증언은 막혔어.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들 알고 있을 거다.”

마르그리트 왕비는 아리아드네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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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래도 내가 라리에사 드 발로아의 편지를 숨겨야 한다고 보느냐?”

아리아드네는 마르그리트 왕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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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서 어쩔 수 없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된다면…….”

그녀는 눈에 웃음을 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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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반드시 하책(下策)입니다.”

아리아드네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마르그리트 왕비에게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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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흔들어 보시지요. 내가 끄는 대로 상대방이 끌려와야 원하는 것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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