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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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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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의심
2022.05.22.
하녀의 발고에 대번에 방 안이 술렁였다. 루비나 백작 부인은 째지는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전부 다 거짓말이에요! 저 계집은 제 하녀로 일한 지 기껏해야 2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레오 3세 앞에 무릎을 꿇고 연신 바닥에 이마를 대면서도 엎드린 하녀를 손가락질했다.
“너, 설령 나에게 비밀스러운 계획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심복도 아닌 신참내기 하녀 주제에 그런 걸 알 리가 없잖아? 입에서 나오는 대로 주워섬기면 다냐?”
하지만 하녀는 덜덜 떨면서도 마치 사전에 준비한 것처럼 또박또박 대답했다.
“물증이 있사옵니다, 영명하신 국왕 폐하. 루비나 백작 부인의 방에서 나온 비소는 두 종류입니다. 하얀 병에 든 것은 백작 부인께서 환부에 사용하시는 살바르산이 맞습니다. 하지만 푸른 병에 든 것은 독살용 비소입니다!”
과연, 근위대원들이 루비나 백작 부인의 방에서 압수해 온 비소는 두 병이었다.
에트루스칸의 연금술 기술로는 시료를 사용해 어떤 것이 비소고 어떤 것이 살바르산인지를 가려낼 수는 없었다. 반응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이나 죄수에게 먹여서 죽는 속도를 보면 대번에 답이 나올 것이다. 루비나 백작 부인의 안색이 파리해지면서 그녀의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파들파들 떨렸다.
들켰다.
하지만 그녀는 창백해진 얼굴로도 굴하지 않고 울부짖었다.
“아니야! 정말 내가 아니라고! 진짜로 내가 한 짓이 아냐!”
루비나 백작 부인은 숫제 바닥에 부복한 하녀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몸을 던져 엎드려 레오 3세의 바짓가랑이를 잡은 채 읍소했다.
“폐하! 제가 마르그리트 왕비 폐하를 독살할 거면 진작에 했지 이제 와서야 했겠습니까?”
그녀는 눈물을 방울방울 쏟으며 오열했다.
“제가 왕비가 되고 싶었다면 우리 체자레가 어렸을 때, 아직 강보에 싸인 아기이고 후사가 없으시던 마르그리트 왕비 폐하께서 아이를 잉태하셨을 때, 그때 이미 손을 썼겠지요!”
루비나 백작 부인은 태도를 전혀 누그러뜨리지 않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폐하! 제가 다 늙어서 무슨 부귀영화를 노리자고 이제 와서 새삼스레 왕비 폐하께 나쁜 마음을 먹겠습니까! 저는 아닙니다! 정말로 아니에요!”
그녀는 누가 봐도 가련할 정도로 무고함을 호소했지만 분노에 찬 레오 3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간악한 년!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년! 명명백백한 증거가 나오고도 오리발을 내밀어? 내 너를 거의 30년 가까이 품었지만 이렇게 독살스러운 악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입으로는 아내에 대한 독살 시도를 질타했지만 그가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은 루비나 백작 부인이 공공장소에서 살바르산을 언급한 때에 이르러서였다.
‘국왕의 건강 상태는 국가 기밀이거늘!’
레오 3세는 거칠게 근위대장을 호명했다.
“여봐라!”
“예, 폐하!”
“저 악독한 계집을 당장 지하 감옥에 처넣어라!”
“명을 받들겠나이다!”
근위대원들이 한쪽에 두 명씩 덤벼들어 루비나 백작 부인의 양팔을 잡았다.
“폐하!”
루비나 백작 부인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레오 3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레오 3세는 분노에 가득 찬 표정으로 루비나를 마주 노려보았다.
“당장 지하 감옥으로 꺼져!”
주군의 호통에 근위대원들은 그에게 보여주듯이 더욱 거칠게 루비나 백작 부인의 양팔을 끌고 오찬장 밖으로 나갔고, 백작 부인의 비명과 군인들의 소란스러운 군홧발 소리가 복도를 요란하게 메웠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왕의 애첩, 루비나 백작 부인이 지하 감옥에 투옥됐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사람들은 삼삼오오 마르그리트 왕비에게 몰려가 그녀를 위로하기 시작했고, 좀 더 욕심 많은 몇몇은 레오 3세에게 다가가 국왕 폐하의 지혜로움과 단호함을 찬양하려 들었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근위대장이 조용히 레오 3세에게 여쭈었다.
“국왕 폐하, 저 하녀의 처분은 어찌할까요?”
“음.”
아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레오 3세는 잠시 신음을 흘렸다. 그 옆에 서 있던 국왕의 비서관, 델피아노사 경은 레오 3세를 위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 주었다.
“국왕 폐하. 저 하녀는 자수한 공이 있기는 하나, 왕비 폐하 시해 음모를 알고도 그간 협조하였던 자입니다. 아무 처벌 없이 풀어주는 것은 합당해 보이지 않사옵니다.”
앓던 이를 빼준 기특한 하녀를 그냥 보내줄 생각을 하다가 딱 걸린 레오 3세는 신음을 흘렸지만, 하녀의 처분 따위야 국왕인 그가 그렇게 오래 고민할 일은 아니었다. 기특한 것은 기특한 것이고, 천한 신분의 자가 죗값을 치르는 것은 치르는 것이다.
“그럼 일단 지하 감옥으로 보내놔라. 나중에 생각해보자.”
“그리 처분하겠습니다.”
델피아노사 경과 근위대장은 고개를 조아리고 물러났고, 근위대장은 근위병들에게 턱짓을 했다. 그의 신호에, 근위병들은 우르르 달려들어 이번에는 루비나 백작 부인의 하녀를 붙들어 지하 감옥으로 연행해갔다.
‘아무리 봐도 이상해…….’
북적이는 인파 가운데, 아리아드네는 미동도 없이 석상처럼 똑바로 버티고 서서 이 모든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하녀는 조용히 근위병들에게 끌려갔다. 울부짖으며 끌려갔던 제 주인과 달리 반항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하녀가 오늘 여기서 루비나 백작 부인을 고발해보았자, 그간 백작 부인에게 협조했던 죄를 벗을 수는 없는데.’
하녀는 루비나 백작 부인을 발고함으로써 얻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만일 국왕 폐하께서 자기에게 내리실 상으로 죄가 덮일 거라고 생각한 거라면, 끌려갈 때 놀라고 몸부림을 쳤어야 정상이다.’
하녀는 신분에 걸맞지 않게 차분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지하 감옥으로 끌려갔다. 마치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있던 사람처럼.
‘전생에는 저런 하녀 따위 나타났던 적이 없어.’
몹시, 몹시 부자연스러웠다. 모든 증거들이 루비나 백작 부인을 정조준하고 있었지만 그것들이 나타난 경위는 작위적이기 짝이 없었다.
“자, 오늘의 오찬은 끝났네!”
아리아드네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레오 3세가 거친 말투로 귀부인들에게 해산을 알렸다.
“팔라지오 카를로는 구속한 죄인들을 엄중히 취조하고 올바른 결론을 내기 위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산 카를로의 존경받는 대귀족인 여러분께서는 결론이 나기 전까지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도는 말이 없도록 각별히들 주의하시게! 내 끝까지 쫓아갈 테야!”
여기까지 말한 레오 3세는 심기가 불편한 상태로 폭풍처럼 오찬장을 나가 버렸다. 그 뒤에서 레오 3세를 졸졸 따라가던 델피아노사 경이 큰소리로 외쳤다.
“오늘 더 이상의 손님맞이는 어려워 보이니 다들 안전히 귀가하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말한 델피아노사 경은 허겁지겁 레오 3세를 따라 오찬장을 떠나 버렸다.
델피아노사 경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시종들과 하녀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오찬장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마르그리트 왕비 주변에 몰려있었던 귀부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시종들에 의해 정중히 에스코트 되어 타고 온 가문의 마차로 인도되기 시작했다.
레오 3세가 장내에서 빠져나가자마자 바로 근처에 서 있던 마르케즈 백작 부인이 놀라움에 가득 찬 얼굴로 아리아드네를 붙잡았다. 그 옆에는 치보 후작 부인도 서 있었다.
“데 마레 영애! 루비나 백작 부인이 살바르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체 어떻게 알았습니까?”
정확한 소문을 알게 되는 것이 어려울 뿐이지, 이미 사실로 알고 있는 내용의 출처를 세탁하는 것은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아리아드네는 짐짓 비밀을 이야기해주는 척하며 목소리를 낮추어 두 부인에게 이야기했다.
“제가 랑부예 구휼원에 봉사를 다닐 때 평민들 몇몇과 깊게 이야기를 나눠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평민?”
“지금 구휼원에 수용되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원래부터 계속 최하층 빈민이었던 사람들은 아니더군요. 궁에서 하녀로 일하던 사람도 드물게 있었고, 궁에서 하녀로 일하던 사람을 지인을 둔 사람은 더더욱 많았죠.”
“세상에!”
아리아드네가 할 말을 대충 짐작한 마르케즈 백작 부인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아직 못 알아들은 치보 후작 부인은 멍하니 아리아드네를 바라보았다.
아리아드네는 마르케즈 백작 부인 쪽으로 상체를 돌려 고개를 끄덕였다.
“왕궁의 허드렛일 하인들을 사이에서 돌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공식 석상에서 입에 담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운이 좋았죠.”
집의 사용인들, 그것도 레이디스 메이드도 아니고 허드렛일 하인들이 그런 이야기를 퍼트리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마르케즈 백작 부인과 치보 후작 부인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녀들로서는 귀족 이외의 사람들도 단순 노동 외에 지적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깊게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르케즈 백작 부인이 분통을 터트렸다.
“집에 가서 당장 입단속들을 시켜야겠어요!”
치보 후작 부인이 거들었다.
“그러게요! 어쩜 허드렛일 하녀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가 돌 수가 있죠?”
“하인으로서의 본분을 아예 망각한 짓들입니다!”
그들은 뼛속까지 귀족이었다. ‘하인의 입방정 덕에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난 상황’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랫것들이 선을 넘어선 것에 분노한 것이다.
아리아드네는 괜히 업무 분위기가 나빠질 치보 후작가와 마르케즈 백작가의 하인들을 향해 묵념했다. 죄송합니다.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마르케즈 백작 부인과 치보 후작 부인이 어서 집에 가서 하인들을 추궁할 생각에 재빠르게 오찬장을 떠나고 난 뒤, 아리아드네는 못내 불안한 마음에 주변을 돌아보았다. 마르그리트 왕비 주변은 인파로 바글바글했다.
‘괜히 붙들려서 타이밍을 놓쳤네.’
왕비와 데면데면했던 귀부인들이 떠나기 전에 덕담 한마디, 위로 한마디씩을 보태 얼굴도장을 찍으려고 몰려든 것이다.
루비나 백작 부인이 퇴장했으니 이제 마르그리트 왕비의 시대가 온다, 라고 삽시간에 판단들을 한 모습이었다.
‘지금 저기는 도저히 지금 파고 들어갈 상태가 아니야…….’
아리아드네는 급한 김에 마르그리트 왕비에게 말을 전달할 다른 수단을 찾았다. 마침 카를라 부인이 보였다.
평소대로라면 ‘이건 왕비궁의 행사인데 델피아노사 경이 자기 마음대로 오찬 종료를 선언했다’며 노발대발했을 카를라 부인은 창백해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시종들을 도와 테이블 정리를 하고 있었다.
“카를라 부인.”
아리아드네가 그녀를 불렀다. 좋지 못한 안색의 카를라 부인은 뒤를 홱 돌아보았다.
“아, 놀랐잖아요. 데 마레 영애네요.”
아리아드네는 유독 안 좋은 카를라 부인의 얼굴빛에 우려를 표시했다.
“카를라 부인, 괜찮으세요? 표정이 많이 안 좋으세요.”
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이마를 닦으며 답했다.
“왕비 폐하 시해라니……. 너무 놀라서…….”
‘하긴…….’
카를라 부인은 타국으로부터 마르그리트 왕비 한 명만을 따라 에트루스칸 왕국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이 나라에서 따로 꾸린 다른 가족도 없었고, 마르그리트 왕비 단 한 명만을 바라보며 살았다.
‘왕비 폐하께서 잘못되시는 날에는 카를라 부인은 정말 답이 없긴 하지.’
놀랄 만도 했다. 아리아드네는 카를라 부인의 소매를 잡고 테이블을 치우는 아랫사람들로부터 살짝 떼어내 남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카를라 부인. 앞으로 며칠간 왕비 폐하의 주변을 각별히 살펴 주세요.”
“네?”
아리아드네는 화들짝 놀라는 카를라 부인의 어깨를 꾹 잡아 그녀가 티를 내지 못하게 했다. 카를라 부인 역시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귀를 기울였다.
“그게 무슨 말이죠?”
“루비나 백작 부인이 과연 왕비 폐하 시해 사건 뒤에 있는 단독 배후일까요?”
“설마요……! 그럼 대체 누가……! 우리 왕비님은 남들에게서 원한을 사신 적이 없습니다!”
“그것까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몇몇 가지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어요.”
아리아드네는 주변을 슬쩍 살피고는 카를라 부인에게 당부했다.
“당분간 왕비 폐하께서 드시는 음식, 마시시는 음료를 유심히 잘 챙겨주세요. 절대로 외부인의 손을 타서는 안 됩니다.”
왕궁 시종들이 테이블을 거의 다 치우고, 이제 초대 손님들을 잡아끌기 직전까지 해서 사람들을 외부로 내보내고 있었다. 오찬장의 출구에 가까운 사람들은 대부분 다 떠났고 아리아드네의 차례가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팔라지오 카를로도 어련히 경비를 잘 세우겠지만, 최측근 외에는 왕비 폐하 근처에는 접근하지 못하게 하시고 수상한 자가 있는지 잘 살펴 주세요.”
잠시 고민하던 아리아드네는 덧붙였다.
“왕비 폐하께도 사태가 심상치 않으니 당분간 경계를 내리지 마시라고 꼭 전달해 주십시오. 아시겠지요?”
마르그리트 왕비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은 싫었지만, 본인이 알고 주의하는 것과 모르고 평소대로 지내는 사이에 아랫사람만 종종거리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카를라 부인은 몹시 놀란 얼굴이었다. 그녀는 입을 앙다문 채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데 마레 영애.”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왕궁 시종이 그녀를 호명했다.
“오늘 왕궁의 오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문의 마차로 가시지요.”
축객령이었다. 아리아드네는 마르그리트 왕비 쪽을 흘긋 쳐다보았다. 왕비의 주변에는 여전히 십여 명의 귀부인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저기에 인사를 한 뒤에 나가겠다고 왕궁 시종에게 부탁해본다고 하더라도 씨알도 먹히지 않으리라.
“카를라 부인, 제가 말씀드린 거 잊지 마세요.”
“걱정 마세요, 데 마레 영애.”
카를라 부인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여 보였다. 카를라 부인은 왕비가 직접 택하고 30여 년을 함께한 왕비의 최측근이었다. 그녀를 믿지 못한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카를라 부인의 다짐을 한 번 더 듣고서야 아리아드네는 왕궁 시종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부디……. 아무 일도 없기를…….’
* * *
“체자레 백작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야.”
체자레는 이른 오후, 데 코모 백작가의 저택 테라스에 마련된 덱 체어에 늘어져 있다가 짜증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덱 체어는 라탄으로 짠 이국적인 물건으로, 무어 제국에서 갓 들여온 수입품이었다.
“아직 오늘의 와인을 못 마셨단 말이야. 어머니가 뭐, 당장 자기 보러 들어오래?”
발포주로 하루의 시작을 열려던 그는 방해받은 게 썩 기껍지 않은 듯했다.
“아이고, 백작님.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요.”
루비나 백작 부인이 아들에게 보내는 전령으로 쓰던 팔라지오 카를로의 남자 시종은 안절부절못하며 사건을 전했다.
“루비나 백작 부인께서 지하 감옥에 하옥되셨지 뭡니까!”
“뭐라고?!”
체자레 백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