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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193화 (193/733)

<제193화> 능력의 증빙

데 마레 추기경의 은마차는 아리아드네를 싣고 곧장 랑부예 구휼원으로 향했다.

그녀는 마차에 올라탄 직후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검은 마차를 준비하도록 시킬 걸, 하고 후회했다.

이목을 끌며 구휼원에 입성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차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왜 은마차를 끌고 왔냐고 아랫사람들을 타박하기도 뭣했다.

최근 데 마레 추기경의 은마차는 추기경이 사용하지 않을 때면 당연하다는 듯이 아리아드네의 것이 되고는 했기 때문이다.

“마차로 끝까지 들어가자.”

그녀는 구휼원 정문에서 내리는 대신 현관문 앞까지 마차를 몰고 들어가기로 했다.

평소에는 구휼원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도보로 들어갔지만, 오늘은 안전이 우선이다.

“잘 생각하셨어요, 아가씨!”

산차가 반겼다. 그들이 들어가자 등 뒤로 구휼원의 정문이 다시금 닫혔다.

그녀는 창문의 커튼 사이로 내다본 바깥을 전달해 주었다.

“지금 구휼원 후원 쇠창살 안쪽에 빈민들이 바글바글 붙어 있어요. 정문부터 현관 사이 앞마당에는 진입하지 못한 모양인데, 쇠창살이 무너지면 바로 쏟아져 나올 것 같아요!”

아리아드네는 곧장 구휼원의 책임자를 만날 예정이었다.

“카루소 씨가 자리에 있어야 할 텐데.”

“카루소 씨를 통해서 사무처장님을 바로 만나시게요?”

“그렇지.”

마차가 현관 앞에 정차하자, 말이 앞발을 들며 울었다. 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모양이었다.

- 히힝!

말이 기세 좋게 울었다. 이는 대번에 후원에 몰린 빈민들의 주의를 끌었다.

- “책임자가 왔나 봐!”

- “저거 누구 마차야? 책임자가 누구지?”

- “식량! 수프! 빵!”

마차 안에 있던 아리아드네조차도 군중이 그들 일행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초조하게 말했다.

“서둘러 올라가자.”

아리아드네는 군중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평소 항상 열어두는 구휼원의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 똑똑.

현관에 노크한 아리아드네는 답변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문이 열리지 않자, 그녀는 재차 크게 문을 두드렸다.

- 쿵쿵쿵!

하지만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조바심이 난 산차가 아리아드네 대신 앞으로 나서 랑부예 구휼원의 현관문을 거칠게 두들겼다.

- 쾅! 쾅쾅!

“데 마레 가문의 아리아드네 아가씨 오셨습니다! 문을 열어주세요!”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현관문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사람 인기척이 나기 시작했다.

후원 쪽을 의식하며 긴장하고 있던 아리아드네는 문이 열리려나 보다, 하고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 콰직!

뭔가가 무너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상황을 먼저 파악한 산차의 다급한 고함이 들렸다.

“빨리 이 문 열어요!!!”

지금, 구휼원의 후원과 앞뜰을 격리했던 쇠창살이 무너지고 빈민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구휼원 건물 안에서도 쇠창살이 무너진 것을 분명히 보았다.

문을 열려고 했던 사람을 꾸짖는 소리가 들리고, 인기척은 조용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야!!! 열란 말이야!!!”

분노한 산차가 앞에서 화를 냈지만 굳게 닫힌 문은 미동도 없었다.

그 와중에 들소 떼처럼 앞뜰로 쏟아져 나온 인파는 현관문 앞에 고립된 아리아드네 일행을 주시했다.

- “저 여자 뭐야?”

- “돈 많아 보여!”

- “먹을 거! 먹을 거!”

그 와중에 대범한 아이 몇 명이 아리아드네 일행 근처로 다가왔다.

구휼원에 강제수용되기 전에도 구걸로 생계를 꾸리던 아이들이었다. 내미는 손길이 제법 능숙했다. 멘트도 정해져 있었다.

“아가씨, 먹을 것 있으신가요?”

“자비를 베푸세요!”

이런 아이들 사이에 섞여 살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아주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산차가 아이들이 다가오기 전에 그 앞을 막아섰다.

“썩 멈추거라!”

초반에 자르지 않으면 이 주변은 각다귀 떼처럼 빈민들에게 둘러싸여 그녀의 아가씨는 오도 가도 못 하게 되리라.

“지금 이게 뉘 안전이라고 무엄하게 구느냐!”

하지만 산차의 판단 착오였다. 거지 아이들은 보통 무섭게 윽박지르면 다음 타깃을 찾아 옮겨 간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 고립된 상태였다.

지금 그들 앞에는 아리아드네 일행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빈민들은 월등한 수적 우세에 있었으며, 뒤에서는 계속 사람들이 밀어닥치고 있었다.

어디론가 가려는 목적성이 있는 군중이 아니라, 순전히 뒤에서 밀기 때문에 밀려 나오는 인파였다.

- “밀지 마!”

- “이 안에 있다가는 다 죽겠다, 나가 보자!”

악에 받친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아이들은 뒤에서 몰려오는 사람들 때문에 물주에게서 떨어지기 전에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한 푼만 줍쇼!”

“빵이 없으면 돈이라도⋯⋯!”

산차는 아이들을 제지하는 것을 포기하고 이를 악문 채 빈민 소년들과 아리아드네 아가씨 사이를 몸으로 막았다. 수행원 셋이 산차를 도왔다.

아리아드네 일행은 구휼원 현관문 앞, 격리된 포치에 올라서서 버텼다.

기둥과 난간이 일행을 인파로부터 일부 보호해 주었다.

그곳에 서서 아리아드네는 초조하게 구휼원 현관과 구휼원 정문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그녀는 주세페에게 따로 임무를 주어 보냈다. 처음에는 주세페가 빨리 돌아오기를 바랐으나, 지금은 자신이 없었다.

주세페가 타이밍을 딱 맞춰 돌아오면 이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그저 약탈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닐까?

- “나가자!”

빈민들은 랑부예 구휼원을 부수고 나가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앞에서 리더 격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 하나가 사람들을 부추겼다.

- “부수자! 나가자! 자유를 찾아 산 카를로로 나가자!”

그 선동을 목격한 아리아드네가 정신을 가다듬었다. 저건 반드시 멈춰야 한다.

“잠깐!!!”

그녀의 목소리는 성량 좋은 중저음이었지만 생목으로 분노한 사람들을 모두 멈춰 세울 수는 없었다.

아리아드네는 위험을 각오하기로 했다. 그녀는 이것을 저지하기 위해 오늘 이곳으로 왔다.

저들이 시내로 몰려나가게 내버려 둔다면 위험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을 한 의미가 없다.

- 쨍그랑!

플로린 은화가 바닥을 구르는 소리였다.

아리아드네가 드레스 자락에 차고 있던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플로린 은화를 한 줌 가득 쥐어 사람들 속으로 던진 것이다.

돈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는 다들 반응했다. 아리아드네는 인파가 순간적으로 멈칫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구휼원의 정문을 향해 흐르던 인파는 바닥에 떨어진 플로린 은화를 줍기 위해 그 기세를 잠시 죽였다.

- 쨍그랑! 자르르르!

아리아드네는 다시 한번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동전을 한 번 더 뿌렸다. 이번에는 두카토 금화 반, 플로린 은화 반이었다.

- “두카토 금화다!”

- “어디?! 어디?!”

정문을 향해 돌진하던 인파는 그 기세가 완전히 죽었다.

대신 그들은 아리아드네 일행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산차가 낯빛이 파리하게 질려 외쳤다.

“아가씨! 위험해요!”

아리아드네도 십분 알고 있었지만 저들을 저대로 밖으로 나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여러분!”

그녀는 산차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목청을 돋워 외쳤다.

“산 카를로로 나가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산 카를로도 올라 버린 곡물값에 신음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역병 탓에 외부인에 극도로 민감해진 시기였다.

1000여 명의 빈민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가 보았자 그들이 일반 시민의 적선을 받거나 자기 손으로 빵을 살 수 있을 만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럼 우리더러 여기서 굶어 죽으란 말이오!”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렸다. 선두에 서서 인파를 이끌던 중년남이었다.

- “옳아! 일주일 동안 배급이 아예 없었어!”

- “우리 어머니가 굶다가 돌아가셨어!”

- “고매하신 귀족님네가 뭘 알아!”

바닥에 떨어진 두카토 금화와 플로린 은화는 금방 동났고, 줍지 못한 사람들은 두 배로 분노했다.

- “비켜!”

- “돈 더 있지 않을까?”

- “아가씨! 자비를!”

- “있는 거 다 내놔!”

- “저 여자 두고 일단 나갑시다!”

인파의 웅성거림이 하늘을 찔렀다. 자기들 사이에서도 의견 통일이 안 된 모습이었다.

등 뒤에 있는 구휼원 현관문은 야속하게도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빈민은 천 명에 달하고, 여기는 고작 네다섯 명이다. 언변으로 뚫고 나가야 했다.

“제가, 책임지고 식량을 조달하겠습니다!”

식량, 이라는 말에 인파가 잠시 술렁거렸다.

“랑부예 구휼원의 배급 사정을 정상화하겠습니다. 오늘부터 구휼원에서는 하루 두 번, 빵과 수프를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리더 격인 남자가 외쳤다.

“우리가 개돼지로 보이오? 밥이면 다인 줄 알아?”

그는 말을 이었다.

“게다가, 당신이 뭐길래 그런 장담을 마음대로 하시오? 여기는 나라님도 포기한 곳이요!”

마르그리트 왕비가 서거한 이후로 팔라지오 카를로는 랑부예 구휼원에 대는 예산을 끊었다.

랑부예 구휼원은 왕비의 내탕금에서 그 운영비용이 지원되었는데, 그 내탕금을 집행할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구휼원 사무처장이 왕궁에 가서 앓는 소리를 할 때마다 긴급 예비비가 조금씩 지원되었으나, 이는 급한 불을 끌 정도에 불과했고 그나마 곡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그것으로는 턱도 없게 되었다.

“저는 데 마레 추기경 예하의 식솔인 아리아드네 데 마레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 “‘진실을 꿰뚫어 보는 소녀’!”

그리고 그녀의 위명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 “그 유명한 데 마레 추기경의 둘째 딸이래요!”

- “아세레토의 사도를 쫓아냈다는?”

- “왕자님하고도 썸씽이 있었다고 하던데?”

수도에 위명이 자자한 유명인사가 지금 그들에게 와서 ‘식량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산 카를로로 뛰쳐나가려고 했던 군중은 잠시 망설였다.

- “저 아가씨의 말을 듣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나가봤자 뾰족한 수도 없잖아.”

- “돈은 있던데, 먹을 걸 줄 수 있나?”

이런 군중의 동요에 브레이크를 걸은 것은 리더 격인 남자였다.

“어리석긴!”

그는 주변의 빈민들을 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밥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해! 자유가 문제지!”

중년남은 빈민들을 훈계했다.

“그리고 순진해 빠지긴! 저 여자가 추기경의 딸이면 딸이지, 뭐 추기경 본인이라도 된단 말이오? 아무 권한도 없는 젊은 여자가 무슨 수로 식량을 가져와?”

누군가가 희망에 차 반문했다.

- “왕자님이랑 사귀는 사이라면요! 나라님을 설득해서 식량을 구해다 주실 수 있지 않을까?”

“꿈 깨쇼!”

중년남은 차갑게 외쳤다.

“그런 말을 믿어? 게다가 국왕이 안 움직이는데 왕자 여자친구 아니라 국왕 여자친구라도 수가 없소! 한 번 속지 두 번 속아?”

이 말에 군중이 수군댔다.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들은 이미 기득권의 너무나 많은 거짓말에 속아왔다.

중년남은 이 기세를 몰아 언성을 더더욱 높였다.

“우리를 여기에 가둬두려는 수작이야! 기회가 닿을 때 구휼원을 탈출해야지, 여기서 남이 주는 양곡이나 기웃대며 망설이다간 평생 구휼원에 갇혀서 짐승처럼 사는 거요!”

랑부예 구휼원은 말이 구휼원이지 사실상 강제수용소에 가까웠다.

각 광장마다 결성된 지역협동조합은 자기네 구역 안에 지역민이 아닌 낯선 부랑자가 나타나면 랑부예 구휼원에 그 사람을 넘겼다.

국왕의 근위대가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나 거지 아이들을 잡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곳에는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했다.

어린아이들은 성년이 되면 딱 한 번, 밖으로 내보내 주었지만 어른들은 죽을 때까지 갇혀 있는 곳이 랑부예 구휼원이었다.

“밖에 나가면, 답이 있나요?”

아리아드네가 반박했다.

“여기서 죽으나 밖에서 죽으나 똑같다고 하시는데, 틀렸어요! 안에 있으면 살고 밖에서는 죽게 됩니다!”

정확히는, 밖으로 나가면 본인들도 죽고 남들도 모두 함께 죽게 된다.

- “당신 말 안 믿어! 뭘 보고 믿어! 우리는 나라님도 버린 사람들인데, 추기경 나리께서는 우리를 구해 주신대?”

- “그래! 증거를 대!”

- “추기경을 데려와!”

군중이 불온해지기 시작했다. 아까 잠시 목소리가 올라왔다가 가라앉은 고함도 섞이기 시작했다.

- “거짓말쟁이!”

- “가진 것 다 내놔!”

- “돈주머니를 털어!”

아리아드네는 입술을 깨물며 구휼원의 정문 쪽을 재차 살폈다. 주세페가 도착할 때가 됐는데.

“아가씨!”

그리고 산차의 새된 목소리가 울렸다.

“주세페예요!”

아리아드네보다 산차가 더 먼저 발견했다. 정문 밖으로, 다부진 다갈색 말 한 필이 달려오고 있었다.

주세페의 기세 좋은 고함이 들렸다.

“아리아드네 아가씨! 시키신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주세페는 아리아드네의 상황을 보고는 대뜸 검을 빼 들었다.

혼자 왔으면서 군중을 상대로 검을 빼 드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지만, 이내 주세페의 뒤로 50여 명에 가까운 무장한 사내들이 나타났다.

말에서 뛰어내린 그들은 일제히 검을 빼 들고 구휼원의 정문으로 다가섰다.

“도르레를 찾았습니다!”

정문은 닫혀 있었지만 무장한 사내들은 이내 정문의 잠금장치를 찾아냈다.

- 캉!

쇠사슬을 끊어내자 도르래가 좌르르륵 돌아가며 정문이 활짝 열렸다.

50여 명의 무장병은 구휼원의 앞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순 머릿수만 치면 1000여 명의 빈민과 50여 명의 무장병은 상대가 되지 않아야 했지만, 빈민들은 어린아이와 아낙네들이 대부분이었고, 싸울만한 연령대의 남자들은 거의 불구였다.

게다가 한참을 굶었고, 무장도 없는 맨손이었으며, 훈련 따위 되어 있지 않은 단순한 인파였다.

제대로 훈련받은 부대가 눈앞에 나타나자 민간인들의 모임은 허물어지듯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중을 저항 의지를 누그러뜨린 것은 또 있었다.

- “저거 봐요!”

누군가가 부르짖었다.

구휼원 정문 쪽으로, 곡식 포대를 실은 마차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한 대, 두 대, 세 대⋯⋯. 10여 대의 마차가 언덕을 넘어 정문 앞에 정차했다.

- “곡식이에요!”

- “밀이다!”

- “저 아가씨의 말이 진짜였어!”

앞에 서서 사람들을 선동하던 중년남은 이미 내빼고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리아드네는 군중에게 외쳤다.

“여러분은 굶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의 첫 배식은 세 시간 뒤입니다!”

그 뒤를 산차의 째진 목소리가 받았다.

“후원으로 돌아가세요!”

흐트러진 인파가 그대로 얌전히 후원으로 발길을 돌리지는 않았지만 큰 물줄기는 이미 아리아드네의 말에 복종하고 있었다.

양옆으로 빠져나가는 미꾸라지들 몇을 제외하면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를 찾아 구휼원 내부의 자기 자리를 찾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일은 어찌 될지 몰라도, 일단 저녁 배급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리아드네는 단순히 저들 입에 먹을 것만 넣어줄 생각이 아니었다.

지금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녀는 섭정공비 대행 시절부터 랑부예 구휼원에 대해 세워두었던 계획이 있었다.

랑부예 구휼원 신화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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