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화>
산출물
기사들은 잠시 수군대다가 그레타를 둘러쌌다.
“분대장님, 일단 부대로 데려갈까요?”
“곡식만 뺏고 쫓아내는 게 낫지 않습니까?”
기사들은 자기들끼리 쑥덕거렸다. 대화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눈치는 빤한 그레타는 목청을 돋워 외쳤다.
“추수를 다 해서 곡식을 쌓아둔 장소를 압니다! 절 대장께 데려가 주세요!”
분대장은 기사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여기 혹시 에트루스칸 말, 할 줄 아는 사람 있나?”
“잘하는 건 아닌데⋯⋯. 지금 곡식⋯⋯. 지휘관⋯⋯. 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떠듬떠듬 한두 단어를 알아들은 기사의 이야기에 그들은 시선을 교환했다. ‘곡식’. 귀에 확 와 박히는 단어였다.
“⋯⋯어린 여자앤데 뭐 데려간다고 위험할 게 있겠습니까?”
“그래도 기사단장님께서 여기 사람들 무슨 병에 걸렸을지 모르니까 가급적 접촉하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식량이라지 않습니까! 제대로 한 번 털기만 하면 우리 앞으로 앵벌이 안 나와도 됩니다. 기사단 체면이 이게 뭡니까, 전투는커녕 소부대로 갈라져서 먹을 거 어디 없나 두리번거리기나 하고!”
분대장은 논란을 한숨에 정리했다.
“일단 데리고 가자. 판단은 단장님이 하시겠지.”
* * *
갈리코의 몽펠리에 중장기사단장 앞으로 인도된 그레타는 그 위용에 침을 꼴깍 삼켰다.
거대한 은빛 갑주를 챙겨입은 거구의 장년 남자가 주변에 엄청난 덩치의 남자들을 거느리고 앉아 있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슬슬 열이 나고 있었다. 열이 나서 흐른 땀인지, 긴장해서 흐른 땀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녀는 식은땀이 눈에 띄지 않도록 케이프에 달린 모자를 조금 더 푹 눌러썼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그래서, 마을에서 쫓겨났다고?”
통역이 기사단장의 질문을 전달했다.
“네, 네! 그 망할 인간들! 당해도 싸요!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 재산을 몽땅 뺏고 저희를 내쫓아 버렸어요!”
그레타는 완전히 날조된 사연을 토로하며 슬쩍 기사단장의 눈치를 보았다.
“그놈들도 속옷만 입고 쫓겨나 봐야 합니다! 나리님들께 마을의 곡식 창고가 어디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사단장이 가는 눈을 뜨고 그레타를 노려보았다.
“넌 이 짓을 해서 얻는 게 무엇이냐? 복수?”
길바닥에서 고생해봤던 그레타는 사람 속이는 법을 몹시 잘 알았다. 이럴 땐 거짓말을 거하게 쳐야 먹힌다.
“갈리코로 데려가 주십시오!”
그레타는 열정적인 표정을 꾸며내어 크게 소리쳤다.
“이 나라 사람들이라면 지긋지긋합니다! 몽펠리에는 엄청나게 번화한 신도시라고 들었습니다. 큰물에 가서 새 출발 하고 싶어요!”
사실 상대방의 허영심까지 자극하기 위해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한 호소였지만 남이 보기에는 그레타는 정말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하나도 모르는 어린 여자아이처럼 보였다.
기사단장은 표정의 동요 없이 그레타를 노려보았지만, 옆의 통역은 애매한 얼굴로 안쓰럽게 그레타를 쳐다보았다.
여자아이가 군대를 따라다닌다는 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닐 텐데⋯⋯? 군대는 고삐가 조금이라도 풀리는 순간 약탈과 방화를 즐기는 폭도로 변한다.
군기가 엄정한 기사단만 있는 게 아니라 보병대까지 함께 있는 상황이라 더더욱 그랬다.
기사단장도 통역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굳이 그레타의 착각을 정정해주지 않았다. 식량이 목전에 있었기 때문이다.
갈리코로 잘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하고, 식량을 받은 뒤에는 뭐. 그 이후로는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잘 챙겨야지.
“곡식은 얼마나 쌓여 있느냐?”
‘낚였다!’
그레타는 고개를 숙여 희색을 감췄다.
서로 속고 속이는 판이었다. 그리고 이번 판의 승자는 은빛 갑주를 입은 기사단장이 아니라 순박한 얼굴을 한 그레타였다.
“50 칸타로는 족히 되는 양입니다!”
갈리코 군대 전체가 3주는 먹을거리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분량이었다.
전투 한 번 없이, 돈 한 푼 내지 않고 획득할 수 있는데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기사단장의 눈빛에 욕심이 스쳤다.
“인도해라.”
* * *
당나귀 등에 탄 그레타는 오백여 명의 기사들의 선두에 서서 그들을 이끌었다.
기사들이 탄 일 등급 군용 말인 데스트리에는 그레타의 당나귀보다 덩치가 세 배는 커서 몹시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아무도 웃는 사람은 없었다.
그레타가 그들을 이끈 곳은 아리아드네와 사전에 약속해 둔 장소였다.
그곳은 근처 마을이 추수 때 쓰던, 이제는 버려진 창고였다.
간밤에 체자레 공과 아리아드네 아가씨의 사람들이 곡식을 가득 채워놓았고, 숙련된 랑부예 구휼원 간호원단이 손을 써 두었다.
“이곳입니다.”
창고 가득히 쌓인 밀을 보며 기사단장은 입맛을 다셨다. 정말로 손도 대지 않은 50 칸타로 어치의 햇밀이 곡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모두 챙겨라!”
창고에는 가져가기 좋도록 포대도 마련되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곡식을 옮겨가려다가 시간이 없어 허둥지둥 두고 떠난 듯한 형상이었다.
기사단장은 뜻밖의 횡재에 팔짱을 끼고 싱글벙글하며 작업현장을 구경하고 있었다.
기사들도 당분간 식량을 구하러 교외를 샅샅이 훑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그때 창고 구석에서 당황한 외침이 들려왔다.
“단장님!”
“음?”
“이걸 한번 확인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몽펠리에 중장기사단장이 소리의 진원지로 다가가려던 때, 다급한 목소리가 그를 막았다.
“아니, 가까이 다가오지 마세요! 단장님을 당장 창고 밖으로 뫼셔라!”
기사단장은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황급히 창고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이냐!”
“시체⋯⋯. 시체가 있습니다.”
군대가 적의 땅에서 시체를 봤다고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 일인가? 기사단장이 호통을 치려던 순간, 보고가 마저 완료되었다.
“손끝 발끝이 시꺼멓게 변한 시체입니다. ⋯⋯흑사병 환자의 시체로 보입니다.”
“한두 구가 아닙니다! 서른 구가 넘게 적치되어 있습니다!”
“곡식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습니다!”
“!”
상황을 파악한 기사단장이 노기 어린 얼굴로 그레타를 찾았다.
창고 입구 쪽에 기대어 서 있던 그레타는 단장과 눈이 마주치자 희열에 찬 표정으로 웃었다.
‘당했다⋯⋯!’
그레타는 그 자리에 선 상태 그대로 표정조차 숨기지 않았다. 도망칠 생각일랑은 전혀 없어 보였다.
역설적으로, 단장은 그래서 그레타가 자신의 역할을 다 했으며 함정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쥐새끼 같은⋯⋯!”
- 푹!
이미 늦었지만 분풀이라도 해야 했다.
단장의 허리춤에서 빠져나온 장검이 소리 없이 낄낄대던 소녀의 가슴팍을 찔렀다.
“욱!”
칼날을 가슴에 꽂은 채 그레타는 피를 한 모금 토했다.
단장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가슴에 칼을 맞은 사람이 각혈할 때 나오는 피는 보통 새빨간 선혈이다.
지금 이 에트루스칸 소녀가 토하는 피는 거무죽죽하게 죽어 있었다. 이 애는 본인 자체로 인간 병기였다.
“젠장! 다들 밖으로 나와라!”
단장은 소녀의 가슴팍에서 검을 당겨 회수하고 신경질적으로 옆의 흙무더기에 검을 비벼 그레타의 피를 닦아냈다.
지지대를 잃은 그레타의 몸이 털썩, 흙 바닥 위에 무릎을 꿇었다가 이내 끈 끊어진 인형처럼 철퍼덕 쓰러졌다.
“창고에 불을 질러!”
황급히 흑사병 환자의 사체로 점철된 곡식 창고를 불살라 버렸지만 갈리코 왕국군은 흑사병에 대한 대처를 할 줄 몰랐다.
접촉한 사람이 문제였다.
그리고 접촉한 사람 중 균주에 가장 밀접하게 접촉한 자는 군대의 총 지휘자, 갈리코의 몽펠리에 중장기사단장이었다.
* * *
“아가씨!”
데 마레 대저택의 서쪽 회랑 끝, 아리아드네의 처소는 어두웠다. 대낮이었지만 도처에 커튼을 쳐서 햇빛 한 점 들어오지 못했다.
아리아드네의 침대 위에는 휘장까지 쳐서 그나마 문틈을 뚫고 새어 들어오는 한 줌짜리 빛마저 다 차단한 상태였다.
“아가씨, 휘장 걷겠습니다!”
- 홱!
아리아드네의 침대에 드리워진 휘장을 걷은 산차가 아리아드네의 손을 꼭 잡고 외쳤다.
“기쁜 소식입니다. 갈리코 왕국의 중장기사단이 퇴각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잠옷이 아닌 실내복을 입고 있기는 했지만 몸단장 따위는 전혀 하지 않은 아리아드네는 동요 없이 산차를 바라보았다.
“지금 군대 전체가 북쪽으로 이동 중인 모양이에요! 퇴각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서 이미 만프레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만프레도는 에트루스칸 중북부에 있는 도시였다. 이미 산 카를로에서 국경까지 가는 길의 1/3을 퇴각한 셈이다.
“산 카를로 외곽 같은 자리에서 삼일을 버티더니, 이기지 못하고 북상을 시작했어요! 출발 한 번 하니 발걸음 한 번 빠르네요! 역시 기사단이네. 낄낄.”
아리아드네는 그저 멍한 눈으로 산차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기쁨에 겨운 산차는 미처 아가씨의 표정을 살피지 못하고, 잠시 더 에트루스칸의 영광에 대해 조잘거렸다.
“아.”
아리아드네의 기색을 뒤늦게 알아챈 산차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다.
“그리고⋯⋯. 안 좋은 일이 있어요. 아가씨께서 아시는 편이 좋을지는 제가 판단이 잘 안 서는데⋯⋯.”
“그레타가 죽었지.”
아리아드네가 툭 내뱉었다. 산차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어떻게 아셨지?
“맞아요.”
산차는 그저 아리아드네 아가씨가 눈치가 빠른 탓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그렇게 떠난 그레타가 살아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긴 힘들기도 했고, 지금 아리아드네에게 산차가 조심스럽게 전할 나쁜 소식이라고는 그레타의 사망 소식 정도밖에 없었다.
“우리가 함정을 팠던 나르게라 마을에서⋯⋯. 그레타를 찾았대요.”
“어떻게 발견되었대.”
“칼에 찔려서⋯⋯. 놈들이 창고를 싹 불태웠는데 다행히 유해는 온전했다고 합니다. 흑사병 때문에 수습해 오지는 못했고⋯⋯. 간 사람들이 구덩이에 묻어주었대요.”
“⋯⋯다행이다.”
칼에 찔려 죽었다면 즉사다. 험한 꼴은 보지 않고 죽었다는 소리다.
목동은 전신의 피부가 벗겨져서 죽었다. 아리아드네는 몸을 떨었다. 적국이 내국인보다 자비로울 때도 있네.
산차는 흐트러진 아리아드네의 머릿결을 하나로 그러모아 묶어주며 말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아가씨는 참말로 눈치가 빠르세요.”
“응?”
산차에게는 약간 아리아드네의 기분 환기를 시켜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요 며칠 사이에, 그녀의 아가씨는 지나치게 우울해 보였기 때문이다.
“제가 들어오는 것만 보고도 무슨 얘기를 꺼낼지 아시다니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아리아드네는 조용히 왼손을 이불 속에 파묻었다.
나흘 전, 그녀의 왼손 약지는 불타오르는 것처럼 아팠다. 그리고 새빨간, 작은 점이 하나 찍혔다.
아리아드네가 지은 죄에 대한 표식이었다. 붉은 점을 본 그녀는 직감했다.
‘그레타가 죽었구나.’
그리고 아리아드네는 하나의 깨달음을 하나 더 얻었다.
‘그레타는 흑사병으로 죽을 운명이 아니었구나. 죄짓지 않은 순수한 자였구나.’
이제껏 아리아드네의 손에서 유명을 달리한 사람은 수도 없이 많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친애하는 루크레치아는 아리아드네의 계략에 의해 전생보다 훨씬 이르게 사망했다.
하지만 ‘황금률’은 그것으로 아리아드네를 징벌하지 않았다.
죽어 마땅한 자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리아드네에게는 정당한 복수를 할 권리가 있었기 때문일까.
확실한 것은 이번 그레타의 죽음은 둘 다 아니라는 것이다. 아리아드네는 자괴감에 얼굴을 감쌌다.
아리아드네가 미래를 바꾸며, 그레타의 운명이 나쁜 쪽으로 바뀌었다.
그레타가 아마 살아 있었다며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어디서 착한 남편감을 얻어 둘이 어찌어찌 잘 살았을 것이다. 토끼 같은 자식들도 생겼겠지.
힘든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집에서 새로 산 호롱불에 의지해 아기들과 놀아주고 남편과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식구들의 체온을 느끼며 침대에 눕는 삶.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 한 줄기에 기쁨을 느끼고 겨울에는 구운 감자 한 알의 온기에 잠시 미소를 짓는, 그런 평온한 일상.
그런 것을 희생해서라도 이루어야 할 가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에트루스칸 왕국이라는 나라의 영속이, 체자레 데 코모가 아닌 알폰소 데 카를로가 지배하는 국가가 정말로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단언할 수 있나?
이사벨라 왕비 대신 아리아드네 왕비가 정말로 그렇게까지, 한 사람의 인생을 끝내버리고도 도도히 흘러가라고 할 만큼 중요한가?
아리아드네는 혼란스러움에 눈을 감았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아리아드네는 산차의 다정한 목소리에 퍼뜩 현재로 돌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빨간 머리 하녀를 올려다보았다. 지금 그녀에게 있는 사람 중 ‘가족’에 제일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산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어딘가 온기가, 사람의 냄새가 필요했다.
“그레타의 시신이 어디에 묻혔는지 잘 기록해 둬. 흑사병 사태가 다 끝나고 나면, 나중에 유골만 꺼내 화장해서 산 카를로로 데리고 돌아오자.”
산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가씨. 제가 책임지고 챙길게요.”
“체자레 공에게 사람을 보내. 랑부예 구휼원의 ‘그레타’가 공을 세웠으니, 국왕 폐하께 고해서 훈장을 받을 방도가 없겠느냐고.”
빈민가의 계집애에게는 훈장을 내려줄 수 없다고 거품을 무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떻게든 관철시킬 것이다. 아리아드네는 그레타의 마지막 소원을 제대로 들어줄 작정이었다.
“난 이번 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록이라도 남겨야겠어.”
아직은 대역병이 창궐하는 중이고 갈리코 군대도 국경 안에 있다. 정보를 풀 때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난리통이 모두 끝나고 나면 학자들이 역사서를 편찬할 것이다.
아리아드네는 그레타의 이름 석 자를 오래도록 내려갈 양피지에 새겨주고 싶었다.
“아이고, 아가씨. 사람들이 이미 다 알아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리아드네는 산차를 올려다보았다.
“갈리코 군대가 후퇴하기 시작했지 않습니까. 그놈들이 갑자기 왜 저러는 거냐고 다들 궁금해하는데, 나르게라 마을 작전에 참여했던 체자레 공의 사람들과 구휼원 식구들 입에서 소문이 쫙 퍼졌어요!”
그레타는 발이 몹시 넓었다.
대부분은 그녀를 좋아했고, 잘난 척 한다며 그레타를 싫어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지만 구휼원 안에서 그레타를 모르는 사람은 단연코 없었다.
그리고 일이 이렇게 되고 나자, 그레타는 랑부예 구휼원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우리 그레타가 자기 한 몸 던져서 갈리코 놈들한테 흑사병을 옮겼다고, 맨날 천덕꾸러기 취급만 받던 랑부예 구휼원이 근위기사단도 손가락 하나 못 대던 갈리코의 최정예군대를 무찔렀다고!”
흥분한 산차가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다.
“소녀가 수도를 구했다고 난리입니다! 애들이 길거리에서 노래를 불러요!”
“그레타 이름이 들어간 노래가 있어?”
산차가 대답했다.
“어, 그것도 있는데. 아가씨 이름 들어간 노래가 좀 더 많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