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44화> 뜯어진 옷자락과 왕자의 시선 (426/733)

<제44화> 뜯어진 옷자락과 왕자의 시선2021.05.05.

왕자님과 무도회의 첫 번째 왈츠를 춘 이사벨라는 하늘 위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무대 정중앙에 서지 못한 것은 기분 나빴지만, 아리아드네가 고작 체자레 백작과 인생의 첫 공식 왈츠를 추는 동안 이사벨라 본인은 무려 알폰소 왕자와 춤을 춘 것이다! 이사벨라의 친구들이 그녀에게 이야깃거리를 들으려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16600821970522.jpg“이사벨라! 왕자님과 춤을 추다니 정말 대단해요!”

거칠기는 하지만 항상 이사벨라를 진심으로 추종하는 레오네티 자작 영애였다. 이사벨라는 뿌듯한 기분으로 귀밑머리를 넘겼다. 카멜리아 데 카스틸리오네 남작 영애도 아까 아리아드네의 칭찬을 하며 이사벨라를 깎아내리던 것은 잊어버린 양 은근슬쩍 이사벨라의 찬양을 했다.

16600821970522.jpg“드레스도 너무 예뻐요. 이거 혹시 콜레지오네의 의상인가요?”

이사벨라의 콧대가 높아졌다. 콜레지오네고 말고, 암! 아무나 예약할 수가 없어서 50 두카토를 내겠다고 웃돈까지 불러서 간신히 시간에 맞춰 장만한 새 오간자 드레스였다. 겹겹이 쌓아 올린 동그란 치맛단이 마치 귀한 사탕 같았다.

16600821970522.jpg“예약이 어렵다던데 어떻게 잡았어요?”

우쭐해진 이사벨라는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술술 거짓말을 했다.

16600821970542.jpg“그게, 저는 예약을 좀 늦게 해서 못 맞추게 될 줄 알았는데요. 그만 마담 클레멘자가, ‘이사벨라 데 마레 영애가 우리 옷을 입어주면 좋겠으니 옷을 맞추지 않겠느냐’고 먼저 제의를 해 주신 거예요!”

이사벨라는 사실 아리아드네의 데뷔탕트 무도회 날짜가 나오자마자 콜레지오네에 연락을 넣었다. 하지만 콜레지오네에서 받은 것은 예약이 밀려서 어려울 것 같다는 회신이었다. 그러나 이사벨라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따로 또 콜레지오니 측에 연락을 해서, 흔히 맞추는 2-30 두카토(약 2-3000만 원)짜리 드레스 대신에 50 두카토(약 5000만 원)짜리 상위 라인을 맞추면 옷을 만들어주겠느냐고 물었고, 거기에는 동의를 받아 간신히 슬롯을 잡은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입을 싹 닫았다. 소녀들은 그 사실도 모르고 단체로 돌고래 소리가 나는 비명을 질러 이사벨라에 대해 부러움을 표했다.

16600821970522.jpg“누가 보면 이사벨라 영애가 이 무도회의 주인공인 줄 알겠어요!”

이 이야기를 꺼낸 레오나티 자작 영애는 칭찬의 의미로 한 말이었지만, 이사벨라는 기민하게 욕먹을 수도 있겠다는 감을 잡고 겸양으로 대응했다.

16600821970542.jpg“아니, 아니에요. 제 동생 아리아드네가 얼마나 예쁜데요. 저 같은 건 발치에도 못 가죠!”

16600821970522.jpg“과공은 비례라고 했어요!”

16600821970522.jpg“에이, 영애께서 그러시면 작은 데 마레 영애가 뭐가 되나요.”

칭찬은 짜릿했다. 영혼에 양식을 주는 것 같았다. 이사벨라는 ‘아리아드네보다 우월한 나’에 찍힌 방점을 한껏 즐기며, 친구들에게 짐짓 상냥한 척을 해 보였다. 그때 줄리아 데 발데사르 후작 영애가 날카로운 질문을 하나 했다.

16600821970522.jpg“그런데 데 마레 영애, 동생의 데뷔탕트 무도회인데 흰옷을 입어도 되나요?”

눈치 빠른 상대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사벨라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다 있었다. 그녀는 솜사탕처럼 달콤한 미소를 띠고 앵무새처럼 정답을 읊었다.

16600821970542.jpg“동생과 저는 너무 우애가 좋아서, 동생이 언니와 색깔을 맞춰서 입고 싶다고 먼저 흰 드레스를 맞춰 입고 오라고 했어요.”

본인이 괜찮다는데 제삼자가 뭐라고 할 텐가. 이사벨라는 포근한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16600821970542.jpg“우리 아리아드네는 참 다정하지 뭐예요.”

이건 겉으로 보기에는 아리아드네의 칭찬 같았지만 사실은 이사벨라 본인을 올려치는 말이었다. 대단한 내 동생이 자기의 것을 양보할 만큼 사랑하는 이사벨라 언니. 줄리아가 이사벨라에게 뭐라고 더 반문하지 못하고 입을 닫았다. 친분 없는 사이인 아리아드네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저 콧대 높은 발데사르 후작 영애까지 닥치게 할 수 있다니, 아아, 정말로 좋은 날이었다. * * * 모든 일에는 끝이 있었다. 아리아드네의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첫 번째 왈츠도 악단의 활이 멈추는 것과 동시에 간신히 끝이 났다. 아리아드네는 체자레에게 무릎을 굽혀 인사를 해 보이는 것으로 예를 표하고 서둘러 그녀의 파트너에게서 달아났다. 체자레와 함께 있는 것이 싫기도 했거니와, 아까부터 드레스의 앞섶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16600821978128.jpg‘파우더룸을 찾아가야 하나⋯⋯?’

아니면 아예 2층의 자기 방으로 돌아가서 편안하게 쉴까를 고민하던 아리아드네의 눈에 알폰소 왕자가 보였다. 같은 순간 알폰소도 아리아드네를 발견해서 밝은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16600821978136.jpg“아리아드네!”

16600821978128.jpg“알폰소!”

아리아드네는 왕자를 발견하고는 진심 어린 고마움에 밝게 미소를 지었다.

16600821978128.jpg“난 네가 돌아갔을 줄 알았어.”

체자레의 등장으로 왕자의 입장이 곤란해진 것은 맞았다. 엄밀히 따지자면 창피를 당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었다. 까다로운 귀족이라면 온갖 성을 다 내며 집으로 돌아가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알폰소는 묵묵히 파티장에 남아 있어 주었다. 주최 측에 대한 배려였다.

16600821978136.jpg“오늘의 주인공과 왈츠 한 번 추지도 못했는데 벌써 갈 수는 없지.”

알폰소는 환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16600821978136.jpg“어때요, 아가씨. 저에게 영애와 왈츠 한 곡을 출 수 있는 영예를 선사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알폰소가 갖춰 입은 옷도 순백의, 데뷔탕트 파트너의 옷이었다. 그런 그에게 도저히 ‘화장실에 가야 하니 다음에 추자’고 말을 할 수가 없었던 아리아드네는 그만 그 손을 잡고야 말았다. 마침 악단이 두 번째 왈츠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그대로 미끄러지듯 메인 홀의 중앙으로 들어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16600821978136.jpg“체자레 백작이 괴롭히지는 않았어?”

일전에 체자레가 치보 후작가의 정원에서 아리아드네를 윽박지르던 때가 기억난 모양이었다. 아리아드네는 알폰소의 리드에 따라 미끄러지듯이 스텝을 밟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16600821978128.jpg“아니,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신사적이었어.”

뭔가 수상한 기색을 느낀 알폰소 왕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에게 아리아드네의 역질문이 날아들었다.

16600821978128.jpg“그나저나, 넌 첫 번째 댄스는 어떻게 했어?”

16600821978136.jpg“나? 너희 언니랑 췄어.”

아리아드네의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아름다운 이사벨라. 그 어떤 남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마성의 그녀.

16600821978128.jpg“어때? 예쁘지 우리 언니?”

떠보는 건 질색이라고 생각했지만 저절로 입 밖으로 떠나 버린 단어들이었다. 섭정공의 약혼녀로 9년간 사교계에 군림하며 몸에 익힌 여유도 이사벨라의 일이라면 간 곳 없이 사라지고는 했다. 매력 없어 보일 거라고 본인의 궁색함을 질책하던 아리아드네에게 알폰소의 대답이 돌아왔다.

16600821978136.jpg“예쁜가? 너랑은 안 닮았던데.”

아리아드네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건조한 대답이었다. 아리아드네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더 얹었다.

16600821978128.jpg“다들 우리 언니가 무척 예쁘다고 하던데.”

16600821978136.jpg“그래? 아, 보통 사람이랑 조금 다르게 생기기는 했더라.”

이사벨라는 유독 가느다란 몸 선과 강아지같이 커다란 눈,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만 명이 들어찬 예배당에 서 있어도 혼자서 눈에 튀었다. 하지만 알폰소에게는 별 감흥을 일으키지 못한 듯했다.

16600821978136.jpg“난 잘 모르겠어.”

알폰소는 왕궁에 살면서 예쁜 것이라고는 수도 없이 보았다. 예쁜 얼굴, 예쁜 장롱, 예쁜 부채와 예쁜 보석. 보았을 때 눈이 기뻐서 좋아할 수야 있겠지만 알폰소에게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결국에는 대체 가능한 것에 불과했다. 미인은 결국에는 나이가 들고, 더 아름다운 어린 미인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장롱이나 부채에 목숨을 거는 것이 바보짓인 것처럼, 미인도 똑같았다. 알폰소는 좀 더 높은 것이 좋았다. 고귀한 정신, 드높은 긍지,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기사도와 스스로를 희생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것들. 세월이 지나도 훼손되지 않는 가치들만이 그를 매혹했다. 그의 눈앞에 있는 검은 머리 소녀의 끝 모를 기지(機智)도 그를 매혹하는 것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만일까? 음악에 맞춰서 아리아드네가 크게 턴을 돌았다. 알폰소는 손을 위로 들어 그녀가 돌 공간을 마련해주었고, 아리아드네도 맞잡은 손을 위로 높이 들었다. - 찌지직! 아리아드네는 뭔가 잘못된 것을 느꼈다. 등에 멘 후크가 힘을 받는 순간 전혀 그 힘에 저항하지 못하고 엿가락처럼 벌어졌고, 연이어 광목천이 후드득 풀리는 느낌이 났다. 그와 동시에 안에서 솟구치는 압력을 이기지 못한, 브이 자로 파인 드레스의 정 중앙에 있는 재봉선이 뜯어지는 느낌이 났다. - 우두둑!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옷의 앞섶이 터져나가면서 탐스러운 가슴골이 그대로 드러나 버리고 말았다.

16600821985415.jpg

  아리아드네는 당황해서 왈츠 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석상처럼 굳고 말았다. 빙글빙글 도는 수십 쌍 가운데 혼자서 우두커니 서 있으니 더더욱 눈에 띄었다. 사람들 역시 이내 눈치를 챘다.

16600821970522.jpg- “헉!”

16600821970522.jpg- “옷이 찢어진 거 맞아요?!”

16600821970522.jpg- “세상에나 가슴골이 끝까지 훤하게 다 들여다보이네.”

16600821970522.jpg“휘유, 대단한걸!”

그 와중에 대놓고 휘파람을 부는 위인이 있었다. 자노비 데 로시였다. 자노비의 행동은 산 카를로 사교계뿐만이 아니라 에트루스칸 왕국 전체 기준으로도 못 배워먹은 짓이었다. 귀부인들뿐만이 아니라 신사들의 눈총도 일제히 휘파람을 분 촌놈인 자노비에게 쏠렸다.

16600821970522.jpg- “저 무례한 사람은 누구죠?”

16600821970522.jpg- “태도가 완전 촌뜨기 같은데.”

자노비는 그제야 자신이 크게 실수한 사실을 깨달았는지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고는 허겁지겁 무도회장을 떴다. 무도회장은 아주 난리통이었다. 그때였다. 알폰소가 걸치고 있던 본인의 제식용 망토를 끌러서 굳어 있는 아리아드네를 그 안에 감쌌다. 눈처럼 흰 망토는 꽃잎처럼 무도회장을 크게 수놓았다가 한순간 꽃봉오리처럼 작아져 아리아드네를 폭 감싸게 되었다.

16600821978136.jpg“실례합니다. 지나가겠습니다.”

알폰소는 한쪽 팔에 아리아드네를 안은 채 인파를 뚫고 무도회장 뒤에 마련된 파우더룸으로 향하려다가, 다른 영애들이 파우더룸에 복작복작하게 모여 있는 것을 보고는 아리아드네의 의향을 물었다.

16600821978136.jpg“파우더룸에 사람이 많은데 그래도 저리로 갈까?”

아리아드네는 ‘사람이 많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흰 망토에 감싸인 채 도리질을 쳤다. 안 그래도 1층 파우더룸에는 이사벨라의 친구들이 가득 모여 수선스럽게 들끓고 있던 터였다.

16600821978128.jpg“2층에, 내 방으로 가자.”

알폰소는 그대로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 서쪽 날개 끝에 있는 아리아드네의 방으로 갔다. 아리아드네의 응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산차를 비롯한 아리아드네의 측근 하녀들이 황급히 달려와서 알폰소의 품에서 아리아드네를 받아갔다.

16600821970522.jpg“아가씨, 일단 가운을 가져올게요!”

산차는 아리아드네를 응접실 소파에 앉히자마자 안쪽의 옷방으로 뛰어들어갔고, 눈물로 엉망이 된 아리아드네의 몰골을 보고 안나는 급히 화장품을 가지러, 마리아는 아가씨를 진정시킬 차를 가지러 뛰쳐나갔다. 둘만 남은 응접실에서 알폰소는 비로소 아리아드네가 숨도 못 쉴 정도로 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6600821978136.jpg“아리아드네, 괜찮아?”

알폰소는 헝겊을 찾다가 마땅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자 급한 대로 자기의 소맷자락으로 아리아드네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면서 물었다. 아리아드네는 꺽꺽거릴 정도로 울면서, 간신히 한마디를 내뱉었다.

16600821978128.jpg“수치스러워⋯⋯!”

아리아드네의 머릿속에서는 이사벨라의 한마디가 윙윙 울리고 있었다.

16600821970542.jpg- “네 가슴은 너무 크고 쳐져서 젖소인 줄 알았대.”

정숙한 숙녀라면 마땅히 숨겨야 하는 내밀한 부분을 그만 만인 앞에서 드러내고 말았다. 게다가 그 부분은 아리아드네가 생각하기에는 정말로 추하고 못났다. 아리아드네는 실제로 듣지도 않은 타인들의 비난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재생하고 있었다.

16600821970522.jpg- ‘정말 못생겼다.’

16600821970522.jpg- ‘볼 것 없는 여자라 저렇게 남자에 목을 매는 거예요.’

16600821970522.jpg- ‘부끄러움을 모르는 천한 하녀의 딸!’

16600821970522.jpg- ‘젖가슴을 내놓고 천박하게 체자레 공을 꾀었지?’

정신을 놓고 우는 아리아드네를 알폰소가 망토째로 품 안에 끌어안았다. 알폰소 왕자가 어려서 울음이 터질 때면 마르그리트 왕비가 항상 그를 그렇게 안아 주었다. 따듯한 체온을 전해주는 것은 알폰소가 알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16600821978136.jpg“울지 마, 아리아드네. 괜찮아. 다 괜찮을 거야.”

알폰소가 규칙적으로 아리아드네의 등을 토닥여 주는 리듬에 따라서 아리아드네의 울음도 차차 잦아들었다. 그녀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것으로 보이자, 알폰소는 눈물에 젖은 아리아드네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16600821978136.jpg“이제 좀 괜찮아?”

아리아드네는 훌쩍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밀려오는 걱정을 멈출 수는 없었다.

16600821978128.jpg“다들 봤겠지? 흉했을 텐데⋯⋯!”

두 개의 질문에 대한 알폰소의 대답은 둘 다 ‘아니오’였다.

16600821978136.jpg“진짜 금방이었어. 많이들 못 봤을 거야. 그리고 흉하다니? 뭐가?”

아리아드네는 ‘쳐진 가슴’이라는 단어를 도무지 입 밖으로 낼 수가 없었다. 알폰소는 연이어 아리아드네를 위로했다.

16600821978136.jpg“그 정도로 가슴을 파는 건 요새 나이든 부인들은 많이 하는걸! 패션인가 했을 거야.”

아리아드네는 망토 사이로 고개를 숙여 얼마나 뜯어져 있는지 옷깃을 확인했다. 알폰소는 얼굴이 붉어진 채 얼굴을 돌려 못 본 척을 했다. 네크라인은 배꼽 바로 위까지 쭉 찢어져 벌어져 있었다. 뜯어진 솔기 사이로 앙상한 갈비뼈 위로 얹힌 풍만한 가슴골이 들여다보였다. 아리아드네는 다시 울상이 되었다. 알폰소는 무심코 입 밖으로 진심을 내뱉었다.

16600821978136.jpg“예, 예뻤어.”

그래서 망토로 덮어버린 거야. 나 말고 아무도 못 보게. 너를 나만이 보고 싶어. 네 예쁜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아리아드네가 고개를 확 쳐들어 알폰소를 쳐다보았다. 알폰소의 얼굴이 귓불까지 새빨갛게 변했고 아리아드네도 할 말을 잊고 입을 다물고 말았다.

16600821999227.jpg

0